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2.일본문화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낮선

동방박사님 2021. 12. 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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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은 일본의 음식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문서로, 역사ㆍ사회ㆍ문화ㆍ문학의 관점에서 일본 음식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일본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식재료를 대하는 일본 사람들의 정성과 종교ㆍ사상ㆍ문화 등도 함께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대만의 인문학자가 실제로 일본을 여행하고 문화를 관찰하면서 쓴 책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목차

추천사
일본 역사 연표
머리말

1장. 일본 음식, 세계를 담다
一. 돈가스 : 일본식 양식의 탄생
二. 와규와 데판야키 : 동서양 음식 문화의 조화
三. 라멘 : 다양한 문화를 담다
四. 일본 위스키 : 정통과 대중의 맛 대결
五. 일본 커피 : 독특한 카페 문화

2장. 전통 음식, 현대와 만나다
一. 간장 : 과거이자 현재진행형
二. 두부 : 본면의 맛 그대로
三. 해산물 : 쓰키지시장의 이야기
四. 우나쥬 : 역사를 품은 장인들
五. 스시 : 살아 있는 예술품
六. 소바 : 굶주림과 서민의 역사
七. 덴푸라 : 문화 교류의 중심에서

3장. 미각의 근원을 찾다
一. 쌀 : 일본 요리의 핵심
二. 채소 : 제철을 대표하는 재료
三. 쇼진 요리 : 선(禪)의 맛
四. 가이세키 요리 :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다

맺음말
   

저자 소개

저자 : 후촨안
생활문화사 전문가이며 역사학자이자 인문학자다. 대학에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했고, 국립 대만대학에서 고고학과 역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캐나다 맥길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소소한 물건들의 역사를 통해 시대를 이해하고, 일상 용품의 기원을 찾고 연구하기를 좋아한다. 일본, 파리, 미국, 캐나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으며, 일본의 여러 곳을 여행했다. 예술, 음악, 음식에 관심이 많아 길거리 음식부터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산지에서 식탁까지의 식재료에 관하여, 그리고 다양한 요리법까지,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에 조예가 깊다. 그는 “지성으로 음식과 문화를 이해하고, 역사와 전통으로 미식을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야기: 모든 이를 위한 역사(www.gushi.tw)’ 사이트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잡지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역자 : 박지민
동덕여자대학교 국사학과 졸업 후에 중국에서 3년간 유학했다. 현재는 중국 도서를 한국에 소개하는 기획자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대륙의 찬란한 기억』『그 산 그 사람 그 개』『그림으로 심리 읽기』『풍경』 등이 있다. 저서로는 중국 대륙 곳곳을 발로 찾아다니며 쓴 여행서 『China 중국 서남부』(공저) 『중국의 자연유산』 등이 있다.
 
 

책 속으로

1896년 고베 모토마치에 스키야키 전문점 겟카테이月下亭가 문을 열었다. 바닥이 평평한 냄비에 기름 외에 어떤 조미료도 더하지 않고 소고기를 올려 굽다가 색이 변하면 바로 먹게 했다. 이것이 데판야키의 최초 모습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보다 상당히 얇은 고기를 사용했고, 채 썬 양배추와 다른 식재료를 함께 구워 먹었다.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 패하고 많은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게 되었다. 그때 고베에 스키야키 식당 미소노를 운영하는 요리사 후지오카 시게지藤岡 重次가 있었다. 당시 이 가게에서는 철판 위에 얇은 밀전병을 굽고 채 썬 양배추와 얇게 썬 소고기를 함께 볶아서 주었다. 어느 날 후지오카 시게지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테이크처럼 고기를 두껍게 잘라서 구웠는데, 이게 미군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먹는 데판야키의 시작이다. 후에 일본이 고도 경제 성장을 하는 동안 이 식당 또한 인기를 더해가면서 각지에 분점을 냈다. --- p.36

‘에도의 4대 음식’으로 불리는 우나쥬, 소바, 덴푸라, 스시는 모두 간장이 필요하다. 장어는 간장을 기본으로 만든 소스를 발라서 굽고, 소바와 덴푸라, 스시를 찍어 먹는 장 역시 간장으로 만든다. 그리고 오뎅탕도 간장과 다시마, 가다랑어포를 넣고 끓인 국물이 필요하다.
이전의 간장에 비해, 에도 사람들은 색이 짙은 진한 맛의 간장을 좋아했다. 에도가 신흥 도시라서 장군과 무사계급 외에 초창기 이곳에서 생활하던 백성은 대부분 노동자계층으로 남성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진한 간장을 넣은 음식은 맛이 강해서 육체노동자에게 필요한 염분을 제공하고, 입맛도 만족시킬 수 있었다. --- p.99

소바에 쓰이는 국수 면발은 메밀로 만든다. 메밀의 관점에서 음식사를 바라보면 아주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 메밀은 일본 역사에서 아주 일찍 출현했다. 쌀보다도 일찍 전해진 메밀은 일본 역사를 관통하는 식물이라 할 수 있다. 출토된 조몬繩紋 시대 말기, 토기에서 메밀이 발견되어 3,000년 전에 이미 메밀이 뿌리 내렸음을 증명했다.
그런데 메밀은 원래부터 일본에서 자라던 곡물이 아니다. 메밀은 위도가 높고 추운 동아시아 북부의 척박한 땅에서 자란다. 일본에 전해진 메밀 또한 주로 간토 지역과 도호쿠 지역 등 비교적 추운 곳에서 재배되면서 쌀을 대체하는 곡식이었다. 오래전에 나가노, 니가타, 야마나시 등 간토 산간 지역 일대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생활이 불편했다. 때문에 농민들은 메밀을 먹으며 힘든 나날을 버텨냈다. 당시에 좀 사는 집안에서는 메밀을 먹는 집으로는 딸을 시집보내지 않으려 했다. 그만큼 메밀은 가난, 고생과 관련 있는 농작물이었다. --- p.152~153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의 식습관과 문화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대규모 운송 시스템과 냉장시설, 판매 시스템을 통해 식품을 보존하게 되었다. 점차 음식이 땅과 계절감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빈곤에서 벗어나자 다시 서양의 음식 문화에 의문을 갖게 되었고, 수입품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1970년대 이후 지방 특색이 있는 현지 농산품 열풍이 불어 닥쳤다.
--- p.196~197

일본 음식, 가깝지만 낯선 일본의 문화와 역사를 담아내다

《일본, 엄청나게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은 일본의 음식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문서로, 역사ㆍ사회ㆍ문화ㆍ문학의 관점에서 일본 음식을 깊이 있게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문화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후 역사ㆍ문화ㆍ사상ㆍ가치관 등의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여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던 《중국, 엄청나게 가깝지만 놀라울 만큼 낯선》에 이은 연속 기획물로, 〈가깝지만 낯선, 문화 속 인문학〉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일본은 예로부터 지리적으로 무척이나 가까울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를 공유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전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와 다양한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보니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돈가스나 스시, 소바 등과 같은 일본 음식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이제 일본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나라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을 보이는 모습으로만 판단하거나 역사적인 편견으로만 바라볼 뿐 그 속에 숨겨진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문화ㆍ가치관 등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특히 일본 음식을 먹으면서 대부분 맛만 음미할 뿐이지 음식에 내제된 역사와 문화까지는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일본이 1,200여 년간 육식을 하지 않았다거나, 서양 음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식문화를 만들어내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면 낯익었던 음식 하나라도 주의 깊게 보게 되고 우리와 다른 모습에 많이 놀라게 된다. 일본이 익숙하면서도 의외로 낯선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한 나라의 역사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음식과 식재료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은 오랜 시간 인간과 자연과 관계하여 역사적ㆍ문화적ㆍ사회적 층위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만약 번화한 도쿄에서 에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미슐랭 가이드나 인터넷 맛집 평가를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먼저 에도 시대의 역사와 도시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길거리 음식에서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식재료에서 요리법까지,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에 조예가 깊어 “지성으로 음식과 문화를 이해하고, 역사와 전통으로 미식을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 역사학자이자 인문학자로,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오감체험’, 즉 직접 맛보고 경험한 음식을 통해 가깝지만 의외로 낯선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재미있게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일본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식재료를 대하는 일본 사람들의 정성과 종교ㆍ사상ㆍ문화 등도 함께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대만의 인문학자가 실제로 일본을 여행하고 문화를 관찰하면서 쓴 책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

1,200여 년간 육식을 금한 일본
일본은 육식을 하면 몸과 정신이 혼탁해져 신을 모실 수 없다고 생각해 불결하다고 여겨 자그마치 1,200여 년간 소, 돼지 등의 가축을 먹지 않았다. 그러다 서양 문화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메이지 시대에 와서야 정부가 육식해금령을 발표했다. 하루아침에 육고기를 식재료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본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일본인의 미각과 음식 문화에 일대 혁신이 필요했다.
그렇게 육식을 즐기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탄생한 요리가 ‘돈가스’다. 메이지 시대에 고기를 먹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리법 개발이 요구되었고, 서양 음식인 커틀릿을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하여 돈가스가 만들어진 것이다. 서양 요리를 일본식 양식으로 변화시킨 것이며, 저자는 이를 음식 문화의 전환이라 부른다.

지역 특색을 드러내는 다양한 맛의 라멘
라멘은 현대 일본 음식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일본 음식을 대표한다. 중국에서 유래했지만 ‘일본 라멘’이 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 후 일본은 급격하게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해왔고 그들 노동자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값싼 음식이 필요했다. 이때 라멘이 등장했고 1930년대 도쿄에만 150여 개가 넘는 라멘집이 문을 열었다.
일본 라멘은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도쿄의 소유라멘, 규슈 지역의 돈고츠라멘, 홋카이도의 미소라멘 등 각 지역 입맛에 맞게 소유와 미소를 이용해 다양한 맛의 라멘을 만들었다. 이제 라멘은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등 각 나라의 고유한 음식 문화와 결합해 세계로 향하고 있다.

500년이 넘는 문화 교류를 엿볼 수 있는 덴푸라
기름에 노릇노릇 튀겨 먹는 덴푸라는 에도 시대 4대 음식 중 하나로, 일반 서민들이 즐겨 먹었으며 길거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음식이다. 덴푸라는 일본어로 ‘天ぷら(덴푸라)’, 한자로는 ‘天?羅(천부라)’라고 쓴다. ‘天’은 ‘天竺’으로 밖에서 들어온 음식이란 의미로, 덴푸라의 기원을 살펴보면 포르투갈의 해안 도시에 있는 ‘프리터(fritter)’라는 음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음식 방법을 살펴보면 헤이안 시대(8~12세기)에 중국에서 전해진 기름을 짜는 방법을 이용했다. 이렇게 덴푸라의 역사를 보면 장장 500년이 넘는 문화 교류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의 미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일본의 전설적 미식가인 기타오지 로산진은 “일본 요리에서 식재료의 중요성은 90%이고, 요리 기술은 1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음식을 소중히 하는 마음, 식재료에 대한 존중, 땅에 대한 경애심, 자연을 아끼는 마음 등이 바로 미각의 근원이다. 일본인은 음식물과 자연을 존중하고 경애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즐긴다. 설화를 보면 일본의 왕이 신성한 존재가 된 것은 하늘로부터 볍씨를 가져와 일본에 농경문화를 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요리를 말할 때 종교와 자연을 함께 보지 않으면 일본 요리의 정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일본 음식의 전통과 사찰 음식에서 미각의 근원을 찾고 쌀, 제철 재료를 대표하는 채소에서 일본 음식 문화의 원류를 들여다본다.

추천평

“맛에는 역사가 있고, 역사에는 맛이 있다. 혀끝으로 일본의 시간을 이해하는 책이다.”
- 홍쩐위 (작가)

“내가 너무나 잘 아는 일본 음식에 대해 썼는데, 모르는 이야기가 무척 많았다. 일본 음식의 깊고 넓은 정신 영역까지 말해주고 있다.”
- 메이춘웨 (작가, 일본 요리연구가가)

“정말 재미있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소개한 음식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재미는 물론 새로운 지식도 많이 얻게 되었다. 게다가 저자가 일본을 여행하면서 먹어본 음식에 대한 경험을 생동감 있게 녹여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예이란 (음식여행작가, ‘Yilan 미식생활’ 사이트 개설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본 음식은 내게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음식들이다. 그런데도 이 책을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저자가 소개한 식당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노 미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