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대한민국 현대사 (책소개)/5.대한민국대통령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했는가(2018) - 대한민국 기능공의 탄생과 ‘노동귀족’의 기원

동방박사님 2023. 5. 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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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박정희 탄생 100년’ 이후

지난 2017년은 박정희(1917. 11. 14~1979. 10. 26) 탄생 100주년이었다. ‘정치인 박정희’의 공과(功過)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정희가 없었더라면 이 나라는 더 잘되었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인 박정희를 비판, 심지어 증오하는 편에서조차 그가 ‘대한민국 국가CEO’로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세계사에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이룬 공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18년 동안 집권하고 사후 39년째를 맞는 이 ‘한국현대사의 거인’은 2018년이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청산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했는가](류석춘 저, 기파랑, 2018)는 ‘박정희 지우기’의 핵심 키워드인 ‘성장의 그늘과 노동 착취론’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이다. 반(反) 박정희 정권들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반박하는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좌승희 저, 기파랑, 2018)도 함께 출간되었다. 책들은 (재)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도서출판 기파랑이 2016년부터 기획하고 진행 중인 [박정희 전집](전9권, 완간 2017) 및 연구서, 교양서 간행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되었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박정희 백 년 대 공산주의 백 년, 그리고 노동자 착취 문제
1. 박정희 백 년 대 공산주의 백 년
2. 노동자 ‘착취’ 그리고 한국의 노동자 연구

02 박정희와 1960년대 봉제산업 노동자 -??전태일 평전??에 따라도 착취 아니다
1. ??전태일 평전??의 함정
2. 전태일의 평화시장 경력과 임금상승: ‘착취’라고?
3. 전태일의 노동운동 투신과 모범업체 구상 그리고 분신: ‘대학생 친구’가 없었다고?
4. 전태일의 선택: 다른 동시대인의 선택은?
5. 전태일의 죽음은 아름답지 않다

03 박정희와 1970년대 중화학공업 노동자 -숙련노동자 기능공의 대규모 탄생
1.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공업화(1973~1979)
2. 1970년대 초반의 노동시장 구조와 과학기술인력 양성
3. 기능공 육성정책
4. 소결

04 숙련노동자 기능공의 중산층화 -현대중공업 사례를 중심으로
1. 서론
2. 현대중공업 기능공의 계층이동
3. 중산층 사회의 등장과 오늘날의 문제
4. 소결

05 1997년 외환위기와 노동시장의 양극화 -노동정치와 노동운동의 분열
1. 1997년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
2. 기업의 구조조정과 실업
3. 정부의 위기관리: ‘노사정위원회’와 노동정치의 실패
4. 노동운동 내부의 파벌투쟁
5. 소결: 기업별 노조와 ‘귀족’ 노조 탄생의 서막

06 설문조사로 본 중화학공업 부문 노동자의 노동조합 평가
1. 머리말
2. 중화학공업 부문 노동자의 ‘귀족’ 노조 평가: 2014~2015
3. 시계열 설문조사로 본 숙련노동자 기능공의 노조에 대한 평가: 1978, 1987, 2005
4. 소결: ‘귀족’ 노조 맞다

결론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하지 않았다
1. 한계노동생산성과 임금상승: 시계열 통계자료(1963~1999)
2. 박정희와 대기업 ‘귀족’ 노조

보론 대학생들의 박정희 대통령 평가와 현대사 교육 문제
1. 머리말
2. 박정희에 대한 대학생들의 평가
3.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사실
4. 응답자의 의견이 형성된 시기와 영향을 미친 집단
5. 맺는말

참고문헌

부록
1. 1983년 초판 [전태일 평전]의 분신 기록
2. 2009년 신판 [전태일 평전]의 분신 기록
3. 미국 교포 잡지 Korea Monitor의 필진 이선명
4. 1973년 현대중공업 입사 기능공(생산직)의 연도별 기본급 자료(1973~2015)
5. 생산직 사원 심층면접 설문지(현대중공업, 현대위아[기아기공 출신[, 두산중공업[대우중공업 출신[)
6. 현대중공업 응답자의 특성
7. 기아기공 출신 현대위아 응답자의 특성
8. 대우중공업 출신 두산중공업 응답자의 특성
 

저자 소개

저 : 류석춘
 
류석춘은 연세대학교 사회학 교수다. 1986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rbana)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87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 분야는 발전사회학, 경제사회학, 동남아시아연구 등이다. 『한국사회학』 및 『동남아시아연구』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1993년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1999년 교토 동지사대학교, 2002년 필리핀국립대학교, 2009년 호주국립대학교 및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Sa...

출판사 리뷰

‘한강의 기적’이 노동자의 희생 위에 이뤄졌다고?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하기는커녕 중산층으로 키워 냈다

단도직입적으로,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했는가? 박정희 통치 18년 ‘한강의 기적’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 이뤄졌는가? 책 서두에 실린 석 장의 사진이 물음에 답해 준다. 게재 역순으로 ― 오늘날 노동자가 주축이 된 대한민국 중산층은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으로 공항 출국장을 가득 메우는 계층으로 성장했다(16쪽 아래), 이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북한의 어린 ‘꽃제비’ 사진(16쪽 위), 그리고 낡은 사진첩 속의 한 장면, 1971년 부산의 한독직업학교를 방문해 고등학생을 격려하는 박정희(14쪽).


저자는 사회학자이고, 책은 실증적인 자료를 보수적으로, 즉 조심스럽게 해석하여 반박할 여지 없는 중간결론들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도출한다.
‘박정희 노동착취론’이 키워드이니, 개발연대 ‘이른바’ 노동 착취의 표상이 된 전태일과 여공들을 아프지만 소환하는 것으로 책은 시작한다. ‘착취’라고 부르려야 부르기 힘든 전태일과 당시 노동자들의 출신배경과 임금 실상, 전태일의 의식화와 분신 과정의 덜 알려진 이면, 전태일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 노동자 출신들의 ‘정반대의 선택’.
‘박정희=착취’라는 선입견 하나만 성공적으로 지워 냈으면, 나머지는 평이한 진실게임이다.


박정희가 키운 중산층이 민주화도 이뤘다
착취는커녕 ‘세습’의 대상이 된 ‘노동귀족’의 민낯

진실은 단순하다. 박정희는 노동자를 착취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 없던 기능공 노동자를 탄생시켰다. 익히 다 알려진 얘기다. 진실을 진실이라 말하는 입과, 애써 거짓이라 우기는 입이 나누일 뿐이다. 박정희는 경제와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했고, 이를 위해 대규모의 기능공 집단을 양성했고, 이들이 1970년대 경제성장의 주역이 됨과 동시에 성장의 과실을 나누어 가지기도 했다는 것.
반전은 다음부터다. 기능을 바탕으로 중산층에 진입한 노동계층이 박정희 사후 1980년대 ‘민주화투쟁’을 주도했고, 그 일부가 노동조합을 등에 업은 ‘노동귀족’으로 변질해 노동자 지위를 심지어 세습의 대상으로까지 삼으려 하고 있고, 오늘날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자의 눈물을 나몰라라 하며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는 사실.
책의 강점은, 수십 년간의 통계와 심층면접이라는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 나가는 데 있다. 박정희 시대 기능공으로 양성된 집단이 ‘숙련노동자 중산층’으로 계층의 수직상승을 이룬 과정은, 1973년에서 2013년까지 무려 41년에 걸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임금 추이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제4장). 속칭 ‘IMF 사태’로 불리는 1997년 말 외환위기와 정부의 위기관리 미숙으로 노동계층이 분열하고, 노동자 내부의 파벌투쟁을 거쳐 일부가 ‘귀족노조’로 변신하는 과정은 현대중공업 노동자, 기아기공에서 현대위아로 이직한 노동자, 대우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이직한 노동자들의 심층면접 설문을 통해 추적했다(제5, 6장과 결론). 저자가 굳이 촉구하지 않아도, 범국가적 경제건설 덕분에 형성된 대기업 노동중산층이 노동보국(勞動報國)을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절로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박정희 백 년은 이렇게 공산주의 백 년을 압도했다
젊은 세대는 역사를 똑바로 배우고 있는가

다시, 한반도의 나머지 반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실패한 공산주의 100년(박정희가 태어난 1917년은 러시아혁명의 해이기도 하다)의 마지막 미숙아인 북한과의 비교다. 두말 할 것 없이, 박정희 100년은 공산주의 100년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다. 경제학의 관점에서 같은 결론을 이끌어낸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좌승희 저)과 함께 읽으면 좋을 이유다.
문제는 젊은 세대의 인식이다. 보론(補論) 삼아 소개한 4개 대학교 학생 313명의 표본 설문조사는 암울하다. 박정희의 총체적 인식에서 ‘긍정적 대 부정적’(복수응답)은 대략 6 대 7 비율로 나타났다. 우려스러운 것은 박정희의 부정적 평가의 기초가 된 ‘사실들’의 인식이 객관적으로 틀렸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형성된 시기가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이며(84%, 일부 복수응답), 의견 형성에 영향을 끼친 집단으로 인터넷, 중고교 교사, 매스미디어가 압도적(130 중 74%, 일부 복수응답)이라는 사실이다. 역사 바로세우기가 중요하며, 인터넷과 교육현장의 이념적 편향성이 우려할 수준이라는 증거는 이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