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이데올로기 연구 (책소개)/2.러시아혁명사

영국 노동당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2. 2. 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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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5년에 영국 노동당 좌파인 제러미 코빈이 당 대표로 선출되자 급진적 변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이 희망에 부풀었고 한국의 많은 진보·좌파도 코빈을 응원했다. 그러나 대다수 노동당 국회의원과 당내 우파는 코빈을 한사코 반대했다. 이들은 2019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패배하자 코빈을 대표직에서 사임시키더니 급기야 코빈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몰아 당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안타깝게도 코빈을 포함한 노동당 좌파는 대중을 동원해 이 세력에 맞서기보다 거듭 타협하고 후퇴했다. 노동자 정당을 통한 사회 변화를 꿈꾸던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으로 사기 저하하지 않으려면,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배우고 개혁주의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노동당의 탄생부터 코빈의 부상과 좌절까지 12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오늘날 노동계급이 자본주의와 우파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목차

감사의 말
연표
영국의 정치제도

2018년판 머리말
2008년 한국어판 머리말
1장 개혁주의의 탄생
2장 ‘노총이 배출한’ 노동당
3장 전쟁과 재건: 노동당이 사회주의를 채택하다
4장 전후의 난국을 돌파하기
5장 ‘수권 정당’임을 입증하기: 1924년의 연립정부
6장 혁명이냐 개혁이냐: 1920년대의 좌파
7장 총파업과 그 여파
8장 개혁주의자들과 경기 불황: 제2차 노동당 정부
9장 사회주의 독재에서 국민 통합으로: 1930년대의 노동당
10장 제2차세계대전 동안의 노동당
11장 애틀리 정부: 개혁주의의 절정
12장 ‘잃어버린 13년’
13장 1964~1970년의 윌슨 정부
14장 히스 정부와 노동당
15장 1974~1979년의 노동당 정부
16장 대처 집권기의 노동당
17장 신노동당
18장 신노동당 정부
19장 밀리밴드에서 코빈으로
20장 결론
에필로그: 미래는 노동당 바깥에 있다

후주
영국 총선 결과
영국 노동당 역대 당 대표
주요 인물과 정당 설명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토니 클리프 (Tony Cliff)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1917년에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난 영국 마르크스주의자다. 1930년대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가 됐고 트로츠키 지지자가 됐다. 팔레스타인에서 소규모 혁명 조직을 건설하다가 제2차세계대전 기간에 영국군에 의해 투옥된 직후 영국으로 이주했다. 1950년대에 소련과 동유럽을 깊이 연구한 후 이 사회들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라고 주장하며 정설 트로츠키주의와 결별하고, 고전 마르크스주의를 ...

저 : 도니 글룩스타인 (Donny Gluckstein)

 
토니 클리프의 아들로서,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서 활동하고 있다. 워릭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현재 에든버러의 스티븐슨 칼리지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외에도 파리코뮌, 1915~1920년의 서유럽 노동자 평의회 운동, 나치와 노동계급 등을 좌파의 시각으로 분석한 책을 썼다. 사회주의노동자당 SWP(트로츠키 계통 좌파 그룹)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였던 토니 클리프의 아들로, 아버지와 마찬가지...

저 : 찰리 킴버 (Charlie Kimber)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이자 공동 사무국장이며 반자본주의 주간신문 [소셜리스트 워커]의 편집자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는 《브렉시트, 무엇이고 왜 세계적 쟁점인가?》,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 왜 혁명인가》가 있다.
 

책 속으로

1895년에는 노동자 정당에 대한 희망이 모두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5년 뒤 노총은 노동자 정당을 건설했다. 이런 극적인 변화의 계기는 무엇인가? 그 답은 지배계급의 공격이었다. 1889년에는 능동적으로 움직였던 현장 조합원들이 이제 관료들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 노동당은 노총 관료들의 책략의 산물이었고 계급투쟁이 후퇴한 결과였다.
--- p.61~62

어떤 정당은 태어날 때부터 썩어 있었고, 어떤 정당은 점차 썩어 갔고, 어떤 정당은 외부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썩었다. 각각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들이 있다. 러시아 공산당은 독일 혁명의 패배, 국제적 고립, 16개 나라 군대의 침략과 내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썩었다. 독일 사회민주당은 오랜 시기 동안, 그리고 카우츠키와 베른슈타인 같은 사람들이 들인 많은 노력 때문에 점차 기회주의에 물들었다. 그러나 노동당은 처음부터 순전한 개혁주의 정당이었다.
--- p.45

[1931년 노동당 정부 붕괴] 당시 노동당이 실업급여 삭감에 맞서 싸웠다는 신화가 1931년 이후 꾸준히 유포됐다. 노동당이 실업급여를 삭감하느니 차라리 정부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진실은 노동당이 램지 맥도널드를 축출한 것이 아니라, 내각의 다수가 실업급여 삭감을 받아들였는데도 맥도널드가 내각에서 노동당 인사들을 축출한 것이었다.
--- p.275~276

국유화에 대한 노동당의 태도는 1945년 선거 정책·공약 자료집 《미래를 직시합시다》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자료집은 국가가 영국은행, 탄광, 전력과 가스, 철도, 철강 등 특정 산업들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유화가 노동과 자본의 세력균형을 바꾸는 수단이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옳다는 것이었다. … 그래서 보수당의 주요 인사들도 광산 국유화에 반대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배계급의 비타협적 전사(戰士)였던 처칠조차 반발하지 않았다. 처칠은 영국은행 국유화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 케인스주의 계획경제 시대에 필연적인 조처였기 때문이다.
--- p.362~363

노동당의 이런 선거 승리(와 배신행위)는 ‘신노동당’이 스스로 주장했듯이 과거의 전통과 완전히 단절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흔한 견해다. 마거릿 대처는 자신의 최대 업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토니 블레어와 신노동당”이라고 대답했다. … 이와 다른 대안적 견해는 … [구노동당과 신노동당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신노동당이 구노동당의 근본적 관점과 전망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어떤 견해가 옳은가?
--- p.675

개혁주의 의식은 실제로 개혁을 획득할 가능성이나 실제로 노동당에 투표하거나 노동당원이 될 가능성에 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혁주의 신념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노동당이 노동자들의 개혁 염원을 점차 반영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조직들이 쉽사리 노동당을 대체해 개혁주의의 정치적 표현체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당과 노조 관료들의 독특한 관계는 비록 변화를 겪었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 덕분에 노동당 고유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개혁주의 의식과 노동당 득표 사이의 간접적이지만 실질적인 관계 때문에 노동당의 대중적 영향력이 유지된다. 노동당은 일시적으로 우파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만, 노동당의 핵심 지지 기반은 노동계급이고, 노동계급의 가장 선진 부문은 압도적으로 노동당 정치를 지지한다.
--- p.771~772

노동당은 여전히 ‘자본주의적 노동자 정당’이고, 그런 정당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좋은 측면은 노동자들이 투표할 수 있는 독자적 정당이 있다는 것이고, 나쁜 측면은 그 정당이 자본주의의 경기 규칙을 받아들여서 자기 지지자들을 실망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느 날에는 노동당 지방의원들이 강요하는 복지 삭감에 대항하는 운동을 벌이다가도 다음 날에는 바로 그 지방의원들과 단결해서 파시스트들의 도심 행진에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 p.77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투쟁을 우선시하고 선거보다 거리와 작업장을 중시하는 정당이다. 노동당 좌파는 의회 밖 투쟁의 필요성을 얘기할 때조차 투쟁을 선거 정치에 종속시킨다. 2020년 한 해 동안 일어난 가장 고무적인 투쟁들은 대부분 의회 영역 바깥에서 벌어졌다. … 이런 저항이 더 많이 벌어져야 한다. 그리고 투쟁과 혁명적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체제 전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를 건설해야 한다. 미래는 노동당 바깥에 있다.
--- p.782
 

출판사 리뷰

체제에 대한 환멸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환멸이 커지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 위기, 심각한 사회·정치 양극화, 기후·생태·보건 위기를 낳는 자본주의 특유의 모순 때문이다. 2010년 미국의 18~29세 인구 가운데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한 사람이 68퍼센트였던 반면, 2018년에는 겨우 45퍼센트만이 그렇게 답했다(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한 사람은 51퍼센트였다).
이런 세계를 만들어 낸 주류 정당들에 대한 환멸도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계 영국인 마르크스주의자 타리크 알리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가 똑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한다며 이들을 “극단적 중도파”라고 불렀다. 특히 영국 노동당, 프랑스 사회당, 독일 사회민주당 같은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우경화해 신자유주의를 수용하면서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

개혁주의의 모순

이런 환멸 때문에 오른쪽에서는 프랑스의 마린 르펜 같은 극우파가, 왼쪽에서는 그리스의 시리자 같은 급진 좌파가 성장했다. 때로 이런 변화는 기성 정당 안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집권과 버니 샌더스 열풍이 대표적이다.
영국에서는 이것이 노동당 안에서 ‘반란’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노동당 좌파인 제러미 코빈이 당 대표로 선출되자 급진적 변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이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대다수 노동당 국회의원과 당내 우파는 코빈을 한사코 반대했다. 이들은 2019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패배하자 코빈을 대표직에서 사임시키더니 급기야 코빈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반유대주의자로 몰아 당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안타깝게도 코빈을 포함한 노동당 좌파는 대중을 동원해 이 세력에 맞서기보다 거듭 타협하고 후퇴했다.

영국 노동당 역사에서 배우기

의회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 시작한 지 30여 년, 진보 정당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20여 년 된 한국에서 120년 역사의 영국 노동당은 늘 중요한 준거점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양대 부르주아 정당이 지배하던 영국에서 어떻게 노동당이 성장해 집권까지 할 수 있었는지, 전 국민 무상 의료 서비스인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어떻게 도입될 수 있었는지, 신자유주의를 노골적으로 받아들이고 제국주의 전쟁에 동참한 토니 블레어의 신노동당은 개혁주의의 최종 파산을 뜻하는지, 제러미 코빈은 어떻게 부상할 수 있었고 왜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 등등은 한국의 진보·좌파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중요한 질문들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쓴 노동당의 역사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쓴 영국 노동당의 역사다. 이것은 앙상한 도덕주의적 비판일 것이라는 세간의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 지은이들은 872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에서 노동당의 사회적·조직적·재정적 기반과 이데올로기·강령·정책뿐 아니라 무엇보다 노동당의 정치적 실천이 어땠는지를 역사적으로 다룬다. 또, 1920년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의 분석을 따라 노동당을 “온갖 모순으로 가득 찬 자본주의적 노동자 정당”으로 규정하며 혁명가들이 개혁주의 정당의 당원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2008년에 같은 제목으로 나온 책의 개정 증보판이다. 개정 증보판에는 18장 “신노동당 정부”와 19장 “밀리밴드에서 코빈까지”가 추가됐으며,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다.
* 노동당의 정치적 실천은 강령과 어떻게 다르며, 그 둘은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
* 당내 분파들의 상대적 강점은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당내 좌파와 우파의 활동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가?
* 누가 누구를 통제하는가? 노동당 의원단, 중앙집행위원회, 당대회는 각각 어떤 구실을 하는가?
*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노동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또,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떤가?
* 노동당은 투쟁의 침체기에 성공을 거두는가? 아니면 고양기에 이득을 얻는가?
* 노동자들의 충성심은 노동당이 개혁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가? 개혁 없는 개혁주의가 존재할 수 있는가?
*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노동당의 개혁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확신시킬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