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기독교 근대유산 (2016~) (여행)/6.대전.충남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동방박사님 2016. 11. 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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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한국최초성경전래지' 돌비는 1816년 9월 5일 성경이 최초로 전래된 것을 기념하여 건립되었다. 영국 순양함 알세스트(Alceste) 호와 리라(Lyla)호가  현재의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앞바다에 나타난 것은 1816년 9월 4일 오후 3시경이었다. 당시 알세트호의 함장은 맥스웰이었고 지원함 리라호의 선장은  바실 홀 (Basil Hall)이었다. 그해 2월 영국을 떠나 6개월의 향해 끝에 중국 천진(天津)에 도착한 그들은 암 허스트경(Amherst)경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사절단 일행을 내려 놓은 후 다시 해도 작성을 위하여 조선 서해안에 내항(來航)했던 것이다.  당시 마량진 갈곶에 정박한 알세스트호의 맥스웰 일행은 다시 보트를 타고 해안으로 이동하던 중 문정(問情)을 위해 군졸을 거느리고 출정한 노대관(老大官)을 해상에서 만났다. 이렇게 마량진 앞바다에서 맥스웰 일행과 조우하여 리라호에 오른 노대관은 바로 당시 마량진 첨사 조대복이었다.  첨사 조대복은 당시 비인현감 이승렬과 함께 이양선에 올라 문정(問情)을 시도했지만 언어의 불통으로 특별한 정보를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이어서 조대복은 당시 알세스트호에 승선해서 재차 문정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날 밤 마량진으로 돌아온 첨사는 곧 이양선 출현을 충청 수영(水營)에 알렸고  충청 수사(水使) 이재홍(李載弘)은 즉시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는 한편 그 후속 조치에  대한 조정의 답신을 기다렸다.

  다음 날인 9월 5일 아침 조대복과 이승렬은 재차 리라호에 승선했다.  그들은 리라호를 실측하고 승무원들의 숫자를 조사했다.  또 배안에 머물면서 함께 식사하고, 현감 이승렬은 리라호의 군의관에게 진찰을 받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현감 이승렬이 맥스웰 일행에게서 책을 선물로 받게 되엇다.  이승렬에 이어 첨사 조대복이 성경을 선물로 받은 것은 그 날 정오 무렵이었다. 맥스웰 일행의  육지상륙 시도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조대복은 남쪽을 향해 그곳을  떠나려든 알세스트호 항행을 제지하며 다시 승선하였다.  조정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조대복으로서는 맥스웰 일행의 돌연한 출발에 당황해 있건 것이다.  그는 경직된 자세를 보였다.  그런데 몸짓을 이용하여 각자의 입장을 표현하면서 좌중의 분위기가 조금씩 누구러지자 조대복의 관심은 선실의 서적으로 옮겨 갔다.  이때 마량진 첨사 조대복은 선물로 성경을 받아가지고 하선했던 것이다.  그리고 금세 알세스트호는 그 곳을 떠났다.

  영문판으로 추정되는, 조대복이 받은 이 성경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조정은 이양선이 임의대로 드나들게 한 책임을 물러 첨사 조대복과 현감 이승열를 파직시켰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사건의 후속 조치에

관한 충청수사 이재홍의 보고가 이어진다.  우리는 여기서 조대복이 받은 성서의 행방을 어렴풋하게 알 수 있다.  조대복과 이승렬이  받은 서적들은 일단 상사(上使)와 병영 그리고 수영에 각각 1권씩 나누어 이관되었다.  그들은 그 책들을  소유하지 않고  즉시 유관기관에  보낸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이들이 파직 된 후 함선에서 그들이 받았던 물건들은 모두 충청수사에게 보내져 결국 서울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  충청수사의 보고가 그것을 입증한다.  그후 그 서적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게 없다.

  그 현장에는 '한국최초성경전래지'기념비와 2006년 6월 아펜젤러 순직 104년을 맞아  마량진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아펜젤러 선교사 추모비'를 세웠다.

  잠시 기념비에 적혀 있는 시 한편을 보자.


하늘이여 바다여 파도여!

정진삼 목사

하늘이여 바다여 파도여

너는 보았느냐 그날의 일들을

너는 들었느냐 그날 최후 님의 말씀을

너는 아느냐 그 날의 자상한 이야기를

지금도 서천 앞 어청도 바다는 유유히 흘러가는데 말이 없구나


아펜젤러 님이시여

님은 이 나라의  이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하셨는데

한 세기를 훨씬 넘게 잊고 지나온 나날들

미안하고 송구스런 마음으로 님의 숭고한 희생 선교 순직정신

영원 무궁하도록 널리 기리고 전하고자

온 성도들의 마음 정성 사랑담아

여기 마량포구에 추모 기념비를 세우노라


파도야 바람이여 구름아 전해다오

이 아름다운 소식 물보라로 풍랑으로 큰 파도로

오대양 육대주 우주로 널리널리 퍼져 나가도록


아펜젤러 최초의 한국 감리교 선교사를 기념하며

 2006. 6. 9


기념비 뒷편으로 순양함 알세스트호와 리라호 2척의 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