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생각의 힘 (책소개)/2.한국사회비평

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 (2024) - JTBC 탐사보도 기자들이 마주한 순간들의 기록

동방박사님 2024. 1. 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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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비상식에 맞서는,
JTBC 탐사보도기자들의 뜨거운 현장 취재기

우리 시대에서 기자는 어떤 의미일까. 기레기, 기더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지만, 이들은 여전히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취재하며 세상의 정의를 바로잡아 가고 있다. 때로는 밤을 새워 가며, 때로는 모진 욕설을 들어가면서도 취재하는 이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것’.

『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은 JTBC 탐사기자 다섯 명이 모여, 취재했던 내용 중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네 가지 취재기를 담아낸 책이다. 공정을 외치지만 가장 불공정했던 이상직 의원, 가족 법인을 만들고 셀프 발의를 하며 이득을 취한 국회의원들, 전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큰돈을 벌어가고 있는 미쓰비시 그룹 그리고 일본과 비교되는 독일의 태도에 대한 취재이다. 이들은 작은 단서로부터 취재를 시작했지만 파면 팔수록 ‘거대한 비상식의 빙산’을 마주하며 그 과정에서 만나고, 겪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울러 취재 과정 중 하나인 ‘뻗치기’를 할 때의 에피소드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뉴스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며 영상을 찍는 영상취재기자와 그 영상을 편집하는 영상편집기자가 전달하는 이야기는 뉴스를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동의 가치를 전달해 준다.

저자들은 “우리 사회에 탐사보도의 중요성이 조금이라도 더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써 내려 갔다. 탐사보도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각종 사회 문제를 샅샅이 파헤쳐 내보내는 보도”를 말하며, 저널리즘의 꽃으로도 불린다. 누군가는 한국의 저널리즘은 실패했다고 외친다. 이 책은 그런 누군가에게, 아직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여전히 저널리즘의 꽃을 피우기 위해 기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책이 될 것이다.

목차

추천사
머리말: 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

#1 ‘공정’ 외치던 권력자 ‘이상직’의 추락
- 드라마와 영화 속 탐사기자들, 실제론 어떤 모습일까?

#2 의원님들의 ‘가족 회사’에 숨겨진 비밀
- 무식한 취재 방법 뻗치기? 언론 피하는 사람들에게 정공법!

#3 역사적 책임 부정하는 일본 재벌그룹 ‘미쓰비시’ 추적
- 영상취재기자 “방송 뉴스는 영상 없으면 무용지물”
- 영상편집기자, 마감 5분 전까지도 멈추지 않는 빠른 손놀림

#4 역사를 잊은 나라, 역사를 기록한 나라
- 알고 보면 참 쉬운 ‘정보공개청구’

맺음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저자 소개
저 : 이윤석
2011년 JTBC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세상사 오만가지에 관심이 많다. 기자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정치부서 꽤 오랜 시간 뛰었다. 자연스레 고위공직자 검증 보도를 자주 다뤘다. 시간을 갖고 더 깊게 취재하고 싶어 탐사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데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저 : 전다빈
 
2016년 JTBC에 입사했다. 정치부·경제산업부·탐사팀 등을 거쳤다. 남의 인생에 마구 끼어들고 싶어 기자가 됐다. 하지만 힘들다고 푸념하며 마신 맥주만 한 트럭이다. 그래도 기자 말곤 가슴 뛰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발적 우물 안 개구리다.

저 : 강희연

2017년 JTBC 사회부 막내로 시작했다. 정치부와 탐사팀 등을 거쳤다.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여전히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다. 그래도 세상을 기록한다는 자부심,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갔을 때의 짜릿함, 무엇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계속 도전하게 만든다.

책 속으로

탐사보도의 시작과 끝은 ‘권력 감시’란 말이 있다.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언론이 감시해야 할 핵심 대상은 ‘권력’이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그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적은 인원에 어린 연차. 그만큼 발로 뛰며 현장을 취재했다. 밤낮과 주말을 가리지 않았다.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자 했다.
--- p.8

워낙 중요한 인물이라 철저하게 작전을 세웠다. 혹시 취재팀을 만나면 도망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재기자 2명과 영상취재기자 1명, 여기에 운전기사까지 총 4명에게 각각의 역할이 부여됐다.
--- p.71

취재팀은 15년 치 자료를 샅샅이 살펴보며 임원들의 이름을 확인했다. 일본어로 작성된 서류들을 부여잡고 며칠 내내 번역과 검색을 반복하며 끙끙댄 끝에 꽤 많은 이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 p.174

취재팀 역시 느낀 바가 많았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아낸 여러 기록물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모으기엔 국내 인력도 예산도 그리고 대중의 관심도 너무 부족했다. 보도 이후 국가기록원은 입장문을 내고 “관련 자료들의 해제 작업에 앞으로 더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지켜볼 일이다.
--- p.214

출판사 리뷰

더 나은 세상을 위한기자들의 용감한 기록

관훈언론상, 한국방송기자대상, 올해의 좋은 보도상, 이달의 기자상,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는 JTBC 탐사기자들의 치열한 취재기 〈환영받지 못하는 기자들〉이 출간되었다. 국회의원, 미쓰비시 등 소위 건들면 위험해지는 사람들을 취재하며 겪은 생생한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이들이 마주하는 것은 대부분 상식 밖의, 예상치 못한, 당황스럽거나 위험한 상황들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마주할수록 물러남 없이 언제나 한 발 더 나아가 위험한 사람들이 놓친 단서와 주어진 자료를 마구 파헤쳤다.

“한번은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개인 스마트폰을 이 의원 측 관계자가 험악하게 빼앗으면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취재팀의 항의로 이후 민주당 측에서 ‘대신 사과드린다’고 하기도 했다. 취재팀은 회사 차량(회사 로고가 없는 일반 차량)도 계속 바꾸고, 심지어 기자 개인 차량도 수시로 바꿔가며 뻗치기를 이어갔다.“
_ ‘공정’ 외치던 ‘이상직’의 추락 중에서

“미쓰비시 한국 법인들 하나하나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돈을 잘 벌면서도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_역사적 책임 부정하는 일본 재벌그룹 ‘미쓰비시’ 추적 중에서

탐사기자들이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특별하거나 새로운 자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합법적 수단과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따져보고 분석하며 검증해 나갔다.

취재의 꼬리 물기

이 책은 총 네 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두 꼭지씩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취재를 시작하니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의 꼬리 물기는 계속됐다. 이상직 의원의 비리 취재는 고위공직자들 중 가족 법인을 소유한 의원들의 권력을 통한 사적 이익 취득 취재로 연결되었고, 미쓰비시 그룹의 취재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분들의 구술 자료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 국가기록원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으로까지 연결되었다.

“판결문을 입수해 읽어 내려가면서 취재팀은 거대한 빙산을 마주해야 했다. 시작은 이스타항공이었지만, 그 뒤엔 ‘가족 경영’이란 더 크고 오래된 배경이 있었다.”
_‘공정’ 외치던 권력자 ‘이상직’의 추락 중에서

특히 미쓰비시 그룹 취재는 아주 작은 제보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들은 상상초월이었다. 당신의 상식을 넘어선 비상식의 이야기를 마주한다면, 바로 기자들에게 연락해 보길 바란다. 이들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진실을 파헤쳐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기자란 직업은 적어도 그 일부는 AI로 대체될 것이다. 이미 그러는 중이니까…. 아니, 혹 대부분 교체되더라도 한 가지 분야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탐사기자다. 취재원과의 미묘한 기싸움이나, 그 과정에서 읽어내는 진실의 냄새, 그리고 끝없는 ‘뻗치기’까지 탐사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영역이다. 그리고 그 탐사의 가치는 권력을 향해 있을 때 존재할 수밖에 없다. 〈뉴스룸〉을 맡고 있을 때 가장 애착이 갔던 취재는 단연 탐사였다. 여건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하면서 탐사부서에서 나오는 기사들을 제일 기다렸다. 이 책을 쓴 기자들은 그때만 해도 신참들이었지만, 지금은 어엿한 중견들이다. 이들이 책 제목을 ‘환영받지 못하는…’ 으로 지은 것은 고민의 산물이었을 것이다. 비단 취재원으로부터만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가 아니니까 그 표현이 함의하는 바를 모를 리 없다. 그래도 덕담을 건네자면 탐사기자는 적어도 시청자에게는 환영받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