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한일관계사 연구 (독서)/1.조선통신사

조선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

동방박사님 2022. 3. 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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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나라와 일본은 과거로부터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 온 이웃이자 숙적이었다. 지금의 한일 관계 역시 과거 역사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조선 후기의 공식사행이었던 조선통신사의 견문기록은 여전히 그 의미의 파장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조선통신사 계미사행록> 시리즈는 모두 조선 후기의 대미를 장식한 통신사행, 계미사행(癸未使行, 1763~1764)과 관련된 기록이다. 240여 년 전의 계미사행록 4종의 저술이 전문 연구자와 전문 편집인의 머리와 손, 그리고 마음을 거쳐 재탄생되었다.
『승사록(조선 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은 부사 서기 원중거가 1763년 8월 발행하여 이듬해 7월 복명하기까지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사행록이다. 원중거는 한미한 가문에서 태어나 과거 급제 후 낮은 벼슬에 머물다,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아 계미사행의 서기로 선발되어 일본에 다녀왔다. 서기의 선발 자체가 일본인들과의 문학적 또는 문화적 교류를 위한 것이었기에 그는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일본 문화를 선입견 없이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대마도에서 강호까지 이어지는 여정에서 만난 일본인, 일본의 경제·정치·종교·지리·가옥·도로·항만·선박·농사·상업 등 일본의 거의 모든 생활문화 영역에 대해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특히 그의 기술 태도는 실증적이고 자세할뿐더러 내용도 방대하여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또한 일본에게도 당시 일본 문화를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이 책이 단순한 사행록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점은 사행에 대한 ‘종합적 분석 평가’를 따로 마련하여 자세히 기술하였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점은 통신사행에 대한 실제적이고 이성적인 비판을 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목차

권1 통신사 서기가 되어 풍랑을 헤치며 일본으로
명을 받고 주상(主上)을 배알하다
사행길에 오르다
부산에서의 지체
일본을 향해 돛을 올리다
대마도(對馬島)에서 날씨에 발이 묶여
대마도부(對馬島府)에서의 연회
폭풍을 뚫고 풍본포(風本浦)로
남도(藍島)에서 배가 부서져
남박(南泊)을 거쳐 적간관(赤間關)으로

권2 강호(江戶)로 향하는 여정
적간관에서 고요한 달빛 바다까지
대판(大坂) 도착
낭화강(浪華江)에 배를 띄우다
소나무숲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
서경(西京)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명호옥(名護屋)에서의 호젓한 관광
부사산을 바라보며 가는 길
강호(江戶) 도착
전명식(傳命式)을 거행하다
일본 문화에 대한 평가

권3 고통과 울분을 안고 돌아오는 길
회정(回程) 길에 오르며
대마도인의 지연 술수와 그로 인한 분개
대판에서 최천종 살해 사건 발생하다
대판성 관찰
범인이 잡혀와 심문받고 처형될 때까지
귀국선에 오르며 대판에서의 사건을 정리하다
대마도로 향하는 뱃길에서의 신경전
통신사행에 대한 평가와 정리
부산에 돌아와 서울로 향하다
복명(復命)을 마치고 집으로
 

저자 소개

저자 : 원중거
지은이 원중거(元重擧)는 조선 후기 시인이자 저술가였다. 한미한 가문에서 태어나 과거 급제 후에도 낮은 벼슬에 머물다 조선통신사 1763년 癸未사행에 서기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 후 찰방, 현감 등의 벼슬을 살았으며, 규장각의 『해동읍지(海東邑誌)』 편찬에 이덕무(李德懋)·박제가(朴齊家) 등과 함께 참여하였다. 이력으로 보자면 이렇다하게 내세울 것은 없으나, 당시 지식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어르신’이었다. 그...
 
감수 : 이혜순
이혜순(李慧淳)은 1942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각각 국문학석사와 비교문학석사를, 중국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중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와 한국고전여성문학회 회장, 한국고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비교문학-이론과 방법』, 『수호전 연구』, 『조...
 
역자 : 김경숙
조선 후기 한문학을 전공하고 있다. 한 작가의 작품에는 그가 살아온 세월과 그로 인해 형성된 그의 사고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매력 때문에, 문학과 사회 계층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주요 논문으로는 「18세기 조선통신사 제술관 및 서기의 문학세계」, 「18세기 전반 서얼 문학 연구」, 「조선 후기 한시에 나타난 創新風 연구」, 「신위-예술가의 감성으로 꽃피운 여성 인식」, 「신분변동야담...
 

출판사 리뷰

* 3년에 걸친 번역 끝에 발행된 계미사행록 번역서(전4권)
조선통신사 계미사행록 4종(화국지/승사록/일본록/일관기)의 번역서가 소명출판에서 발행되었다. 박재금·김경숙·홍학희·김보경 등 4인의 한문학 전공 연구자가 2002년도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번역을 개시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 계미사행은 조선 후기 통신사행의 대미이자 절정을 이루는 사행
우리나라와 일본은 과거로부터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 온 이웃이자 숙적이었다. 지금의 한일 관계 역시 과거 역사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조선 후기의 공식사행이었던 조선통신사의 견문기록은 여전히 그 의미의 파장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에 발행된 4종의 사행록은 모두 계미사행(癸未使行, 1763~1764) 관련 기록이다. 계미사행은 조선 후기의 대미를 장식한 통신사행이다. 통신사행은 총 12차에 걸쳐 이루어졌으나 제12차 사행은 대마도(對馬島)까지밖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강호(江戶)까지 다녀온 것으로는 이것이 마지막 사행이었다. 한편, 문화교류의 양과 질의 측면에서 볼 때도 계미사행은 조선 후기 통신사행의 절정을 이루는 사행이기도 하였다. 이때 양국 문사 간의 시문 창화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단일 사행으로서는 가장 많은 8종의 사행록이 찬술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 4종의 사행록은 계미사행록의 정수
이들 사행록 가운데 지금까지 번역서가 나온 것은 정사(正使) 조엄(1719~1777)의 『해사일기』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행 책임자의 공식적인 기록으로, 계미사행록 중 하나에 불과하다. 계미사행에서는 정사 외에 제술관(製述官)과 서기(書記) 3인이 모두 사행 관련 기록을 지었고, 군관·역관 등도 사행록을 남겼다. 이 기록들은 당시 일본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한일 문화 교류의 생생한 현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계미사행의 총체적인 윤곽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나아가 조선 후기 한일 문화 교류의 실상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사행록들의 번역이 필수 불가결하다. 이번에 발행된 4종의 번역서는 이러한 점에서 큰 의의와 가치를 가진다. 특히 이 4종은 한일 문화 교류를 주도한 제술관과 서기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계미사행록의 정수라고 일컬을 만하다.

* 새로운 숨으로 살아나는 계미사행록
계미사행록 번역에 참여한 연구자는 박재금·김경숙·홍학희·김보경 등 4인이다. 이들은 모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사단법인 유도회(儒道會) 부설 한문연수원 등 한문 전문기관에서 수학하거나 한학(漢學)의 제 권위자를 사사한 전문 연구자들이다. 이들은 정확한 번역, 읽기 쉬운 번역을 목표로 삼고, 꼬박 3년 동안 한서(寒暑)를 잊고 고락(苦樂)을 함께하면서 원문을 강독하고 의미를 토론하며 문장을 다듬었다. 4종의 사행록은 이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거듭 태어났다. 이 책들은 전문 편집인의 손끝을 거치면서 다시 한 번 탈바꿈했다. 표지 디자인에서부터 전체 구성과 배치, 사진과 그림 삽입, 활자체 등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새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240여 년 전의 계미사행록 4종의 저술은 이렇게 전문 연구자와 전문 편집인의 머리와 손, 그리고 마음을 거쳐 새로운 숨으로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