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1.중국역사문화

두 중국의 기원

동방박사님 2022. 4. 1. 21:43
728x90

책소개

중국혁명 과정의 첫 단계였던 국민혁명 기간 동안 손문이라는 혁명가의 상징적 권위가 삼민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이전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한 역사서이다. 책 제목이 의미하는 두 중국의 ‘기원’은 삼민주의와 국민혁명을 의미한다. 삼민주의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모두 자신이 전통 계승자라고 주장하고 싶어 했던 중국적 이데올로기였다. 국민혁명은 국민당과 공산당이 조국을 위하여 처음으로 함께했던 경험이었다.

이처럼 삼민주의는 개인이나 파벌, 정치이론을 뛰어넘는 중국혁명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이 책은 그러한 정치적 상징을 둘러싸고 중국혁명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중국 공산당과 중국국민당의 합작과 대립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중국 혁명 후에 국민당과 공산당이 중국혁명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를 드러내고 있으며, 공산혁명의 도식화 속에 가려졌을 중국혁명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사상적 지향들을 소개한다.

목차

화보

이데올로기 시대의 삼민주의
제1장 삼민주의, 국민혁명의 기반이 되다
Ⅰ. 중국에서 혁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1. 혁명이념으로서의 삼민주의
2. 국민혁명 추진 구상

Ⅱ. 국민혁명을 향한 발걸음을 떼다
1. 중국 국민당 개조
2. 국민회의 제안
3. 혁명군에 의한 북벌

제2장 새로운 삼민주의, 공산주의에 접근하다
Ⅰ. 민족주의_ 대한족주의에 머물다
Ⅱ. 민권주의_ 중앙집권적 전민정치를 지향하다
Ⅲ. 민생주의_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극복을 향하여

제3장 국민정부 혁명외교를 추진하다
Ⅰ. 혁명외교란 무엇인가
Ⅱ. 삼민주의, 혁명외교의 이념을 제공하다
1. 민족주의와 혁명외교
2. 불평등조약 폐지와 조계회수
Ⅲ. 혁명외교로 제국주의에 대응하다
1. 광주국민정부의 파업을 지원하다_ 광주홍콩파업
2. 불평등조약 개선의 기초를 마련하다_ 한구·구강조계회수
Ⅳ. 광주국민정부, 북경군벌정부와 외교로 겨루다
1. 북경군벌정부와 공동대응 모색
2. 관세회의?법권회의 반대
Ⅴ. 삼민주의적 민족국제기구를 꿈꾸다
1. 반제국주의 국제회의 참가
2. 삼민주의적 ‘민족국제’ 구상

제4장 손문의 죽음이 청당으로 이어지다
Ⅰ. 청당이 국공합작을 결렬시키다
Ⅱ. 손문주의로 청당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하다
1. 손문주의의 대두와 당내 분열
2. 청당을 통한 정체성 모색
Ⅲ. 삼민주의를 재해석하다
1. 민생주의와 공산주의
2. 3대 정책 비판과 극복

제5장 남경국민정부 훈정을 실험하다
Ⅰ. 삼민주의가 통치이념이 되다
Ⅱ. 삼민주의 훈정체제를 향하여 가다
1. 독재의 가능성을 내포한 당치론
2. 당치론의 다양한 변용
Ⅲ. 훈정 국가체제를 이루다
1. 강력한 당치를 명문화한 훈정강령
2. 훈정체제의 실행궤도 진입
Ⅳ. 훈정체제를 향해 인권문제를 제기하다
1. 인권문제를 제기한 자유주의자들
2. 훈정체제 안의 인권
3. 인권논쟁 - 헌정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삼민주의의 역사성과 상징성

주석
참고문헌
인명
 

저자 소개

저자 : 전동현 (錢東炫)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사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원에서 중국현대정치사상사를 연구하여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혁명의 상징, 그 의미와 한계: 손문(1866~1925)」, 「대한제국시기 중국 양계초를 통한 근대적 민권개념의 수용」등이 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책 속으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두 중국의 ‘기원’은 사상과 혁명의 두 가지 측면을 의미한다. 사상적으로 삼민주의는 대만의 중화민국과 대륙의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역인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모두 자신이 정통적 계승자라고 주장하고 싶어 했던 중국적 이데올로기였다. 삼민주의는 그들이 함께 또는 제가끔 추구했던 중국혁명의 다양하고 복잡한 함의를 모두 상징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두 중국의 사상적 기원이었다.
그리고 국민혁명은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조국을 위하여 처음으로 함께 했던 경험이었다. 열정적 희망으로 충만했던 최초의 합작은 양자의 차이점과 대립점을 극명하게 부각시키면서 결렬되었다. 그 과정은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라는 두 혁명주역의 존재와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향후 대립과 합작을 거듭하였던 양자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민혁명은 두 중국의 주역들이 추구했던 중국혁명의 기원이었다.
--- 머리말에서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이데올로기의 시대였던 20세기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헌사(獻辭)다.”

‘중국혁명’ 그 이데올로기를 되돌아 보다

21세기에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따금씩 정쟁에서 불거지는 색깔논쟁에서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구시대의 유물쯤 되는 듯싶다.
그러나 지난 세기에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을 지배했다. 그 시기에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의 신념이었고 암울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향한 청사진이었다. 그래서 이데올로기 투쟁도 그토록 격렬하게 오래 지속되었을 것이다. 지난 세기의 여러 시도들이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낸 지금, 이데올로기가 퇴색했다고 해서 20세기를 이해하는 데 이데올로기를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두 중국의 기원〉은 중국혁명을 이데올로기의 입장에서 새롭게 바라본 결과다. 여기서는 공산주의의 대립항에 자유주의 또는 민족주의를 세워놓고 벌이는 해묵은 논쟁을 되풀이 하지는 않는다.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새로운 중국을 향한 신념이자 청사진을 의미했다. 저마다 제각각 추구했던 다양한 사상적 스펙트럼들은 모두 중국혁명이라는 거대한 과제로 모아졌다. 그래서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는 궁극적으로 ‘중국혁명’이었다.
중국혁명의 과정에서, 이 책이 주목한 시기는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혁명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1920년대의 국민혁명이다. 이 시기는 두 정당이 우여곡절 끝에 합작을 하고 성공적으로 국민혁명을 수행하다가, 국민혁명의 정점에서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여 주고 있다. 즉,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두 정치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치의 틀이 짜여진 이후에 비해서, 보다 자유롭게 보다 다양한 정치적 입장과 제안들이 가능했던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을 지닌 시기이기도 하다.


삼민주의 논쟁에 주목하다(중국인에게 삼민주의는 어떤 의미인가?)

당시의 다양한 사상적 스펙트럼은 ‘삼민주의’의 상징성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무수한 ‘삼민주의 논쟁’들은 삼민주의를 공격하거나 그로부터 이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두 삼민주의를 보완하고 그 정통성을 자신에게로 끌어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 같은 노력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삼민주의나 그 제창자인 손문의 완전무결함 때문이었을까?
객관적으로 들여다본 삼민주의나 손문은 매혹적이기보다는 결함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민주의나 손문이 중국인들에게 그토록 중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삼민주의와 손문이 중국혁명을 ‘상징’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며, 개인이나 파벌이나 정치이론을 뛰어넘는 정치적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아직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실체도 잡히지 않지만 온 국민이 열망하는 새로운 중국의 건설을 의미했으며, 사람들을 거대한 중국혁명으로 끌어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정치적 상징이었다.
〈두 중국의 기원〉은 그러한 정치적 상징을 둘러싸고 중국혁명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중국공산당과 중국국민당의 합작과 대립 과정을 들여다본다. 특히 저자는 권력투쟁을 장식하기 위한 소도구였을지 모를 이데올로기적 정당성과 정통성을 확보하는 일에, 왜 그들이 그렇게 심혈을 기울였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한 조망을 통해, 특정 정치이론에 갇히지도 또 갇힐 수도 없었던 중국혁명을 향한 다양한 시도들이 끊임없이 대립, 보완해 가는 과정으로서 중국혁명의 지향과 내용이 더욱 풍부하게 복원된다. 그리고 중국혁명 후에 두 중국을 만든 두 주역,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중국혁명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라는 측면이 더욱 생생하게 드러난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역사의 전면에 부상하지는 않았지만 무척이나 다양하게 존재했던 미완의 시도들까지 포함해서 공산혁명의 도식화 속에 가려졌을 중국혁명의 복잡하고 다채로운 사상적 지향들도 만날 수 있다.


두 개의 중국이 싹을 틔우다

삼민주의 논쟁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과연 중국국민당의 삼민주의와 중국공산당의 공산주의가 합치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다.
손문은 제1차 국공합작을 위해 삼민주의를 새롭게 “해석”하면서 삼민주의와 공산주의의 접근성을 설명한다. 하지만 손문 사후 국민당은 공산당과의 합작을 청산하는 청당운동 과정에서 삼민주의와 공산주의의 거리를 확인한다. 그리하여 동일한 두 개의 이데올로기를 놓고 벌이는 이 상반된 해석의 대결은 이념 논쟁의 절정을 보여 준다. <두 중국의 기원〉은 그 과정에서 직접적으로는 정치권 내의 논쟁을 다루지만, 당시 그 문제를 둘러싼 정론지나 신문의 사설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려고 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삼민주의 논쟁이 이후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이라는 두 개의 중국이 발생하게 되는 씨앗을 제공했다는 점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