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국정치의 이해 (책소개)/3.한국좌파정치

위기 반란 대안 (2013) - 유로존 위기와 유럽 좌파의 대안

동방박사님 2023. 5. 2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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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8년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린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우리는 아직도 그 충격과 불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럽의 연쇄적 부도 위기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면서 통합 유로화에 내재되어 있던 모순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이러한 범국가적 문제들을 기점으로 세계 곳곳에서는 반란의 씨앗이 움트고 있었다.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아랍권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민중의 저하이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구조 전환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탄생한 부정기간행물이다. 전세계적 위기·반란·대안에 대비하여 논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진지한 토론을 벌이고자 했다.

목차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 평가와 전망.장진호
*위기의 현장 : 링 위에 선 스페인, 연타를 당하다.오스카르 구티에레스/이나현 옮김

[반란]
*점거운동과 좌파 : 좌파를 점거할 것인가, 무시할 것인가.
.크리스토프 아기통, 니콜라 아에랭제/김현우 옮김

[대안] 특집 “유로존 위기와 유럽 좌파의 대안”
*그리스 금융위기에 관한 스무 가지 오해와 진실.스테판 카우프만, 자비네 누스/홍원표 옮김
*채무 국가의 국민들을 말살하는 대신 금융시장을 통제하자 : 유럽의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열 가지 주장.ATTAC 학술자문단/지주형 옮김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온건한 제안, 버전 3.0.야니스 바루파키스, 스튜어트 홀랜드/홍기빈 옮김
*그리스 급진좌파연합SYRIZA의 경제 강령.지안니스 드라가사키스/장석준 옮김
*해체. : 유로존 위기의 출구.화폐금융연구회/장석준 옮김
 

저자 소개

저 자 소 개
장진호 :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이다. 오스카르 구티에레스 : 스페인 일간지《엘 파이스》기자이다. 크리스토프 아기통 : 프랑스의 노동·사회운동가이며 좌파 저널《무브망》편집위원이다. 니콜라 아에랭제 : 프랑스의 사회운동가이며 좌파 저널《무브망》편집위원이다. 스테판 카우프만 : 독일 일간지《베를리너 차이퉁》경제 담당 기자이다. 자비네 누스 : 정치학 박사이자, 독일 좌파당 산하 '로자 룩셈부르크 재...

출판사 리뷰

지구 자본주의의 ‘위기’를 추적하고
‘반란’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찾아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을 탐색하는
전 세계 진보 진영의 담론과 실천을 만난다

1. 현안 집중 ‘특집 기획’만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지구정치경제 무크
― 지구 자본주의의 위기에 맞서는 전 세계 진보 진영의 담론과 실천


책세상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와 함께 전 지구적 위기와 반란, 그리고 대안 모색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한국 사회에 소개하는 비정기 간행물《위기·반란·대안》을 새롭게 선보인다.《위기·반란·대안》은 지구 자본주의의 ‘위기’를 추적하고 ‘반란’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찾아내며 우리에게 참고가 될 만한 ‘대안’을 고민하는 전 세계 학자/운동가/단체의 글을 발굴,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격변하는 지구정치경제의 현안과 쟁점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그에 대한 범좌파의 대응을 보여주며, 보다 인간다운 사회로 나아가려는 진보 진영의 담론과 실천 및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호의 특집은 “유로존 위기와 유럽 좌파의 대안”이다. 현 지구정치경제의 가장 민감한 현안 중 하나인 유로존 위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글들을 다양하게 묶었다. 현재 글로벌 위기의 중심 무대인 유로존은 그때그때 급한 불을 끄는 방식으로 한고비 한고비를 넘기며 여전한 위기 상황을 지나고 있지만, 위기의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지는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다. 이번 첫 호의 특집은 부족하나마 그 작은 통로를 열고자 한다. 지금의 위기가 지구 질서의 새로운 전환으로 마감할 때까지,《위기·반란·대안》은 쟁점과 현안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호를 발행한다.《위기·반란·대안》은 이 혼돈과 대전환의 시대를 독자들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2.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라 ― 정치한 위기 분석, 반란의 역동적 소개, 깊이 있는 대안 논의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4년. 하지만 세계는 지금도 여전히 이 사건의 충격파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금융위기가 재정위기로 모습을 바꿔 유럽 통화 통합에 잠재해 있던 모순을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그리스, 스페인 등을 무대로 위태롭게 진행되었던 연쇄 국가 부도 위기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긴 듯하지만 사상 최고의 실업률과 사회 불안, 프랑스의 경기침체 등 산적한 난제 속에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연초의 극적 타결로 재정절벽의 고비는 넘겼지만 부채한도 상향 조정 문제로 디폴트의 위험에 직면해 있고, 중국마저 감속 성장에 들어간데다 부동산 거품 문제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이렇듯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위기의 연속임에도, 자본주의의 위기 이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적실한 논의는 아직 답보 상태다. 우리는 지금 인류사에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래 가장 크고 심원한 위기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위기는 세계 곳곳에서 반란의 물결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처럼 신자유주의 질서가 뿌리 내린 나라에서도 대학생들이 거리에 나서고 공공노조가 총파업을 외치는 모습이 등장했으며, 스페인에서 기원한 ‘분노의 시위’는 전 세계적 ‘점거운동’으로 번졌다. 전 지구적 지배 사슬의 약한 고리인 아랍권에서는 민중의 저항이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정치혁명으로까지 발전했다. 과거의 사회운동과 구별되는 이들 투쟁은 지배세력뿐만 아니라 전통 좌파에게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격변 앞에서, 범좌파의 대응은 아직까지는 느리고 답답하다. 진보·좌파는 여전히 지난 세기에 당한 패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아직 출발 단계이기는 하지만, 위기에 빠진 지구 자본주의의 대안을 탐색하는 진지한 시도들이 정치권과 시민사회, 지식인과 생활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등장하고 있다. 기존 이론 틀을 넘어선 위기의 분석, 반란의 역동적 소개 그리고 대전환의 시대에 값하는 깊이 있는 대안 논의가 절실하다.
《위기·반란·대안》은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고자 한다.

3. 유로존 위기와 유럽 좌파의 대안 ― 유로존, 유지할 것인가 탈출할 것인가·

“그리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금융위기 이후 국민소득이 20%나 줄었고 실업률 25%, 월급 40~50% 감축 상황이라 사회가 거의 폭발 직전인데 유럽연합의 구제금융 대가로 또 긴축을 해야 한다.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스페인, 포르투갈도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고, 아일랜드도 사회가 불안하다. 한 나라라도 사회적으로 폭발하면 유럽단일통합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결론이 내려질 거다. 단일 경제로는 세계 1위인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 다른 데도 좋을 수가 없다.” ― 장하준/ 2013. 1. 2 인터뷰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유럽 경제에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와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이다.”
-크리스토퍼 심스(프린스턴대 교수.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013. 1. 5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

“현재 유로존의 재정위기 상황은 불안정해 반창고로 치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위기가 마법처럼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케네스 로고프(하버드대 교수)/ 2013. 1. 5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

《위기·반란·대안》첫 호의 특집은 “유로존 위기와 유럽 좌파의 대안”이다. 유로존 위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글들을 묶었다. 유로존 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넘겼다는 판단 아래 경기 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2012년 11월 기준 11.8%, 청년실업률 24.4%, 그리스와 스페인의 청년실업률 50%대 후반)를 기록하고 사회 불안이 증폭되는 등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른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파의 전통이 강한 유럽에서는 어떤 대안들이 제출되고 있는가·
유로존 내 재정위기 국가에 대해 ‘유럽중앙은행-유럽연합-국제통화기금’ 트로이카는 ‘긴축, 자유화, 사유화의 삼위일체’라 불리는 교과서적 대책을 내놓았다. 유로존 내 중심부 국가들이 위기 국가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그 담보로 긴축정책과 구조조정, 즉 공공 부문 사유화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유럽의 좌파 진영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뉘는 대안을 내놓았다. 하나는 유로존을 유지하면서 유럽연합의 제도적 틀을 활용해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시도이고(유럽-활용/변형론), 다른 하나는 재정위기 국가들을 통화 연합이라는 올가미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더 나아가 통화 연합 자체를 해체하자는 제안이다(유럽-탈출/해체론).

유럽-활용/변형론 : 유럽연합의 틀 안에서 재정 확대로 위기를 탈출하라

‘유럽-활용/변형’의 대표적 논자는 끊임없이 유럽 차원의 불황 극복책을 제안해온 영국의 스튜어트 홀랜드이다(〈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온건한 제안, 버전 3.0〉). 그는 현재의 유럽 재정위기는 미국 뉴딜 식 해법으로만 진정시킬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대공황 당시 미국 연방정부가 수행한 역할을 유럽연합 기구들이 담당해야 하며, 이는 연합채권과 유로채권이라는 두 종류의 유럽연합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가능하다. ‘연합채권’은 회원국 채무를 유럽연합 차원으로 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일이 없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역시 유럽연합 기구가 발행하는 ‘유로채권’은 시장 매매용으로, 중국 등의 신흥국이 중앙은행이나 국부 펀드를 통해 구매할 것을 염두에 둔 채권이다. 유럽연합은 이 채권 발행 수익을 모두 전 유럽적인 경기 부양책에 투입한다. 이로써 신흥국들은 유로화 붕괴를 막아 국제 통화 질서의 다원성을 유지할 수 있고, 유럽은 위기를 극복할 ‘제2의 마셜 플랜’을 추진할 수 있으니,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홀랜드의 논지다.

유럽-탈출/해체론 : 통화 연합의 올가미에서 벗어나라

이와 같은 전 유럽적 재정 확대를 통한 위기 해결 처방은 유럽연합 무대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으나, 이 대안에는 독일이라는 결정적 장애물이 존재한다. 독일 정부는 독일 납세자들의 추가 부담과 자국 국제수지의 변동을 동반한 어떤 해결책도 거부해왔다. 유럽연합의 ‘활용/변형’을 이야기하면서 독일 문제를 우회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좌파 일각에서는 ‘유럽-탈출/해체’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위기의 현장인 그리스 등지에서 특히 그런데, 이 입장에 선 이들은 재정위기국 정부가 능동적으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다음 국가 채무에 대한 국제적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해체· : 유로존 위기의 출구〉). 여기에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이 유로존 탈피다. 그리스의 경제학자 라파비차스 등은 그리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자국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가 평가절하를 단행해서 채무 부담을 줄이고 국내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를 비롯한 경제 위기 국가들의 이러한 선택은 현재의 유럽 통화 연합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다. 유럽 내에서 새로이 형성된 사회 세력 관계에 바탕을 두고 국제 연대 노력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다.

‘유럽-활용/변형’론과 ‘유럽-탈출/해체’론은 이미 현실 정치의 의제로 올라와 있다. 분명한 것은 ‘유럽-활용/변형’ 시나리오가 실제 관철될 수 있을지 여부가 ‘유럽-탈출/해체’론이 최후의 대안으로 채택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더 다급한 쪽은 ‘활용/변형’론이고, 아마도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독일 총선이 예정된 2013년을 정점으로 하여 길어도 1~2년을 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