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2.한국철학사상

선비, 철학자 그리고 화담 서경덕

동방박사님 2021. 12. 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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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담 서경덕은 일반인에게는 황진이의 마음을 빼앗은 풍류객의 모습으로 읽히고, 한국 사상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은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철학자이다. 여기서도 서경덕의 두 모습이 비춰진다. 서경덕은 백성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전히 살아 있고, 학자들의 글감으로도 여전히 생생하다. 학자들의 머리와 백성의 마음을 모두 얻은, 그런 면에서 흔치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서경덕에 대한 연구물은 철학 사상 부분과 문학 방면에서의 접근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 글은 그런 분류에서 한 발짝 벗어나있다. 어떤 사람의 사상과 행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평가하는 것이 평전이라면, 이 글이 그 기준에 들어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서경덕을 이것저것의 분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해보고 싶었다.

서경덕의 사상이 식자층의 머리와 글을 통해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면, 서경덕 이야기는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왔다. 정작 서경덕 자신은 은거하다시피 살았던 인물이지만 그의 이야기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되고 윤색되었다. 20세기 초에 들어 고전 소설의 형태로 이야기가 모이기도 했고, 현대에 들어서도 소설의 주인공 혹은 문학적 모티브로 살아있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지를 살피면 백성들에게 서경덕이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혹은 서경덕에 빗댄 백성들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 엮어보았다. 서경덕 이야기의 대체를 보고자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에서 출간한 연강학술도서 한국고전문학전집의 『서화담전』을 현대 언어로 각색하여 보았다.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나, 서경덕의 일생

손이 가는 대로 쓰기
가족에 대한 기억들
나의 스승과 제자들
나의 일생
나의 몸이 떠난 후
[부언] 당성 서씨의 족보를 찾아서

2부 이야기 속의 서경덕

이야기 대상으로서의 서경덕
황진이와 서경덕
도술을 부리는 서경덕
소설 「서화담전」과 서경덕
[첨부] 소설 서화담

3부 서경덕의 사람들

서경덕의 사람들 찾아보기
서경덕의 선배들
서경덕의 문인들
서경덕 문인의 분류

4부 서경덕의 발길이 머문 곳

장소의 의미
서경덕의 장소들
개경과 서경덕
개경의 유적과 서경덕
개경의 경관과 서경덕
화담[꽃 못]과 서경덕
서경덕의 여행
꽃 못에는 여전히 서경덕이 있다.

5부 서경덕의 사물들

사물과 사상
선비의 길 - 도죽장
존재의 근원 탐구 - 부채
형이상과 형이하의 일관 - 거문고
선비, 철학자 그리고 서경덕

6부 서경덕의 철학

서경덕은 주자학자인가
서경덕의 존재론
‘있음’은 ‘좋음’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있음과 없음이라는 실체는 없다.
존재의 존재 근거는 존재이다.
이와 기는 동시, 동위이다.
서경덕의 인식론
세계를 바라보는 세 가지 지평
인식 방식의 두 갈래
인식 주체의 자세
서경덕의 공부론
깨우침
수양은 인식의 열매

7부 서경덕의 글 몇 편

이기의 근원
이와 기에 대하여
태허에 대하여
귀신과 생사에 대하여
‘복(復), 그것에서 천지의 마음을 보는 것’에 대하여
온천에 대하여 분석함
대상 제도가 옛 법을 벗어났음을 인종대왕에게 올리는 상소
 

저자 소개

저 : 황광욱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동양철학, 한국철학, 동양 윤리사상 등을 강의했다. 지금은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여자고등학교에서 윤리 교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암기 위주의 공부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사색하는 습관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출판사 리뷰

화담 서경덕은 일반인에게는 황진이의 마음을 빼앗은 풍류객의 모습으로 읽히고, 한국 사상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은 그의 글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는 철학자이다. 여기서도 서경덕의 두 모습이 비춰진다. 서경덕은 백성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전히 살아 있고, 학자들의 글감으로도 여전히 생생하다. 학자들의 머리와 백성의 마음을 모두 얻은, 그런 면에서 흔치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서경덕에 대한 연구물은 철학 사상 부분과 문학 방면에서의 접근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 글은 그런 분류에서 한 발짝 벗어나있다. 어떤 사람의 사상과 행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평가하는 것이 평전이라면, 이 글이 그 기준에 들어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서경덕을 이것저것의 분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얘기해보고 싶었다.

먼저 서경덕 자신이 자신의 일생을 말해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경덕의 삶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서경덕 자신의 회고를 듣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서경덕이 자신의 삶을 지금의 나에게 얘기하는 것과 같이 서술해보았다.

다음으로 서경덕이 뜻을 같이했거나 정감을 나누었던 사람들을 정리해보았다. 은거하듯이 살았던 서경덕이기에 교류를 나눈 사람들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신분과 사회적 처지라는 면에서 보면 다양한 면이 엿보인다.

서경덕의 사상이 식자층의 머리와 글을 통해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면, 서경덕 이야기는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왔다. 정작 서경덕 자신은 은거하다시피 살았던 인물이지만 그의 이야기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산되고 윤색되었다. 20세기 초에 들어 고전 소설의 형태로 이야기가 모이기도 했고, 현대에 들어서도 소설의 주인공 혹은 문학적 모티브로 살아있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지를 살피면 백성들에게 서경덕이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혹은 서경덕에 빗댄 백성들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 엮어보았다. 서경덕 이야기의 대체를 보고자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에서 출간한 연강학술도서 한국고전문학전집의 『서화담전』을 현대 언어로 각색하여 보았다.

서경덕은 매우 가난하게 살았기에 그가 지닌 물건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서경덕의 글감에서 사물을 찾아보면 도죽장, 부채, 복숭아나무, 소나무, 국화, 도마, 붓, 옷, 거문고 정도이다. 이 가운데 서경덕은 도죽장, 부채, 거문고를 귀히 여긴 것으로 보인다. 해서 도죽장, 부채, 거문고에 대한 서경덕의 글을 잘 살펴보면 서경덕의 사상이나 삶의 한 모퉁이라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분석해보았다.

서경덕은 일생을 개성에서 지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른세 살 때, 약 6개월에 걸쳐 전국을 유람한 자취가 있다. 곧 서경덕의 장소는 개성과 전국 유람으로 대별할 수 있다. 개경의 여러 장소와 전국 명승 가운데 글을 남긴 곳은 서경덕에게서는 어떤 의미가 부여되었을 것이다. 해서 그 글을 살피면 서경덕의 생각 한 조각이라도 얻어들을 수 있는 것 같아 따로 서술했다.

어떻게 살았는지, 누구와 교류했는지 살폈으니 그다음에는 어떤 사고를 했고,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서경덕의 철학 사상인데, 이 부분은 많은 학술 논문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중언부언하지 않았다. 다만, 서경덕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사상을 말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의 사상을 대체로 구성해보았다.

글을 숭상한 조선이라는 분위기에서 보면, 다른 학자에 비해 서경덕이 남긴 글은 소략하다고 할 정도이다. 그래도 지금의 학술 논문에 해당하는 글이 11편, 상소문 2편, 편지글 4편이 있고 그 외에 문학적 글인 시와 명, 부 등을 합해 82편이 있다. 이 글은 모두 『화담집』에 실려 있고, 『화담집』을 역주한 것도 있기에 쉽게 접할 수 있다. 서경덕의 글 가운데 사상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글 7편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여 모아두었다. 그 외의 서경덕의 글은 소재에 따라 이 책의 이곳저곳에서 소개하였다.

이렇게 글이 맺어진다. 그래도 서경덕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 한 사람을 어떻게 다 알겠는가. 특히 대철학자를 말이다. 다만, 서경덕이라는 철학자가 어떤 삶을 살았고, 누구를 만났고,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떤 사물에 의미를 두었고, 어디를 갔고,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추어졌는지에 대한 궁금한 면이 한 조각이라도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경덕의 시를 이끌어 이 책의 소개 글을 마치려 한다.

제목 없음

눈에 발을 드리우고 귀를 꼭 닫아도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소리, 계곡 흐르는 소리는 떠들썩하네.
나를 잊는 경지에 이르면 만물이 만물이 되어
마음이 이르는 곳마다 저절로 맑고 따스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