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동양철학사상

역옹패설 (이제현) : 붓을 들어 나라를 지키다 (고려시대)

동방박사님 2021. 12. 21. 20:00
728x90

구성

이제현론 / 이상보
역옹패설 서문
《왕대종족기》를 읽고
태조를 변호함
우집의 《경세대전》
종묘에 배향되려면
합좌해서 문답하다
흑책정사의 내력
과거시험날
낙타를 굶겨 죽이다니
타고난 성품
아름다운 이야기
재상의 주체성
은덕과 노력
관용과 슬기
김취려의 출성
유수령의 선정
남매의 재판
청렴과 근신
유천우의 효성
천벌을 받은 사람
참 사랑
삼별초의 배반
미운 얼굴에 맑은 마음
떨어진 배 이불
강직한 승지
합단의 침범
계집첩 구실
열사발의 밥
혹독한 형벌
기생을 말에 태우고
계집종의 임기응변
겁이 많은 홍순
오기로 산다
춘추필법
시의 뜻은 깊은 곳에
두시의 신묘함
구양수의 자랑
절묘한 시법
오강의 삼현
높은 뜻을 가진 벗
정지상의 시
오세재의 시
홍간의 시
최집균의 대우법
임춘과 최자의 시를 견줌
집안의 영화
연보
 
 

수필을 두고 무형식의 글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본다면 이제현의 <역옹패설> 역시 수필의 범주에 드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거침없이 써 내려간, 그 형식만큼이나 내용도 자유로워서 어떻게 보면 온갖 잡동사니를 다 섞어 놓은 듯 해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역사책에서 쉽게 엿볼 수 없었던 온갖 것들을 접할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소심한 성격의... 역사 속 인물들이 그의 글을 통해 되살아났다. 과거 한 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인물이 되어... 이렇듯 그의 책에서는 어떻게 보면 너무도 사소해서 역사책에서는 다루어지기 힘들 법한 이야기들도 꽤나 다루고 있었고, 이들 이야기들이 가져다주는 재미는 쏠쏠했다. 하지만 이 글은 단순한 신변잡기로만 볼 수는 없다. 지금 우리로서는 그의 글을 통해 당대 고려 사회를 짐작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조선 후기 성리학이 강성해지면서 나타난 남존여비의 모습이 우리 고유의 전통이 아님을 이 책은 말해준다.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다 여성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한 눈에 받았던 이의 이야기, 아들, 딸의 구분 없이 행해지는 재산 균분 상속의 모습 등은 어쩌면 우리가 되찾아야 하는 아름다운 전통일지도 모른다. 또한 과거 시험을 관장하는 지공거와 관련된 이야기 역시도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이하게 써내려간 그의 글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역사적인 의의까지 지니게 되었다. 모함을 받아 잠시 벼슬에서 은퇴해있던 시기 쓰여진 그의 글이 더욱 값지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