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조선시대사 이해 (독서)/5.조선역사문화

쏭내관의 재미있는 왕릉 기행 - 왕릉에서 조선의 임금을 만나다 (2011)

동방박사님 2024. 1. 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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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풍 장소로, 데이트 장소로, 또 휴식을 위한 산책 장소로 조선왕릉은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곳. 그런데 이처럼 너무 친숙한 탓인지, 왕릉의 가치와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조선왕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을 만큼 그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정작 우리보다도 세계가 인정해주는 조선왕릉이다. 조선왕릉은 구조와 형세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그 안에 잠들어 있는 임금들의 애환과 역사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느낄 때 비로소 조선왕릉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왕릉 답사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라는 큰 물줄기 안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보존하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으로서 조선왕릉을 조명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뛰어난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왕릉의 전경. 그런데 왕릉에 가면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하나 있다. ‘정말 무덤 안에 임금의 시신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이다. 이 같은 궁금증을 위해 이 책의 1부에서는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조선왕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특히 임금 승하 후 국상 기간 동안 일어나는 전 과정을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독자들이 생생하게 임금의 국상을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이 밖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조선왕릉만의 가치, 능의 종류와 형식, 임금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봉분 내부의 석실 조성 과정 등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 개국부터 대한제국기까지 519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즉,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마지막 황제 순종의 유릉까지 27대 임금들의 역사가 각각 하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소설처럼 연결되어 펼쳐진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조선왕조의 역사와 애환, 왕릉에 잠들어 있는 역대 임금들의 희로애락을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 속에서 폭넓은 시야로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쏭내관과 함께 조선의 왕을 만나다

1부 ― 쏭내관의 재미있는 왕릉 이야기
1. 세계가 감탄하는 조선왕릉 - 조선왕릉의 가치
2. 조선왕릉은 어떻게 설계되었을까? - 조선왕릉의 구조
3. 봉분 안에는 지금도 돌아가신 임금이 있을까? - 왕릉의 종류와 비밀
4. 임금의 승하부터 부묘까지 - 임금의 국상과정

2부 ― 조선 전기 왕릉
제1대. 태조|건원릉 - 조선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다
제2대. 정종|후릉 - 오랜 세월 방치된 처량한 임금의 능
제3대. 태종|헌릉 - 왕권강화의 상징
제4대. 세종|영릉 - 정치9단 세종, 문화강국 조선을 만들다
제5대. 문종|현릉 - 50년 만에 부인과 재회한 임금
제6대. 단종|장릉 - 어린 임금의 한이 맺히다
제7대. 세조|광릉 - 최초의 동원이강릉
제8대. 예종|창릉 - 뜻을 피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지다
제9대. 성종|선릉 - 세력의 균형을 꿈꾸다
제10대. 연산군|연산군묘 - 묘호가 없는 임금의 묘
제11대. 중종|정릉 - 신하들에게 휘둘린 임금
제12대. 인종|효릉 - 하늘이 내린 성군
제13대. 명종|강릉 - 문정왕후의 치마폭에 휩싸인 임금

3부 ― 조선 후기 왕릉
제14대. 선조|목릉 - 후궁 소생의 첫임금
제15대. 광해군|광해군묘 - 왕이 되지 못한 왕
제16대. 인조|장릉 - 명분 약한 반정의 주인공
제17대. 효종|영릉 - 청나라에 대한 복수를 불사르다
제18대. 현종|숭릉 - 큰 사건사고가 가장 없었던 시대
제19대. 숙종|명릉 - 환국을 통해 강해진 왕권의 시대
제20대. 경종|의릉 - 장희빈의 아들, 임금이 되다
제21대. 영조|원릉 - 비극이 많았던 애민군주
제22대. 정조|건릉 - 조선의 희망이 되었던 문화군주
제23대. 순조|인릉 - 망국의 기운이 감돌다
제24대. 헌종|경릉 - 어린 임금의 수난
제25대. 철종|예릉 - 농사꾼에서 임금이 되다
제26대. 고종|홍릉 - 대한제국의 제1황제
제27대. 순종|유릉 - 마지막황제

나오는 말
부록 | 조선왕릉 위치도

저자 소개 

저 : 송용진
 
1999년부터 궁궐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 우리 궁궐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책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 기행』(2005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을 시작으로 『쏭내관의 재미있는 박물관 기행』(2009년 우수교양도서), 『쏭내관의 재미있는 왕릉 기행』, 『쏭내관의 재미있는 한국사 기행』, 『쏭내관의 재미있는 세계사 기행』 등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기행 시리즈와 덴마크의 역사...

책 속으로

임금의 승하는 차기 임금에게 바통을 물려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매우 큰 위기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왕세자는 난생처음 국왕으로서의 일을 시작하죠. 아무리 왕세자가 똑똑하다 할지라도 국왕이 된 후 약 1년간은 크고 작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은 죽어서도 바로 궁궐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보통 5개월 동안 궁궐 안에 안치되는 것이죠.

임금의 시신이 궁궐 안에 있다는 것은 차기 왕에게 정치적 보호막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정치적인 안정만을 위해 5개월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금이 묻힐 왕릉의 조성기간이 약 5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수천 명이 동원되어도 왕릉 공사에 최소한 5개월 이상의 조성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니 돌아가신 임금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궁궐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임금의 국상 과정’ 중에서
석회혼합물(모래, 황토, 고운모래를 느릅나무 삶은 물과 반죽한 혼합물로 옛날엔 삼물이라 하였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압축 강도가 강해져 나중에는 콘크리트 이상의 강도가 생깁니다. 이 석회로 관 주변을 에워싸고 그 위에 숯가루까지 덮습니다.

석회혼합물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견고해지면서 동시에 외부로부터 공기를 차단시킵니다. 공기가 통하지 않으니 관 안의 미생물은 더 이상 번식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해충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숯가루까지 덮으니 무덤 속 시신은 미라 형태로 보존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미라는 모두 조선시대의 것이고, 그 미라는 석회층이 둘러쌓여 있는 회격묘 형태에서 발굴된 것이라고 합니다.
--- ‘왕릉의 종류와 비밀’ 중에서
태종 이방원은 신덕왕후 옆에 묻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따르지 않고 지금의 검암산 기슭에 능을 조성함으로써 둘 사이를 갈라놓고 맙니다. 그리고 그의 복수는 계속됩니다. 이방원은 도성 안에 있던 신덕왕후의 정릉을 도성 북쪽으로 옮깁니다. 이성계가 정성껏 조성한 병풍석 등의 봉분 주변 석재들은 옮기지 않고 매우 초라하게 조성을 하게 되죠. 이곳이 바로 지금의 성북구 정릉동입니다. 그래서 그 뒤 서울에는 두 개의 정릉동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덕수궁 주변의 옛 정릉동은 현재 ‘정동’이라 부름).

신덕왕후에 대한 태종 이방원의 복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어머니였던 신덕왕후 묘의 석재를 사용해 돌다리를 만들고 그것을 백성들이 밟고 지나가게 한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의 청계천 광통교에 가보면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도심 속 돌다리 하나에 600년 전 어지러운 정치 상황과 한 임금의 복수극이 그대로 배어 있지요. 그래도 이방원은 이성계의 뜻대로 아버지 고향에서 갈대를 옮겨와 봉분에 심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건원릉은 잔디가 아닌 갈대로 덮여 있습니다.
--- ‘건원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