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서양철학사상

역사철학 (신남철) : 변혁의 철학을 꿈꾼 1세대 철학자

동방박사님 2021. 12. 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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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의 저자 신남철은 1945년 해방 후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다가 1948년 월북한 철학자였다. 《역사철학》은 학술논문과 공개강좌용 원고 등을 한데 묶은 책이다.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논문이 다수 수록되었다. 저자가 살아 온 식민지 조선과 해방 공간에서의 치열한 현실참여의식과 역사의식이 일관되게 전개된 철학서이다. 헤겔의 역사철학이 비중있게 다뤄졌고 당시에 유행했던 실존철학이 소개된다. 이번에 간행된 책에서는 초판에 수록된 난해한 용어와 한자어를 한글로 순화했다.

 

목차

서문

제1장 역사철학의 기초론 ― 인식과 신체
제1절. 안다[知]는 것의 인식론적 의미
제2절. 리케르트의 인식론에 대한 비판
제3절. 육체에 의한 대상의 받아들임
제4절. 오성(悟性)에 의한 대상 모사(模寫)의 운동과 발전
제5절. 신체의 변증법
제6절. 역사 파악의 단서

제2장 역사의 발전과 개인의 실천
제1절. 《정신현상학》의 의의
제2절. 발전의 개념과 노동적 시간
제3절. 세계사적 개인과 희생
제4절. 희생의 엄숙성과 집단
제5절. 죽음[死]에 의한 삶[生]의 전환
제6절. 신문화 창조와 헤겔

제3장 그리스인의 세계관 투쟁과 ‘소크라테스’
제1절. 세계관의 의미
제2절. 호메로스적=헤시오도스적 사회
제3절. 헤라클레이토스적=크세노파네스적 사회
제4절. 소피스트적 사회 ― 세계관 투쟁의 최초의 희생으로서의 소크라테스의 옥사(獄死)

제4장‘르네상스’와 ‘휴머니즘’
제1절. 근대 철학사 연구의 방법
제2절. 근대사상 발생의 지반
제3절. ‘르네상스’와 ‘휴머니즘’
제4절. ‘르네상스’와 문학

제5장 헤겔 백년제(百年祭)와 ‘헤겔 부흥’
제1절. 헤겔에 대한 관심의 앙양(昻揚)
제2절. 헤겔연맹과 헤겔회의
제3절. 헤겔 부흥의 의의
제4절. 헤겔 부흥의 철학사적 과제
제5절. 삶[生]철학에 있어서의 헤겔 부흥

제6장 신헤겔주의와 그 비판
제1절. 헤겔학파의 분열과 그 후의 상태
제2절. 신헤겔주의 대두의 사회적 근거와 ‘파시즘’

제7장 실존철학의 역사적 의의
제1절. 현대철학의 과제
제2절. 새로운 형이상학의 설계
제3절. 인간 위기의 철학으로서의 실존철학
제4절. 하이데거 철학의 성격
제5절. 실존철학의 세 가지 과제

부록 ― 헤라클레이토스의 단편어(斷片語)

본서에서 인용된 주요 참고문헌
《역사철학》해제
신남철 연보
신남철 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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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신남철
1907년 경기도 경성부(서울)에서 출생했다. 1926년 경성제국대학 예과 법문학부에 입학했다. 1931년 경성제국대학 철학과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철학과 조수로 근무했다. 1945년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고 1948년 월북하여 북한에서 김일성 종합대학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58년 북한에서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서로 《역사철학》(1948), 《전환기의 이론》(1948) 등이 있다.
해제 : 김재현(金載賢)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남대학교 인문학부(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독일 콘스탄츠대학 방문교수(1992-1993)와 동경외국어대학 조교수(2004-2005)를 역임했으며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상임이사로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사회철학의 수용과 전개》, 《하버마스의 사상》(공저), 《현대철학의 흐름》(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하버마스의 해방론 연구〉(박사...
 

책 속으로

소크라테스는 플라톤도 말한 바와 같이 소피스테스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고 동일한 사회적 지반에서 고매한 정신과 슬기로운 철학으로의 정열로써 진리와 덕과 준법을 교시하였다. 그러나 자산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소피스테스를 과격론자로 위험시했기 때문에 그 정신적 지주가 되어 있는 소크라테스를 벌한 것은 능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숭고한 정신의 열화가 불붙은 당당한 변명으로써 법정에 가득찬 배심원들에게 부정 불의에 대해서 어디까지나 투쟁을 계속할 것을 선언하였을 때 부유한 귀족 계급은 소크라테스를 사형하는 것은 물론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면 철학 그 자체까지도 사형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 p. 116. 제3장 〈그리스인의 세계관 투쟁과 소크라테스〉에서

우선 인간으로서 자유로운 사상 감정의 소유자로서 해방되어야겠다고 하는 이른바 삶의 감정은 어떤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압박되고 또 조절되기에는 너무도 강력하였고 풍부하였으며 또 근본적이며 급진적이었다. 그리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휴머니즘이 어떤 독특한 사상 체계를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도 그 범위 내용이 넓어서 자칫하면 그 특징을 포착하기에 곤란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지독하게 받았던 통제 압박에 대한 반항이 정신적 면에서 이와 같은 해방 즉 신앙의 해방, 양심의 해방, 지식의 해방으로서 표면화되었다. 창작과 지식의 자유와 해방을 확립하기 위하여 나타났던 휴머니즘의 정신이 양심과 신앙의 자유와 해방을 확립하기 위하여 종교개혁으로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으며, 이 종교개혁의 모든 이론과 내용은 이 시대의 사회적 해방투쟁의 사상적, 철학적 표현이었다. ---pp. 143-144. 제4장 〈‘르네상스’와 ‘휴머니즘’〉에서

35. 愛知者가 되려면 많은 사물에 통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 240. 부록 〈헤라클레토이토스의 단편어〉에서

49a. 우리는 같은 개울[川]에 들어가나 그러나 우리는 먼저의 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곳에 있으면서 또한 그곳에 있지 않다. --- p. 243. 부록 〈헤라클레토이토스의 단편어〉에서

110. 인간에 있어서는 그의 모든 욕망이 충족된다면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 p. 254. 부록 〈헤라클레토이토스의 단편어〉에서
 

출판사 리뷰

도서 개요

이번에 출간된 《역사철학》은 1948년 초판 당시《역사철학》원본의 한자와 어색한 글을 오늘날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풀어쓴 책이다. 저자 신남철은 1945년 해방 후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다가 1948년 월북한 철학자였다. 《역사철학》은 전문적인 학술논문들과 공개강좌용 원고 등이 한데 묶인 논집으로, 저자가 살아 온 식민지 조선과 해방 공간에서의 치열한 현실참여의식과 역사의식이 일관되게 전개된 철학서이다.


《역사철학》재출간의 의의
: ‘철학’의 과제는, 여전히, 역사의 전개를 고민하는 것!

1945년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은 저자에게도 크나큰 감격의 순간이었다. 해방의 기쁨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본서의 서문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해방 후에 쓰여 진 글들은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고뇌하는 실천철학자로서 저자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글들이다.

1945년 해방 후 발표된 제4장(‘르네상스’와 ‘휴머니즘’)은 해방 전후의 현실에서 조선이 자주적 민주주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 문학인 예술가들의 실천적 투쟁이 필요함을 르네상스 지식인을 통해 예시하면서 ‘휴머니즘’에 기초한 문학과 예술이 바로 혁명적 사회의 도래를 선구적으로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본서에 부록으로 실린 ‘헤라클레이토스 단편어’는 《철학》창간호(1933. 7월)에 게재된 것으로, 원전 번역을 통해서 자신의 학문 세계를 굳건히 구축하려는 젊은 철학도의 지적 분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역사철학》을 통해서 저자의 철학사상을 포함해서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고뇌하였던 지식인의 지적 투쟁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역사철학》 발간 후 저자가 보인 행보는 바로 그 결과였다.

글이 작성된 시기와 해방 후의 출간, 그리고 한 갑자(甲子)를 지나서 다시 출간되는 오늘날에도 본서《역사철학》을 관통하는 주제는 여전히 문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