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7.중국의오늘

중국농민 르포 (2013)

동방박사님 2022. 12. 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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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국 농업의 중심지 안후이성 전역에 걸쳐 3년여의 취재 끝에 삼농문제의 본질을 캐묻다

이 책은 르포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중국의 천구이디, 우춘타오 부부가 쓴 『中國農民調査』(2004)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중국 농민의 불평등한 상황을 고발한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독일 문화계에서 수여하는 권위 있는 레트레 율리시스상(Lettre Ulysses Award)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중국에서는 출간 즉시 금서(禁書)처분을 받았지만 해적판으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중국 내에서도 커다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었다. 저자 서문에서 천구이디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중국의 삼농(三農)문제(삼농문제란 농업의 저수익성, 농촌의 황폐, 농민의 빈곤을 말한다)는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임을 이 책은 그 속내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각국어로 번역ㆍ출판되어 중국의 농민문제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는 저작이라 할 만하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에 걸쳐 중국 농업의 중심지인 안후이성(安徽省) 전역의 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하고, 또 전국의 농업문제 전문가와 행정관리를 두루 취재했는데, 그 시간은 힘들고 쓰라린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농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진정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하소연을 해도 들은 척 만척 하는 것은 물론 업신여기고 때려 숨지게까지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이 책 속에는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책의 맨 첫 부분에서 농민 딩쭤민은 파출소에서 불법고문 끝에 개처럼 맞아 죽는다).

그렇지만 이들 농민이 악질 토호와 지방관료들의 무자비한 폭정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데, 즉 농민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두 달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길이의 전보를 상부에 보낸 린촨현(臨泉縣) 부주석 위광쉬안(于廣軒), 농민들을 있는 그대로 취재하기 위해 무지막지한 그들의 요구에 밭도랑의 흙탕물을 마시는 것도 주저하지 않은 여기자 스서우친(史守琴), 318세대가 단합해 향정부를 고소하고 마침내 승리를 거둔 난지향(南極鄕)의 농민들, 덩샤오핑(鄧小平)도 공산당에서 세 번밖에 제명당하지 않았다는데 네 번이나 제명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농민 천싱한(陳興漢), 그리고 세비개혁에 이론을 제공한 불굴의 농업기술학자 허카이인(何開蔭) 등 농촌문제에 발 벗고 나서서 그것을 해결하려 하는 이들의 투지도 감동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옮긴이의 말 : 소리 없는 자들을 위하여 10
머리말 : 현실과 이념의 사이에서 35

제1장 순도자(순도자)
1. 루잉촌의 소동 43 / 2. 파출소에서 벌어진 참사 51 / 3. 사건이 중앙을 경악시키다 61 / 4. 중앙특파원의 눈물 69

제2장 악인이 마을을 다스리다
5. 5분간의 혈극 75 / 6. 형기 중에 중임을 위임받다 83 / 7. 비극은 계속된다 86 / 8. 제4의 권력 96

제3장 조세 저항 사건
9. 패왕별희의 고향 109 / 10. 하룻밤의 사건 116 / 11. 상방하는 두 사람 129 / 12.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까 139

제4장 상방의 긴 여정
13. 냉대를 당하다 143 / 14. 온도차를 느끼다 154 / 15. 하늘은 높고 황제는 멀고 163 / 16. 상방 유죄 173 / 17. 양산박으로 도망치다 180

제5장 어둡고 오래된 이야기
18. 악순환 195 / 19. 쇠털같이 많은 세금과 비용 212

제6장 저울은 어떻게 기울어졌나
20. 농민 한 명에 달라붙은 공무원은 수십 명 217 / 21. 도시와 농촌의 분할이 빈부의 차를 키우다 226 / 22. 협상가격차 239

제7장 가지가지의 거짓과 허상
23. 희한한 전보 251 / 24. 존경할 만한 지도자 254 / 25. 속아 넘어간 주룽지 총리 264 / 26. 석 달간의 대소동 271

제8장 출로를 찾아서
27. 세비개혁의 1인자 283 / 28. 중난하이에 들어가다 299 / 29. 두 차례의 확대회의 309 / 30. 신싱진의 출현 318 / 31. 꽃향기가 담장을 넘어 퍼지다 333

제9장 하늘이 준 임무
32. 나를 알아주는 사람 341 / 33. 논쟁은 그만두고 행동으로 보여라 349 / 34. 개혁할 것인가 말 것인가 363 / 35. 푸양 회의 375 / 36. 보고서가 최고 지도층에 들어가다 387 / 37. ‘제13호 문건’의 탄생 391 / 38. 평가는 역사에 맡기고 399 / 39. 중국 농민의 복음 414

제10장 파제
40. 지각한 ‘뉴스’ 425 / 41. 두 건의 ‘내부참고’ 434 / 42. 난지향 농민의 눈물 446 / 43. 천하제일의 난제 454 / 44. 제1호 의안 464 / 45. 안후이성에 희망을 부치다 476

제11장 길을 찾아서
46. 시장은 눈물을 믿지 않는다 485 / 47. 번영과 풍요의 그늘 496 / 48. 샤오강촌의 우려 503 / 49. 전환점에 선 중국의 개혁 511 / 50. 황종희의 법칙을 벗어나라 513

이제 막이 열리고 있다 521

 

저자 소개

역 : 박영철
 
서울대에서 역사교육과 동양사를 배우고 일본 교토(京都) 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법제사와 사회사를 전공했으며, 현재 군산대 사학과 교수로 있다. 주요 논저로 「나라카에서 지옥으로: 불교의 번역과 중국문명」, 「해태고: 중국에 있어서 신판의 향방」, 「송사의 출현을 통해 본 송대 중국의 법과 사회」, “Balance and Balancing Weight: A Study of the Conception...

저자 : 천구이디

천구이디(陳桂?, 1942~ )는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벙부시(蚌埠市)의 화이위안현(懷遠縣)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안후이성 성도(省都)인 허페이(合肥)시에서 교사와 기자 그리고 편집자로 근무했다. 1978년 허페이시 문학예술협회 회원이 되어 1986년부터 저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허페이작가협회 회장까지 지냈다. 르포문학, 산문, 장편소설, 영화 극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했으며, 현재 국가1급작...
 
저자 : 우춘타오
우춘타오(吳春桃, 1963~ )는 중국 후난성(湖南省) 리링시(醴陵市)에서 태어났으며, 필명은 춘타오(春桃)이다. 허페이시 문학예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에 『失憶的龍河口』와 남편인 천구이디와 함께 쓴 『中國農民調査』(2004), 『包公遺骨記』(2005), 『小崗村的故事』(2009)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중국 농업의 중심지 안후이성 전역에 걸쳐 3년여의 취재 끝에 삼농문제의 본질을 캐묻다
이 책은 르포 작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중국의 천구이디, 우춘타오 부부가 쓴 『中國農民調査』(2004)를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중국 농민의 불평등한 상황을 고발한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독일 문화계에서 수여하는 권위 있는 레트레 율리시스상(Lettre Ulysses Award)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중국에서는 출간 즉시 금서(禁書)처분을 받았지만 해적판으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중국 내에서도 커다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었다. 저자 서문에서 천구이디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중국의 삼농(三農)문제(삼농문제란 농업의 저수익성, 농촌의 황폐, 농민의 빈곤을 말한다)는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임을 이 책은 그 속내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각국어로 번역ㆍ출판되어 중국의 농민문제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는 저작이라 할 만하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에 걸쳐 중국 농업의 중심지인 안후이성(安徽省) 전역의 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하고, 또 전국의 농업문제 전문가와 행정관리를 두루 취재했는데, 그 시간은 힘들고 쓰라린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농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진정하기 위해 공무원들에게 하소연을 해도 들은 척 만척 하는 것은 물론 업신여기고 때려 숨지게까지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이 책 속에는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책의 맨 첫 부분에서 농민 딩쭤민은 파출소에서 불법고문 끝에 개처럼 맞아 죽는다).
그렇지만 이들 농민이 악질 토호와 지방관료들의 무자비한 폭정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데, 즉 농민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두 달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길이의 전보를 상부에 보낸 린촨현(臨泉縣) 부주석 위광쉬안(于廣軒), 농민들을 있는 그대로 취재하기 위해 무지막지한 그들의 요구에 밭도랑의 흙탕물을 마시는 것도 주저하지 않은 여기자 스서우친(史守琴), 318세대가 단합해 향정부를 고소하고 마침내 승리를 거둔 난지향(南極鄕)의 농민들, 덩샤오핑(鄧小平)도 공산당에서 세 번밖에 제명당하지 않았다는데 네 번이나 제명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농민 천싱한(陳興漢), 그리고 세비개혁에 이론을 제공한 불굴의 농업기술학자 허카이인(何開蔭) 등 농촌문제에 발 벗고 나서서 그것을 해결하려 하는 이들의 투지도 감동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단순한 농민문제만이 아닌 중국 관료제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겨냥하는 세비개혁안!
이 책은 주로 중국 농민의 실태를 조사하고 그들이 왜 그렇게 가난한지 그 원인과 해결책을 추구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우선 마오쩌둥(毛澤東)의 농민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공산주의 노선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희생으로 하는 산업화 정책으로 인해 농민이 부당하게 희생되어온 점, 그리고 지방의 공산당 간부들에 의해 농민에게 불법적으로 세금과 비용이 부과되어온 점을 주로 들고 있다. 말하자면 중국 농민들은 국가의 희생적인 산업화 정책과 지방의 불법적 수탈이라는 양 방면의 착취를 당해왔다는 것이다. 이른바 농민적 공산주의라는 노선 아래 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되고 반세기나 지난 현재의 공산주의 중국에서 당간부들에 의한 농민의 착취와 불법감금 등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받는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상방(上訪)밖에는 없는데, 이는 서민들이 통상의 절차를 뛰어넘어 상급기관이나 중앙정부를 찾아가서 문제해결을 탄원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신문고 제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상방의 효과는 매우 회의적이다. 다시 말해 농민들은 견디다 못해 상방을 택했지만 상방의 길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인내와 노력, 희생과 여론의 관심이 동원된 우여곡절 끝에 세비개혁이라는 열매가 우선 맺어져 중국 농민들에 의한 개혁의 서막이 열리게 된다.
요컨대 이 책은 농업문제를 고발하고 농민의 항쟁을 전달하면서 문제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농민의 끈질긴 항쟁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용감하게 전달하는 르포와 농민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서 세비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말처럼 세비개혁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징세개혁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토지개혁이면서 지방정부를 개혁하는 것이어야 하는, 요컨대 하나의 복잡하고 심각한 사회변혁이어야 할 것을 개혁의 입안자인 허카이인(何開蔭)은 주장한다. 바로 그 세비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계획경제를 시장경제로 개혁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경제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민주’와 ‘법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이는 결국 더 나아가 중국 관료제의 개혁까지 요구한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에서 농민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본질적인 문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내용을 제시하는 데는 그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 바로 “세액은 누적되기는 하나 줄어들지 않는 해악”이라고 갈파한 명(明)나라 말기의 대학자 황종희(黃宗羲)의 이른바 ‘황종희의 법칙’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이 법칙은 전근대적 관료제로 지배되는 중국과 같은 전근대적 농업사회에서 농민들의 착취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역사를 말해주는데, 그것은 근본적으로 전근대적 농업사회에 기반한 재정의 불충분과 전근대의 사대부적 통치주의 등이 맞물려 일어난 현상으로서 광범위한 사회개혁 없이는 치유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임을 의미한다. 세비개혁을 강력히 주장한 허카이인은 결국 중국의 징세행정이 당(唐)나라의 양세법(兩稅法)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시행착오를 반복해왔다고 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주’와 ‘법제’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사실상 중국사회의 근본적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그에 기반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오가 중국의 근본이라 치켜세웠던 중국 농민의 실상을 처절하게 고발하다
이 책의 원서명인 “中國農民調査”는 젊은 마오쩌둥이 1920년대에 중국 농촌을 조사한 데서 따왔다고 한다. 마오가 1927년에 호남농민운동을 조사한 후에 작성한 「호남농민운동고찰보고」(湖南農民運動考察報告)가 그것이다. 이 보고에서 마오는 당 내부의 권력투쟁에서 농민대중운동에 기반을 둔 공산주의로 노선을 잡고 우위를 점하는 데 방향을 제시했던 것으로 유명한데, 그렇게 농민을 추켜세우고 농민이 중국의 미래임을 강조했던 것이 반세기도 지나지 않은 지금의 현실은 가장 고통 받는 계층이 되었음을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