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1.사회학

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재난 복구기록

동방박사님 2022. 5. 2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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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노 다케지 지역 민중 저널리즘상 대상 수상
*제42회 고단샤 혼다 야스하루 논픽션상 수상
*제20회 이시바시 단잔 기념 와세다 저널리즘 대상 장려상 수상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재난이라는 글자 뒤에 가려진 작업자들의 면면을 살려낸 끈기와 집념의 르포르타주


이 책은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인 저자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원전 현장에 잠입해 숨겨진 진실을 끈질기게 파헤쳐나간 기록이다. 현재까지 인터뷰한 취재원만 100여 명, 취재 노트만 약 220권, 관련 기획 기사만 140여 회에 달한다. 저자는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 급급한 일본 정부, 해결된 게 하나도 없지만 점차 사고의 악몽을 잊어가는 국민들,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에도 어떻게든 사고를 수습하려 노력하는 작업자들의 얼굴을 교차해 보여준다. 특히 일지 형식을 빌려 재난의 최전선에서 마치 일회용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노동자의 현실을 철저히 기록함으로써 그간 뉴스로만 접했던 ‘원전 사고’를 작업자 한 명 한 명의 얼굴로 생생히 복원한다. 잃어버린 삶의 터전과 참혹한 사고 현장을 낱낱이 파헤친 이 기록은 오늘날 우리가 어떤 이들의 희생과 맞바꾼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 들어가며

2011년 - 원전에 일하러 온 이유

·마스크 속 땀과의 사투 │ 작업자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 온 이유 │ 충격과 공포의 사고 현장 │ 방호복을 입어도 피폭된다 │ ·정문을 지키던 강아지도 피폭당했을까? │ 경계 구역에 남겨진 동물들 │ ·비 오는 날도 땀투성이 │ 7차·8차에 이르는 원전의 다중 하청 구조 │ ·어느 중학생의 응원을 가슴에 품다 │ 전례 없는 위기 앞에 싹트는 연대감 │ ·나는 살아 있는 인간이다 │ 오늘도 젊은이 하나가 쓰러졌다 │ ‘냉온정지 상태’의 진짜 의미 │ 방치된 오염 한도 1만 3,000cpm │ ·태풍 대책으로 정신이 없다 │ 피폭량 100mSv 초과 작업자 99명 │ ·고향을 잃은 슬픔을 나누다 │ 히로노마치 포함 5개 지역 긴급 피난 준비 구역 해제 │ ·겨울이 오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 │ 원전과 함께 살아온 마을 │ ·“앗, 타조다!” │ 집을 잃은 소와 자동차의 충돌 사고 │ ‘피폭과는 무관한’ 죽음 │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불안한 방사능 오염 │ 오염수를 뒤집어쓴 작업자 │ 피폭과의 혹독한 사투 │ ·현장 정보, 제대로 알려달라 │ 현장 상황을 뉴스로 알게 되는 작업자들 │ ·마스크 벗어도 불안감은 벗을 수 없어 │ 철수를 알리는 경고음 │ ·아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원전으로 향하다 │ 후쿠시마의 아이들이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 “우리는 일회용” │ ·요시다 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 위기 상황 속 등판한 구원 투수 │ 진실 보도 막힌 깜깜이 취재 │ 보도의 자유, 일본의 국제 평가 하락 │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사고 수습 선언 │ ·한밤중에 딸아이 머리맡에 │ 사람 흔적 없이 텅 빈 마을

2012년 - 힘내라고 하지 마세요

·명절에도 쉬지 못한다 │ 빈번한 지진에 퍼지는 두려움 │ ·쓰나미가 또 오면 후쿠시마 제1원전은 끝장난다 │ 거절당하는 실무자의 제안들 │ 피폭량 한도가 ‘초기화’되어도 실제 피폭량은 그대로 │ 원전 심장부에 구멍을 뚫다 │ ‘탈원전’과 ‘재가동’의 모순 │ ·배기가스에 시린 손을 녹이며 │ 사고 수습 선언 이후 급격히 나빠진 처우 │ ·영하의 아침이 계속되다 │ 가벼워지는 작업복과 무거워지는 불안감 │ 은폐된 노심 용융의 진실 │ 도쿄전력의 자의적인 원전 용어 바꾸기 │ 동일본 대지진 이후 1년, 기술자 부족 사태 │ ·동료와 함께 나아갈 수밖에 없다 │ 그날의 기억 │ “내일이라도 당장 돌아가고 싶다” │ ·피폭을 무릅쓰고 격납용기에 구멍을 뚫다 │ 원전이 안전할 리 없다 │ ·원전 사고로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 재해가 낳은 이산가족 │ 나가는 직원과 남는 직원 │ 1~4호기 폐기 │ 고향이 버려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마음 │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일본 │ ·저들을 신뢰할 수 없다 │ 고립된 피난민 가족 │ ·오염 검사를 기다리다 잠들다 │ 피폭 한도 초과해도 원전에서 일하는 방법 │ 오이 원전 재가동 결정 │ ·원전 재가동, 아직 이르다 │ 무리하게 진행되는 일상화 │ 차별받고 배제되는 피난민들 │ ·열사병 위기 속에서 작업은 계속된다 │ 테이프로 대충 봉합한 방호복 │ “힘내라고 하지 마세요” │ 원전 사고는 인재인가, 자연재해인가? │ 피폭량 감추기 대작전 │ 사라진 작업자 임금 │ 방사선을 뒤집어쓰는 역할 │ 작업자와 주민 보호는 누구의 몫인가 │ ·피해 주고 싶지 않아 무리하게 된다 │ 쉬라는 권고에도 일하는 이유 │ “신고하지 말라” │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 계속되는 고난 속에 가족이 붕괴되다 │ 보상금이 유발한 이웃 간 균열 │ ·경계 구역 해제, 그러나 안전은 요원하다 │ 주민의 안전보다 우선시되는 경계 구역 해제 │ 고발 기사에 들어온 후생노동성의 압력 │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고농도 오염수에 발을 담그는 공포 │ ·아빠 산타 파이팅 │ 도쿄전력의 보상 중단, ‘피난’이 ‘전근’?

2013년 - 엉망진창 오염수 처리

·일하기에 혹독한 날씨가 온다 │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선언 │ ·복귀해도 월급은 반 토막입니다 │ 위험 수당 삭감, 식비 지원 중단 │ 용접도 안 한 가설 탱크들 │ 작업자는 피폭량 수치로만 존재하는가 │ 건물 안 작업, 5분이 한계 │ ·저희는 죄인입니다 │ 책임을 추궁당하는 도쿄전력 직원들 │ 쥐 한 마리가 불러온 파장 │ 지하 저수조에서 오염수 누수 │ ·골든 위크도 반납하고 일한다 │ 초고속 탱크 증설 │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의 목격자 해피 씨 │ ·여기서 살자 │ 고통스러운 피난 생활 │ ·폐로 때까지 일하고 싶지만 │ 자꾸만 지워지는 사람들 │ 오염수 대책, 국비 470억 엔 투입 │ ·쓸데없는 시찰 좀 오지 마라 │ 2교대·3교대로 망가지는 신체 리듬 │ 자신의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영웅들 │ ·요시다 소장님, 편히 잠드소서 │ 사라진 연대감, 무너지는 결속력 │ 무리한 공정이 미치는 악영향 │ 탱크의 오염수 대량 누수, 먼바다로 │ 피폭 무서워 원전에서 일 못 한다 │ 2020년 올림픽은 도쿄에서 │ 도쿄 지검, 도쿄전력 임원 및 정부 관계자 42명 불기소 방침 │ ·사고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 │ 하나둘 사라지는 인재의 증거들 │ 이와키에 땅을 사다 │ 걸핏하면 멈추는 ALPS │ 정부의 “빨리빨리” 압박, 10시간이 넘는 불법 노동 │ 원전 사고 전과 후 달라진 선량계 설정 의혹 │ 비전문가 감독, 현장의 악순환 │ 사고 수습 선언 이후 무료 암 검진 차등 대우 │ ·“언제까지 오염수가 새는 거야?” │ 떠나는 피난민, 남겨진 이들

2014년 - 잊혀진 사람들

·도쿄는 그 사고를 다 잊은 걸까 │일당 1만 엔 인상을 둘러싼 동상이몽 │ 뜸해지는 언론 보도 │ ·작업자를 지키는 게 내 할 일이다 │ 작업자가 오지 않는다 │ 노동 환경 개선 설문 조사 “솔직하게 적을 수 없다” │ ·잊히는 것이 가장 두렵다 │ 줄어드는 후쿠시마 원전 관련 보도 │ 혹독한 탱크 속 오염 물질 제거 작업 │ 작업자 사망, 50분 지나서야 구조 요청 │ ·동료가 사망했는데도 작업은 재개된다 │ 안전 대책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공사 현장 │ ·체중이 많이 줄었다 │ 누적 피폭량 증가로 떠난 베테랑 작업자들 │ 하루 12시간 작업에 30분 휴식 │ ·작업을 마치면 그날의 마지막 싸움이 시작된다 │ 늘어나는 공사로 급증하는 작업자 │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진다 │ 피폭이 출산에 영향을 미칠까?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 극심한 번아웃 겪는 작업자들 │ 작은 사고 뒤에는 반드시 큰 사고가 닥친다 │ ·오합지졸 용접공들 │ 미자격자 고용하고 높은 임금 챙기는 하청 업체 │ 원전 사고가 다시 발생한다면

2015년 - 작업자의 암 발병과 산재

·일자리만 있다면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다 │ 세 군데 암 동시 발병, 모른척하는 정부와 도쿄전력 │ 피폭보다 무서운 무직 │ 사고 빈발, 도쿄전력 책임 인정 │ 휴일 수당 미지급에 분노하는 작업자들 │ 도쿄전력, 오염수 해양 유출 1년간 방치 │ 료 씨의 새 출발 │ 긴급 시 피폭 한도 상향 조정 │ ·야근 때마다 발이 묶인다 │ 무너지는 부부관계 │ ·아내와 약속한 기한도 지났다 │ 오염수 1만 t 수작업으로 처리 │ ·빚을 내 임금을 주다 │ 도쿄전력 임원 ‘업무상 과실 치사죄’로 기소 │ ·결국 이대로 버려지는 것일까? │ 현장 상황에 따라 고용·해고 손바닥 뒤집듯 │ 백혈병, 원전 사고 이후 첫 산재 인정 │ ·탱크 순찰은 너무나 고되다 │ 3호기 격납용기 내부 촬영 성공 │ ·곧 태어날 아이에게 피폭의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 탱크 해체와 오염수 회수 │ ·사람이 있어 회사가 존재하고 일이 존재한다

2016년 - 여기는 최전선이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 삭감, 삭감, 삭감 │·“아빠는 필요 없어!” │ 암초에 걸린 동토차수벽 공사 │ 원전 사고 5년, 베테랑 기술자 돌아올까? │ ·대지진 꿈에 소스라치게 놀라 깬다 │ 사고 후유증과 붕괴되는 가족들 │ ‘노심 용융’ 용어 사용 금지한 도쿄전력 사장 │ ·땀이 물밀 듯이 입으로 들어찬다 │ 퇴사한 작업자 39명, 수당 미지급 소송 │ ·넘고 보니 죽을 고비 │ 베테랑 작업자들의 공통된 하소연 │백혈병 용접공, 도쿄전력과 규슈전력 고소 │ 후쿠시마 먼바다에서 규모 7.4 대지진 발생 │ ·아들을 위해 원전에서 포켓몬을 잡는다 │ 원전에 포켓몬 출현 │ ·여기는 최전선이다 │ 갑상선암 걸린 작업자 산재 인정

2017년 - 방사선 총알받이

·인간은 변한다는 믿음이 있다 │ 연대하는 노동자 │ 작업자들의 주치의가 세상을 떠나다 │ ·피폭량도 늘고 체중도 늘고 │ 하청 업체 간의 치열한 수주 경쟁 │ 시간당 650Sv, 40초 만에 사망하는 수치 │ ‘자율 피난민’에 대한 무상 주택 제공 중단 │ ·원전에 의존해 살 수밖에 없는 걸까 │ 문신한 작업자와 야쿠자 작업자 │ 위험 수당을 요구하지 않아 고용되는 외국인 노동자 │ 반감기 2만 4,110년 방사성 물질을 뒤집어쓰다 │ ·이제 사고가 나도 목숨은 건지겠구나 │ 닥터 헬기용 시설, 7년 만에 운행 시작 │ “우리는 방사선 총알받이인가?” │ ·집도, 아내의 묘도 쓰나미에 쓸려갔다 │ 쓰나미로 사라져버린 삶의 터전 │ 비용 절감 목표로 철저한 효율화 방침 시행 │ ·여름마다 반복되는 무더위와의 사투 │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 재가동 결정 │ ·결국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 예산 부족으로 작업 중단되는 현장 │ 원자력 트리오와 원전 카스트

2018년 - 그럼에도 원전에 남아 일하는 이유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 원전이 안전하다며 인건비 삭감 │ 사고 후 8년, 저마다 길을 찾아가는 작업자들 │ 2호기에서 데브리 발견 │ ·일은 줄어들고 피폭 상한은 다가오고 │ 그럼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일하는 이유 │ 진척 없는 역학 조사, 검진받은 사람은 고작 20% │ ·함께 살면서 자식의 성장을 지켜보고 싶지만 │ 효율성 앞세우는 현장에 남은 건 새내기 작업자뿐 │ 원전 사고가 앗아간 일상의 풍요 │ ·피폭은 우리가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다 가져간다 │ 무료 암 검진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 │정화됐다던 오염수 80%에 방사성 물질 잔류 │ ·관리 부족으로 찍히지 않으려 열사병도 견딘다 │ 아이들의 시간은 빨리 흐른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2019년 - 그날의 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중학생, 원전에서 일하게 되다 │ 작업자들의 세대 교체 │ ·힘들고 긴장되는 현장에도 웃을 일은 있다 │ 원전에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 │ ·도쿄는 후쿠시마를 잊은 걸까 │ 코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개최 │ ·누가 여기서 일하겠는가 │ 인력 파견 회사들 철수 │ ·싼 인력보다 베테랑 작업자가 시급하다 │ 방사선 지식도, 언어도 서툰 외국인 노동자 투입 │ 천문학적 사고 처리 비용 │ 원전 최초의 고공 작업을 안전장치 확인 없이 진행 │ ·목숨 걸고 일하지만 자부심은 없다 │ 환경 장관 “방법은 해양 방류뿐” 발언 │ ·구역 나누기로 위험 수당 낮춘다니 │ 사고 현장 견학 연간 1만 건 │·피폭량 기준은 우릴 위한 게 아니다 │ 법원, 도쿄전력 임원에 무죄 선고 │ ·강풍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친다면 │ 폐로까지 30~40년, 과연 가능할까? │ 사고를 낸 것도 사람이지만 수습하는 것도 사람이다 │ 사람을 지키는 국가를 바란다 │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는 무엇이 다른가 │ 작업자 보상 재검토 필요하다

· 해설 ‘소문자’를 집약한 르포르타주
· 나가며

 

 

저자 소개

《도쿄신문》 기자.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나고야 사회부에서 도쿄전력과 원자력 안전·보안원 등을 취재했고, 같은 해 8월 도쿄 사회부로 옮겨 후쿠시마 제1원전 작업자들의 실상을 취재했다. 참혹한 원전 사고 현장과 작업자들의 지난한 사고 수습 작업을 알리기 위해 그가 취재한 작업자가 100명, 현장을 그리기 위해 작성한 취재 수첩이 220권이며, 취재 기간만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역 : 이언숙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동양사학과에서 일본사를 전공했다. 도쿄대학교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국사학과에서 일본중세사 전공으로 연구생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외교통상부·국제교육진흥원·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통역관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일역사교육교류회·한일대학 생협교류세미나 등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신기하고 재미난 집구석 과학》, 《느긋하게 밥을 먹고 느슨한 옷...

 

 

책속으로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혼슈 동북부에 위치한 도호쿠 지방의 태평양 해역에서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30분~1시간 뒤 대형 쓰나미가 태평양 연안을 덮쳤다. 이때 나는 《도쿄신문》 나고야 팀의 사회부 기자로 나고야에 있었다. 마침 휴일이라 집에 머물 때였는데, 지진 직후 휴대 전화와 집 전화가 동시에 울렸다. 당장 신문사로 모이라는 소식에 서둘러 본사로 향했다.

이튿날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상황이 삽시간에 급박해졌다. 1호기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어 노심 용융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서가 어수선한 가운데 나는 “짐을 꾸려 곧장 도쿄로 가라”는 지시를 받고 1시간 뒤 신칸센에 몸을 싣고 도쿄로 향했다.

본래 냉온정지는 원자로에서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고 노심을 식히는 물이 100도 미만으로 내려가 원자로가 충분히 안정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은 수소 폭발로 원자로 3기가 손상되어 방사성 물질을 계속 방출하고 있었다. ‘새어 나오는 것이 없는’ 밀폐 상태와는 거리가 멀었다. 다시 말해 ‘냉온정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냉온정지 상태’라는 비슷한 듯하나 실상은 전혀 다른 용어를 당국이 만들어낸 것이다.

한편 작업자의 피폭이 심각한 문제로 불거졌다. 피폭량이 워낙 높아 장기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쿄전력은 이대로라면 현장을 떠나야 하는 작업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3월 15일에는 정부 특례로 후쿠시마 제1원전 긴급 작업의 방사선 피폭량 한도가 100mSv에서 250mSv로 상향 조정됐다. 이때 당국의 논의에서 상향 수치를 500mSv까지 올리고, 구명 작업 지원자의 피폭 한도를 무제한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 모두를 경악게 했다. 전문가 회의에서 시기상조라고 해 실시되지는 않았으나, 원전이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진 가운데 책임자들은 작업자의 생명을 희생시켜 눈앞의 위기에 대처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상정했던 것이다.
---「들어가며」중에서

“눈앞에서 누가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면 겁이 나겠지만 그런 일은 없거든요. 선량계가 삐삐 울리면 ‘방사선량이 올라갔구나. 빨리 지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도 점점 익숙해지죠.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죠.”

원전의 수주 구조는 처음부터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도쿄전력이 히타치나 도시바 같은 대형 건설 업체에 일을 발주하고, 그 아래에 1차 하청 업체와 2차 하청 업체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연결된 다중 하청 구조다. 계약상 도쿄전력과 원청 기업은 3차 하청까지만 인정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7차, 8차 하청까지 줄줄이 얽혀 있다. …도쿄전력은 “원청 기업에 (공사의 제반 경비와는 별도로) 임금과 수당 할증분을 합친 ‘인건비’를 작업자 인원수만큼 지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전 사고 후 도쿄전력이 지급한 인건비에는 ‘위험 수당’ 명목이 없어 할증분을 받지 못하는 작업자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다중 구조의 하위로 갈수록, 그사이에 개입하는 중개업자가 많을수록 중간에서 임금을 가로채는 일이 잦았다.

1년간의 피폭량이 높으면 다음 해에는 그만큼 피폭 허용치가 줄어든다. 선량 한도가 차면 일을 잃기 때문에 작업자에게 피폭량은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이는 기업의 존속 문제로도 이어졌다. 한 영세 하청 업체 사장은 “피폭량을 관리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지켜야 한다. 원전 사고 후의 피폭량은 사고 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정부와 도쿄전력이 피폭 작업자의 뒷일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유해를 찾았지만 방사선량이 높아 경계 구역 밖으로 모시고 나오지 못한 유족도 있었답니다. 얼마나 속상할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없다니. 전쟁이 터진 것도 아닌데. 도쿄전력은 천재지변이라지만, 지진이나 쓰나미로 원전이 폭발해서는 안 되잖아요?”
---「2011년 - 원전에 일하러 온 이유」중에서

피폭 기록은 나중에 병이나 산재 신청을 할 때 작업자를 지키는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되지만, 동시에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일의 수명’이기도 했다.

“체르노빌 사태 때도,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 때도 다른 나라 일이라고 여겨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어요. 정부와 전력 회사의 오만이 낳은 결과입니다. 절대로 안전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배신감까지 들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홀로 지내는 작업자는 “현지에서 내가 일할 만한 곳은 원전밖에 없다. 하지만 재가동은 반대”라며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원전이 안전하다고 믿어왔다. “속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선을 다하면 원전 이외에도 전력을 얻을 다른 방법이 있지 않겠어요? 원전이 전부 멈춘 지금 생각해봐야 합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우리 지역은 원전 덕에 살았고 원전 관련 일이 사라지면 곤란하다.”

총리는 오이 원전에 후쿠시마를 덮친 것 같은 쓰나미가 와도 전혀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동일본 대지진 전에도 원전은 안전하다고 했다가 이런 사고가 났다. 이제 누가 안전하다는 말을 믿을까? 원전을 가동하지 않으면 일본 사회를 지탱할 수 없다고 하지만, 또다시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일본은 더는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된다.

피폭량 감추기가 보도된 뒤 선량계 휴대 검사가 엄격해졌다. 작업장에 가기 전 확인하거나 선량계가 보이도록 가슴 부분을 투명 소재로 만든 방호복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작업자들이 훗날 피폭으로 발병할 경우 업무 연관성을 증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피폭량 수치를 스스로 속이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따져보려는 시도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원전에서 물은 ‘위험’을 의미한다. 지하로 내려간 3명이 발목까지 차는 물에 첨벙첨벙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위험을 알리고 싶었으나 전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1명은 장화를 신었으나 2명은 단화 차림이라 고농도 오염수에 발이 그대로 잠겼다. 이는 대량 피폭으로 이어졌다. 선량계 수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2012년 - 힘내라고 하지 마세요」중에서

확실히 도쿄에서 도쿄전력의 기자회견을 듣다 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듯 착각하게 된다. ‘그렇구나, 원전 사고 직후와 비교하면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방사선량은 눈에 띄게 줄고 원자로 내부의 녹아내린 핵연료도 안정적으로 냉각되고 있구나.’ 그러나 실제로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느라 날마다 오염수가 대량 발생하고 있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경내의 탱크 약 1,000개에 처리 오염수 약 22만 t이 저장되어 있다. 2013년 이후에는 부지 10만㎡에 탱크를 증설해 저장 용량을 70만 t까지 늘릴 계획인데, 이마저도 2년 반이면 모두 찰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1월 24일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검토 회의에서 도쿄전력 담당자가 “최종적으로는 관계자의 합의를 얻어 이러한 활동(정화 처리한 오염수 해양 방류)을 할 수 있으면 부지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다”고 발언했다. 후쿠시마 현지의 어협 등은 맹렬하게 반발했다. 최근 반년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km 떨어진 먼바다에서 잡은 쥐노래미에서 식품 안전 기준의 약 260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되고 있었다.
---「2013년 - 엉망진창 오염수 처리」중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떠난 이듬해 봄, 목욕을 하려고 벗은 속옷이 새빨갰다. 혈뇨였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고,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1년 후, 도쿄전력이 부담하는 암 검진에서 대장암과 위암이 발견됐다. 가족력은 없었다. “거짓말이겠지.” 그는 진단 결과를 믿지 못하고 거듭 확인했다. 의사는 “틀림없습니다. 전이된 것이 아니라 각각 생긴 암입니다. 위는 완전히 들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때 처음으로 방사선 피폭과의 관련성을 의심했다. 의심은 점점 커졌다. 도쿄전력과 후생노동성 상담 창구에 전화를 했으나 “인과 관계를 알 수 없다”, “노동 기준 감독서로 가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항암제가 맞지 않아 방광도 적출했다. 대장도 절제했다. 그는 중도 장애자로 판정받았다. …보험이 있었음에도 의료비가 200만 엔이 넘었다. 그는 2013년 8월에 산재를 신청했다. …그는 자원이 아닌, 회사에서 가지 않으면 해고한다고 해 고민 끝에 간 것이었다. “그 선택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습니다. 후쿠시마에 간 걸 후회합니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2015년 - 작업자의 암 발병과 산재」중에서

7월 하순은 특히 힘들었다. 전면 마스크를 쓰면 턱에 찬 땀이 참방참방 소리를 내면서 입으로 들어간다.
---「2016년 - 여기는 최전선이다」중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8년째, 인후암 진단을 받았다. 가족 중에는 암에 걸린 사람이 없다. ‘설마 내가?’ 목 폴립에서 생긴 출혈이 위에 가득 차 피를 토했고, 그 후 검사에서 암이라는 말을 들었다.

“왜 우리보다 먼저 암에 걸린 겁니까?” 지금도 현장에서 피폭과 싸우는 작업자들이 진심으로 걱정을 해줬다. 히로 씨는 이런 말을 했다. “가타야마 씨, 닫히는 문이 있으면 열리는 문도 있습니다.” 히로씨도 병으로 고통받던 때가 있었다. 이 말을 여러 번 되뇌며 가슴에 담았다.
---「나가며」중에서
 

출판사 리뷰

치사량의 방사선이 난무하는 현장으로 달려간 기자,
집념 어린 취재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진실을 좇다


2022년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은 “탈원전 정책 전면 폐지”와 “원전 최강국 건설”을 에너지 정책으로 내세웠다. 바뀌는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중단됐던 신한울 3, 4호기는 공사를 재개했고, 원전 관련 주식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원전이 ‘녹색 에너지’로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핵에너지가 싸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라는 주장은 절반만 맞다. 이는 ‘사고 전’에만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고 후’에 원전이 미치는 영향은 돌이킬 수 없고 후속 조치에 드는 시간적, 경제적, 환경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지금 후쿠시마에서 첨예하게 벌어지는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갈등은 11년 전 발생한 재난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1, 3, 4호기가 폭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수만 톤의 냉각수로도 식힐 수 없는 핵연료가 원자로의 밑바닥을 녹이는 노심 용융이 발생하고, 저자는 수어 분 만에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이 원자로 내부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현장에 달려간다. 로봇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고장 나는 지옥의 현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11년이 지난 2022년 현재도 여전히 수습 중이며, 이 과정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원자로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공기 중으로, 토양 내부로, 해양으로 방사능을 계속 내뿜고 있다.

책에서는 수년째 현재 진행 중인 무시무시한 사고 현장과(“2015년 4월 로봇 조사에서는 격납용기 내부에 최대 시간당 9,700mSv의 초고도 방사선량이 존재해 사람이 40분만에 사망하는 수준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 급급한 정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가벼워지는 장비와 임금을 고수하는 도쿄전력이 등장한다(“현장의 방사선량이나 오염은 달라진 게 없는데 점점 장비를 완화하니. 지진도 잦고 언제 위험한 사태가 터질지 모른다. 그때는 이미 늦다”). 막을 수 있었던 거대한 인재 앞에서 속수무책이 되는 인간과 서로 책임을 떠미느라 급급한 관계 부처들의 모습(“…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도쿄 전력과 후생노동성 상담 창구에 전화를 했으나 ‘인과 관계를 알 수 없다’, ‘노동 기준 감독서로 가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은 집과 땅을 잃고 피난을 떠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세계 6위의 원전 보유국이자 국토 면적당 원전 수 세계 1위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원전 사고는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이웃한 일본에서 일어난 대규모 원전 사고(원전 사고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국제 평가 척도 기준 최고 등급인 7등급)는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도 이런 재난을 겪을 수 있다는 아득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만 한다”
25년짜리 대출금 10년 만에 갚아 마련한 집 방사능 오염돼
기꺼이 재난에 맞선 개개인의 드라마


원전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이들일까. 치사량에 달하는 방사능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왜 도망치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피폭되어 암이나 백혈병 같은 무시무시한 병에 걸려 이른 나이에 고통스럽게 사망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왜 여전히 현장에 남아서 이 모진 일을 하는가. 돈 때문일까?

지금까지 신문 기사나 정부의 보도 자료에는 작업자들이 수치로만 존재했다.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도 소수이고, 만약 이름으로 불린다면 불행한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을 확률이 높다. 예컨대 최초로 암으로 산재를 인정받는다든지 최초로 현장에서 사망한 이가 되었을 때에야 무명씨에서 이름을 가진 자로 등장할 수 있다. 그렇게 작업자들은 변두리로 밀려나,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로 남는다. 그러나 재난 현장을 수습하는 이들은 정부도, 도쿄전력도 아닌 바로 작업자들이다.

이 책은 현장의 최전선에 선 작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한다. ‘작업 일지’라는 형식을 빌려 그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준 것이다.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상황을 전하는 글들은 현장성과 더불어 그들의 절박함과 바람과 희망을 잘 보여준다. 그들은 이웃을 위한 자긍심으로 일하고(“우리 힘으로 고향을 되찾고 싶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만들고 싶다”), 사회의 일원이라는 책임감으로 일하며(“원전에서 일해왔다는 책임감이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느냐”, “후쿠시마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노동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기대하며 일한다(“피폭은 우리가 당하는데 돈은 회사가 다 가져간다”). 저자는 원전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노동자의 목소리를 드러냄으로써 그들의 노력이 모여 거대한 참사를 막아내는 방파제가 되었음을 이 책에서 증명해낸다.

그날의 참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사람을 지키는 국가를 바란다”


이 책은 대형 재난이 터졌을 때 국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질문한다. 엄청난 인재 앞에서 국가는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기 바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사고의 심각성을 은폐하는 용어를 자의적으로 만들어 쓰고(“2016년 5월에는 원전 사고 당시 도쿄전력이 노심 용융을 ‘노심 손상’으로 설명함으로써 상황을 은폐했음을 인정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의 안전은 뒤로한 채 보여주기식으로 장비를 완화하는 동안(“왜 지금 방호 장비를 완화하려는지 모르겠다. 그저 현장 상황이 이 정도까지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겠나?”) 탱크에서 흘러넘친 오염수를 쓰레받기로 퍼내는 것도, 자디잔 잔해를 일일이 삽으로 퍼 제거하는 것도 사람이 했다. 그러나 다중 하청 구조에서 임금을 떼이고 피폭 위험을 감수하며 일해도 산재를 증명하는 몫까지 모두 작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왔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사고 현장은 정치에 휘둘리기 일쑤였다(“선거가 끝날 때까지 위험한 작업은 하지 마라”, “담당 장관이 모레 해외에 나가니 오늘 중으로 작업을 마치라”).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날아드는 작업 지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는 정부의 실수는 그간의 수많은 참사들을 연상케 한다. 저자는 국가가 감당하지 않는 책임을 오로지 개인이 떠맡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촘촘한 기록으로 엮었다. 일어난 일을 없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는 있다. 이는 이전 참사의 원인과 후속 조치의 문제점을 복기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10여 년간 쉬지 않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복기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