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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의 시간 (2007) -유럽, 미국, 동북아 도시사 연구 현황과 전망

동방박사님 2024. 3. 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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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간 속의 시간』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한국, 중국, 일본에서의 도시사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이들 국가에서 진행해 온 도시사 연구의 특성이 무엇인지, 최근의 주요 동향이 무엇인지를 사학사적 측면에서 점검하고 앞으로 도시사 연구의 방향에 대해 전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지난 2년간 수행한 국내외 주요 국가에서의 도시사 연구 현황에 대한 토론과 2007년 1월 고려대에서 실시한 특강 내용들을 기초로 쓰인 논문들을 일부 수정 첨삭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도시사는 서구 주요 국가들에서는 20세기 중반 이래 중요한 학문 영역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지만 우리 학계에서는 도시사란 생소한 영역이거나 기껏해야 특정 도시의 기원, 성장, 변화를 다루는 도시발달사나 공간의 변천사쯤으로 치부되어왔다. 이 책에서 도시사가들은 지금껏 역사학이 시간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간과한 공간적 차원을 중시하면서 공간 속의 배어 있는 시간의 숨결들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 도시사연구회
2005년 가을 한국사·동양사·서양사 분야의 도시사 전공 신진연구자들과 도시사에 관심을 가진 중진연구자들이 정보교환과 공동연구를 위해 구성한 연구단체이다. 도시사 연구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해외 주요 도시사 연구소 및 연구그룹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있다. 한국도시사학회 창립을 준비 중이다.
 
저자소개
강일휴: 고려대 박사. 수원대 사학과 교수이다. 김경현: 런던대 박사. 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이다. 김백영: 서울대 박사.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민유기: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박사.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이다. 박진빈: 펜실베니아대 박사. 경희대 사학과 조교수이다. 박진한: 교토대 박사. 인천대 일어일문학과 전임강사 배영수: 하버드대 박사.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이다. 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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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의 시간’은 크게 4부 12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유럽에서의 도시사 연구 현황과 전망으로 고대도시, 중세도시, 근현대 도시에 대한 영국, 프랑스, 독일의 연구들을 정리한 것이다.

1장은 고려대 역사학연구소 김경현 연구교수의 글로 브리튼의 고대도시에 대한 전통적 견해와 수정주의적 견해를 소개한다. 브리튼의 고대도시들이 로마화 과정에서 식민도시로서 등장했다는 견해는 전적으로 부정되지는 않더라도 일정 부분 수정되어야 함을, 즉 고대도시의 기원과 건설에 로마의 식민도시 건설과 직접적으로 관계 맺지 않는 독자적이고 다양한 흐름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문화전이를 상정하고 있는 브리튼 고대도시의 로마적 기원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도시사의 구체적 연구가 역사학의 일반화된 전통적 견해들을 재검토하게 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韓國史學報』19호 (2005년 3월)에 발표된 「브리튼에서의 로마화 -로마도시의 기원과 건설을 중심으로-」를 일부 수정한 것이다.

2장은 수원대 사학과의 강일휴 교수의 글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중세도시의 개념, 다양한 기원, 성격 등에 대한 기존 연구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중세도시에 대한 도식화된 이해와 해석을 벗어나 다양성과 유연적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가 정식화한 도시와 농촌의 대립이라는 도식적 테제는 ‘도시와 농촌의 공생’이란 역사적 경험 속에서 재고찰되어야 함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강일휴 교수님은 우리 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중세도시에 관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해 오신 터라 행간에서 학문적 깊이와 중세도시에 대한 성찰적 힘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史叢』65호 (2007년 9월)에 실린 「서양 중세 도시사연구의 시각과 쟁점 -프랑스를 중심으로」를 일부 수정한 것이다.

3장은 연세대 사학과 설혜심 교수의 글로 중세 말 근대 초 도시의 쇠퇴에 대한 영국 도시사학계의 논쟁을 소개하며 영국의 대표적 온천도시 바스의 사례를 1차 사료에 기초해 실증적으로 분석하며 수정주의적 입장을 옹호한다. 즉, 16세기 중엽 소위 튜더 중기의 위기 이후 영국의 모든 도시들이 쇠퇴하여갔다는 전통적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3장에서는 중세 말의 위기를 맞아 서비스를 도시의 주산업으로 내세워 생존 내지는 부흥을 꾀한 대표적 도시로 바스의 변화가 명확히 드러난다. 중세 말 근대 초 위기에 직면한 많은 도시가 생존을 위해 구조적 탈바꿈을 모색해 나갔음에 주목하는 이 글은 오늘과 내일의 도시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시사 연구가 여러 실천적 가능성을 제공해줄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1999년에 나온 『영국연구』 3호에 게재된 논문 「중세 말 근대 초 도시의 쇠퇴?바스시를 통해 다시 검토하는 영국 도시사의 쟁점」을 일부 첨삭한 것이다.

4장은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선임연구원 민유기가 쓴 글로 20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의 근현대 도시사 연구의 경향, 주로 18세기부터 20세기 전반 시기의 도시사회와 도시문화에 관련된 도시사 연구가 어떻게 수행되어왔는가를 소개한다. 1960년대 말과 70년대 초에 사회경제사적 위기와 더불어 사회사 대안으로 제시된 도시사 연구의 성과물들, 문화사적 혹은 역사인류학적 도시사 연구의 등장배경과 주요 성과물들을 프랑스 역사학계의 일반적 동향과 함께 서술하고 있다. 또한 최근 프랑스에서 주목받는 도시사의 주요 주제들을 언급하면서 도시 이미지나 정체성에 대한 연구, 환경생태사적 도시사 연구가 보다 활성화될 것임을 전망한다. 『史叢』65호 (2007년 9월)에 게재된 논문 「프랑스 근현대 도시사연구의 발전과정과 특성」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5장은 연세대 사학과 강사 최용찬의 글로 가장 최근 독일에서의 도시사 연구 현황을 다룬다. ‘도시의 쇠락’과 ‘도시 르네상스’ 담론을 소개한 이후에 독일에서 사회사적 도시사 연구가 문화사적 도시사 연구로 중심이동하고 있음을 진단하고 있다. 또한 도시를 하나의 매체로 간주하며 매체사적 시각에서 도시공간을 분석하는 경향, 환경사적 시각에서 도시공간을 분석하는 경향, 2000년 이후 새롭게 구성된 도시사연구소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연구 흐름을 보이지만 통일 이후 도시환경의 재조성 열기, 문화 창의산업에 대한 관심 같은 독일적 상황이 도시문화사, 환경사적 도시사 연구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제2부는 미국에서의 도시사 연구에 관한 두 개의 글을 싣고 있다.
6장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배영수 교수의 글로 앙리 르페브르, 마뉴엘 카스텔, 데이비드 하비 등 20세기 중후반 도시사회학자나 역사지리학자들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제시를 소개하며, 이런 공간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수용하면서 발전해 온 도시사 연구가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공간에 대한 이해임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시사 연구가 공간이 어떻게 그 물리적 속성을 통해서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고 혹은 저해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1995년에 나온 『서양사연구』 17호에 실린 논문 「도시사의 최근 동향·역사의 공간적 차원」을 일부 수정한 글이다. 우리 학계에서 최초로 근현대 도시사 연구에 대한 이론적 방법론적 소개를 했던 논문으로 도시사연구회 모임에 적극적인 신진 연구자들은 모두 이 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10여 년 전에 발표된 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주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7장은 경희대 사학과 교수 박진빈이 쓴 것으로 미국에서 도시사가 어떻게 시작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는가를 고찰한다. 특히 식민지 시대, 건국에서 내전까지, 19세기 말부터 2차대전까지, 2차대전 이후 시기 등 네 시기로 구분하여 시기별로 어떤 주제들이 도시사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는가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미국 도시사의 특징은 미국사 일반의 전개과정이 보여준 특성 등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여러 국가에서의 도시사 연구와 마찬가지로 도시사회의 각종 갈등과 도시문화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이민, 인종문제, 교외화, 지역사적 도시사 등 미국 도시사 분야에서 특히 발달한 연구 주제들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는 글이다. 『史叢』64호 (2007년 3월)에 게재된 논문 「미국 도시사 연구의 특성과 논점」을 일부 첨삭한 것이다.

제3부는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 한국, 중국, 일본에서의 도시사 연구 현황에 관한 글들이다.
8장은 민유기의 글로 서울정도 600주년 이후 현재까지, 즉 약 10여 년 동안 하나둘씩 축적되고 있는 도시사 연구 성과물들을 서울과 개항장을 비롯한 지방도시로 구분하여 비평하고 있다. 한국의 도시사 연구가 걸음마 수준이라고 진단하는 이 글은 우리 학계에 도시사 연구가 크게 발달하지 못한 원인을 제시하고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집중된 기존 도시사 관련 연구들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동시에 아쉬운 점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도시사 연구의 활성화를 바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조건들을 제시한다. 『史叢』64호 (2007년 3월)에 게재된 논문 「한국 도시사 연구에 대한 비평과 전망」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9장은 천진사회과학원 연구교수 유해암과 켄터키대학 사학과 교수 스테이플턴(K. Stapleton)이 함께 쓴 글로 잡지와 저작권 계약을 통해 한국어 번역 권리를 얻었다. 이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에서 수행된 중국 도시사 연구들 가운데 청 말기에서 현대까지의 도시에 대한 일반적 연구 경향과 주요 성과들이 체계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특히 지역 혹은 구역 도시사와 도시망, 도시의 유형, 도시사회와 문화, 새로운 정치적 공적 공간의 근거지로서의 도시에 대한 연구 동향이 잘 드러난다.

10장은 인천대 일어일문과 박진한 전임강사가 쓴 글로 일본의 전국시대 말기부터 근세 초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성곽도시인 ‘조카마치(城下町)’를 중심으로 공간구조, 주체, 사회적 문화적 환경 등을 고찰한다. 조카마치에 대한 기존 연구 경향들을 독자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앞으로 근세 도시사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6세기 후반 전국시대라는 당시 일본의 정치·사회적 발전 단계에 조응하면서 만들어진 도시였던 조카마치는 일본이 조선과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던 시기에 건설되었으며, 이러한 독자성은 비단 도시건설에서뿐만 아니라 일본문화 전반에 걸친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었다. 2007년에 나온 『東方學志』139호에 게재된「일본 근세 도시사 연구의 전개와 과제」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제4부는 비교도시사 연구를 위한 이론적 검토와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비교도시사 연구의 현황을 고찰한다.
11장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김백영의 글로 식민지 도시의 비교사적 연구를 위한 이론과 방법론을 도출해낸다. 식민도시를 연구하는 역사사회학자인 저자는 근대화론, 세계체제론, 탈근대론, 공간사회학의 논의 등을 망라하는 기존의 식민도시 연구 경향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이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 건설한 주요 도시들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소개하면서 식민권력이 도시공간을 매개로 전개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지배양상들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식민도시 연구에 유용한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한다. 2006년에 나온 『사회와 역사』72집에 실린 「식민지 도시성에 대한 이론적 탐색: 공간사회학적 문제설정」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12장은 민유기와 박진빈이 공동으로 쓴 글로 비교도시사 연구의 중요성과 필요성,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비교도시사 연구의 현황을 다룬다. 프랑스에서 최근에 나온 유럽도시사에 대한 연구 성과는 유럽통합의 진전 속에 유럽 각국의 국민국가적 정체성과는 다른 유럽 지역 차원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비교도시사를 통해 가능함을 보여준다. 유럽의 도시들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공간으로 기능했음을 밝히면서 사회적 문화적 유럽의 오늘과 내일을 어제와 연결시킨다. 미국에서의 비교도시사는 한편으로는 남부도시, 서부도시 등 지역사적 특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수행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사적 시각에서 수행되고 있다. 비교도시사 연구는 지구지역화(Glocalization) 흐름 속에서 민족사 위주의 역사학이 간과하기 쉬운 국민국가 내부의 지역사적 측면, 국민국가 간의 광의의 지역공동체적 측면, 세계사적 측면에서의 역사서술과 연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2007년 3월에 발간된 『서양사론』92호에 실린 민유기와 박진빈의 프랑스와 미국의 최근 도시사 연구서에 대한 서평을 기초로 다시 쓰인 글이다.

출판사 리뷰

도시사 연구 총서를 발간하며
“도시는 시간의 저장고”이다. 인류문명은 도시로부터 기원하였으며, 민주주의는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싹을 틔웠다. 로마 역시 도시를 기반으로 정치적, 행정적, 군사적, 문화적 제국을 유지하였다. 로마제국의 몰락과 함께 쇠락한 서유럽의 도시들은 중세의 안정기에 다시 부흥하여 자본주의를 잉태했다. 중세도시는 봉건적 질서와 공존하면서도 정치적 자치를 유지하였고, 도시민 공동체의 삶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실천들을 수행했다. 또한 중세도시는 경제활동의 자유를 확립해 간 부르주아 계급을 탄생시켰고, 결국 “도시의 공기가 자유를 낳는다.”라는 말처럼 봉건적 체제를 무너뜨리는 장강의 시원지로 기능을 했다. 근대 절대왕정은 도시의 정치적 자치권을 약화시켰으나 도시로부터 유래한 자본주의가 성장하도록 도왔으며, 결국 도시의 힘은 시민혁명의 다양한 근원 가운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근대도시에서의 삶은 더욱더 치열해져 갔다. 생산과 소비의 근거지이자, 새로운 사상과 의사소통 행위의 중심지로서 근대도시는 권력, 자본, 시민이라는 다양한 행위주체들의 힘겨루기 속에서 사회적 문화적 삶의 방식들을 구성하고, 파괴하고, 재구성하기를 되풀이했다. 오늘날의 도시가 갖춘 사회적 공공 서비스와 문화적 공간들은 기나긴 역사 속에서 도시공간을 매개로 다양한 사회집단 간에 전개된 투쟁과 화해의 변증법적 성과물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도시가 내포한 여러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보다 바람직한 미래의 도시를 상상하고 구상하고 실천적으로 만들어가려면 도시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서구 주요국가에서 도시와 공간, 사회적 문화적 공동체의 환경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관심은 일찍이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발달한 도시학(Urban Studies)은 도시설계와 계획학, 도시공학, 건축공학, 토목공학 등 기능적 공간 조직과 관련된 공학적 차원보다 철학, 역사학, 인류학, 사회학, 지리학, 행정학, 문화학 등 인문적 사회과학적 차원의 접근을 중시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도시 공간과 환경에 대한 인문적 사회과학적 시각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론적 기초가 아직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도시 공간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즉 역사과정과 함께 형성되고 변화한다. 시공간의 차원은 동전의 양면이고, 양날의 칼과 같다. 역사적 맥락 속에서 도시공간이 파악될 때에 비로소 공간 형태를 만들어 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구조와 주체적 실천행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공간의 기호적, 상징적, 표상적 의미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도시사 연구의 목적이다. 도시사가들은 지금껏 역사학이 시간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간과한 공간적 차원을 중시하면서 공간 속의 배어 있는 시간의 숨결들에 천착하고자 한다. 도시사는 서구 주요 국가들에서는 20세기 중반 이래 중요한 학문 영역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우리 학계에서는 도시사란 생소한 영역이거나 기껏해야 특정 도시의 기원, 성장, 변화를 다루는 도시발달사나 공간의 변천사쯤으로 치부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도시사 연구자들은 도시사 연구의 저변 확대와 학문적 위상 확립을 위하여 ‘도시사 연구총서’를 발간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매년 한두 권씩 발간할 예정인 도시사 연구총서를 통해 우리 학계에 도시사의 학문적 중요성, 교육적 필요성, 사회적 적실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도시공간의 역사적 맥락을 기반으로 철학, 문학, 여러 사회과학 분야를 유기적으로 종합하는 ‘도시인문학’ 담론이 활성화되어 도시의 자치행정, 각종 인프라 망 구축, 도시사회운동, 참여와 연대를 기초로 한 공동체적 도시문화, 도시 공공미술 등과 관련된 여러 논의 속에 인문적 가치들이 녹아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