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미술의 이해 (책소개)/3.서양미술사

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동방박사님 2021. 12. 2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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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이네이스』는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로마의 시조로 추앙받는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소재로 쓴 서사시다. 베르길리우스는 농경시를 완성한 후, 자신을 후원하며 그 작품의 완성도에 만족해하는 귀족 마이케나스와 아우구스투스로부터 서사시를 써보라는 격려를 받고, 자신의 평생의 꿈인 서사시에 착수할 결심을 했다고 짐작된다.
베르길리우스는 이후 11년간 『아이네이스』에 매달렸는데, 앞으로 3년을 더 『아이네이스』에 바치기로 하고 답사를 위해 그리스, 터키로 여행을 떠났으나 열병에 걸려 이탈리아로 돌아오게 되었고 곧 눈을 감고 만다.
베르길리우스는 이 미완성 작품을 불태우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아우구스투스가 이 작품을 불태우지 말라고 명령해 거의 초안 그대로 남게 되었다. 베르길리우스는 이 서사시를 통해 로마의 역사와 그 지배자를 찬양하고 기릴 목적이었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아스의 라비니움 건설 - 아들 아스카니우스의 알바 롱가 건설 - 300년간의 통치 - 마지막 왕 누미토르의 딸 레아 실비아가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는 것을 큰 스토리로 구성하였고, 이 구성을 설명하는 세부적인 내용들은 베르길리우스가 당시 설화와 전설들을 채집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후세의 역사가들에게도 도움이 되었다. 반면, 아이네이아스를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그는 호메로스에게서 많은 부분을 모범 삼아 따올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위대한 그리스적 전통과 로마의 기원을 연결시킬 수 있었으며, 호메로스에서는 묘사되지 않은 트로이 함락을 묘사해 작품의 몰입도와 신뢰감을 높였다. 또한 아이네이아스가 방랑하며 카르타고에 닿았다가 오디세우스와 같은 고난을 겪는 등 세계관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

목차

테티스 여신의 결혼 |트로이 전쟁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여신의 아들들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죽음
트로이 함락 | 그리스의 빛나는 별들
트로이의 여인들 | 트로이 탈출
유민의 시대 | 아이네이아스와 아프로디테
아이네이아스와 디도 | 디도의 자결
추모 경기를 열다 | 팔리누루스의 순교
저승을 내려가다 | 엘리시움
라티움에 도착하다 | 동맹을 맺다
아프로디테의 스캔들 | 헤파이스토스의 무구
니수스와 에우알루스 |팔라스의 죽음
전사자들의 장례 | 여전사 카밀라
마지막 결전 | 로물루스 신화
아이네이아스를 노래하다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원저 : 베르길리우스 (Publius Vergilius Maro)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70년 북부 이탈리아의 안데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베르길리우스의 어린 시절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가난한 농부 혹은 옹기장이였던 아버지는 베르길리우스가 성인식을 치른 기원전 55년에 그를 로마 대도시의 상급 학교에 보내 수사학을 익히도록 했다고 한다. 성인이 되어 홀로 로마로 이주한 그는 옥타비아누스(훗날의 아우구스투스), 안토니우스 등과 같은 학교를 다녔고, 서정시 「...
 

책 속으로

트로이에도 그리스 못지않게 훌륭한 장수들이 많았다. 아이네이아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트로이의 왕족 안키세스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으로, 트로이의 제2인자였다. 글라우코스는 트로이와 동맹을 맺은 리키아의 장수였고, 사르페돈은 제우스와 라오다메이아의 아들로 그 역시 리키아의 장수였다. ---p.32

트로이인들은 거대하고 험악한 거인을 보자 공포에 질려서 그를 피하려고 정신없이 노를 저었다. 노 젓는 소리를 듣자 폴리페모스가 소리쳤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산 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동굴 속에서 키클롭스들이 뛰어나와 해안에 죽 늘어섰는데, 마치 커다란 소나무들이 늘어선 것과 같았다. 그들은 바위를 손에 들고 아이네이아스의 배를 향해 던졌다. 그들이 던진 바위가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아이네이아스의 배 옆에 떨어졌다. ---p137

아이네이아스와 시빌레가 카논의 배에 내려 저승 입구로 들어서자 저승의 수문장 케르베로스가 두 사람의 그림자를 보고 사납게 짖어대고 있었다. 세 개의 목구멍으로 컹컹 짖어대는 소리가 어찌나 크고 사납던지 아이네이아스는 발길을 제대로 옮기지 못했다. 시빌레가 꿀을 바른 작은 먹이를 하나 꺼내 케르베로스 앞으로 던졌다. 그 먹이에는 깊은 잠에 빠지게 하는 약초가 섞여 있었다. 케르베로스는 먹이에 탐욕스럽게 달려들어 단숨에 먹어치웠다. 그리고는 곧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벌러덩 뒹굴며 깊은 잠에 빠졌다. ---p238

맑은 하늘에 느닷없이 번개가 번쩍이더니 천둥소리가 울렸다. 아이네이아스는 벌떡 일어나 말했다. “오, 여신이신 어머니께서 전에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이런 신호를 내게 보내실 것이며, 헤파이스토스께서 만드신 갑옷과 무기들을 내게 가져다 주시겠다고, 이제 어머니께서 이런 신호를 보내시는데 더이상 왕의 말씀을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 ---p334

아이네이아스는 투르누스가 대결을 원하자 전투를 중지시키고 병사들을 뒤로 물렸다. 그리고 성안에 있는 넓은 정원에 결투장을 만들었다. 마침내 양 진영의 모든 병사들이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두 영웅의 결투가 시작되었다.
---p461
 

출판사 리뷰

『아이네이스』는 전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서사시로, 라틴어 6각운으로 쓰였다. 라틴문학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되는 유명한 2권은 아이네이아스가 트로이에서 탈출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트로이에 적개심을 갖고있는 헤라는 트로이가 함락된 후 목숨을 건져, 아이네이아스 지휘 아래 시칠리아로 피신하는 트로이 함대를 파멸시키려고 한다. 바람의 신 아이올루스는 헤라의 명령으로 트로이 함대가 풍랑에 휩쓸리도록 하지만, 포세이돈의 개입으로 함대는 구출되어 카르타고 항으로 피신을 한다. 4권 또한 유명한 장면으로 아이네이아스 일행이 디도 여왕이 다스리는 카르타고에 닿으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이후 아이네이아스는 디도에게 트로이 함락과 이후의 방랑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디도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아이네아스는 문득 디도에게 결혼해 줄 것을 고백받는다. 그동안 수절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왕들과의 결혼을 거부하던 디도였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했지만, 그보다도 자신의 고립무원의 상황을 극복하고 자신과 백성들을 지켜줄 강한 전사들과 지도자가 더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디도의 이런 바람은 아이네이아스에게 무거운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아이네이아스는 신들의 예언과는 동떨어진 장소에 정착했으면서도 커다란 위험에 둘러싸인 처지임을 자각한다. 그래서 그는 디도 여왕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고 카르타고에서 몰래 도망친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가 떠나기 직전에 이를 눈치채고 아이네이아스에게 간절하게 애원해 보지만 신의 뜻을 실현해야 하는 아이네이아스에게는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녀는 이용당하고 버려졌으며, 그 상태로 백성들을 바라보고 통치해야 하는 절망감과 수치심과 분노, 그리고 그동안 청혼을 거절당했던 주변 왕들이 침략해 올 공포를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다. 4권에 이어 6권에서는 그 유명한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영향을 주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승의 묘사가 세밀하고 독특해 흥미를 끄는 부분이 많다. 기독교의 지옥과 비슷한 고통의 장소 타르타로스, 장례를 못 치르면 유령처럼 떠돌게 되는 혼백들, 천국과 비슷한 엘리시움, 때가 되면 환생이 가능한 엘리시움의 유령들. 이때 죽은 아이네이아스의 아버지 안키세스가 자신의 아들이 세우게 될 나라의 미래를 예언하는데, 많은 장군과 왕들과 현인들을 묘사하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를 크게 찬미하며 끝을 맺는다.

『아이네이스』는 라틴어로 쓰인 서사시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으며, 후대에 강한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다. 그 뛰어난 완성도에 힘입어 베르길리우스 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과서로 널리 사용됨은 물론, 로마의 국교가 기독교로 바뀐 이후에도 신의 소명에 전적으로 충실한 아이네이아스가 갖은 고난과 역경에 부딪혀 괴로워하면서도 꿋꿋이 이겨내는 것이 기독교적인 가치를 담고 있다고 여겨짐으로 변함없이 애송되고 필사되었다. 13세기 영원불멸의 거작 『신곡』을 쓴 단테는 1세기의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시공을 뛰어넘어 스승으로 추앙하였다. 단테는 『아이네이스』에 등장하는 지옥상을 『신곡』에 옮겼으며, 베르길리우스를 지옥과 연옥의 안내자로 등장시켰다.
『아이네이스』 전체를 용비어천가로 여기는 관점도 있으나, 농경시나 전원시 등에서 성실하고 건전한 농경생활이나 전원생활을 예찬하고 신봉하는 베르길리우스의 관점에서 볼 때 아우구스투스는 오랜 로마의 혼란과 전쟁을 종결하고 로마의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지도자였다. 따라서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스』 내에서 많은 예언이나 계시, 헤파이스토스가 아이네이아스에게 마련해준 방패의 조각 묘사를 통해 그리스 로마 시대와 아우구스투스 시대를 하나로 묶는 효과를 거둔다. 또한 이 작품은 호라티우스가 “그대들은 신들의 하인이므로 지상의 주인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아우구스투스가 “마음껏 민족을 다스려라, 정복된 자들을 살려주고 교만한 자들을 쳐부수라.”라고 말했던 것처럼 로마인의 기원이 신과 인간의 사명과 권리인 정복과 문명에 있음을 제시한다. 또한 아이네이아스가 겪게 되는 수많은 아픔과 고난, 트로이 낙성, 아버지를 업고 아들의 손을 쥐며 가는 필사의 탈출, 그 과정에서 부인의 실종, 오랜 방랑, 또 다른 전쟁과 살육, 특히 모든 자존심을 내다 버리고 애원하는 디도와의 이별 등을 보면 차라리 아이네이아스는 이 과정을 전부 겪지 않는 것이 행복했을 것이다. 특히 디도와 결합한 채로 카르타고의 왕이 되었어도, 위태롭기는 해도 충분히 왕으로서 운명을 개척해 볼 만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아이네이아스가 이탈리아에서 왕이 되는 것, 로마를 건설하는 것은 위대한 신의 계획을 실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로마인들이 아킬레우스를 무시하고 아이네이아스를 칭송하는 것은, 아이네이아스는 그들의 시조왕이지만 동시에 로마의 거대한 통치와 문명과 그 앞에 선 위대한 개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로마의 거대함 앞에 개인이 겪는 고통이나 좌절에도 불구하고 아이네이아스는 운명에 대한 꺾이지 않은 희망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와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네이스』는 트로이 멸망 후 로마의 건립까지 아이네이아스의 라비니움 건설 - 아들 아스카니우스의 알바롱가 건설 - 300년간의 통치 - 마지막 왕 누미토르의 딸 레아 실비아가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아 로마 제국이 탄생하는 과정과 신화적 장면을 담아내고 있으며, 약 1,000컷의 주옥 같은 명화 속에 펼쳐지는 흥미 만점의 스토리 전개는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마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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