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생각의 힘 (독서)/3.한국정치비평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 (2014) - 게임이론으로 본 조정 문제와 공유 지식

동방박사님 2024. 4. 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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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치적 의식儀式은 어떻게 권위를 세우는 데 일조하는가? 공적 선언이, 설사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더라도, 정치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례적 노래와 연설들에는 구문의 반복이 왜 그리 많은가? 프랑스혁명기 공적 축제들에서 둥근 원형이 가장 알맞은 것으로 간주되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텔레비전 황금 시간대의 광고는 왜 인터넷 회사와 금융 서비스, 맥주 광고로 도배되는가? 광고주들은 왜 가장 인기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는 데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안면만 아는 지인들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다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서는 왜 가까운 친분 관계가 중요한가? 모든 사람들이 각자 아침 신문 카피를 읽는 것 역시 일종의 의례라고 할 수 있을까? 역사적 경험은 어떻게 집단행동의 원천이 될 수 있을까? 의례들과 미디어 이벤트들은 어떻게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가? 이 책은 일반적으로 이질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실천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된 맥락을 찾으려는 시도 속에서 공유 지식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이용해 위와 같은 다양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목차

감사의 말 13
1 서론
이 책의 목적 16
이 책의 주장 23
조정 문제 28
공유 지식 30
논의의 기원 34

2 응용
공식 행사와 권위 38
의례는 어떻게 작동하나? 48
내부로 향하는 원 53
워터프론트 58
광고를 믿어라 63
공지성의 비용 80
강한 연계와 약한 연계 93
원형 감옥의 예배당 100

3 정교화
다른 설명들 110
공유 지식은 불가능한 이상인가? 114
의미와 공유 지식 117
경합하는 공유 지식 123
공유 지식과 역사 130
공유 지식과 역사
130
공유 지식과 집단 정체성 135

4 결론 139

저자 소개

 
한국계 미국인으로 경제학을 전공하고, 시카고 대학, 뉴욕 대학 등에서 게임이론을 가르쳐 오다가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정치학과 교수로 있다. 주로 게임이론을 사회적 네트워크, 통화 이론, 집단행동, 소수자 권리, 물리적 폭력 등에 다양하게 적용시킨 글을 써왔다. 2001년 발표한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를 통해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공유 지식의 산출이 정치, 사...
 
역자 : 허석재
고려대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경기대, 한국외대 등에서 강의를 했다. 현재는 목포대에서 학술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문으로는 “정치적 세대와 집합기억”(2014), “한국에서 정당일체감의 변화”(2014)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합리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시장에 관심을 가진다.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의례를 본다.
하지만 나는 이 서로 다른 세계가 별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자적 개인들만의 세계도 없고, 순수하게 사회적인 집단들만의 세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효과적인 사회제도들은 모두 개개인으로 하여금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하도록 만든다.
심지어 좁은 의미에서 합리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조차도, 조정 문제를 풀 경우에는,
공유 지식을 형성해야만 한다.”


정치적 의식儀式은 어떻게 권위를 세우는 데 일조하는가? 공적 선언이, 설사 모든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더라도, 정치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례적 노래와 연설들에는 구문의 반복이 왜 그리 많은가? 프랑스혁명기 공적 축제들에서 둥근 원형이 가장 알맞은 것으로 간주되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텔레비전 황금 시간대의 광고는 왜 인터넷 회사와 금융 서비스, 맥주 광고로 도배되는가? 광고주들은 왜 가장 인기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는 데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안면만 아는 지인들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다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서는 왜 가까운 친분 관계가 중요한가? 모든 사람들이 각자 아침 신문 카피를 읽는 것 역시 일종의 의례라고 할 수 있을까? 역사적 경험은 어떻게 집단행동의 원천이 될 수 있을까? 의례들과 미디어 이벤트들은 어떻게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가? 이 책은 일반적으로 이질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실천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된 맥락을 찾으려는 시도 속에서 공유 지식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이용해 위와 같은 다양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한다.

게임이론에 바탕한 이 책은 주요 개념인 공유 지식 산출이 정치, 사회만이 아니라 여러 문화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하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합리적인 개인에 대한 가정을 통해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문화적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게임이론은 사람들(혹은 집단) 사이에 일어나는 전략적 상호작용을 다룬다. 게임에 참여하는 합리적 개인은 주어진 정보에 근거해서 상대가 취할 행위를 예상하여 가장 유익한 선택을 하고자 한다. ‘게임’이론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나 바둑과 같은 게임 상황이 전형적인 사례이지만, 일상 속 대부분의 현상들도 게임이론과 관계된다. 가령, 싼 값에 더 좋은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와 이런 선호를 고려해서 더 좋은 값에 더 많은 물건을 팔려고 하는 생산자 간에 일어나는 상호작용도 게임 상황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하는 게임 상황은, 어떤 선택에 직면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도 같은 선택을 해야만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때이다. 즉, 사람들 간의 행위 선택에 조정(coordination)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이클 최는 이런 통찰을 자신의 해박한 지식에 연결시켜 다양한 역사적?문화적 의례들을 분석한다. 그는 공적 의식(public ceremonies)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정보원으로부터 각각의 청중에게로 의미를 전파하기 때문이 아니라, 청중들로 하여금 다른 구성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을 알게 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가령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의 경우, 소수만 거리에 나왔다가는 곤욕을 치르고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지만, 다수의 시민이 광장에 운집한다면 공권력도 물러서게 된다. 이런 조정 문제를 해결해서 집합행동이 성공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공유 지식common knowledge이다. 공유 지식이란 일종의 메타 지식으로 ‘내가 안다는 사실을 상대가 알고, 상대가 안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나도 알고 상대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서로가 아는’ 상태를 일컫는다.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저항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집합행동에 성공하기 어렵다. 내가 참여할 거란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다른 사람들도 참여하리란 것을 내가 알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 참여할 걸로 내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도 아는 무한 회귀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책에서 설명하듯이 한 번의 눈맞춤이나 방송 전파를 타는 것만으로도 이런 조정은 이뤄질 수 있다. 반대로 개개인의 동기와 선호는 일치하더라도, 공유 지식을 형성하지 못하면 집합행동에 실패할 수 있다.

공유 지식은 반대를 조직하는 데만이 아니라, 동의와 순응을 조직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 그 예로 마이클 최는 16세기 영국의 왕실 행차나 아프리카 부족의 의례, 그리고 프랑스혁명기의 축제를 통해서 공유 지식을 산출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런 의례들이 언뜻 봐선 비합리적이고 불필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권위가 지배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 내는 데 필요한 공유 지식을 산출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체제에 대해 내가 순응하듯이 다른 사람도 순응하고 있고, 우리 모두가 그러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서로 알게 만드는 의례인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그는 광고를 든다. 슈퍼볼 광고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다른 많은 이들도 그들이 보는 것과 똑같은 것을 본다는 점을 알고 있고, 그 사람들은 많은 다른 사람들 역시 그 광고를 시청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는 공유 지식을 형성하며, 합의(consensus)에 의존하는 상품을 파는 광고주들이 황금 시간대 광고를 위해 기꺼이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취임식을 비롯한 매우 다양한 의례와 의식들은 모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책은 공유 지식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집합행동뿐 아니라, 정치적 권위의 형성과 유지, 대중문화와 의례, 건축과 조형, 그리고 광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2001년 처음 출간된 이후 경제학, 정치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경영학, 여성학, 인류학, 커뮤니케이션 이론 등 광범한 분야에 걸쳐 인용되었으며, 이에 힘입어 2013년 페이퍼백이 출간되었다. 2003년 일본, 2004년 중국에서도 번역된 바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 독자들에게는 10년이나 늦게 소개되는 셈이지만, 페이퍼백 출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여전히 영향력 있는 저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널리 읽힐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시민 행동과 공권력, 소비자 행태, 방송 광고, 소셜 네트워크 등 다양한 현상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학제 간 연구나, 통섭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합리성에 기반한 경제학적 연구와 주술화된 기호로 이해하는 문화적 연구 사이에 가교를 놓으려는 야심찬 작업이다. 저자는 복잡한 수식을 배제하고 매우 단순하고 자명한 이치를 통해서 매우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간명한 이론이 얼마나 강한 설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 잘 보여 주는 책이다.

추천평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게 되며, 국가는 어떻게 시민을 동원하고 복종시키는가?”

너무 흥미로워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독창적인 저작이다. 내가 지난 몇 년간 경제학 분야에서 읽은 책들 가운데 개념적으로 가장 뛰어나다. 출간 즉시 사회과학 분야에서 열광적인 독자층을 갖게 될 것이며, 마이클 최라는 이름을 중요한 사상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것이다.
Tyler Cowen, George Mason University

이 책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Vincent P. Crawford,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매력적이며, 잘 조직되어 있고, 잘 쓴 책이다. 중요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게임이론의 도구들과 현대 사회이론의 매우 다양한 분야들 내에 존재하는 이슈들을 한데 잘 종합해 냈다.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그리고 문화연구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David Ruccio, University of Notre D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