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서양사 이해 (책소개)/1.로마제국사

아이네이스 1 (2013)

동방박사님 2023. 9.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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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로마 제국의 초석을 놓은 아이네아스,
그를 노래한 로마 문학 최고의 서사시
『아이네이스』는 후세 시인의 전범이 되었다.


『아이네이스』는 베르길리우스가 기원전 28년부터 11년간 매달린 로마 건국 서사시이다. 그리스군에 패하여 멸망한 트로이아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신의 뜻을 받고 부하들과 함께 방랑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라티움 땅에 로마 제국의 기초를 세우게 된다는 내용으로, 로마 건국의 역사를 신화의 영웅과 결부시킨 웅대한 대서사시인 『아이네이스』는 오늘날까지 라티움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고, 원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글자 수를 맞추어 구성한 『아이네이스』를 먼저 제1권부터 제4권까지 묶어 제1부로 내놓는다.

목차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참고 문헌
찾아보기
역자 해설: 로마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베르길리우스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베르길리우스 Publius Vergilius Maro
라티움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작품 『아이네이스』를 탄생시킨 시인. 로마 제국의 건국을 노래한 최고의 문호.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70년 북부 이탈리아의 안데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베르길리우스의 어린 시절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가난한 농부 혹은 옹기장이였던 아버지는 베르길리우스가 성인식을 치른 기원전 55년에 그를 로마 대도시의 상급 학교에 보내 수사학을 익히도록 했다고 한다. 성인이 되어 ...
 
역자 : 김남우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에서 희랍 서정시를 공부하였고, 독일 마인츠에서 로마 서정시를 공부하였다. 정암학당 연구원이며 서울대학교와 철학아카데미에서 희랍어와 라티움어를 가르치고 있다. 마틴 호제의 『희랍문학사』,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에라스무스의 『격언집』, 『우신예찬』,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몸젠의 『로마사』 등을 번역하였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번역...

책 속으로

여기서 이제 삼백 년을 채워 헥토르의 혈통이
통치한 맡에 이내 신을 모시는 왕녀 일리아가
마르스에게 잉태하여 쌍둥이를 출산하리라.
이어 키워 준 늑대의 누런 털가죽을 좋아하는
로물룻은 무리를 모아 마르스 성벽을 세우니
이들을 불러 로마인이라 제 이름을 붙이리라.
이들에게 나는 영토와 세월의 끝을 두지 않고
무궁 광활한 제국을 허락했다. 사납던 유노도
바다며 땅을, 하늘을 지금은 온통 두렵게 하나
생각을 좋게 바꾸어, 나와 더불어 로마인들을
토가 입는 종족을, 만유의 주인을 지지하리라. --- pp.27-28

새 도시는 여기저기 울음바다가 되었다.
차츰차츰 또렷이, 비록 부친 앙키사의 집은
숲에 가려 멀찍이 외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무기의 아우성이 커지며 공포로 가까워졌다.
나는 꿈을 떨치고 일떠서 건물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 섰고 귀를 기울여 사방을 살펴보았다.
화염이 광분한 남풍을 타고 요원을 덮치듯
혹은 계곡에서 쏟아져 내린 급류가 포효하며
들판, 즐거운 작물과 농우의 수고를 쓸어 내고
초목을 뒤집어엎을 때, 놀라며 영문도 모른 채
바위 등에 올라 소동을 바라보는 목동 같았다. --- pp.79-80

벌써 별들이 달아나 버리고 새벽이 붉어 올 때
멀리 아련하게 산들이 보였다. 얌전한 산세의
이탈랴가. 이탈랴를 처음 아카텟이 외쳤다.
이탈랴에 기쁜 함성으로 전우들이 인사했다.
부친 앙키사께서는 커다란 항아리에 화관을
둘러 묶고 술을 채우며 신들을 불러 청하셨다.
선미 제일 끝에 서서.
「바다와 대지와 폭풍을 다스리는 신들이어!
순항의 순풍을 가져다 호의의 숨결을 주소서.」
바라던 바람이 차츰 커져 항구가 차츰 열렸다.
점점 가까이, 산성 위 미넬바 신전이 보였다.
전우들은 돛을 접고 뱃머릴 해안으로 꺾었다.
동방의 파도에 항구는 활처럼 휘어들었고
마중 나온 갯바위들은 짠물에 거품을 물었다.
항구는 뒤에 숨어 있었다. 양팔을 벌려 담을 친
우뚝한 바위들. 해안에서 멀리 물러서는 신전.
이때 첫 전조, 풀밭에 선 네 마리 말들을 보았다.
눈처럼 빛나는 말들이 넓은 들을 뜯고 있었다. --- pp.152-153

그때 불행한 디도는 운명에 두려움을 느끼며
죽음을 원했다. 하늘의 궁륭을 보기가 싫었다.
계획을 감행해 광명을 버리게 더욱 부추긴 건
향을 태우는 제단에 제물을 바치다 목도한 것.
(말하기도 두렵다) 제단의 성수가 검게 변하고
뿌려진 포도주가 불길한 피로 변했던 것이다.
본 걸 누구에게도, 동생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또한 궁에는 대리석으로 지은 사당이 있었다.
전남편 사당을 놀라운 정성으로 돌보았으니,
하얀 양털과 축제의 푸른 잎으로 장식하였다.
이곳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이 부르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 땅거미가 지는 밤마다.
또한 지붕 위 한 마리 올빼미는 만가를 부르며
때로 곡하며 목 놓아 한없이 울어 대는 듯했다.
--- p.201
 

출판사 리뷰

로마 제국의 초석을 놓은 아이네아스,
그를 노래한 로마 문학 최고의 서사시
『아이네이스』는 후세 시인의 전범이 되었다.


그대는 베르길리우스, 벅찬 강물인 양 말을 퍼부으시던 저 샘이시오? (……) 그대 나의 스승이요, 가르침이어니 내게 영예를 이바지한 고운 붓끝은 오로지 그대에게서 받은 것뿐이오이다.
-- 단테, 『신곡』 중에서

■ 시카고 대학 그레이트 북스
■ 클리프턴 패디먼 「일생의 독서 계획」
■ 가디언 선정 〈최고의 소설 TOP10〉
■ 동아일보 선정 〈한국 명사들의 추천 도서〉

미완의 대작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29년부터 기원전 19년 죽을 때까지 꼬박 11년을 『아이네이스』에 매달렸다. 생의 마지막 3년은 원고를 들고 희랍과 아시아를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원고를 수정한 기간이었을 것이다.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길에 열병에 걸려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미완성의 『아이네이스』를 남겼으나, 그의 유고는 이후 아우구스투스의 뜻에 따라 편집되어 세상에 빛을 보았다. 편집을 맡은 것은 바리우스였으며, 전승에 따라 투카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전승에 따르면 베르길리우스는 우선 산문으로 글을 완성하고 12권으로 이를 나눈 다음, 다시 이를 일정한 순서 없이 자유롭게 장면별로 운문으로 바꾸어 갔는데 당장 완성할 없었던 부분은 그대로 놓아두고 시적 영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음 부분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아이네아스』에는 58개의 미완성 시행이 남아 있으며, 이런 부분이 미완성 시행으로 남은 부분으로 추정된다.

『아이네이스』 1~4 권별 구성

제1권은 난파 장면과 디도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에 「유피테르와 베누스의 대화 장면」이 들어 있다. 서언으로 시작하는바, 아이네아스가 트로이아를 떠나 카르타고를 거쳐 이탈리아에 도착하여 로마를 건설하였으며, 그러는 가운데 수많은 고생을 하였다고 앞으로 다룰 사건의 요지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난파 장면은 유노의 분노, 아이올로스의 폭풍, 해안가에 도착한 장면으로 다시 나뉘며, 디도 장면은 카르타고 도시의 발견, 베누스의 설명, 디도와의 상봉과 잔치 장면 등으로 세분된다. 디도에게 초대받은 아이네아스는 디도의 부탁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2권은 트로이아의 멸망을 다루고 있으며, 목마 장면, 시가전 장면, 탈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마 장면은 시논의 거짓말, 라오콘과 그의 아들이 겪는 고통으로 세분된다. 시가전 장면은 아이네아스가 트로이아 시내를 유린하는 희랍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 프리아모스의 궁전을 방어하는 장면, 프리아모스의 최후가 그려진다. 시가전 장면과 탈출 장면 사이에는 많은 학자들이 진위를 놓고 오랜 논쟁을 펼치고 있는 소위 「헬레나 장면」이 들어 있다. 탈출 장면에서 어머니 베누스의 경고에 따라 집으로 돌아온 아이네아스는 아버지에게 탈출을 설득하고, 탈출을 권하는 신들의 전조가 이런 설득에 힘을 보탠다. 탈출 장면의 마지막은 크레우사의 죽음으로 끝난다.

제3권은 아이네아스의 방랑을 노래한다. 트로이아 도시를 빠져나온 아이네아스 일행은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난다. 먼저 트라키아에 도착하여 폴뤼도로스의 영혼을 만난다. 트라키아를 떠나 델로스 섬에 도착한 일행은 역병을 만나고 아폴로의 신탁에 따라 선조들의 땅을 다시 출발한다. 앙키세스는 선조들의 땅을 크레타 섬이라고 믿었으나 크레타 섬에서 선조들의 땅이 이탈리아라는 사실을 알고 이탈리아를 향해 떠난다. 희랍의 무수히 많은 섬들을 헤매다가 켈라노라는 괴조를 만나 고생한다. 희랍 땅을 벗어 나와 악티움 근처에서 아폴로에게 제사를 드리고 떠나, 부트로룸에서 헬레누스와 안드로마케를 만난다. 헬레누스의 예언에 따라 시킬리아 섬을 우회하여 아이네아스 일행은 아에트나 화산을 경유하여 이탈리아로 향한다. 시킬리아의 서쪽 끝 드레파눔을 돌아갈 때 앙키세스는 최후를 맞는다. 이탈리아로 향하던 아이네아스 일행은 폭풍을 만나 카르타고에 난파한다.

제4권은 디도의 불행한 사랑 이야기다. 디도와 안나의 대화, 유노와 베누스의 협약, 사냥 장면, 디도의 광기, 디도의 죽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디도는 아이네아스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안나에게 털어놓는다. 유노와 베누스는 디도와 아이네아스의 혼인에 합의한다. 사냥을 나갔던 아이네아스와 디도는 폭풍을 만나 단둘이 동굴로 피신하였으며 디도는 이날의 사건을 혼인이라고 믿었다. 유피테르는 카르타고에 머물고 있는 아이네아스에게 떠날 것을 명령한다. 떠날 준비를 하는 아이네아스를 붙잡아 두려고 디도는 여러 번에 걸쳐 시도하지만 아이네아스는 완고하다. 이에 디도는 안나를 속여 사랑의 저주를 풀 방법이라며 장례식 준비를 시킨다. 그리고 아이네아스가 떠나던 날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