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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왜 무너지는가 (2024) - 로마, 미국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

동방박사님 2024. 7. 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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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미국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최고의 경제 도서(2023)
*** 영국 《이코노미스트》, 《텔레그래프》 추천 도서
*** 미시간 대학교 역사학자 데이비드 포터 추천 도서

무역 전쟁, 불평등한 구조, 과도한 공공부채…
21세기 이후 세계 질서에 나타난 붕괴의 징후들
로마의 방식으로는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용하며 유명해진 이 구호는 역설적으로 미국이 더는 위대하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의 저자인 중세사학자 피터 헤더와 정치경제학자 존 래플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예전의 방식으로는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예전의 방식,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가 오늘날 이미 붕괴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20세기 말까지 서구는 ‘브레턴우즈 체제’로 불리는 자유 무역,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 제3세계 국가들에 사실상의 경제 제국으로 군림했지만, 그 지배력은 21세기 들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1999년 80퍼센트에 육박했던 서구의 세계 총생산량(GGP) 비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10년 만에 60퍼센트까지 감소했고, 중국은 새로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며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저자들은 현대 서구의 정치경제사와 로마 제국 쇠망사의 정교한 비교를 통해 지금의 세계 질서가 붕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진단하고, 제국 체제의 모순을 해결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제안한다.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는 최신 고고학 연구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로마 제국 쇠망사와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넘나들며 독자에게 역사와 지정학, 경제를 관통하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목차

옮긴이 서문
서론 돈을 따라가 보라

1부 번영의 데자뷔

팍스 로마나와 21세기 이전의 서구

1장 399년의 로마, 1999년의 워싱턴
2장 제국과 풍요로움
3장 라인강의 동쪽, 다뉴브강의 북쪽
4장 돈의 힘

2부 종말에서 변화로

제국 체제 너머의 새로운 세계 질서

5장 무너지는 세계
6장 야만족의 침략
7장 힘과 주변부
8장 국가의 죽음인가?

결론 제국의 죽음인가?

저자 소개

저 : 피터 헤더 (Peter Heather)
역사학자.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ing’s College London) 중세사학과 학과장이다. 제정 후기 로마와 중세 초기 역사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지은 책으로 『로마 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제국과 야만족(Empires and
저 : 존 래플리 (John Rapley)
정치경제학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교수이자 요하네스버그 고등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다. 현대 개발도상국의 세계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발전, 세계화 그리고 불평등의 이해(Understanding Development, Globalization and Inequality)』와 『물신시대의 황혼(Twilight of the Money Gods)』 등이 있다.
 
역 : 이성민
의사이자 번역가. 환자를 진료하고, 책을 번역한다. 사회에서 조명받지 못한 진실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생물학적 풍요』, TLE(측두엽뇌전증)의 역사를 다룬 『사로잡힌 사람들』 등이 있다. 제주에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책 속으로

독자는 서구가 몰락할 때 그들이 겪는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처럼 우리 문제는 아니라는 식으로 떼어놓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화는 서구가 받는 영향을 고스란히 전달해 한국도 피해 갈 수 없게 만들었으며, 초고속 성장을 한 나라답게 한국에서 그에 따른 문제도 서구를 따라 초고속으로 나타났다. (…) 쉽게 말해 강 건너 서구의 불이 배를 타고 우리에게 옮겨붙었다.
--- 「옮긴이 서문」 중에서

세계는 서구 은행에 잉여금을 처음에는 파운드로, 나중에는 달러로 예치했고 이 화폐들이 금이 수행하던 국가 간 무역의 윤활제 역할을 대신했다. 서구 대학은 전 세계 야심 찬 지식인들의 메카가 되었으며, 20세기 말까지도 전 세계는 할리우드 영화와 유럽 축구를 다 같이 즐겼다. 그러다가 갑자기 역사가 뒤집혔다.
--- 「서론 돈을 따라가 보라」 중에서

기번은 틀렸다. 로마 제국은 2세기 황금기부터 5세기에 몰락이 불가피해질 때까지 길고도 느린 쇠퇴를 겪은 것이 아니다. 제국은 붕괴 바로 직전까지도 번영의 정점에 있었다.
--- 「1장 399년의 로마, 1999년의 워싱턴」 중에서

이제 로마의 역사와 현대 서구의 역사 사이에 두 가지 강력한 유사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 두 제국은 지배력을 행사하며 주변 세계를 통해 부유해졌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두 제국은 의도치 않게 자신들이 활동하고 있던 전략?지정학적인 맥락을 변화시켰고, 여기에 몰락의 뿌리가 놓여 있었다.
--- 「2장 제국과 풍요로움」 중에서

광대한 제국망을 구축할 정도의 해군과 철도 건설 능력을 갖춘 강대국에 의해 탄생한 현대 서구는 훨씬 더 복잡한 지리적 양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의 서로 맞물린 경제 구조는 대응 관계에 있는 고대 로마의 경제 구조와 대체로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 「3장 라인강의 동쪽, 다뉴브강의 북쪽」 중에서

공식적인 제국주의의 정치적 통제는 사라졌지만, 제국주의(또는 종종 신新식민주의라고 부른다) 경제 체제는 계속해서 기능하면서 중심지에 물질적인 이익을 주었다. 그 결과, ‘서구와 그 나머지’ 사이의 1인당 소득 비율은 1950년 약 3:1에서 세기 말에는 그 두 배로 증가했다.
--- 「4장 돈의 힘」 중에서

체제가 무너지면서 로마 제국은 하락세에 빠졌다. 초강대국과 경쟁, 그리고 발전하는 내부 주변부의 자기주장은 외부 주변부와 그 너머로부터 온 상당한 이주 흐름과 결합해 체계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가했으며, 이 모든 것이 때로 각 수준의 격렬한 내부 정치적 분열과 얽혀 있었다.
--- 「5장 무너지는 세계」 중에서

서구 복지 국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외국인의 유입이 아니라 수명을 연장하고 부양 비율을 엄청나게 증가시킨 전후 번영의 결과다. 외국에서 훈련받은 의사와 간호사에 의존한 덕분에 많은 공공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오스트레일리아와 캐나다의 체계는 이들이 없으면 기능을 멈출 것이다), 의료진 생산 비용의 상당 부분을 다른 나라로 전가해 서구 납세자의 막대한 돈을 절약했다.
--- 「6장 야만족의 침략」 중에서

제도적, 이념적 차이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중국의 엄청난 규모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영향력의 증대는 새로운 세계 정치 구조로의 전환 전략에 중국이 동참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했던 서구 국가들에게는 굴욕적인 일이겠지만, 역사는 그 대안이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을 암시한다.
--- 「7장 힘과 주변부」 중에서

따라서 코로나 위기에 대한 서구의 대응은 이미 세계화의 표면 아래에 숨어 있던 주요 질문을 새로운 긴박감으로 논쟁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렸다. 서구의 엄청난 부채 수준을 누가, 어떻게 갚을 것인가? 그리고 이후 서구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 「8장 국가의 죽음인가?」 중에서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 서구는 19세기와 20세기의 관점에서 다시는 위대해질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하기에는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가 너무 심오한 방식으로 변화했으므로 일부 지도자들은 다시 위대해질 수 있는 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또한, 현대 서구 제국이 애초에 만들어진 바탕이 된 강압과 착취의 정도에 조금이라도 정직하다면 누구든 그것의 죽음을 애도해서는 안 된다.
--- 「결론 제국의 죽음인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제국은 붕괴 바로 직전까지도
번영의 정점에 있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는 틀렸다!
제국은 어떻게 번영하고, 또 어떻게 무너지는가
로마사와 현대사의 재밌고, 새롭고, 정교한 비교


피터 헤더와 존 래플리는 지금까지도 학계 안팎을 막론하고 로마 멸망의 원인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모두 반박한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기번은 로마 제국이 2세기의 황금기부터 5세기의 불가피한 몰락에 이르기까지 경제적으로 느리고 긴 쇠퇴를 겪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신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거의 모든 정착지의 경제 총생산량은 오히려 제국이 정치적으로 붕괴하기 바로 직전인 4세기에 정점에 올랐다. 이는 20세기 말까지 최고의 번영을 누리다, 21세기 들어 이제 막 경제적 쇠퇴를 보이기 시작한 서구 입장에서 섬뜩한 메시지다. 지금 올바른 정치적, 경제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면 곧 로마 제국처럼 붕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문화적 측면에서 기번은 기독교가 유입되며 로마 제국 특유의 호전성을 훼손했고, 내부 분열을 일으키며 경제적 활력을 저하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보리스 존슨 등 일부 서구 지도자는 『로마 제국 쇠망사』에 영감을 받은 듯 이민자들에게 높은 장벽을 세웠지만, 1950년대 이후 꾸준히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기번의 주장을 뒷받침할 역사적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기독교는 로마가 광대한 제국을 통치하면서도 문화적 통합을 이룰 수 있게 했다. 한편 저자들은 ‘야만족’의 침략은 로마 제국에 분명 강력한 위협이 되었지만, 현대의 이민은 서구에 경제적 이익이 된다고 말한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공백이 생긴 노동력과 공공서비스를 이민자들이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장기간 경제 성장을 멈춘 일본의 이민 정책을 그 근거로 든다.

두 저자가 로마사와 현대사의 차이에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3장과 4장에 걸쳐 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제국과 주변부의 관계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육상 운송에 의존했던 로마와 항로·철도망으로 연결된 현대 서구를 비교하는 서술은 무척 정교하고 흥미롭다. 촘촘한 무역망을 이용해 값싼 노동력을 찾아 점점 더 먼 곳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했던 서구가 제3세계로부터 받고 있는 강한 도전은, 주변부가 경제적 성장함에 따라 로마 제국이 겪었던 것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5장과 6장에서는 훈족의 확장이라는 외부의 충격을 코로나19 팬데믹과 비교한다. 또 저자들은 냉전 시대 구소련은 미국의 진정한 경쟁자가 아니었다며, 마침내 중국이라는 경쟁자를 맞이한 미국의 전략 노선을 로마 제국과 페르시아의 일시적 협력 관계에서 찾는다.

강 건너 불구경인가, 배를 타고 옮겨붙은 불인가
저성장과 저출산, 이민자 혐오, 줄어든 기술 격차…
서구 제국의 문제에서 한국도 자유롭지 않은 이유


옮긴이 이성민은 「옮긴이 서문」에서 서구의 문제가 한국에서도 초고속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선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은 한국에서 더 노골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한국이 선도하던 산업에서 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기후 변화 등 외부적 충격에서는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중간자 역할까지 해야 한다. 서구의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지만, 각운을 맞춘다(History does not repeat itself, but it rhymes)”라는 영어권 표현이 있다.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는 로마사와 각운을 맞추며 반복되는 현대사, 그리고 급변하는 세계 경제를 넓은 안목에서 바라볼 기회가 될 것이다.

“현실적인 소용 말고도 이 책은 선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시공을 꿰뚫는 통찰과 현시대를 파악하는 안목의 확장이다. 높은 산에 올라 작은 소로에서 볼 수 없던 것을 보듯이, 이 책 『제국은 왜 무너지는가』로 399년과 1999년이라는 역사의 중요한 시점을 넓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옮긴이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