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인문교양 (독서)/2.에세이

불멸의 문장들 (2022)

동방박사님 2024. 4. 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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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자/로 활자 탐독 여행을 하면서 현대문학사 산문을 찾아 인터넷 오디오 방송을 즐겨하는 출판기획자 팟캐스터 윤작가의 새책 『불멸의 문장들』이 나왔다. 이미 지난 2021년 『느낌 그게 뭔데, 문장』에서 45편의 매력적인 산문 앤솔로지를 출판하였던 윤작가. 이번에도 32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살면서 글짓기반 교지반 신문반 방송반을 지도하던 열성과 감식안으로 48명의 작가 48편을 골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1898년부터 1956년 이전에 활자화되었던 현대사의 문장을 찾아 캐낸 보석 같은 매력적인 산문들 48편. 6개의 주제 -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느낌 있는 산문, 여행자의 기록, 우리말 사랑, 문단 이면사, 예술가의 첫사랑 - 속에 뽑아낸 48편의 문장과 작품의 탄생하는 과정을 추적하여,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활자 탐독 스토리를 녹여 평설로 흥미 있게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편집자는 단호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현대문학사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이 명예스럽게 기록될까?

목차

│밑│줄│치│기│ 문장수집자의 산문 컬렉션 _ 005

PART 1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방정환 │ 어린이 찬미 _ 017
나도향 │ 그믐달 _ 028
김소월 │ 팔벼개노래調조 _ 032
최서해 │ 면회 사절 _ 039
민태원 │ 청춘예찬 _ 046
노자영 │ 병상 오 년기 _ 052
심 훈 │ 조선의 영웅 _ 072
김진섭 │ 창 _ 077
이 상 │ 행복 _ 082
김교신 │ 나의 자전거 _ 090
이선희 │ 여인도 _ 094
정지용 │ 서왕록 _ 106
윤동주 │ 달을 쏘다 _ 115
오장환 │ 애서 취미 _ 120
현 덕 │ 살구꽃 _ 127
계용묵 │ 손 _ 134
김동석 │ 뚫어진 모자 _ 140
정인보 │ 마음의 절제 _ 145

PART 2 느낌은 그리움처럼, 아무튼 산문

이상재 │ 독립문 건설소 _ 153
권덕규 │ 가명인 두상에 일봉 _ 160
신채호 │ 실패자의 신성 _ 174
윤백남 │ 〈노라〉의 출현을 축하야 _ 180
윤심덕 │ 첫 무대를 밟고서 _ 186
송계월 │ 해아밀사 이준 씨 부인 이일정 여사 방문기 _ 191
고유섭 │ 만근의 골동수집 _ 203
이육사 │ 무희의 봄을 찾아서 : 박외선 양 방문기 _ 216
문일평 │ 조선 과물 예찬 _ 227
석주명 │ 조선 나비 이야기 _ 233
김남천 │ 가배 _ 244
이태준 │ 이성간 우정 _ 251
김 구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_ 259
김규식 │ 고 백범 김구 선생을 애도함 _ 265

PART 3 길 위의 인생, 여행자의 기록

나혜석 │ 백림의 그 새벽 - 이역의 신년, 새벽 _ 271
백신애 │ 나의 시베리아 방랑기 _ 277
한용운 │ 명사십리 _ 293
김사량 │ 연안망명기 - 산채담 _ 303
박인환 │ 미국에 사는 한국 이민자 - 그들의 생활과 의견 _ 314

PART 4 우리말 사랑

주시경 │ 한 나라말 _ 327
이윤재 │ 조선어사전 편찬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_ 332
문세영 │ 『조선어사전』 지은이 말씀 _ 341
정태진 │ 시골말을 캐어 모으자 _ 347

PART 5 문단 이면사

김우진 │ 조선말 없는 조선 문단에 일언 _ 359
현진건 │ 처녀작 〈희생화〉 발표 당시의 감상 _ 383
강처중 │ 발문 -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한 _ 388

PART 6 예술가의 첫사랑

안창호 │ 나의 아내 혜련에게 _ 395
백 석 │ 편지 _ 402
임 화 │ 내 애인의 면영 _ 410
변영로 │ 인생 애절의 회상 - 나의 애정 전반기 _ 416

맺음말

우리 시대 불멸의 문장들을 찾아서 _ 429

저자 소개

저 : 방정환
서울시 종로구 야주개(현 당주동)에서 미곡상과 어물전을 경영하던 방경수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일제 식민치하 사람 대접을 못 받던 불쌍하고 학대받던 조선 어린이를 위해 그는 수많은 선구적 사업을 몸소 개척하며 우리나라 어린이 운동사에 잊을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1921년 5월 1일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고 1922년 처음 어린이날을 선포한 데 이어, 이듬 해 1923년 제1회 어린이날을 전국 규모로 개최...

저 : 김소월 (金素月, 김정식)

1902년 9월 7일 평안북도 구성군에 있는 외가에서 부친 김성도와 모친 장경숙의 장자로 출생한다. 본명은 김정식이다. 태어난 지 백일 후부터 평안북도 정주군 곽산면의 본가에서 자란다. 1904년 부친 김성도가 당시 경의선 철도 부설공사를 하던 일본 목도꾼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 이상 증세에 시달린다. 김소월은 광산을 경영하는 할아버지의 손에서 컸는데, 이 무렵 시인의 길로 가도록 영향을 준 숙모 계희영을 ...
 
저 : 나도향 (羅稻香, 본명:나경손, 필명:빈(彬))
 
애상적이고 감상적인 작품은 물론 주관적인 애상과 감상을 극복하고 객관적인 사실주의적 경향을 보여 주는 작품까지, 폭넓은 작가세계를 보여주는 완숙한 경지의 작가이다. 1902년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본명 경손(慶孫), 호 도향(稻香), 필명 빈(彬)을 사용했다. 배재고보(培材高普)를 졸업하고 경성의전(京城醫專)에 다니다가 도일한 후 학비가 없어 귀국하였다. 1921년 단편 「추억」을 「시민공론」에 발표하여 ...

책 속으로

한국현대문학사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이 명예스럽게 기록될까?

‘명예의 전당’이 있다. 특정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분들의 이름을 새겨놓고, 그들의 능력을 널리 알리고 기념하는 것이다. 야구, 영화, 골프, 배드민턴, 축구, 게이머, 그리고 대중음악 로큰롤 명예의 전당이 유명하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이들은 불멸의 이름을 갖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서 남과 다른 업적만큼이나, 그들의 두드러진 인간적인 면모까지 살펴지면서, 비교하고 새삼 감탄하며 기리는 것이다.

문장수집자로 활자 탐독 여행을 하면서 한국현대문학사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어느 작가의 이름이 누구의 어떤 문학작품이 명예스럽게 기록될까 생각을 해본다. 다른 나라보다 고통스러운 시절을 많이 겪은, 영욕의 부침이 많은 우리 역사 속에서, 명예의 전당 등재 잣대 중 하나는 분명, 시대와 역사의 노정을 비틀거리지 않았던 걸음걸이가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우리 현대문학사에 그런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누가 들어오고 누가 빠질 것인가 다시 생각해본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간들이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한치가 아니라, 먼 미래까지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은 하늘의 영감을 미리 받아쓴 죄로 대부분 보통 인간들과는 다르게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 하지만 하늘의 영감을 미리 받아, 인간 세상에서 영혼을 울리는 명작을 남긴다. 살아서보다 사후에 독자들 곁에서 사랑받고 추앙을 받는다. 불멸이다.

우리 현대사, 고난의 역사 속에 광야에서 외롭게 걸어가면서, 모진 고통 가운데 굴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빛과 희망을 주면서 스러져간 별들, 그래서 이들이 남긴 불멸의 문장을, 불멸의 작가들을 편집자는 생각하는 것이다. 편집자가 만난 ‘느낌 있는 문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고 싶었다. 인터넷 라디오 팟빵[북적북적톡설]에서 읽어주고 싶었던 우리 시대의 산문들을 묶어서 나누고 싶었다. 작업하다가 만난 수많은 멋진 문장들 - 몇 날이고 밤새웠던 손끝에, 심장에 함께 녹아들었던 편집본 속의 또 다른 꼭지들은 다음 3권으로 기약하고, 여기 도도한 역사 속에 여리여리한 감성과, 서늘한 시대정신이 녹슬지 않은 명문들을 모아 『불멸의 문장들』로 세상에 내놓는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제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 김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1947) 중 -

이제 겨우 100년 조금 넘은 우리 근·현대의 산문, 문장의 역사, 그런데 이들을 복사하고 옮기고 짜깁기하는 인쇄 복사물 속에 원문原文에 대한 궁금증이 커갔다. 그래서 찾은 원문 텍스트와 대조를 통해 작가가 100년 전에 고심했던 원문을 [원문에서 살려낸 문장]으로 복원해 넣었다. 방정환의 〈어린이 찬미〉 6문장, 최서해의 〈면회사절〉 1문장, 민태원의 〈청춘예찬〉 2문장, 정지용의 〈서왕록〉 1문장, 김동석의 〈뚫어진 모자〉 2문장이 원문 복원 작업에서 살린 글로 전체 문장과 대비하여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원문 출전 확인에 많은 시간을 집중하면서 성과가 있었다. 이미 동일 텍스트를 다룬 앤솔로지 책들이 원문 출전 연도를 모호하게 적어 놓았거나, 출전 미상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던 것을 확실하게 찾아, 원문 출전 연도를 ‘평설’ 머리에 기록해 두었다. 김소월의 〈팔벼개노래調조〉, 노자영의 〈병상 오 년기〉, 정지용의 〈서왕록〉, 이상재의 〈독립문 건설소〉, 이육사의 〈무희의 봄을 찾아서 - 박외선 양 방문기〉, 문일평의 〈조선 과물 예찬〉, 한용운의 〈명사십리〉의 출전이 그것이다.

선정한 작품에 대한 평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문장 선택에 대한 평설을 기록하였다. 책 편집만큼이나 출판 시간이 걸렸지만, 원래 하고 싶었던 분야라 내심 즐기면서(?) 작업을 하였다. 좋은 지적도 감사의 조건이다.

이에 느낌이 간절한 지은이는 안타깝고 애타는 마음을 하소연할 곳이 없으므로 평일에 모아 두었던 어휘로 밑천을 삼고 그 위에 널리 고금을 통하여 많은 문헌文獻에서 조선말과 인연이 있는 어휘를 두루 뽑아 한 체계를 세워 이 『조선어사전」을 만들기로 스스로 맹서하였습니다.
- 〈문세영 『조선어사전』 지은이 말씀〉 (1938) 중 -

어쩌면 이 문장들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한, 내가 도구가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몇몇 글에서는 그런 느낌이 확신으로 강하게 들었다. 이렇게 만난 수집가의 문장을 혼자 읽고 두기 아까워 오랜 취미이자 놀이인 방송 http://www.podbbang.com/ch/1773948 【북적북적톡설】 에서 만날 수 있음도 분명 행운이다.
---「밑줄치기_문장수집자의 산문 컬렉션」중에서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 하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나도향(시인)_그믐달」중에서

친구를 잃은 것과 아내를 여읜다는 것을 한갈로 비길 것은 아니로되 삼십 평생에 정든 친구를 잃고 보면, 다시 새로운 우정의 기쁨을 얻는다는 것은 진정 어려운 노릇에 틀림없다.
---「정지용(시인)_서왕록」중에서

아내와 자식은 며칠씩 안 보아도 견디나 책은 잠시라도 곁에서 떼 놀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장환(시인)_애서 취미」중에서

모자점이 악기점보다 가까웠던들 나는 우선 급한 대로 모자를 샀겠는데 우연히 악기점에 먼저 눈에 띄어서 일이 공교롭게 되고 말았다.
---「김동석(시인, 문예비평가)_뚫어진 모자」중에서

아아 자타를 도치한 유학자야, 단군을 버리고 요우(堯禹)를 존숭하며 천군(天君)을 등지고 공맹을 섬김이여, 이것이 부사작척(父師作隻: 아버지와 스승이 서로 원수가 됨)에 그 부(父)를 저버림과 무엇이 다르리오. 그런고로 내 너희를 명명하여 가명인(假明人: 가짜 중국인)이라 하라.
---「권덕규(국어학자, 역사가)_가명인 두상에 일봉」중에서

서기 1926년 2월 6일 하오 8시경에 동부 아세아 조선의 수도 경성 한복판에서 한바탕에 중대 사건이 돌발하였으니 그것을 사람들이 떠들어 윤리다(尹理多)의 무대 출연이라 합니다.
---「윤심덕(성악가)_첫 무대를 밟고서」중에서

강남에서 귤나무 잎을 먹는 벌레가 큰 나비가 되는데 그것을 봉자라고 한다는 것을 그대로 조선에 수입해다가 큰 나비를 봉자, 봉나비라 하다가 범나비로 화해진 것을 한자로 호랑접(虎狼蝶)이라고 기록하고 후에 호랑나비라고 했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석주명(나비학자)_조선 나비 이야기」중에서

언어를 무시하고, 개성을 표현하고자 시, 가(歌), 극을 쓴다고 하면 그는 눈 없이 길을 걷고자 하는 것보다 무리한 일이외다.
---「김우진(희곡작가)_조선말없는 조선문단에 일언」중에서

동주 감옥에서 외마디소리로써 아주 가버리니 그 나이 스물아홉, 바로 해방되던 해다. 몽규도 그 며칠 뒤 따라 옥사하니 그도 재사였느니라.
---「강처중(언론인)_발문 -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대한」중에서

출판사 리뷰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서 글쓰기와 읽기를 지도하던 열정 에너지 윤작가의 『불멸의 문장들』을 새롭게 만난다. 1898년부터 1956년까지 활자화되었던 현대사의 문장 속에서 캐낸 보석 같은 매력적인 산문들 48편과, 그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탐독(耽讀) 스토리를 녹여 평설(評說)로 흥미 있게 그려 내어 『불멸의 문장들』로 탄생시켰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시대와 역사에 관한 작가의 사명을 질문하며, 문장수집자로 활자 탐독 여행자로 사는 즐거운 작업의 성과물을 한 권에 보여 주고 있다.

‘한국현대문학사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어느 작가의,
어떤 작품이 명예스럽게 기록될까?

6개의 주제 -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느낌 있는 산문, 여행자의 기록, 우리말 사랑, 문단 이면사, 예술가의 첫사랑 - 로 만나는 한국현대사 속의 매력적인 문장들은 분명 또 다른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해 줄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48명의 우리 현대사의 거장들 명단을 여기 소환한다.

강처중(언론인) 계용묵(소설가) 고유섭(미술사학자) 권덕규(국어학자, 역사가) 김구(정치가, 독립운동가) 김교신(교육자, 종교인) 김규식(종교인, 정치가, 독립운동가) 김남천(소설가, 문학평론가) 김동석(문예비평가) 김사량(소설가, 항일운동가) 김소월(시인) 김우진(시인, 극작가) 김진섭(시인, 소설가, 평론가, 수필가) 나도향(소설가) 나혜석(서양화가, 소설가) 노자영(시인, 소설가, 수필가) 문세영(사전편찬가) 문일평(언론인, 사학자) 민태원(언론인, 소설가) 박인환(시인, 영화평론가) 방정환(아동문화운동가, 독립운동가) 백석(시인) 백신애(소설가) 변영로(시인, 영문학자) 석주명(나비연구가, 곤충학자, 제주도 연구가) 송계월(언론인, 소설가, 항일운동가) 신채호(사학자, 독립운동가) 심훈(시인, 소설가, 독립운동가) 안창호(교육자, 독립운동가) 오장환(시인) 윤동주(시인, 독립운동가) 윤백남(소설가, 극작가, 영화인) 윤심덕(성악가, 배우) 이상(시인, 소설가) 이상재(독립운동가) 이선희(소설가) 이육사(시인, 소설가, 독립운동가) 이윤재(한글학자, 사학자, 독립운동가) 이태준(소설가) 임화(시인, 평론가, 문학운동가) 정인보(한학자, 언론인, 독립운동가) 정지용(시인) 정태진(한글학자, 독립운동가) 주시경(국어학자) 최서해(소설가) 한용운(스님, 소설가, 독립운동가) 현덕(소설가, 아동문학가) 현진건(소설가, 언론인, 독립운동가)

우리 불멸의 작가들과 새로운 영혼의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문장 순례 여정에 동행할 수 있는 행복을 지금 누리시길 …….

윤작가 지상(紙上) 인터뷰

1. 『불멸의 문장들』 선정 기준? (작품을 포충망으로 포획한 기준은 무엇인가?)


1) 우선 시대 구분으로, 1896년 월남 이상재 선생의 상소문 〈독립문 건설소〉부터 1956년 수주 변영로 선생의 〈인생 애절의 회상 - 나의 애정 전반기〉까지 담았다.
2) 가장 중요한 선정 기준이랄까, 커트라인(?)은 아무래도 ‘시대와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흔적’을 남긴 작가인가? 이다.

이미 2021년에 펴낸 「불멸의 문장들」 시리즈 1탄이었던 『느낌 그게 뭔데, 문장』에서 선정한 기준(잣대)도 여전히, 고통스러운 우리 한국 현대 역사 속에 불편한(?) 흔적들을 남긴 작가들, 20세기 한반도 슬픈 역사의 친일(親日) 부왜의 흔적들을 달고 있는 그들은 선정 기준에서 제외했다.

2. 1960년대 이후 작품은 포함되지 않았는가?

이미 2021년 『느낌 그게 뭔데, 문장』 45편 속에서 2020년까지 망라하였기에, 이번에는 전반기 쪽에 집중했고, 계속 준비 중인 「불멸의 문장들」 시리즈 제3권 속에 2022년까지 숨어 있는 보석들을 더 캐내 소개할 예정이다.

3. 이번 『불멸의 문장들』의 특징은?

늘 그렇지만, 이제 겨우 100년 조금 넘은 우리 근·현대의 산문, 문장의 역사, 그런데 이들을 복사하고 옮기고 짜깁기하는 인쇄 복사물 속에 원문原文에 대한 궁금증이 커갔다. 그래서 찾은 원문 텍스트와 대조를 통해 작가가 100년 전에 고심했던 원문을 [원문에서 살려낸 문장]으로 복원해 넣었다. 방정환의 〈어린이 찬미〉 6문장, 최서해의 〈면회사절〉 1문장, 민태원의 〈청춘예찬〉 2문장, 정지용의 〈서왕록〉 1문장, 김동석의 〈뚫어진 모자〉 2문장이 원문 복원 작업에서 살린 글로 전체 문장과 대비하여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4. 원문 출전 연도를 찾아내느라 고심을 했다는데?

원문 출전 확인에 많은 시간을 집중하면서 성과가 있었다. 이미 동일 텍스트를 다룬 앤솔로지 책들이 원문 출전 연도를 모호하게 적어 놓았거나, 출전 미상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던 것을 확실하게 찾아, 원문 출전 연도를 ‘평설’ 머리에 기록해 두었다. 김소월의 〈팔벼개노래調조〉, 노자영의 〈병상 오 년기〉, 정지용의 〈서왕록〉, 이상재의 〈독립문 건설소〉, 이육사의 〈무희의 봄을 찾아서 - 박외선 양 방문기〉, 문일평의 〈조선 과물 예찬〉, 한용운의 〈명사십리〉의 출전이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추적 중인 2편도 반드시 찾아 다음 개정판에 고쳐 넣도록 하겠다.

5. 평설(評說)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말이 있던데?

원래 국어샘이어서 문장 선정과 배경 연구는 필수라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1권에서는 책 분량 때문에 넣지 않았는데, 선정한 작품에 대한 평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문장 선택에 대한 평설을 기록하였다. 책 편집만큼이나 출판 시간이 걸렸지만, 원래 하고 싶었던 분야라 내심 즐기면서(?) 작업을 하였다. 좋은 지적도 감사의 조건이다. 『불멸의 문장들』 출판전 독회와 점검을 해 주신 여러 독서 모니터 위원들이 평설(評說)이 재미있어서 좋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주셔서 힘을 받았다.

6. 『불멸의 문장들』 주제별 선정 기준은 원래 6가지만인가?

아니다. 매주 월요일 방송 팟캐스트 포충망(북적북적톡설)의 콘텐츠는 9가지인데, 그 가운데 6가지만 이번에 책에 넣었다.
9가지 주제별 기준에 따른 콘텐츠 산문은.
1) (문인들의)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2) 느낌 있는 산문 - 신선한 주제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선명하게 그린 - 느낌은 그리움처럼 - 아무튼 산문 3) 여행자의 산문 - (여행자의 기록) 길 위의 인생 4) 아! 소설 - 우리 소설 다시 읽기 5) (제발 그 음악은) 음악 세상 6) 문단 이면사 7) 우리말 바로 쓰기 8) 예술가의 첫사랑 9) 맛있는 글 - 문인들의 맛 탐식기
로, 매력 있는 문장들을 찾아 일부는 방송 콘텐츠로 읽고, 일부는 두고 두고 다시 활자로 담아 눈으로 읽고 싶어 책으로 묶는 것이다.

7. 말 나온 김에 팟캐스트 포충망(북적북적톡설)을 조금 더 설명한다면?

이미 10대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방송. 마이크에 대한 애정을 방송으로 하는 것이다. 교사 때는 계속 방송반 지도교사로 학생들과 지냈고, 주 5회 (월, 화, 수, 목, 금요일) 콘텐츠가 올라오는데
월요일 : 9가지 주제에 의한 매력적인 산문 읽기
화,목,금 : 윤샘으로 살았던 1989년부터 국어 시간에 매주 읽었던 우리 현대시 3천편 다시 읽기
수요일 : 매주 수요일에 만나는 우리 한국현대시 2~3편
이렇게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