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회학 연구 (독서)/7.언론미디어

감춰진 언론의 진실 (2023) - 경제학으로 읽는 뉴스 미디어

동방박사님 2024. 2. 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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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려한 이면에 감춰져 있던 언론의 본색
참언론과 기레기의 근원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통찰
언론을 접하며 울고 웃었던 모두를 위한 지침서


사람들이 보려는 진실과 언론이 전하는 진실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다. 양쪽 모두 저마다의 확증편향은 이념에 따라, 뉴스를 주고받는 처지에 따라 상반된 기대를 낳고, 이는 다시 언론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경제학의 시선은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과는 동떨어진 언론의 본모습을 다채롭게 드러낸다. 참과 거짓이 뒤섞인 뉴스의 바다에서는 ‘나침반’의 구실도 한다.

한국은 지구촌 어디에 비교해도 언론의 신뢰도가 부끄러울 만큼 낮다. 너나 할 것 없이 ‘언론의 위기’를 말하지만, 그 위기는 언론의 행태에서만 비롯된 게 아니다. 그 근본 원인은 언론을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뉴스 시장의 ‘경제적 환경’ 변화다. 그만큼, 언론의 위기를 이해하는 데는 경제학의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언론에 대한 저마다의 기대를 잠시 접고, 언론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냉정한 분석과 진단을 접해보자. 지구촌 경제학자들의 뛰어난 통찰들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공론(公論)과 숙의(熟議)를 자극해 위기의 한국 언론을 되살리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목차

서문|잃어버린 진실을 찾아, 경제학으로 언론 이해하기

제1장|멀고도 가까운 이웃, 경제학과 언론
1.1. 인간과 사회의 선택에 관한 학문, 경제학|1.2. 경제학과 언론학의 차이|1.3. 뉴스 미디어 정치경제학의 부상|1.4. 한국 사회와 뉴스 미디어 정치경제학

제2장|뉴스 시장과 뉴스 시장의 주인공들
2.1. 뉴스의 기준은 뉴스 소비자|2.2. 뉴스 공급자의 숙명과 한계|2.3. 뉴스 시장의 구조와 주요 현상

제3장|뉴스 시장의 발전과 저널리즘의 변천
3.1. ‘정보 민주화’의 나선형 진화|3.2. 대중 미디어 시대와 저널리즘의 탄생|3.3. 정보통신기술 혁명과 뉴스 시장의 지각변동

제4장|민주주의를 위한 뉴스 미디어의 역할
4.1. 뉴스 미디어의 구실에 관한 경제학 연구의 특징|4.2. ‘더 많은 정보’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유익한가?|4.3. 미디어의 편향은 민주주의에 정말 유해한가?|4.4. 뉴스 소비가 ‘선거’와 ‘정치적 책무’에 미치는 영향

제5장|벗어날 수 없는 굴레, 미디어 편향
5.1. 미디어 편향이란?|5.2. 미디어 편향은 왜 생겨날까?|5.3.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른 뉴스 소비자의 편향

제6장|뉴스 품질의 ‘내로남불’과 객관적 기준
6.1. 평범한 사람들의 뉴스 품질 인식|6.2. 뉴스 품질에 대한 경제학적 이해|6.3. 편향과 품질로 차별화 경쟁을 하는 뉴스 미디어

제7장|자유롭게 경쟁하는 언론은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까?
7.1. 뉴스 시장의 딜레마 -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7.2. 미디어 편향에 관한 경쟁의 효과

제8장|편견 없는 보도는 ‘신화’, 예외 없는 ‘미디어 편향’
8.1. ‘의견’과 ‘사실 보도’를 구분한다 해도 여전한 정파성|8.2. 미디어 편향을 낳는 주역|8.3. 언론 전반의 편향과 ‘기울어진 운동장’|8.4. 언론의 경쟁이 미디어 편향에 끼친 영향|8.5 미디어 편향이 뉴스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8.6. 경제학자들은 미디어 편향을 어떻게 측정할까

제9장|포획되는 미디어, 권력이 되는 미디어
9.1. 미디어 포획의 경제학 이론|9.2. 디지털 시대, 독이 된 경쟁|9.3. 두 얼굴의 광고주|9.4. 미디어 권력|9.5. 여론 다양성을 위한 정책

제10장|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미디어 포획
10.1. 정치권력과 정부의 미디어 포획|10.2. 광고주에 의한 뉴스의 왜곡|10.3. 미디어 포획의 ‘수요’와 ‘공급’|10.4. 미디어 포획에 따른 영향

제11장|디지털 시대와 뉴스 미디어
11.1.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전통 미디어의 위기|11.2. 디지털 미디어와 소비자의 편향|11.3. 일상의 삶에 파고든 소셜 미디어|11.4.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저자 소개

저 : 양상우
6만여 국민주주들이 뜻을 모아 창간한 한겨레신문의 사원 직선 대표이사를 두 차례(15·17대) 지냈다. 언론인의 길을 걸을 때도, 줄곧 학업과 연구의 끈을 놓지 않은 경제학자다.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로 미디어 정치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널리스트와 언론사 경영인으로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온 언론의 현실을 경제학에 접목하는 데 천착해 왔다. 디지털 시대에 언론이 권력과 자본 앞에 취약해지는 현상, 포털 뉴...

책 속으로

경제학은 순수한 경제 현상만이 아니라 사회와 인간의 선택에 관한 학문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초는 그들이 선택에 앞서 얻는 정보다. 따라서 선택에 관한 학문인 현대 경제학이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나 뉴스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더구나, 20세기 이후 산업과 시장의 위상을 분명하게 드러낸 언론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탐구하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 p.27~28, 「1.1. 인간과 사회의 선택에 관한 학문, 경제학」 중에서

한 언론학자는 “경제학이 미디어를 설명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미디어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을 설명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는 현대 경제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대답이다. 경제학도 미디어나 뉴스 그 자체의 본성을 이해하고 설명한다.
--- p.37, 「1.4. 한국 사회와 뉴스 미디어 정치경제학」 중에서

저널리즘의 탄생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다양한 저널리즘이 생겨나고 쇠퇴한 첫 번째 이유는 언제나 뉴스 미디어들이 마주한 경제적 환경 때문이었다. 정파적 저널리즘, 프로페셔널 저널리즘, 객관주의 저널리즘, 그리고 탐사 저널리즘에 이르기까지 모든 저널리즘의 명멸(明滅)은 변화한 뉴스 시장 여건에 적응한 뉴스 미디어들의 선택의 결과였다.
--- p.79~80, 「3.2. 대중 미디어 시대와 저널리즘의 탄생」 중에서

뉴스룸 인력의 감소는 근대 신문이 등장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 뉴스룸의 구성원인 저널리스트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저널리즘 자체의 운명도 예측 불가의 영역에 접어들었음을 뜻했다.
--- p.89, 「축소재생산의 악순환에 빠진 전통 미디어」 중에서

20세기의 전통 뉴스 미디어들이 21세기에도 살아남으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뉴스 시장의 경제적 동인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는 저널리즘에 관한 논의보다 더 근본적이다. ‘변치 않아야 할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저널리즘을 만들고 변화시키는 뉴스 시장의 ‘경제적 동인’에 관한 이해다.
--- p.96, 「3.3. 정보통신기술 혁명과 뉴스 시장의 지각변동」 중에서

올림픽 게임이 있던 해에는 없던 해에 비해 자연재해에 대한 미국 언론의 뉴스 보도가 감소했다.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재난이 텔레비전 뉴스에 보도되려면 동유럽에서 일어난 유사한 재난보다 약 50배 많은 사람이 사망해야 했다. 재난의 종류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가뭄이 화산 폭발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도되려면 화산 폭발에 비해 2000배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 p.118, 「미디어의 선정적 ‘뉴스 선택’과 그 영향」 중에서

“기자는 현존하는 사실 중 일부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뉴스 보도는 편향적이다. … (사람들이 저마다 수집한) 모든 정보는 선택 가능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 가운데 일부에 불과한 탓에 본질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 특정 데이터의 선택에는 (주관적) 가치 판단이 수반된다. 요컨대, 어떤 상황이나 사건들에 대한 순전히 객관적인 보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p.132, 「5.1. 미디어 편향이란?」 중에서

이 책의 독자들도 ‘자기 생각과 반대인 뉴스를 왜 보나? 스트레스만 받을 텐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독자들이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핀란드와 노르웨이에서는 ‘나의 관점과 같은 뉴스’를 선호한다는 사람들의 비율은 한국인의 4분의 1 수준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나의 관점과 다른 뉴스’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나의 관점과 같은 뉴스를 선호한다는 사람들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 p.149, 「5.3.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른 뉴스 소비자의 편향」 중에서

언론학에서 말하는 고품질 뉴스란 편견 없이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인)이 있을 때 가능하다.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려는 사려 깊은 뉴스 소비자가 있다면 더욱 좋다. 때문에 뉴스 품질에 관한 언론학의 논의는 항상 이상적인 뉴스 공급자와 소비자의 구체적 실천 규범을 제시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러나 당위와 현실 사이엔 언제나 큰 괴리가 있다. 경제학은 이런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먼저 이해하려 한다. 언론(인)에 관해서도 이상(理想)보다는 언론이 그들의 생업(生業)이라는 현실에 천착한다. 뉴스 미디어 기업은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저널리스트도 미디어 기업의 경제적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 p.167, 「6.2. 뉴스 품질에 대한 경제학적 이해」 중에서

뉴스 소비자들은 자신의 편향에 부합하는 뉴스 미디어가 적을수록 자신의 편향을 반영하는 뉴스에 대한 갈증이 커진다. 따라서 갈증을 해결해 줄 대체재가 등장하면 대체재 소비도 그만큼 증가한다. 민주, 공화 양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엇비슷한데도 주요 언론 대부분이 친민주당 편향을 보이는 미국에서, 친공화당 편향의 정보나 의견과 가짜 뉴스가 소셜 미디어 등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같은 이치다.
--- p.225, 「8.2. 미디어 편향을 낳는 주역」 중에서

뉴스 미디어가 부유층에 포획되면 그 나라의 공공재 투자는 더 적어져 소득 재분배는 저조해지고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한다. … 이에 대해 페트로바는 민주주의 국가의 부유층이 미디어를 포획해 증세와 공공재 투자 등 소득 재분배 정책이 채택되지 않는 쪽으로 여론과 선거 등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p.265, 「9.1. 미디어 포획의 경제학 이론」 중에서

뉴스 미디어가 광고를 통해 수입을 얻게 되면, 광고주 관련 기사에 대한 ‘자기 검열’이 일어날 수 있다. 자기 검열로 인해 광고주들에 부정적인 뉴스는 ‘과소 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이윤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 p.281, 「9.3. 두 얼굴의 광고주」 중에서

경제학자 맥밀란과 조이도는 페루의 후지모리 집권(1990년) 뒤 비밀경찰의 수장에 오른 몬테시노스가 언론과 사법부, 정치인들을 뇌물로 포섭해 민주주의 시스템을 무너뜨린 일화를 면밀히 연구했다. 이에 따르면, 한 TV 채널 소유주에게 건넨 뇌물은 판사나 정치인에게 준 뇌물의 100배였고, TV 채널 한곳에 제공된 뇌물은 야당 정치인들 모두에게 준 뇌물보다 다섯 배나 많았다. … 건넨 돈의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집권 세력에게 우호적인 미디어의 중요성은 다른 요인들의 그것을 압도했다.
--- p.303, 「10.1. 정치권력과 정부의 미디어 포획」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가 성공한다고 해도 … 광고 수입의 감소와 맞물린 구독 수입의 증가는 (미디어의) 정파적 편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구독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면 광고주에 기인하는 상업적 편향은 감소하지만, (구독자들의 영향으로) 정파적 편향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래, 구독에 기반하는 많은 유튜브 방송들이 매우 정파적인 현실은 이런 지적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 p.333, 「11.1.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전통 미디어의 위기」 중에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가짜 뉴스의 소비는 통념만큼 심각하지 않았으며, 가짜 뉴스 하나가 ‘텔레비전 선거 광고’ 한 편만큼 설득력이 있었다고 가정해도 그 영향력은 트럼프가 승리한 핵심 경합주(州)들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의 지지율 차이보다 작았다.
--- p.351, 「11.3. 일상의 삶에 파고든 소셜 미디어」 중에서

비록 인공지능이 독자적인 저널리스트의 구실을 하지 않더라도, 일선 언론사 경영자들과 저널리스트들이 기대하듯 뉴스 품질을 비약적으로 제고할 가능성은 크다. 인간의 부주의와 편견 등 인간적 한계, 그리고 시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데 분명히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멀지 않은 미래에 디지털 시대에 추락한 콘텐츠 품질을 다시 끌어올릴 수단이 될지는 주목할 만하다.
--- p.360, 「11.4.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중에서

출판사 리뷰

특종 기자와 신문사 CEO였던 경제학자가 소개하는 언론에 관한 치밀한 해석과 생생한 실례

이 책은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견해와 학문적 성과를 모아 소개하는 책으로는 국내 최초다. 언론에 관한 경제학은 경제학에서 뒤늦게 등장한 분야다. 특히 한국에서는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모르고 지냈던,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연구들은 흥미롭고 유익하다. 언론학의 연구나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언론의 본성이나 실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언론에 관한 그간의 잘못된 통념들도 효과적으로 깨우쳐준다.

언론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언론과 언론 현상에 관한 서로의 견해와 연구를 공유하며 교류하는 서구에 비하면, 한국의 사정은 많이 다르다. 일선 기자와 언론사 경영자, 그리고 경제학자로서 살아온 저자는 한국의 이런 현실을 타개하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언론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

언론을 ‘정치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수긍할 수 있어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쉽게 와 닿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 경제학의 궁극적 탐구 대상이 ‘인간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제학은 경제활동을 위한 ‘인간의 선택’뿐만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선택 전반으로 탐구 대상을 넓혀왔다. 개인과 사회의 정치적 선택을 다룬 민주주의에 관한 경제학 이론이 나온 지도 이미 반세기 전이다. 민주주의에 관한 경제학 이론이 유익했다면, 경제학의 ‘렌즈’로 언론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스트와 뉴스 미디어는 만들어 보도할 뉴스를 선택하고, 뉴스 소비자는 보고 들을 신문과 방송을 선택한다. 또 뉴스 소비자들은 뉴스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할 상품과 용역을 선택하고, 선거에 나선 후보나 정당을 선택한다. ‘언론을 경제학으로 이해한다’는 말은, 뉴스의 생산과 공급, 소비의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선택’과 그 영향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뉴스의 공급과 소비 행위는 물론, 뉴스 소비에 따른 정치사회적 영향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학자나 연구자들은 물론 언론인과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전달한다. 경제학자들의 치밀한 이론들과 생생한 실증적 연구 사례들을 접하다 보면, 무릎을 치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이상이 아닌 현실에 착목하는 경제학, 뉴스 소비자들과 저널리스트들을 잇는 가교가 되다

뉴스 소비자와 저널리스트 사이에는 깊고 넓은 강이 흐른다. 뉴스 소비자들은 ‘저널리스트들이 편향 없는 진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저널리스트들은 ‘뉴스 소비자들이 편향 없이 진실을 원할 것’이라고 상정한다. 뉴스 소비자나 저널리스트 모두 일상의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도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진보주의자들이 바라는 ‘사회 진보’에 복무해야 할 언론과, 보수주의자들이 기대하는 ‘보수의 가치’를 옹호하는 언론 사이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념에 따라, 혹은 뉴스를 주고받는 처지에 따라 갖게 되는 이런 상반된 기대는 언론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가로막는다.

그러나 언론에 관한 경제학의 관점은 탈규범적이고 가치중립적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접하는 진영 논리에서도 벗어나 있다. 그런 까닭에, 언론에 관한 경제학은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과 뉴스를 소비하는 청중들이 지닌 ‘양면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동시에 ‘하나의 뉴스’를 놓고도 평가가 엇갈리는 보수와 진보는 물론,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 모습을 서로에게 기대하는 저널리스트와 청중의 본색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사물을 올바로 보려면, 자신의 선입견을 먼저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언론에 관한 ‘객관적 진실’을 보려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진보나 보수, 전통 미디어나 뉴미디어, 뉴스 소비자나 뉴스 공급자, 그 어느 하나에 기반한 규범이나 가치관이 아니라, 모두의 사정과 처지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며 뉴스 시장과 저널리즘에 관한 경제학의 유용성에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언론학과 경제학을 아우르는 사례연구와 다채로운 예시!일선 기자에서 언론사 경영자는 물론, 뉴스를 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진실을 보려거든 견해를 갖지 말라.” _ 선(禪) 사상,
“언론은 선과 악의 기이한 혼합체이다.” _ 알렉시 드 토크빌

이 책의 저자는 국내에 소개하는 이 분야의 첫 책인 만큼 누구든 관심이나 의지만 있으면 사전 지식 없이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서적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책에서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수학적 논증이나 전문적 용어를 최대한 배제한 이유다. (단,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곳마다 〈한 걸음 더〉 코너를 뒀다.) 또한 이 책에서는 서문부터 마지막 장까지, 언론에 관한 대표적 화두들을 제시하고 이를 경제학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제1장| “어떤 의견 표명을 침묵시키는 것은 현재의 인류뿐만 아니라 미래의 세대까지 강탈하는 것이다.” _ 존 스튜어트 밀
제2장|“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기를 원한다.” _ 아리스토텔레스
제3장|“저널리즘은 지성이자 문명 그 자체다.”_ 오노레 드 발자크
제4장|“민주주의는 오직 시민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_ 허버트 간스
제5장|“뉴스 미디어의 편견 없는 보도는 ‘현실’이 아니라 ‘신화’였다.” _ 매튜 젠츠코우
제6장|“나의 기레기는 누군가에겐 ‘참언론’이고, 나의 ‘참언론’은 누군가에겐 기레기”이다. _ 강준만
제7장|“진리와 거짓이 다투게 하라. 자유롭게 개방된 대결에서 진실이 진 것을 본 적이 있는가?” _ 존 밀턴
“환한 대낮에 있지도 않았던 것에 대한 신문들의 끔찍한 추측과 거짓을 40년간 경험하며, 나는 신문들이 읽을 가치도, 주목할 가치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_ 토머스 제퍼슨
제8장|“언론은 중립적이지도 않고, 중립적일 수도 없으며, 그걸 기대해서도 안 된다.” _ 한스 로슬링
제9장|“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 살 것이다.” _ 김수환 추기경
제10장|“2016년 세계 인구의 45%가 ‘자유롭지 않은 언론 환경’에 살고 있는 반면, 전 세계 인구 여덟 명 가운데 한 명만이 언론이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있다.” _ 프리덤 하우스
제11장|“우리는, … 뉴스의 역사에서 최고와 최악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_ 라스무스 닐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