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대한민국 현대사 (책소개)/5.대한민국대통령

노무현 정부의 실험 (2011) - 미완의 개혁

동방박사님 2023. 6. 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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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무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관한 학문적 분석

노무현 정부의 임기가 끝난 지도 어언 3년이다. 이제는 노무현 정부가 시도했던 다양한 개혁 정책에 대한 공정하면서도 냉철한 평가가 가능하고 또 필요하지 않을까. 이는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 책은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핵심적인 개혁 정책을 포함해서, 이 시기에 중요한 정치적 쟁점과 사회적 이슈로 부각했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 주제들은 현재의 상황과 매우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며, 여전히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놓여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2011년 5월 20~21일 ‘노무현 정부의 실험: 미완의 개혁’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책은 여기서 발표되는 논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저자들은 지역균형발전 정책, 복지 정책, 여성 정책, 노동 정책, 부동산 정책, 재벌 정책, 통일 정책, 동북아 정책, 언론 정책, FTA 정책, 4대 개혁입법과 같은 중요 정책들과 인터넷 정치, 시민운동처럼 이 시기에 중요한 정치적 행위자로 부상한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유산은 그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면서 더욱 극적으로 우리에게 남겨졌다. 시간적으로 조금 더 그의 시대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이제 차분한 태도로 그의 시대에 추구됐던 개혁과 변화의 실험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은 미래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목차

제1부 정치
제1장 참여 민주주의와 정당정치: 제도화의 실패와 정당 재편의 좌절 _강원택
제2장 4대 개혁입법의 실패와 개혁 동력의 상실 _장덕진
제3장 정치 개혁: 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로드? _최태욱

제2부 경제정책
제4장 FTA 정책: 미래를 위한 필연의 선택? _김석우
제5장 “재벌 개혁”의 내용과 성과 _김진방
제6장 부동산 정책: 포위된 부동산 혁명? 요란한 해프닝? _김용창

제3부 노동과 사회정책
제7장 참여정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성과와 한계 _강현수
제8장 복지 개혁: 복지국가 이상과 발전주의 유산 사이에서 _구인회
제9장 ‘여성’ 정책의 제도화를 통해 본 참여정부의 실험성: 국가 페미니즘의 경험 _김은실
제10장 사회 통합적 노동 개혁, 진보의 좌절과 현실 타협 _이병훈

제4부 북한과 동북아시아
제11장 동북아 외교·안보 정책: 동북아 균형자론을 중심으로 _이근
제12장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 평가와 쟁점 _김근식

제5부 미디어와 시민사회
제13장 정치적 설득의 실패: 노무현 정부의 언론 정책과 개혁적 정부의 과제 _이준웅
제14장 인터넷 정치: 참여 활성화와 규제의 패러독스 _류석진·송경재
제15장 2000년대 한국 시민사회의 분절과 분산 _신진욱
 

저자 소개 

편 : 장덕진
 
미국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사회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제사회학과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 분석이 전공이다. 주요 저서로는 《압축성장의 고고학》(공저, 2017), 《복지정책의 두 얼굴》(공저, 2015), 《위험사회 위험정치》(공저, 2010) 등이 있다.
 
저자 소개
강원택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김석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김진방 인하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용창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강현수 중부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구인회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은실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교수 ...
 
기획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The Center for Social Science)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1976년에 설립된 사회과학연구소가 모체로서 1997년에 출범했으며, 한국정치연구소ㆍ사회복지연구소ㆍ비교문화연구소ㆍ세계경제연구소ㆍ중국연구소가 산하연구소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과학 제 부 문 간의 유기적 연계 및 협동을 통해 한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 문제에 대해 사 회과학적 관심과 연구를 진작시키기 위해 설립됐으며, 최근에는 ‘통합적 학문 연구’의 거점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사회과학을 넘어 ...

책 속으로

엘머 에릭 샤츠슈나이더(Elmer Eric Schattschneider)는 정치는 무수히 많은 잠재된 갈등 가운데 어떤 갈등이 지배적 위치에 놓이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게임이라고 하면서, 정치에서의 가장 파국적인 힘은 하나의 갈등을 전혀 다른 갈등으로 대체하면서 기존의 모든 갈등 구도를 뒤바꿔놓는 권력, 즉,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을 연결 짓는 권력이라고 봤다(Schattschneider, 2008: 115-135). 2002년에는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에 기초한 정치 갈등을 이념 등 새로운 갈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시민적 요구가 존재했고, 또 2004년 열린우리당의 극적인 부상을 통해 기존의 갈등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그러나 노무현의 정당정치에 대한 외면, 인터넷을 통한 대중 참여에 대한 의존, 정치 개혁에 대한 이상주의적 접근 등이 모두 그러한 요구를 제도적 차원에서 확립되기 어렵게 만든 요인이 됐다. 노무현 시기의 정당정치의 실패는 곧 열린우리당의 실패였고, 그것이 결국은 노무현의 정치 실험의 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 p.38

노무현 정부 시절 정권이 실패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현실의 반격’을 들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 하지만 적어도 4대 개혁입법과 관련해서 볼 때는 ‘현실의 반격’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현실이라는 벽’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국보법, 언론법, 과거사법, 사학법 등 4대 개혁법안 중 어떤 것도 경제정책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은 현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노무현이라는 비주류 권력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철옹성 안에 주둔하면서 바깥에 있는 적들이 지치고 분열하기를 기다렸다. 그 철옹성이란 다름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서 60년간 지속되어온 성장과 안보에 대한 추종이었다. 4대 개혁입법의 주요 내용은 사실상 성장이나 안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정권이었던 노무현 정권은 이 점을 설득해낼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 pp.51-53

노무현 정부가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하면서 얻은 국내 정치적 성과는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 노무현 정부가 출범부터 동북아 중심의 외교, 그리고 과거 정권보다는 친중 외교정책을 펼쳤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러한 정책은 전통적으로 친미 외교정책을 지지했던 보수층으로부터 반감을 얻었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 파병 문제, 용산기지 이전 문제, 그리고 한-미 FTA 추진 등의 사안들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보수층의 지지를 회귀시키는 데 다소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pp.76-77

모름지기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이들은 효과적인 정치 참여를 위한 정보, 시간, 네트워크, 열정 등의 정치적 자원도 충분히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증대는 우리 사회 계층구조의 하층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피폐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최장집, 2007: 103). 빈곤층일수록 투표율이 낮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자신들의 삶이 피폐해지거나 나아지지 않을 때 시민들의 정치 참여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요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취한 아메리칸 캐피털리즘 노선은 참여정부의 주요 지지세력인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선호 및 이해관계와 어긋나는 것이기도 했지만, 참여 민주주의 발전의 사회적 토대 자체를 약화시켜 놓은 것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 pp.76-77

노무현 정부의 복지 개혁의 지배적인 관심은 평등과 재분배, 사회적 연대를 높이는 데 있어서, 확대된 복지 정책은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으로서의 면모를 띠었다. … 김대중 정부에서 이어진 노무현 정부의 개혁은 빈곤층 지원을 확대했고, 사회보험 혜택을 저소득층으로 넓히고 가족을 지원하는 사회 서비스를 확충하고자 했다. 이렇게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는 경제성장 지상주의가 지배하던 개발독재 시대와 대비되는 것으로서 한국이 복지국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는 양극화와 고령화의 추세에 맞서 빈곤 악화와 중산층의 삶의 질의 하락을 막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의 복지국가 구축 노력이 한계를 보인 데는 복지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 없이 소극적으로 사회보험에 의존하는 재정조달 전략을 고수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회보험 의존형 전략이라는 발전주의 유산으로 발전주의 복지제도를 극복하려 한 것에 좌절의 씨앗이 있었다.
--- pp.242-243

노무현 정부는 언론과 정부의 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이런 관계에 바람직한 모형과 그렇지 않은 모형이 있는 것처럼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건강한 긴장 관계’란 기술적 모형 중의 하나, 즉 ‘견제와 비판의 관계’를 나타낼 뿐이다. … 노무현 정부는 ‘건강한 긴장 관계’라는 표현적 모형을 제시하면서 사실은 ‘저널리즘 규범론’에 따라 주로 ‘언론의 사회적 책임 모형’을 지칭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언론이 자유롭게 보도하지만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규범적 모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나는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고 본다. 어떤 정권이 ‘저널리즘 규범론’을 근거로 정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심지어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언론이 좋은 언론이며, 그에 따라 정부와 언론이 어떤 관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 언론, 시민 등 모두가 염려하고 주장을 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그 관계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만들어내려 한다는 것은 역시 이상하다.
--- pp.397-398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과 그에 편승하여 활발해진 극우 운동은 개혁 세력의 부상에 대한 위기의식의 산물이자, 사회 변화에 무력하게 반응하는 전통적 보수 세력에 대한 도전이며, 혁신-보수의 합의에 대한 근본적 이의 제기라는 점에서 서구 사회의 뉴라이트 운동과 공통점이 있다. 한국 사례의 특성을 찾는다면 서구 뉴라이트 운동이 권위주의의 이면에 반체제적·민중주의적 성격을 띠는 데 비해, 한국의 뉴라이트는 기업·부유층·거대 언론 등 사회 중심부를 옹호하면서 이들의 특수 이익을 국민적·국가적인 보편 이익으로 이론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한국에서 뉴라이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특히 노무현 정권 중반기인 2004-2005년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 pp.397-398
 

출판사 리뷰

‘변화와 개혁’, ‘실험의 과정’… 노무현 정부 그 후 3년
노무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관한 학문적 분석을 시도하다!


한국 정치사에서 노무현의 시대는 특별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그 이전까지의 한국 정치와 비교되는 매우 ‘이채로운’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그로써 적지 않은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험의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만큼 그가 제시한 변화의 방향과 목표는 분명했다.
- 서문 중

노무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관한 학문적 분석!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2011년 5월 20~21일 ‘노무현 정부의 실험: 미완의 개혁’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책은 여기서 발표되는 논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그 정책에 동조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경향이 있어왔다. 그러한 평가는 평자가 진보 진영에 속하느냐, 보수 진영에 속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이념적 지향에 좌우되는 측면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그것이 의도하고자 했던 바와 현실에서 실제로 실천됐던 구체적 양상을 학문적으로 분석하여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나 정치 시사적 평가를 담은 책은 그동안 비교적 많이 출판됐지만, 학문적 분석은 의외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러한 공백을 메우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책은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핵심적인 개혁 정책을 포함해서, 이 시기에 중요한 정치적 쟁점과 사회적 이슈로 부각했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정책, 복지 정책, 여성 정책, 노동 정책, 부동산 정책, 재벌 정책, 통일 정책, 동북아 정책, 언론 정책, FTA 정책, 4대 개혁입법과 같은 중요 정책들과 인터넷 정치, 시민운동처럼 이 시기에 중요한 정치적 행위자로 부상한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이 주제들은 현재의 상황과 매우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며, 여전히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놓여 있다.

노무현 시대는 이전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한국 정치의 틀로부터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됐던 시기였다. 그리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적어도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의 시대는 시민적 자유와 참여가 가장 활발했으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배려가 높았던 시기였다. 정치 개혁에 대한 만족감 역시 높았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실험’의 결과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일단 정치적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노무현의 정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그가 임기를 마치기 전에 해체됐고, 2007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는 손쉬운 대승을 거뒀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기와 달리 많은 것이 변화됐고, 지역주의는 여전히 정당 지지의 핵심적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러나 노무현의 시대에는 어느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가 담겨져 있었다. 개혁의 결과가 의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여망에서 출발하여 그러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 시도된 다양한 실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는 또한 한국 사회가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해결해야 할 미완의 과제일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유산은 그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면서 더욱 극적으로 우리에게 남겨졌다. 시간적으로 조금 더 그의 시대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이제 차분한 태도로 그의 시대에 추구됐던 개혁과 변화의 실험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은 미래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예상 독자층
-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국제관계 등 각 분야의 전공학생 및 학자
- 노무현 정권 및 정치에 관심 있는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