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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자본주의와 전 지구적 경제위기 - 금융시장, 사회적 투쟁 및 새로운 정치 시나리오 (2023)

동방박사님 2024. 1. 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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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탈리아 네오오페라이스모 이론가들의
현대 세계 자본주의 및 금융에 대한 분석과 커먼즈론!

2008년 이후 벌어진 전 지구 금융위기 및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에 대한 분석과
공통의 힘들의 구체화를 통한 커먼즈론의 새로운 발전 및
자본의 폭력에 맞선 새로운 정치적 조건의 창출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룬 선집


『인지자본주의와 전 지구적 경제위기: 금융시장, 사회적 투쟁 및 새로운 정치 시나리오』는 최근 별세한 안토니오 네그리를 비롯한 일군의 이론가들이 주창한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에 기반하여, 그것을 혁신하며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네오오페라이스모 이론가들의 경제위기 분석과 커먼즈론을 모은 선집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2009년 처음 출간된 이래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이번에 정치철학 연구자 진성철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자율주의로 알려진 이 흐름은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오페라이스모(노동자주의) 운동에서 기원하여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네오오페라이스모 혹은 포스트오페라이스모라고 불리는 이론적 흐름을 일궈 내고 있다. 이 책을 엮은 산드로 메자드라와 안드레아 푸마갈리를 비롯하여 크리스티안 마라치 등 공저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현대 자본주의 비판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간헐적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이들의 작업은 마르크스에 원천을 두면서도 현 자본주의의 근본적으로 변화된 성격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른 비판적 마르크스주의와 구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저자들이 중심 논의 틀로 다루는 인지자본주의(혹은 생명자본주의)라는 주제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세계적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성격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에서 핵심 논제 가운데 하나이다. 이런 이론적 입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저자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따라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커먼즈론의 맥락에서 현대 자본주의 체제를 다각도로 분석 비판하고 있으며, 이들의 문제의식을 집약한 ‘금융위기에 관한 열 가지 테제’ 및 안토니오 네그리의 발문 “‘대위기’ 상황에서 지대에 관한 몇 가지 고찰”을 통해 네오오페라이스모 이론의 문제의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2005년 시작된 이론가 및 활동가들의 연속 세미나 우니노마데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사회를 일궈 가려는 전략들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반을 가진 이론가들의 여러 작업을 소개한다. 본문 각 장에서 저자들은 주로 2008년 경제위기 분석을 중심으로 인지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의 맥락 속에서 비판을 수행하며, 그런 점에서 이 책을 경제위기뿐 아니라 인지자본주의라는 흐름 자체에 대한 소개서로도 읽을 수 있다. 특히 자본주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금융이 우위에 서게 된 현 상황에서 인간의 공통적 자원들인 지식과 삶에 대한 포섭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보여주고, 축적과정에서 ‘이윤의 지대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정교한 분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분석의 정교함과 폭넓음을 통해 이 책은 오늘날의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대단히 시의적절한 분석 틀이 된다. 저자들의 주장처럼 경제위기가 현 자본주의의 성격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이들의 분석은 책이 처음 출간되고 약간 시간이 흐른 오늘날 상황에도 유의미할 것이다. 변화된 자본주의와 관련하여 지식기반경제 등 주로 주류경제학적 분석만 존재했던 국내의 이론 상황에서 이 책의 분석은 대안사회적 관점에서 새로운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경제위기의 극복이라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들은 삶을 포획하는 현대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커먼즈론을 통한 극복을 주장한다. 경제위기에 대한 주류경제학적 분석에 비해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책은 국내 인지자본주의론에 대한 이해에 기여함과 동시에 현대 자본주의 성격에 관한 논쟁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삶의 위기와 자본주의 양자 모두의 극복을 고민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 기술, 정보, 사회형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교한 사회과학적, 정치적 분석을 통한 이러한 개입은 독자들에게 현대 자본주의 권력 형태를 해석하는 도구를 제공하며, 무엇보다도 이는 우리가 맞닥뜨린 위기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시나리오에 대해서 시급하게 고민할 거리를 제공해 준다. 이를 통해서 공동의 행동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다.

목차

서문 _ 산드로 메자드라 7

1 금융자본주의의 폭력 _ 크리스티안 마라치 19
2 전 지구적 경제위기와 사회·경제적 협치 _ 안드레아 푸마갈리 65
3 가치법칙의 위기와 이윤의 지대화: 인지자본주의의 체계적 위기에 관하여 _ 카를로 베르첼로네 90
4 삶권력으로서 금융화 _ 스테파노 루카렐리 125
5 자본의 문턱 위에서, 공통적인 것의 문턱 앞에서: 삶정치적 자본주의의 양가성에 관한 방주 _ 페데리코 킷키 152
6 웹 2.0 시대의 신경제, 금융화 그리고 사회적 생산 _ 티지아나 테라노바 169
7 인지자본주의와 경제체계의 금융화 _ 베르나르 풀레 190
8 전 지구적 위기?전 지구적 프롤레타리아화?대안 전망 _ 카를 하인츠 로트 219
무엇도 전과 같지 않으리: 금융위기에 관한 열 가지 테제 261

발문 _ ‘대위기’ 상황에서 지대에 관한 몇 가지 고찰 _ 안토니오 네그리 285
한국어판 후기 _ 안드레아 푸마갈리 / 산드로 메자드라 295
옮긴이 후기 301
 
저자 소개
저 : 안토니오 네그리 (Antonio Negri)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정치학자이며 자율주의를 대표하는 이론가이다. 1957년에 독일 역사주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 후반 파도바 대학 <정치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오페라이스모와 아우토노미아 사상을 발전시켰다. 1979년 수감되었다가, 1984년 프랑스로 망명해 가타리와 들뢰즈의 후원으로 파리 8대학에서 강의했다. 1997년 이탈리아로 돌아가 재수감되었으나 2003년에 풀려나 활발한 저술 활...
 
저 : 베르나르 풀레 (Bernard Paulre)
 
프랑스 파리 제1대학 경제학 명예교수로 탈산업경제 및 인지자본주의와 관련한 논문 여러 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로 Finance et accumulations dans le capitalisme post-industriel (Multitudes, 2008/1), La communication et l’entreprise, d’un siecle a l’autre(Quaderni, 2020/1) 등이 있다.
저 : 스테파노 루카렐리 (Stefano Lucarelli)
 
이탈리아 베르가모 대학 경제학부 조교수로 제도경제학, 인지자본주의, 금융화, 보충 화폐 등을 연구한다. 복지국가의 위기, 기본소득론, 인지자본주의와 관련한 여러 논문을 발표했으며 주요 저서로 Cognitive Capitalism, Welfare and Labour. The Commonfare Hypothesis (Routledge, 2019, 공저)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우리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근본적 변형에 대해서, 더 이상 ‘산업적’이지 않은 자본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산업 생산 및 노동이 전 지구 수준과 일국 수준 모두에서 계속해서 점하는 중요성(어떤 의미에서는 점증하고 있는 중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는 점진적으로 이러한 생산과 노동이 ‘산업적’ 논리와는 다른 논리에 따라 기능하는 자본의 가치화 및 축적과정 속에 ‘절합’되고 (그리고 이 과정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과정들이 추상적이고 공통적인 자원들-지식에서 삶(bios)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협력에서 카를로 베르첼로네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생산’이라고 정의하는 것에 이르기까지-의 생산성에 대한 착취와 ‘포획’에 기반하여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 p.12

다중의 정치적 전망, 삶의 공통 되기 속에서, 자신을 주체적 활력으로 조직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로서 표현하는 새로운 사회적 형태의 구축은 사실상 가치 생산의 새로운 메커니즘에서 사회적 노동자와 메트로폴리스가 담당하는 핵심적 역할의 규명과 분리될 수 없다.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산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경제적 실재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삶정치적 실재에 대해 말한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행위자는 삶정치적 생산의 내부에서 행동한다.”
--- p.165

초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투쟁의 재개만이 현재의 위기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분명한 역설에 직면해 있다. 개혁주의적 전망을 새롭게 열고 자본주의 체계의 상대적 안정성을 다시 한번 구축하기 위해 바로 그 자본주의적 명령 구조의 중심축을 바꿔 버릴 수 있는 혁명적 공동 행동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상상하기 시작해야만 혹은 더욱 바람직하게는 위기에 놓인 복지를 위한 투쟁을 공통적인 것의 제도의 즉각적인 조직화로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해야만 한다. 이것이 정치적 매개 형태들의 기능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다.
--- p.280

금융자본이 이 적대를 가둬 두는 형태는 완전히 특수한 다음의 요소들에 따라 정해진다. 노동과 시민 공동체의 물질적 특질로부터의 강력한 추상, 날조된 세계 그리고/혹은 왜곡된 욕망의 자본주의적 구축, 괴물스러운 착취의 공동체 등등. 이 착취는 공통적인 것의 착취이다. 즉, 노동력이 다중이 되고 노동이 인지적이며 협동적이게 된 지금, 자본은 더 이상 개개의 노동자를 착취할 수 없고 본질적으로 협력에 참여한 모든 노동과 이 노동이 생산한 공통적인 것을 수탈한다. 따라서 금융지대는 공통적인 것의 착취로서 나타난다.
--- p.288
 
출판사 리뷰
우리는 지식에서부터 사회적 협력에 이르는 다양한 ‘공통의’ 힘들이 현대 생산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르크스를 따라 ‘산 노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현대적 구성을 이해하고자 할 때, 이 공통의 힘들의 주체적 차원의 ‘구체화’가 관건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 우리의 초점은 우리의 삶에 대한 자본의 지배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조건들을 창출해내는 것을 포함하여 투쟁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여는 것에 맞춰져 있다. _ 안토니오 네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