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6.남북분단 DMZ

위기의 남북관계 (2016)

동방박사님 2023. 5. 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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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통일과 비핵화의 역설!
왜 통일을 말할수록 통일과 멀어지고
비핵화를 강조할수록 핵 위기는 고조되는가?


왜 남북관계의 위기는 반복되는가? 누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았나? 이 책은 지난 20여 년간 평화와 협력, 갈등과 위기가 교차한 한반도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된 미국과 중국, 남한과 북한의 ‘고차 방정식’을 풀어본다.

1998년부터 2016까지 1년 단위로, 연도별 주요 쟁점과 현안을 사실관계에 근거하여 재구성하고, 당시 제기된 여러 이슈가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공동선언이 가져온 민족 협력의 성과들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는 현재의 비극적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를 추적한다. 특히 다양한 자료를 동원해 미국이 ‘왜’, ‘어떻게’ 개입했고 국내 보수세력이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였고, 때때로 ‘위기’가 찾아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위기’가 주기적으로 고조되어 구조화되는 상황까지 악화됐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성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의 남북관계’를 돌파할 새로운 해법을 과거의 사례를 통해 모색한다.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반하여 ‘누가’ ‘왜’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지를 드러냄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보장과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축 등 합리적인 방안을 탐색하여 통일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목차

책머리에
추천의 말 | 정세현

서언 | 누가, 왜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을 조장하는가
1장 | 새 시대를 준비하다
2장 | 2000년 - 남북 정상이 만나다
3장 | 2001년 - 내외의 역풍
4장 | 2002년 - 한반도 평화를 지켜준 6·15공동선언
5장 | 2003년 - 시작부터 좌충우돌 노무현 대통령
6장 | 2004년 - 남북 당국 대화가 중단되다
7장 | 2005년 - 남북관계 개선으로 실현된 9·19공동성명
8장 | 2006년 - 미국과 한국이 실패한 대북정책
9장 | 2007년 - 2차 남북정상회담과 10·4선언
10장 | 2008년 - 비핵·개방·3000에는 통일이 없다
11장 | 2009년 - 북한, 2차 핵실험을 단행하다
12장 | 2010년 - 남북관계 단절시킨 5·24조치와 연평도 포격사건
13장 | 2011년 - 대결을 조장하는 이명박 정부
14장 | 2012년 - 남북회담 한 번 못 하고 끝난 ‘이명박 정부 5년’
15장 | 2013년 - 상대의 굴복을 원하면 대화는 불가능하다
16장 | 2014년 - 짧은 대화, 긴 반목
17장 | 2015년 - 8·25남북고위급합의, 마지막 기회 놓치다
18장 | 2016년 - 다시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자

후주
주요 동북아 정세 연표
 

저자 소개

저자 : 임기홍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시절부터 남북관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6·15선언지지·이행을 위한 범서울대인 연석회의’ 집행위원을 지냈으며(2004∼2005), 2010년부터 ‘평화통일시민행동’ 등 통일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이며, ‘평화통일시민행동’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 〈관료집단에 대한 통제...
 

출판사 리뷰

평화와 통일의 길, 역사에서 찾다!
현장 감각과 문헌 조사가 결합해 만든 최신 남북관계사


-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 공동선언이 가져온 민족 협력의 성과들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는 비극적 사태는 도대체 왜 발생했는가?
-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반하여 누가, 왜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는가?
-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사업은 왜 중단되었는가?
- 현재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대응 원칙과 방식에 문제는 없는가?
- 한반도 평화는 어떻게 가능하고, 한반도 통일의 준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지난 20여 년간의 남북관계사 속에서 찾고 있다. 남북관계에 관한 소식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십 건씩 쏟아지는 언론 보도는 단순히 있었던 일을 알리는 데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층적인 분석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 역시 범람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때그때의 휘발성 강한 언론 보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대신 긴 호흡으로 관련 자료를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고,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리 ‘북한의 잘못’이라고 전제한 후 모든 상황을 끼워 맞추는 식의 목적론적 해석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사실(fact)에 근거해 남북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갖는다. 기존의 남북관계 분석이 ‘남한은 선, 북한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에 갇혀 있었다면, 이 책은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면서 일차적으로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경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임기홍)는 이를 위해 김대중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1998~2016) 19년 동안의 대통령 연설문, 정부 발표, 공동보도문, 조약, 회고록, 언론 보도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북한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보도문 역시 분석 및 대조했다. 또한 방대한 자료 조사 외에도 민족통일대회, 이라크 파병, 강정 해군기지, 한일 군사정보보호 조약, 5·24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한반도 주요 현안에 관한 현장에 참가한 경험을 살려 책에 현실감을 불어넣었고, 자칫 맥을 놓치기 쉬운 현안들을 시기와 인과관계를 고려하여 적절히 배치했다.

시기별 주요 쟁점과 현안을 사실관계에 근거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각 이슈들이 어떻게 연계되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이 책은 단연코 최근 남북관계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최고의 해설서다.

갈수록 심화되는 남북관계 위기,
돌파구가 필요하다


2016년 현재 남북관계는 그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침잠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이 쌓아올린 교류의 성과가 완전히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폐쇄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5·24조치로 몇 년째 개성공단을 제외한 민간 교류가 중단되었고, 이제 공단까지 폐쇄됐는데 무엇을 더 추가하겠다는 것인가?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혹시라도 대통령의 마음속에 있는 대안이 ‘평화적 해결’이 아닌 다른 무언가는 아닐는지 국민은 우려 섞인 눈빛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 다시 6·15선언 이후 남북 화해와 평화가 정착되면서 느꼈던 설렘과 안정감, 자신감 등을 기억해내야 한다. 동시에 상대방을 자극하고 군사적으로도 충돌하는 과정에서 받은 공포와 불안 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중 무엇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정말 통일이 임박했는가?
압박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통일’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박 대통령 못지않게 ‘통일’을 높은 빈도로 언급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이 곧 올지 모른다’며 ‘통일항아리’ 사업을 통해 통일비용을 준비하려 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론’을 주창하며 대통령 직속 기관인 ‘통일준비위원회’도 설치했다. 두 대통령의 바람대로 남북은 곧 통일이 될 수 있을 것인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10년 동안 북한은 총 네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다. 핵실험이 있을 때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와 압박 조치를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한국·미국·일본 등의 나라들은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시행했다. 특히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 수준은 사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pp. 19~20)

위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할 것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통일’이 임박했음을 설파하고 있는데도 남북관계는 1991년 이전, 그러니까 냉전시대의 대결구도로 역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유엔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의 고강도 제재에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바 없으며, 오히려 핵보유국의 지위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저자는 통일을 전면에 내세울수록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선(先) 비핵화를 요구할수록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되는 이 역설이 왜 지속되고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남북관계에서도 분명 ‘평화의 시대’가 있었고, ‘남북연합’ 초기 단계와 유사한 수준까지 협력한 역사가 있었다. 북한 역시 핵 능력을 동결하고 미사일 발사를 유예했으며, 핵 프로그램 가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반면, 이명박 정권의 등장 이후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 남북 당국회담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고 임기를 마쳤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남북이 서로 ‘선제공격’을 공언할 정도로 관계가 험악해졌다. 그렇다면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현재의 대응 원칙이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평화와 통일을 준비할 때

근 20년간의 역사를 면밀히 추적한 결과, 저자는 남북관계가 다음의 두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하는가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주장한다. 첫째, 상대방을 존중하는가, 아니면 부정하는가? 둘째, 남북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병행할 것인가, 연계할 것인가?

역사는 상대를 존중하면서 남북관계와 비핵화 문제를 독립적인 프로세스로 다룰 때,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와 비핵화 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상대방의 붕괴를 바라면서 남북관계를 핵 문제에 종속시켰을 때에는 남북관계는 남북관계대로 악화되고, 북한의 핵 능력은 크게 신장되었다. 요컨대 통일과 비핵화를 말하면서도 ‘북한 붕괴론’과 ‘연계론’에 빠져 있음으로 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향후 예상되는 강대국의 견제와 방해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 상황을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 이미 남북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발표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중요한 것은 ‘의지’이고 ‘실천’이다.
 

추천평

한국의 현대사는 크게 6·15남북공동선언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6·15남북공동선언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우리 민족이 스스로 미래의 진로를 선택한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6·15선언은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축포였고, 민족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대였습니다.
2000년 이후 우리는 남북이 손을 맞잡는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이 상호 인정과 존중을 통해 ‘사실상의 통일’을 만들어갔던 경험은 우리 민족의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북한 붕괴론’에 기반한 대결적이고 냉전적인 정책 기조 때문에 대화가 단절되었고 남북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어렵게 일군 남북 교류의 성과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 수단으로 쓰려는 정략적 사고나 상대방의 굴복을 요구하는 태도로 남북관계를 관리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심화되는 신자유주의 위기와 동북아 신냉전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 길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입니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개선되어야 평화체제도 만들 수 있고, 통일도 할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개성공단 재가동 등의 조치가 시급합니다.
이 책은 6·15선언 이후 16년간의 기록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6년 동안 보신각에서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수요평화촛불’을 꾸준히 들고 있는 ‘평화통일시민행동’에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상임공동대표, 전 통일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