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물사 연구 (책소개)/4.구약성경인물

욥의 외로운 기도

동방박사님 2022. 12. 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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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집콕하면서 우리 친구 욥 씨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고통은 우리 삶에 널려 있다. 사방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 만나지만, 고통은 여전히 늘 낯설다. 거기에 붙잡히지 않으려고 계속 도망하나, 어느 틈에 고통은 내 삶에 깊이 박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직접 겪게 될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야 할지, 마냥 당혹스럽다. 특히 올해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크고 작은 고통을 대할 때는 막막하기만 하다.

고대부터 고통을 다룬 현인들의 글은 여럿 전해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지고 빼어난 작품이 구약성경에 포함된 욥기이다. 매우 풍족하고 의롭게 살던 욥은 어느 날 자녀와 재산을 다 잃고 자기 몸까지 심한 질병으로 고통받게 된다. 자신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그 의미를 찾으려고 욥은 세 친구와 치열하게 설전을 벌이고 하느님께 끝까지 울부짖는다. 마침내 나타나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욥은 비로소 자신의 신원과 처지를 분명하게 깨달으며 모든 것을 수용하게 된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걷듯, 하느님을 만나기까지 욥의 여정은 멀고 외롭고 치열하다. 이미 구약성경과 관련된 많은 책을 쓰고 옮긴 저자는 욥과 동행하면서 그의 마음에 공명하며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준다. 또한 독자가 욥의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도록 매 장마다 ‘생각의 창’을 마련해놓았다. 그리하여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삶의 진실을 대면하는 가운데 참된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깨닫도록 이끌어준다. 마냥 두터운 욥의 삶과 고난이 이 책에서 천천히 풀리면서 내 삶과 어울려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낸다.

목차

머리말 _8

1부 입문과 욥기를 읽기 위한 전제
1. 입문 _18
1) 욥기의 명칭 _20
2) 저자 문제 _21
3) 저술 시기 _23
4) 욥은 누구인가 _26
5) 정경의 문제 _31
6) 본문과 고대 번역본 _32
7) 성경 밖의 병행문 _35
8) 욥기의 구조 _37
9) 고통의 문제 _40
10) 세상의 도덕적 질서에 대한 다양한 입장 _45
11) 욥기와 그리스도인 _60
2. 오늘 우리는 욥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_65
3. 욥의 고통은 하느님의 정의에 따른 것인가 _74
4. 죄 없는 사람에게 고통은 왜 _84
5. 욥기를 공부하는 두 가지 길 _94
1) 역사적이고 통시적인 접근 방법 _96
2) 공시적인 접근 방법 _99

2부 본문 해설과 결론
1. 벌거벗고 태어난 인간 욥(1장) _106
2. 하느님을 욕하고 죽으시오(2장) _118
3. 자기 생일을 저주하는 욥(3장) _128
4. 언짢아하지 말게(4-5장) _139
5. 구름처럼 사라져 가버리는 인생(6-7장) _150
6. 욥도 기도하는가(7,7-21) _161
7. 물이 없는데 갈대가 자라겠는가(8-10장) _172
8. 꽃처럼 피었다 시드는 인생(11-14장) _183
9. 욥은 왜 하느님께 항변하는가(10,1-22) _193
10. 친구인가 쓸모없는 위로자인가(15-17장) _204
11. 하느님, 제가 당신의 원수라도 됩니까(13,20-14,6) _215
12. 사람의 희망을 꺾는 하느님(14,7-22) _226
13. 자네들은 언제까지 나를 슬프게 하려나(18-19장) _238
14. 친구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욥(20-21장) _249
15. 옛길과 광명의 길(22장) _260
16. 악인의 운명을 겪는 욥의 탄식(23-24장) _271
17. 하느님의 초월성과 비천한 인간(25-27장) _282
18. 지혜로우나 비천한 인간(28장) _294
19. 욥의 독백과 새로운 결단(29-31장) _306
20. 엘리후의 담론: 고통은 교육 수단인가?(32-37장) _317
21. 주님의 말씀과 욥의 깨우침(38-42장) _329
22. 결론 _339

약어 _344
참고 문헌 _346
 

저자 소개 

 
1982년 서울대교구 사제로 서품되었고,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대학교 교수와 총장, 우르바노 대학교 초빙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반포4동 성당 주임신부이다. 『이야기로 배우는 모세오경』, 『가장 행복한 약속』, 『십계명』, 『창세기 1, 2』,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 1, 2, 3』 등 많은 책을 쓰고 옮겼다.
 
 

책 속으로

욥기는 완덕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제시된 완제품이 아니라, 성경을 읽으면서 항상 새로운 신앙 체험을 연마하는 데 필요한 도구일 수 있다. 독자는 욥의 신앙 여정에 함께하면서, 가슴이 시리도록 쓸쓸한 인생 저 건너편에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자신의 신앙 여정을 인내하며 걸어갈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p.13

욥이 ‘까닭 없이’ 진실하게 하느님을 경외하는 참된 신앙인이라고 해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고통과 고뇌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체념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욥은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끈질기게 물으며 모든 존재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만나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용기와 끈기를 가진 사람이다.
--- p.115

욥의 태도는 십자가에 달려 시편 22편을 외는 예수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 27,46과 병행 구절). 이 시편 구절에 역설이 있듯이 “저를 내버려두십시오”(7,16)라고 외치는 욥의 애원에는 깊은 역설과 하느님에 대한 철저한 믿음이 숨어 있음을 본다.
--- p.170

욥은 지금까지 믿어온 하느님이 인간에게 고통을 주시는 분이 아님을 확신하고 싶어 한다. 하느님에게 자애로움과 악한 마음이 공존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묵하시는 하느님에 대해 욥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는가? 또 욥과 같은 불행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는가?
--- p.235

욥은 무수한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서’ 겪는 아픈 체험을 ‘상선벌악’이라는 기계적 논리에 꿰맞추고자 하는 가르침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폭로한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영원히 고통의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할 운명임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문제는 고통받는 사
람을 어떻게 대하며 그와 더불어 하느님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 p.257

욥의 시련은 의인이 잘못 없이 고통받을 수 있음을 입증한다. 그리고 시련을 이겨낸 의인은 불의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일 수 있으며, 세상의 논리가 아무리 절묘하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논리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하느님의 논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매우 큰 시련과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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