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역사이야기 (책소개)/1.인천이야기

인천과 한국전쟁 이야기 : 한국전쟁 70년, 평화를 묻다

동방박사님 2021. 12. 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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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천 평화를 이야기하다

인천은 한국전쟁의 시작과 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도시이다. 전쟁 발발 첫날부터 북한지역에서 피난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한미국인들의 대피, ‘융단 폭격’과 구호와 원조의 역사, 포로수용소와 미군기지 등 한국전쟁에서 파생된 중요한 역사가 인천 역사에서 빠질 수 없다.

한국전쟁 이후 70년 동안 인천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는 냉전과 분단의 역사에서 평화의 관점으로 변화하려고 했다. 왜 변화를 거듭하려고 하는가. 20세기 극단과 폭력의 역사는 한국전쟁에서 압축적으로 재현되었다. 인천은 과거 상륙작전의 신화보다 피난민, 국가폭력에 희생된 주민들, 구호와 원조 과정에서 배제된 시민들, 재건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집중해 왔는지 자문할 때이다. 이번 미국 자료에서 한국전쟁기 인천, 인천 속에서 한국전쟁은 어떤 의미와 역사를 지니고 있는가. 양분된 한국 사회에서 인천을 어떻게 이해하고 읽어낼 것인가. 냉전과 분단의 역사에서 탈냉전과 분단으로 이행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여러 물음에서 시작된 글은 새로운 평화의 서사가 될 것인가.

목차

1부 떠나는 자, 남는 자, 사라진 자

1장 폐허에서 : 두 번의 피난과 복귀
1. 첫 탈출 행렬 : 인천항에서 떠난 사람들
2. 두 번의 피난 : 인천시민의 피난기
3. 돌아온 인천 피난민 : 원조와 구호의 ‘신화’를 보다
4. 점령지 인천에서, 편지를 보내다

2장 불타는 인천, 사라진 사람들
1. 인천소년형무소와 사라진 사람들
2. 월미도가 불타다
3. 불타는 인천역과 시가지

2부 수용에 갇힌 포로와 미군기지

3장 포로들이 갇히다
1. 벌거벗은 자, 죽은 자, 살아남은 자
2. 유엔군 2인천임시포로수용소와 포로들
3. 10부평기지포로수용소 이야기
4. 인천항에서 : 송환과 귀환의 길목

4장 인천, 미군기지화
1. 부평기지의 복원과 확장
2. 강화도와 인천항 기지 변화
3. 월미도 미군기지 뒷이야기

5장 원조와 기지의 역사
1. 인천의 재건 : 대한원조의 ‘신화’

epilogue
부록 참고문헌
인천 주요 연표
주석
 

저자 소개 

저 : 전갑생
 
1971년 경남 거제 아양리 관송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부터 한학과 역사에 관심을 가졌다. 성장한 뒤 지역 노동과 시민사회운동에 활동하다가 대학에서 국문학과 한국현대사 전공하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냉전평화센터 선임연구원과 한국냉전학회 이사 등을 맡아 학살과 수용소, 계급과 국가폭력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과 수용소, 지역역사 외에도 최근 들...
 

출판사 리뷰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ArchiveⅡ, 메릴랜드주 칼리지 파크)은 인천을 비롯한 한국 근·현대사 문서, 사진, 영상, 지도 및 도면들을 시기와 주제별로 방대하게 소장하고 있는 연방기관이다. 이곳은 2층 문서, 3층 지도 및 도면, 4층 영상 및 마이크로필름, 5층 사진을 소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아카이브 2의 기록물 구조와 계열은 다른 국가와 달리 다소 복잡한 거미줄 구조이며 크게 ‘민간(Civilian)’과 ‘군(Military)’으로 나눠진다. 두 분류에 따라 기록물은 기록군(Record Group, RG)과 시리즈와 그 시리즈를 나타내는 번호, 상자 번호, 기록철, 건으로 다시 세분화되어 있다.

이번 책에서 소개하는 아카이브 2에 소장된 자료들은 한국전쟁기 미군과 국무성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생산된 것이다. 수년 동안 국사편찬위원회를 비롯한 몇몇 기관들은 한국전쟁 관련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조사·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수집된 자료들에 비해 활용도가 낮았다. 이들 자료들은 방대한 분량, 다양한 주제와 어려운 군사용어, 문서마다 각양각색의 형식, 해제와 분석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이해할 수 있었다. 대부분 연구자들은 2층 문서실에서 여러 주제와 관련된 자료들을 조사 및 수집하는데 군이나 민간 기록물에 따라 수집 방법이 다르다. 위의 사진에 보면 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이곳은 두 계열의 기록물 신청서를 작성하는 곳이며 각 기록군의 시리즈별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상자 안에는 단 한 장의 문서부터 수천 장의 문서와 사진, 책자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군사 관련 자료 수집은 인천에 주둔한 부대나 인물, 사건 등을 통해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나 이삭줍기와 다름없는 작업이었다. 본 글은 그 과정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자료들을 정리하고 분석해 가능한 쉽게 풀어낸 것이다.

1부 : 전쟁,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인명 손실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활발하게 공격을 압박했다.”
77기동대장 제임스 도일 제독(성조지, 1950. 9. 17)

“공격이나 폭격 : 어떤 수단을 써서든 도시와 마을, 주택과 건물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금지되어야 한다.” 국제인도법 제25조(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

월미도 폭격 작전 이후 제임스 헨리 도일(1897∼1981)은 폭격 과정에서 민간인이 희생된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1차 세계대전부터 시작해 한국전쟁을 끝으로 퇴역했으며 민간인과 그 구역에 폭격과 공격을 금지한 제네바협약(1949)과 국제인도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전쟁영웅’이었다. 월미도 작전에서 최우선은 민간인보다 작전의 성공이었다. 1950년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극동총사령부와 극동공군은 인천상륙작전 관련 작전계획서에 월미도의 민간인 예상 피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계획서에 인천 시내의 ‘전술폭격’을 언급했지만 실제 ‘융단폭격’과 기총소사가 전개되었다. 결국 민간인 지역에서 피해가 급증한 이유라고 하겠다. 미국 자료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배제된 월미도 주민들의 피해 상황 등을 직간접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월미도와 인천에 폭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미군에서 폭격 피해를 어떻게 조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이 책의 1부 1장에는 전쟁 발발 직후 북한지역 피난민의 유입과 주한미국인의 대피과정, 돌아온 피난민들의 원조와 구호 등을 살펴보고자 했다. 원조와 구호는 1950년 12월부터 1953년 3월까지 주한유엔군민간원조사령부 경기도와 인천팀에서 작성한 [주간보고서], [반월간보고서], [월간보고서]에서 인천시의 행정기관 상황, 보건, 복지, 노동 등 여러 주제들을 선별해 분석하고자 했다. 2장에는 좌우에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과 폭격의 피해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자 했다. 전쟁초기 민간인 학살 사건은 인천소년형무소, 동인천경찰서 유치장 외에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미국 자료에서 동인천경찰서 유치장 집단학살과 보도연맹원 학살 사건을 관련 문서, 사진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앞에서도 언급한 미공군의 월미도 및 인천 시내 폭격 사건은 미 5공군 예하 비행단들의 전문과 극동사령부 전문 등에서 확인했다. 이들 문서는 월미도와 인천 시내에서 B-29를 비롯한 경폭격기를 동원해 네이팜탄까지 사용했다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

2부는 인천지역의 포로수용소와 미군기지 그리고 재건 등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하고자 했다. 3장은 인천상륙작전 직후 월미도 포로 집결소와 2인천임시포로수용소, 10부평포로수용소 등을 국내 공개되지 않은 미군 자료들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1950년 9월 15일부터 1953년 7월 3일까지 인천지역에 개설된 포로수용소 현황, 포로인원, 주요한 사건까지 상세하게 다루고자 했다. 1953년 4월과 8월 사이 인천항에 도착한 포로들이 파주 문산리임시포로수용소와 판문점에 이송되었다. 이 장은 미국에서 수집한 사진들로 재구성했다. 4장과 5장은 인천에 설립된 미군기지와 주요 사건, 1950년대 말부터 인천의 재건 사업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1955년 미8군사령부가 한국 내 미군기지 재편에 따라 부평기지를 비롯해 여러 곳에 기지를 확장하고자 했다. 이 장은 인천항만사령부와 부평기지가 인천지역의 정치, 사회, 경제, 노동 분야까지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미군 기지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조합 활동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인천의 ‘흑역사’를 다루고 있다.

광범위한 미군 자료 속에서

이 책에 나오는 주요한 내용들은 아카이브 2에 소장된 미군의 문서, 사진, 영상 자료들이다. 이 자료들은 미군의 입장에서, 미군을 위한 것이며 대부분 작전 문서들이다. 일부 문서는 역사적인 오류나 왜곡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다른 문서와 사진, 영상 등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했다. 또 군사용어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군 자료를 통해 인천 시민들의 시각에서 분석하고자 했다. 물론 지금까지 미군의 자료 속에서 인천 관련 모든 자료들을 수집 및 분석한 것은 아니다. 아카이브 2에는 공개되지 못한 자료가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 심지어 공개된 자료가 다시 재분류되어 비공개되고 있다. 이번 책은 인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인천시 아카이브의 일환이며 향후 지속적인 자료 수집의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