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문교양 (책소개)/3.글쓰기

공부가 되는 글쓰기

동방박사님 2021. 12. 2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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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쓰면 알게 된다

책 소개를 쓰려고 글머리를 잡기 위해 가만히 궁리할 때면, 내가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 길든 짧든 책의 내용을 장악하고 저자의 의도 혹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의 꼬리라도 잡고 있어야 그걸 단서로 독자에게 책을 알리고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사실 몇 번이나 읽고도 긴가민가할 때도 있습니다. 당연히 글도 잘 나오지 않죠. 분명하게 아는 게 없는데 좋은 글이 나올 리가 있나요.

비슷한 경우로, 뭔가 계속 끼적이고 있기는 한데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이런 때도 다시 읽어 보면 고개를 젓게 되지요. 하고 싶은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도대체 책을 제대로 읽기는 했는지 스스로 의심이 들고 급기야 머리를 쥐어뜯게 됩니다.

이럴 때면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도 있지만, 글이야말로 ‘아는 만큼 쓰인다’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 소개뿐 아니라 일기처럼 개인적인 글쓰기든 학교나 회사에서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든 글을 쓴다는 것은 글 쓰는 사람의 현재 좌표를 깨닫는 일이 아닐까? 결국 글쓰기는 내가 무슨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하고 싶은 말을 어떤 지식을 가지고 쓸지, 그 지식을 제대로 익힌 상태인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글쓰기 교수법의 대가 윌리엄 진서는 이 책 『공부가 되는 글쓰기』에서 글쓰기가 사유의 한 형태라고 전제하고, 배움의 도구가 되는 동시에 이렇게 이룬 배움으로 다시 멋진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글쓰기와 배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탁월한 공부의 길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목차

머리말

1부
1 헤르메스와 주기율표
2 범교과적 글쓰기
3 교양 교육
4 배움을 위한 글쓰기
5 나만의 견해와 원칙

2부
6 땅, 바다, 하늘
7 미술과 미술가들
8 자연 세계
9 수학 글쓰기
10 인간
11 물리?화학 글쓰기
12 음악의 세계

역자 후기
 

저자 소개 

 
1946년 『뉴욕 헤럴드 트리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라이프』, 『뉴욕타임스』 등의 잡지에 기고하며 저널리스트, 논픽션 작가로 활동했다. 미국은 물론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글쓰기의 고전 『글쓰기 생각쓰기』를 비롯해 『공부가 되는 글쓰기』, 『미국의 장소들』(American Places), 『미첼과 러프』(Mitchell & Ruff ) 등의 책을 썼다. 예일대학교 브랜퍼드 칼리지 ...

역 : 서대경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2004년 『시와세계』로 등단해 시인 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로 제20회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밥 딜런: 시가 된 노래들 1961-2012』, 『등에』 등이 있다.
 
 

리뷰

쓰다 보니 똑똑해졌다!
도서1팀 인문MD 최지혜(sabeenut@yes24.com) | 2017-03-21
적지 않은 글을 써왔지만, 어떤 글도 쉽게 써보지 못했다. 고통의 정도는 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정량의 고통을 넘겨야만 글 하나가 겨우 완성된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고통스럽다.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써야 할 때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의견이 없는 주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할 때는 어물쩍 알맹이 없는 주장을 해버린다. 별로인 글은 쓰는 사람이 제일 먼저 알게 마련인데, 그때의 기분은 참담하다. 손을 보긴 봐야겠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만 있고 남은 글은 없을 때, 어떻게 다시 글을 써 나갈 수 있을까.

저자는 글쓰기에 있어 이런 두려움과 고통을 정확하게 꿰뚫는다. 크게 두 가지, 쓰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쓰는 것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리가 글쓰기를 배운 건 국어 시간이었다. 수학, 과학 시간에는 복잡한 수식이나 공식을 푸는 것만 중요했다. 저자는 학교의 모든 과목에서 필수적으로 글쓰기를 가르친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확연히 줄어들 거라며, 글쓰기와 생각하기, 배움이 동일한 과정임을 주장한다. 두서 없이 시작한 글도 결국엔 한 방향성을 갖게 되듯이, 모호했던 개념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책의 2부에는 다윈과 아인슈타인의 글을 포함해, 미술과 음악, 수학, 화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모범이 될 만한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화학 분야의 잘 쓰인 글은 미술사 분야의 잘 쓰인 글과 동일한 글쓰기 원리를 따른다. 명료하게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글을 잘 쓰기 위해 꼭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뛰어난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도구가 아니라, 그저 생각을 종이 위에 정리하여 표현하는 단순한 기법이라고 말이다.

다윈이 관찰한 바를 글로 기록함으로써 바다이구아나에 대한 이론을 세웠던 것처럼, 글을 쓰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좋은 거름이 된다. 책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읽은 후에 간단하게라도 메모를 해두었던 책의 내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거창한 리뷰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문장을 써내려 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이해했기 때문일 거다. 글쓰기에서 생각하기를 거쳐 배움에 까지 이른 것이다. 무척 괴로워하며 글을 썼지만, 결국에는 쓰다 보니 똑똑해졌다!

“나는 글을 쓰는 과정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침내 글을 끝냈을 때, 마치 수학 문제의 풀이 답안처럼 그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한 한 편의 글을 완성했을 때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글쓰기만큼 즐거움을 뒤로 미루는 작업도 없을 것이다.”

즐거움을 최대한 미루면서, 오늘도 늦은 퇴근을 한다.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서 정리된 개념들은 글쓴이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에 글쓰기는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저자의 말처럼, 글 한 편을 겨우 겨우 완성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신히 지켜냈다. 끝나기 전까지는, 언제나 어렵다.
 

출판사 리뷰

모든 학문은 글쓰기로 통한다

“글쓰기는 사고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조직하는 행위다. 글쓰기는 우리가 어떤 주제에 접근해 그것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글쓰기는 내가 배우고자 하는 것에 대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깨닫게 한다. 개념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창에 서린 성에를 닦아 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흐릿하고 모호했던 개념이 글을 쓰면서 서서히 명확하게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어떤 글이든, 메모든, 편지든, 베이비시터에게 전하는 쪽지든 무언가를 쓰면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닫는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합니다. 글쓰기란,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 가면서 주제를 향해 다가가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깨닫고 확인하고 파악하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행위라는 것이죠. 이 과정은 글쓰기와 생각하기와 배움의 삼위일체입니다. 윌리엄 진서는 자신이 그러한 글쓰기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사고했다고 고백하며, 이 모든 것이 각 학문 분야에도 적용되는 동일한 원리라고 주장합니다. 명료한 사고를 하는 이는 명료한 글을 쓰고, 그런 글은 잘된 글이자 좋은 글이라는 말입니다.

윌리엄 진서는 자신의 주장과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책의 뒷부분을 여러 학문 분야의 탁월한 문장 인용에 할애합니다. 인용된 글은 다윈이나 아인슈타인처럼 자기 학문 분야에서 높은 명성을 얻은 학자의 글로, 자신의 학문 분야를 철저하고 분명하게 익힌 사람이 자신의 사고를 전달하고자 할 때 별다른 미사여구 없이도 훌륭한 글을 쓸 수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 줍니다. 글쓰기에 관심을 두는 독자나 글쓰기의 의미를 생각하는 독자뿐 아니라 학문 분야의 탁월한 글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글쓰기야말로 최상의 공부 수단임을 절절하게 깨닫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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