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5.한국전쟁 6.25

전쟁으로 보는 한국역사

동방박사님 2021. 11.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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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도해전
...초조하게 조선함대의 접근을 기다리던 와키사카에게 적이 접근하고 있다는 외침이 들렸다. 그는 즉시 전 함대에 전투준비를 명령하고 망루에 올라갔다. 조선수군의 대형 판옥선 몇 척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와키사카는 함대에 공격명령을 내리고 조선함선 쪽으로 돌격하도록 하였다. 곧 조총으로 사격을 가하면서 돌격해 들어가자, 육지에서의 조선군과 마찬가지로 조선배들은 물러나기 시작하였다. 이에 일본함대는 전속력으로 이를 추격하였고 노젓는 병사들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를 저었다.

견내량을 빠져 나와 넓은 바다에서 어느 정도 따라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선함대는 갑자기 돌아서 역습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조선배들은 놀라운 속도로 돌아서서 진군해 왔고 그 순간 와키사카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함대를 돌아보았다. 좁은 해협을 이제 막 빠져 나온 자신의 함대는 넓은 바다에서 채 진형을 갖추지 못한 채 나란히 늘어서서 추격에만 전념하고 있었으며, 뒤쪽에는 따라오지 못한 배들이 무질서하게 쫓아오고 있었다. 다시 앞을 본 순간 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어느새 조선함대는 학이 날개를 편 듯한 모양의 진형을 갖추고 그 선두에는 온통 철판으로 뒤덮히고 갑판도 없이 용머리를 붙여 놓은 것 같은 이상한 배가 화포를 쏘아 대며 돌격해 오고 있었다.

더군다나 학 날개의 양쪽 끝이 점점 조여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꼼짝없이 포위당할 판국이었다. 서둘러 함대에 대형을 갖추도록 명령했지만 함선들은 혼란에 빠질 뿐이었고 순식간에 조선수군은 완전히 좌우를 차단하였다. 포탄이 날아와서 배를 부수었고 괴물 모양의 배는 좌충우돌해 보이는 일본 배마다 들이받아 가라앉혔으며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님배(일본인들은 거북선을맹선 盲船 이라 불렀다. 밖에서는 그 안이 전혀 보이지 않아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없는 데다 거북선이 충돌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린 것 같다)에 일본병사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 p.31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