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종교의 이해 (독서)/3.신화학

신화와 현실 (2011)

동방박사님 2023. 11. 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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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의 세계에서 신화적 사고의 잔존을 탐구한
작가 엘리아데의 독창성이 빛을 발하는 책


『신화와 현실』은 쉽지만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다. 신화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 살아 있는 모습을 그대로, 우리가 바로 그런 신화 속에 살고 있음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 엘리아데는 살아 있는 신화가 아직도 현대인에게 행위의 모델이 되고 있으며,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통사회의 신화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일이 인간의 역사 단계를 밝히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인간 그리고 삶의 초자연적 기원까지 밝혀준다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오늘의 세계에서 신화적 사고의 잔존을 탐구한 점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며 엘리아데의 독창성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그는 기억과 망각에 관련된 신화적 관념, 우주 창조, 종말론 등 수많은 주제를 망라하며, 신화의 기능에서 보편적 흐름을 파악하고, 수많은 신화적인 이야기가 한낱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신화 바탕으로 우리 삶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목차

인간과 신화|이은봉

제1장 신화의 구조

‘원시신화’의 가치
신화 정의의 시도
‘참된 이야기’와 ‘거짓된 이야기’
신화가 계시하는 것
‘신화를 안다는 것’의 의미
신화의 구조와 기능

제2장 ‘기원’의 주술과 마력

기원신화와 우주 창조신화
치료에서 신화의 역할
우주 창조신화의 반복
‘시원으로의 복귀’
시원의 매력

제3장 신화와 갱신 의례

세계의 갱신
상이와 유사
고대 근동에서 신년과 우주 창조
‘시초의 완전함’

제4장 종말론과 창조신화

과거와 미래의 세계 종말
동양의 종교에서 세계 종말
유대-그리스도교의 묵시
그리스도교의 지복천년설
‘원시인’들 사이의 지복천년설
현대 예술에서 ‘세계의 종말’

제5장 초극된 시간

새로운 시작에 대한 확신
프로이트와 ‘시원’의 지식
‘소원’의 전통적 수행법
시간의 활동으로부터의 구제
과거의 회복

제6장 신화,존재론,역사

본질은 존재에 앞선다
감추어진 신
살해된 신
하이누벨레와 데마
‘역사’에 양보한 ‘존재론’
‘비신화화’의 시작

제7장 기억과 망각의 신화

요가 수행자가 여왕과 사랑에 빠질 때
인도의 망각과 회상의 상징
고대 그리스의 망각과 기억
‘원초적’ 기억과 ‘역사적’ 기억
수면과 죽음
그노시스학파의 교설과 인도 철학
회상과 사료 편찬

제8장 신화의 위대함과 퇴폐

열려진 세계
인간과 세계
상상력과 창조성
호메로스
신통기와 연대기
합리주의자와 신화
비유적 해석과 사실적 해석
문헌과 구전

제9장 신화의 잔존과 위장

그리스도교와 신화
역사와 복음서의 ‘수수께끼’
역사적 시간과 제의적 시간
‘우주적 그리스도교’
중세의 종말론적 신화들
종말신화의 잔존
‘현대 세계의 신화’
신화와 매스미디어
엘리트의 신화

부록 1 신화와 민화
부록 2 기본 참고문헌 해설

엘리아데 연보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미르치아 엘리아데 (Mircea Eliiade)
엘리아데는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출생하여 미국 시카고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종교학을 중심으로 문학,철학 등 다방면에 걸쳐 관심을 가진 학자였다. 부쿠레슈티 대학 재학시 로마에 머물면서 『이탈리아 철학,마르실리오 피치노로부터 조르다노 부르노까지』를 쓸 무렵 인도철학자 다스굽타를 만나 그의 생애는 큰 전기를 맞게 된다. 서양의 고전적 전통을 이어받은 엘리아데는 다스굽타에게 산스크리트어를 배우며 인도의 사...
 
역 : 이은봉
 
서울대 문리대 종교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다. 덕성여대 인문대 학장과 대학원장, 한국종교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덕성여대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한국고대종교사상』 『종교세계의 초대』 『종교와 상징』 『여러 종교에서 본 죽음관』 『한국인의 죽음관』『중국고대사상의 원형을 찾아서』『신판』, 『노자-나만 홀로 우둔하고 멍청하도다』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출판사 리뷰

현대신화학을 풀어내는 유익한 안내자

미르치아 엘리아데(1907~86)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비교종교학자이자 작가이다. 그는 8개 국어(루마니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영어, 히브리어, 페르시아어, 산스크리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는데, 종교사에 대한 그의 작업 가운데 샤머니즘과 요가, 우주적 신화에 대한 글들이 주로 평가를 받는다. 엘리아데는 어렵고, 골치 아프고, 고민스러운 학문을 수려한 문학적 상상력에 담아 깔끔하게 표현해낸 감수성 풍부한 예술가적 학자였다.

그는 부쿠레슈티 대학에서 철학을 배우고, 이탈리아를 방문, 투치 도서관에서 인도철학자 다스굽타의 『인도철학사』를 읽고 감동, 그 문하에서 산스크리트어를 배우며 인도의 사상과 상상력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1936년에 쓴 박사학위 논문 「요가: 인도 신비주의 기원」은 파리와 부쿠레슈티에서 동시에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이때를 전후해 몇 권의 소설을 썼다.

1945년에는 파리 소르본 대학의 종교학 객원교수가 되었다.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대학에서 행한 ‘이니시에이션의 유행’이란 강의는 1958년에 『이니시에이션의 의례와 상징』『탄생과 재생의 신비』라 묶어 출간했다. 1982년에 『종교관념의 역사』 2권을 출간하고 그 보완작업을 하던 중 사망했다. 그가 책임편집을 하던 『종교대백과사전』은 그가 죽은 다음해에 출간되었다.

그는 많은 저작을 통해 구미 종교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그 기조를 이루는 것은 지구사회의 출현에 대응하는 새로운 휴머니즘으로, 역사 ·문화의 차이를 초월한 인류의 공통기반을 신화 ·상징 ·의례 등의 연구로 입증하였다. 문학작품에는 환상적 ·신비적 소설이 많다.

세계와 인간, 그리고 삶은 초자연적 기원에 뿌리를 둔 역사

이 책에는 엘리아데의 신화 연구의 핵심이 들어 있다. 엘리아데의 신화 연구는 『종교형태론』(1949)에서 ‘신화의 형태와 기능’이라는 제목으로 중요한 사상의 골자가 이미 발표되었으며 『영원회귀의 신화』에서도 중심 주제가 표현되었다. 엘리아데는 이런 연구 결과물을 발표한 후에도 여러 잡지나 학술발표를 통해 신화에 관한 자신의 사상을 꾸준히 넓히고 심화시켰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결실을 모은 것이다.

현대 사회는 일견 신화와는 아무런 관련 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엘리아데의 신화론을 읽으면 지금도 우리는 신화 속에 있으며 신화를 떠나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엘리아데의 관심 범위는 원시 오스트레일리아, 고대 이집트, 고전 그리스와 로마, 유럽 중세로부터 시작해 현대의 피카소나 제임스 조이스, 베케트, 이오네스코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고대를 논하다가 현대의 이데올로기 가운데 위장되어 있는 고대신화를 실감나게 파헤치기도 한다. 엘리아데 신화론의 구조 자체는 쉬운 것이 아니지만 이 책은 현대인들이 갖는 관심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친근하다.

이 책에서는 신화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우리가 바로 그런 신화 속에 살고 있음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엘리아데는 살아 있는 신화가 아직도 현대인에게 행위의 모델이 되고,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전통사회의 신화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는 일이 인간의 역사 단계를 밝히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인간, 그리고 삶이 초자연적 기원에 뿌리를 둔 역사라는 것을 밝힌다.

현대인과 신화

그런 점을 폭넓게 밝히기 위하여 엘리아데가 이 책에서 사용한 방법은 고대적 인간과 현대인을 끊임없이 대조시키는 것이다. 고대적,전근대적,전통적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미개사회를 말한다. 따라서 이들은 철학이나 신앙을 표현하는 논리적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상징이나 신화, 의례를 통해서 보면 그들도 복잡한 체계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고대인은 우주의 리듬과 일체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현대인과 다를 뿐이다.

그러니까 자기를 과거 역사에 의해 형성된 역사적 존재라는 측면에서 보면 고대인이나 현대인이나 똑같겠지만, 고대인에게는 신화가 살아 있는 신성한 역사로서 의례에 따라 다시 체험되고 영원히 반복되는 데 반해 현대인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고 일회기적이라는 특색이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자 사이에는 공통적인 면이 있다. 따라서 이 책의 후반부에서 현대인의 심성 가운데 신화적 사고가 위장과 변용된 상태로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을 유의해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시원의 지복에 대한 동경이 프로이트의 심리학이나 마르크스주의에 내재한다고 보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오늘의 세계에서 신화적 사고의 잔존을 탐구한 점은 이 책의 특징이며 엘리아데의 독창성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그는 기억과 망각에 관련된 신화적 관념, 우주 창조, 종말론 등 수많은 주제를 망라하였으나 신화의 기능에서 보편적 흐름을 보려고 하였다. 특히 가혹한 역사적 중압 아래 있는 인간 사회일수록 문화적 배경을 넘는 인간성에 뿌리를 내린 신화적 사고가 꿈틀거린다.

엘리아데를 우리나라에 소개하다

옮긴이 이은봉은 3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엘리아데를 처음 알리기 시작한 학자이다. 『종교형태론』을 시작으로, 『성과 속』 『신화와 현실』 『종교학 입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이는 이렇게 말한다. “종교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엘리아데가 소개되어 있었지만 우리 학계에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던 시절에 주저인 『종교형태론』을 번역해내고자 한 것은 어느 정도 사명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로써 엘리아데의 저서가 우리나라에 구체적으로 소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엘리아데의 주요 저서들이 대부분 번역, 출간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이제 엘리아데에 대한 나의 갈증은 그런 대로 푼 셈이다. 처음 엘리아데를 접했을 때는 산같이 느껴졌지만 지금은 친구처럼 느껴지며 때로 친구에게 하듯이 질문도 생겨난다. 이제 그의 속을 상당히 알아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