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심리학 연구 (책소개)/1.심리학

월북하는 심리학

동방박사님 2022. 3. 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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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를 포함한다.” 한국어 사전이 풀이하는 ‘상식’의 의미다. 그리고 여기, 한국인 대다수가 반세기 넘게 공유해온 한 움큼의 상식이 있다. 가난해서 불행한 나라, 일상화된 감시와 처벌, 강제노동, 박멸된 개인과 폭압적 권력, 초읽기에 들어간 국가 붕괴…. 이른바 ‘교양 있는 현대 한국인들의 표준적 북한 상식’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해온 미디어와 국제기구의 이름값을 빌려 종종 ‘사실’의 너울을 두른다. 그렇다면 다시 사전의 풀이를 좇아 반문해보자. 우리가 의심치 않는 북한 상식에 담긴 지식, 이해력, 판단력 그리고 분별력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은 일상에서 흔히 드러나는 한국인들의 특징적 심상을 표집, 이를 역사?제도적 맥락과 결부시켜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로 규명해내는 데 탁월한 성취를 거두고 있는 지식인이다. 특히 분단체제가 남북한 주민들 마음에 새긴 상처와 흉터를 관찰해온 그는, 한국인들의 평균적 북한 인식을 70년 묵은 편견이 초래한 ‘장애’로 규정한다. 그리고 탈북자와의 대면 인터뷰, 개성공단 핵심 관계자 및 노동자들의 진술, 북한 장기체류자들의 증언에 기초한 북한 주민들의 심리 분석을 통해 이제까지의 ‘상식’을 남김없이 뒤집는다. 이 책은 그 살핌과 전복의 소산이다.

학교와 직장이 즐거운 사람들, 갑질과 혐오에서 자유롭고 불안과 우울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 윗사람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들, 각자도생과 승자독식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경쟁하는 사람들…. 신뢰성 낮은 통계와 언론 보도에 따른 가치 판단을 철저히 소거한 채, 심리 분석으로만 도출된 북한 사람들의 이런 진면은 언뜻 ‘비상식적’이다. 반세기 넘게 퇴적된 관념과 그에 따른 확증편향은 이 책의 논지를 한낱 ‘망상’으로 내몰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역사상 모든 혁명은 그 혁명이 성공하기 전날까지 망상에 불과했다. 모든 독립은 해방 이튿날에야 비로소 모두의 상식이 된다. 왼눈이나 오른눈만이 아니라 ‘심리학의 눈’으로 북한을 관찰한 이 책 또한, ‘한국인 99%가 모르는 진짜 북한’을 망상이 아닌 ‘사실에 부합하는 상식’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다.

 

목차

머리말 4

프롤로그 심리학으로 푸는 대북인식장애 12

거짓말 위에 지어진 집 14
오이디푸스 이론과 레드 콤플렉스 17
열등감이 만들어낸 대북 우월주의 22
‘북맹’을 넘는 법 29
제도가 심리를 규정한다 34

1. 돈 - 행복의 조건, 불행의 복선

돈과 생존의 연결고리 41
제3세계형 복지국가 44
‘고난의 행군’에 관한 오해들 52
탈북자와 탈남자 62
돈과 존중의 연결고리 65
욕구 이론과 이중가격제 70
행복에 관한 동상이몽 75
상품인간과 봉사인간 78
돈을 좇는 남, 이름을 좇는 북 83

2. 관계 - 학대와 혐오는 자본주의적 병리

학대위계사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학대 90
갑질과 민주주의 97
폭언과 폭력: 남과 북, 어디가 더 예민할까? 103
군대 트라우마 107
사회안전망이 관계를 규정한다 112
성폭력과 성평등 121
연애와 결혼의 조건 124
남녀관계와 혐오 129

3. 개인과 집단 - 전체주의는 개인주의를 먹고 자란다

고독과 개인주의 139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143
개인적 경쟁과 집단적 경쟁 149
소련의 개인주의, 북의 집단주의 153
관계와 신뢰의 선순환 효과 159

4. 일 - 돈벌이냐 소명이냐

졸업장의 값어치 173
진로의 결정권자가 누구인가 177
남북의 직업 만족도 182
긍지와 자부심의 값어치 185
남북의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 189

5. 마음 - 남과 북, 어디가 더 불안할까?

‘존버’는 불안을 이길 수 없다 200
정신장애와 심리 산업 203
정신장애와 범죄 209
범죄: 처벌이냐 예방이냐 212

6. 권력 - 모든 폭정은 심리적 흔적을 남긴다

두려움: 경계와 긴장의 흔적 222
무력감: 자기 불신의 흔적 228
우울과 비관: 분노의 흔적 233
자기검열과 억압: 말조심의 흔적 239

7. 국가 - 북한 붕괴론, 30년 묵은 인디언 기우제

북한 붕괴론 250
정통성은 어디서 오는가? 251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258
조선로동당은 특권집단인가? 261
부르주아 독재와 프롤레타리아 독재 267
21세기적 자유와 인권 272
지도자와 후계자 277

에필로그 심리분계선을 넘어, 남북 공감으로 282
주 288
 

저자 소개

저 : 김태형
 
심리학자.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주류 심리학에 대한 실망과 회의로 학계를 떠나 사회운동에 몰두하다가 중년에 이르러 다시 심리학자의 길로 돌아왔다. 기성 심리학의 오류와 한계를 과감히 비판하고 ‘올바른 심리학’을 정립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활발한 연구, 집필, 교육, 강의, 상담을 통해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
 

책 속으로

독자들은 이 책에 소개되는 북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 결과가 그간 한국 사회에 통용되어온 상식과는 다르다는 사실에 당혹해할지도 모른다. 거짓말일지언정 70년간 퇴적된 관념과 이에 따른 확증편향은 때때로 진리에까지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간은 진리의 편이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진전되어감에 따라 후술할 논지의 적실성은 명약관화하게 드러날 것이다.
--- p.6~7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사실을 믿는다. 그러나 정신에 문제가 있으면 사실과 무관하게 자신이 믿고 싶은 바를 믿는다. 북에 관한 한 한국 언론은 사실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믿고 싶었던 것을 믿었고, 자신들의 보도를 접할 대중들도 그러기를 원했다. 북에 대한 악의적 헐뜯기와 허위?왜곡 보도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한국 언론이 적어도 북과 관련해서만큼은 정신이상 상태에 놓여 있었음을 의미한다.
--- p.16~17

남과 북이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돈과 관련된 심리적 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북쪽 사람들을 돈에 집착하게 만들기보다는, 한국이 북유럽 수준의 복지국가가 됨으로써 돈과 생존, 돈과 사회적 존중이 분리된 사회로 탈바꿈해나가는 쪽이어야 할 것이다.
--- p.86

북에 갑질이 드물다는 정보의 사실 여부는 북쪽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일상적으로 폭언?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해왔기 때문에 어지간한 갑질과 학대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익숙해진 탓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북쪽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폭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곤 한다.
--- p.104

한국인들이 집단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차별과 불평등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인들은 살아오면서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일치시켜본 경험이 일천하고, 그런 집단에 소속되어 사랑과 배려를 받아본 경험도 거의 없다. 그러니 사회나 공동체가 개인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 p.147

자본주의 한국의 관점에서 북의 노동 강도는 분명 무르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사회주의 북의 관점으로 볼 때 한국의 노동강도는 가히 살인적이다.
--- p.193

정신장애 비율과 범죄율은 정비례한다. 이것은 정신장애가 범죄의 원인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 두 가지가 동일한 사회적 근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 p.209

어떤 정권이 사람들을 70년 넘게 학대해왔다면 그들의 마음속에는 필연적으로 두려움과 경계심, 무력감과 수동성, 우울과 비관, 자기 검열과 억압, 폭력과 분노 등의 심리가 자리 잡고 있을 법하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북쪽 사람들에게 이런 심리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 p.222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북한 붕괴론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헛점이 있다. 첫째는 북의 인민들이 북 정권을 반대한다는 전제이고, 둘째는 북에는 국제적 봉쇄를 견뎌낼 힘이 없다는 전제다.
--- p.251
 

출판사 리뷰

좌도 우도 아닌
심리학의 눈으로 본 진짜 북한,
지금 넘어가 볼까요?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를 포함한다.” 한국어 사전이 풀이하는 ‘상식’의 의미다. 그리고 여기, 한국인 대다수가 반세기 넘게 공유해온 한 움큼의 상식이 있다. 가난해서 불행한 나라, 일상화된 감시와 처벌, 강제노동, 박멸된 개인과 폭압적 권력, 초읽기에 들어간 국가 붕괴…. 이른바 ‘교양 있는 현대 한국인들의 표준적 북한 상식’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해온 미디어와 국제기구의 이름값을 빌려 종종 ‘사실’의 너울을 두른다. 그렇다면 다시 사전의 풀이를 좇아 반문해보자. 우리가 의심치 않는 북한 상식에 담긴 지식, 이해력, 판단력 그리고 분별력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할까?

‘싸우는 심리학자’ 김태형은 일상에서 흔히 드러나는 한국인들의 특징적 심상을 표집, 이를 역사?제도적 맥락과 결부시켜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로 규명해내는 데 탁월한 성취를 거두고 있는 지식인이다. 특히 분단체제가 남북한 주민들 마음에 새긴 상처와 흉터를 관찰해온 그는, 한국인들의 평균적 북한 인식을 70년 묵은 편견이 초래한 ‘장애’로 규정한다. 그리고 탈북자와의 대면 인터뷰, 개성공단 핵심 관계자 및 노동자들의 진술, 북한 장기체류자들의 증언에 기초한 북한 주민들의 심리 분석을 통해 이제까지의 ‘상식’을 남김없이 뒤집는다. 이 책은 그 살핌과 전복의 소산이다.

만들어진 디스토피아,
상상된 북한에 대한 심리학적 논파


학교와 직장이 즐거운 사람들, 갑질과 혐오에서 자유롭고 불안과 우울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 윗사람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사람들, 각자도생과 승자독식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경쟁하는 사람들…. 신뢰성 낮은 통계와 언론 보도에 따른 가치 판단을 철저히 소거한 채, 심리 분석으로만 도출된 북한 사람들의 이런 진면은 언뜻 ‘비상식적’이다. 반세기 넘게 퇴적된 관념과 그에 따른 확증편향은 이 책의 논지를 한낱 ‘망상’으로 내몰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역사상 모든 혁명은 그 혁명이 성공하기 전날까지 망상에 불과했다. 모든 독립은 해방 이튿날에야 비로소 모두의 상식이 된다. 왼눈이나 오른눈만이 아니라 ‘심리학의 눈’으로 북한을 관찰한 이 책 또한, ‘한국인 99%가 모르는 진짜 북한’을 망상이 아닌 ‘사실에 부합하는 상식’으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다.

무엇이 한국인의 99%를 ‘북맹’으로 만들었을까? 사회심리학자 김태형이 지목한 용의자는 셋이다. 첫째는 미디어의 허위·왜곡 보도다. 독자들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눈 밖에 나 총살당했다던 인물이 몇 해 뒤 멀쩡하게 살아 등장하거나 심지어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북을 부활의 나라, 좀비의 나라로 만든 장면들을 여럿 기억한다. 물론 한 편의 블랙코미디로 웃고 넘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북에 관해 자신들이 믿고 싶은 대로 보도하고, 대중들도 그러기를 바라며 반세기 넘게 생산·배포된 언론의 가짜뉴스들은 한국인들의 대북 견해와 감정을 크게 뒤틀었다. 역설적으로 2000년에 열린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변화되기 시작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급반전한 대북 여론은 미디어의 윤색이 없는 생중계의 힘이자, 한국인들이 마타도어에서 놓여나기 시작한 시그널이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두 번째 원인은 공포다. 프로이트와 프롬이 진단하듯 공포는 힘이 세다. 오이디푸스가 그토록 증오한 아버지의 가치관을 따르게 된 것도, 허구와 환상을 실제와 실리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도 공포의 위력이다. ‘종북·빨갱이 낙인=사회적 매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등식은 진보적 지식인이나 북한 전문가들조차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사실이 아닌 ‘안전한 허위’를 추구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레드 콤플렉스의 강도에 따라 한국인들의 북한 인식도 부침을 거듭했음을 살피며, 사회적 공포의 해소야말로 ‘상상된 북한’을 논파하는 심리적 열쇠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는 대북 우월주의다. ‘남이 북보다 잘산다, 따라서 남이 북보다 낫다’는 발상은 남북의 차이를 우열과 승패로 거칠게 양분하며 합리적 대북 인식을 방해해왔다. 저자는 한국인들의 대북 우월주의 이면에 뿌리박힌 열등감에 주목한다. 1980년대까지 초대 정권의 정통성에서부터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심지어 경제력에서조차 남이 북에 열세였다는 데서 자라난 열등감이 오늘날 한국인들의 가학적 대북 우월주의로 변모하며 대북인식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남북 공감의 열쇠,
틀림에서 다름으로


이 책은 편견에 기초해 남북의 마음을 갈라놓는 일곱 가지 분계선(돈, 관계, 개인-집단, 일, 마음, 권력, 국가)을 설정하고, 심리 분석을 통해 하나하나 뛰어넘는다. 군사분계선의 원인이 한국전쟁이라면, 남북 사이에 심리분계선을 긋고 강화해 온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단언한다. “제도가 심리를 규정한다”고. 자본주의 체제에서만 살아온 한국인들은 사회주의를 막연히 그른 것으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한국인들에 견줘 건강하다고 진단되는 북한 주민들의 심리는 대부분 사회주의적 제도·문화와 결부돼 있다.

저자는 특히 한국의 ‘개인적 경쟁’과 대비되는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경쟁’에 주목한다. 『월북하는 심리학』에서 소개되는 집단적 경쟁 또는 조합주의적 경쟁이 보여주는 관계의 건강성과 공공성의 발현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잃어버렸거나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민주공화국의 미덕이자 자격인 ‘공개념’의 한 경지를 드러내 보인다. 결국 심리분계선을 넘어 남북 공감으로 가는 길은 틀림을 다름으로, 그 다름의 미덕을 인정하고 배우는 데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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