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7.언론미디어

공영방송의 이해 (2021)

동방박사님 2024. 2. 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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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기의 레거시 미디어, 위기의 공영방송
포스트 공영방송은 가능할까?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 정상에 오르고, 콘텐츠 소비가 폭증하면서 한국은 잘나가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되었다. 이 책 초판이 나올 무렵만 해도 우리나라 대중이 선호하는 필수 미디어는 텔레비전이었다. 그러나 전면개정판이 출간된 현재, 모바일이 플랫폼의 대세가 되었다. 미디어 생태계의 주도권이 방송에서 인터넷과 모바일로 넘어가며 일으킨 파괴적 변화는 한국 사회의 미디어 공공성을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며 미디어 생태계의 공익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공영방송은 날개 없이 추락 중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에 역행하며 반복되는 정치적 갈등과 독립성 논란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한국의 공영방송 시스템은 과연 존속할 수 있을까?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기획한 이 책은 전파의 공공수탁 모델에서 출발한 공영방송이 변화된 미디어 생태계에서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점점 더 개인화·세분화되어 가는 미디어와 플랫폼, 넘쳐나는 정보와 가짜 뉴스, 글로벌화하는 콘텐츠 시장과 상업화, 그리고 심화되는 미디어 격차 속에서 공영방송이 직면한 위기를 직시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담았다.

목차

여는 글 | 왜 다시 공영방송인가?_최영묵
‘미디어 제국’과 공영방송
공영방송의 의미: 제도와 ‘철학’ 사이
공영방송의 역사: ‘오래된 미래’
공영방송의 설명책임과 규범: 비정부적 공익
공영방송의 거버넌스: 정파에서 시민으로
공영방송의 재원: 수신료 넘어서기?
공영방송의 위기: 날개 없는 추락
공영방송의 미래: 국민국가의 ‘기본미디어’

제1부 | 공영방송의 역사와 정체성

제1장 공영방송의 발전 과정과 정체성_정용준
1. 20세기의 문화유산
2. 공영방송의 이념
3. 공영방송제도의 유형
4. 불확실한 공영방송의 미래

제2장 한국 공영방송의 발전 과정과 정체성_조항제
1. 머리말
2. 시기 구분: 거시적 구분
3. 전개 과정
4. 한국 공영방송의 정체성

제2부 | 공영방송의 공공서비스

제3장 공영방송의 저널리즘_심석태
1. 머리말
2. 저널리즘과 공영방송
3.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현황
4.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품질
5. 맺음말: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발전 방향

제4장 공영방송 콘텐츠 오디세이_주창윤
1. 공영방송의 콘텐츠
2. 가족과 일상
3. 역사의 재현
4. 세상을 보는 눈
5. 의례와 집단 기억
6. 장수 콘텐츠의 미학
7. 맺음말

제5장 공영방송과 시청자_배진아
1. 머리말
2. 공영방송과 시청자 관계 논의의 이론적 토대
3. 공영방송과 시청자의 상호 이해
4. 공영방송과 시청자의 협력 모델
5. 맺음말: 공영방송의 시청자 관계 재정립

제3부 | 공영방송의 제도와 거버넌스

제6장 공영방송과 국제 규범_최선욱
1. 머리말
2. 공영방송과 국제기구
3. 공공서비스 소관 책임
4. 공영방송 재정 지원의 정당성
5. 맺음말

제7장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책무_정영주·홍종윤
1. 문제 제기
2. 공영방송 거버넌스
3. 국내 공영방송 거버넌스 평가
4. 맺음말: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 과제와 전망

제4부 | 공영방송의 재원과 미래

제8장 공영방송의 재원_김성철
1. 머리말
2. 해외 공영방송의 재원관리 동향
3. 우리나라 공영방송 재원관리의 적정성
4. 공영방송 재원관리와 수신료 인상
5. 맺음말

제9장 공영방송의 진화: OTT 시대 공영미디어의 비전과 혁신 방향_정준희
1. 공영방송의 진화
2. 공영방송의 유산 재구성
3. 중심이동된 공공서비스 미디어의 새로운 좌표

2021 에필로그 | 공영방송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_윤석민

저자 소개

저 : 최영묵 (崔榮默)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교수다.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리영희 선생의 지도로 석사 학위(‘민중언론사 연구’, 1988)와 박사 학위(‘방송공익성 연구’, 1996)를 취득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방송진흥원에서 근무했고, 2001년 이후 성공회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방송개혁위원회 전문위원, 국회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 대통령선거방송 심의위원, 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 한국방송학회 방송법제 연구...
 
저 : 정용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저 : 조항제
 
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다. 민주주의와 공론장, 공정성과 공영방송에 관심이 있다. 저서로 『한국의 민주주의와 언론』(2020), 『한국 언론의 공정성』(2019), 『한국 공영방송의 정체성』(2014) 등이 있고 역서로 『민주주의와 공론장』(2015)이 있다.

책 속으로

방송 초창기부터 지속되었던 공익주의와 시장주의의 이념 논쟁이 인터넷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다. 방송사 간의 시청률을 둘러싼 과잉 경쟁과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시장권력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디지털 시대에 BBC의 위상을 제언한 퍼트넘 위원회는 ‘공영방송은 단순한 시장 실패의 처방전이 아니라 정치·경제·문화에서 필수적인 자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미디어로의 수신료 확대, 공영방송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진화, 보도와 교양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오락 프로그램의 공익성 유지 등을 강조했다.
---「제1장 공영방송의 발전 과정과 정체성」중에서

한국의 공영방송의 역사에서 가장 갈등이 심하면서 풀기 어려운 숙제는 정부 또는 체제, 더 넓게는 정치권력과의 종속관계이다. 정치적 후견주의로 통칭되기도 하는 이 문제는 크게는 법과 제도의 개폐나 사장이나 임원 인사, 작게는 조직이나 편성 개편, 인력 조정, 파벌 조성 등 방송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쳤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권위주의 체제에서 비롯된 역사성이 내재한다. 초기 방송의 국영화, HLKZ-TV의 실패, MBC의 소유 변화, TBC를 KBS에 편입시킨 언론통폐합 등으로 이어지는 체제 지배 과정은 되돌릴 수도 없고 대안을 강구하기도 어려운 역사적 구조를 형성했다.
---「제2장 한국 공영방송의 역사적 발전 과정과 정체성」중에서

공정성이라는 가치도 마찬가지이다. 저널리즘은 최대한의 실질적 공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일단 ‘공정하다는 외관’을 갖추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실체적 공정성을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해당 사안을 다루는 방법부터 공정해야 한다. 반론 여부, 충실한 검증, 단정적 표현 여부 등을 통해 공정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재판이 절차적 공정성을 통해 실체적 정의에 다가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를 위해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최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임한다는 믿음을 소비자에게 주어야 한다. 공영방송 저널리즘에서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한데, 공영방송이라는 제도 자체가 본질적으로 사회 전체를 위한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제3장_ 공영방송의 저널리즘」중에서

공영방송은 시청자를 이해하기 위해 신뢰도 조사와 프로그램 품질평가, 공론 조사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단편적인 이해에 머물고 있으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시청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공영방송이 시청자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공영방송과 시청자가 상호 이해의 바탕 위에서 소통과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제5장_ 공영방송과 시청자」중에서

공영방송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유럽연합의 「암스테르담 조약에 부속된 공영방송 의정서」나 유럽 공영방송을 둘러싼 규범 혹은 운영 원리에서 보듯이 공영방송 조직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의회, 정부, 공영방송 조직이 각각 어떠한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되는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제 공영방송의 전면적인 제도 변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제6장_ 공영방송과 국제 규범」중에서

이처럼 적극적인 형태의 진화 전략, 기존 관념을 뛰어넘는 공공서비스 미디어 혁신 전략을 논의하려면 일종의 사고실험이 필요하다. 예컨대 마침 유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개념에 비추어 대단히 차별화된 공공서비스 구상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우선 새로 부상하는 기술과 서비스, 미디어 이용행태를 관찰할 때에는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개념에 내재한 알맹이는 무엇이고 유행처럼 지나갈 껍데기는 또 무엇일까?
---「제9장_ 공영방송의 진화」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디어 제국의 글로벌한 확장 속에 추락하는 공영방송

공영방송 제도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되어가는 지금, 미디어 패러다임이 주파수 기반의 특정 국가 대중매체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변하면서 세계의 모든 공영방송은 구조적 한계에 다다랐다. 일본에서는 순전히 NHK 수신료 폐지만을 공약으로 내세워 의회에 진출하는 정당이 생겨났고, 독일에서는 구속을 감수하며 수신료 거부운동을 하는 극단적인 활동가들이 대중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다. 영국의 자부심이자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으로 알려진 BBC의 경우도 공정성 시비와 재정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신체제의 산물인 한국의 공영방송은 출범 당시나 지금이나 외형상 자율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표방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체제에 그것을 뒷받침할 자유주의적 역사와 전통이 부재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정치적 후견주의라고 하기도 어려울 만큼 특정 정파가 장악하여 홍보 수단으로 쓰다가 버리는 구조에 가깝다는 것이다.

정권과 자본의 필요에 따라 케이블TV, 지역 민방, 위성방송, 위성-지상파DMB, IPTV, 종편채널이 등장했고, 웨이브·왓챠 등 방송법 밖의 사업자인 동영상 OTT도 속속 등장하여 방송미디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온라인 광고의 확대로 시장이 보장된 안락한 ‘복점체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넷플릭스의 진출로 한국 공영방송의 위기는 구조화되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알고리즘 미디어의 확산 등,
새로운 미디어 생태에서 공영방송의 역할


공영방송이 지금 꼭 필요한 제도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외 미디어 환경 변화와 연계해 보면 공영방송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기도 하다. 여론의 다양성과 한국 사회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공영방송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소셜미디어나 1인 미디어 혹은 동영상 플랫폼들은 철저하게 파편화한 시장, 정파적인 시장 중심으로 재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공공서비스 방송은 사회통합, 시장 실패의 보완,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통한 수용자 복지의 향상, 디지털 격차의 해소, 공론장 제공, 한국의 문화정체성 강화 등과 같은 임무 수행에 앞장서야 한다.

미디어 시스템 전체가 극심한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 중심을 지키는 공영방송의 존재와 유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첫째, 공영방송과 관련된 쟁점과 주장을 빠뜨리지 않고 담아내기 위해 공영방송의 역사와 정체성, 뉴스와 프로그램, 시청자 관계, 거버넌스와 책무, 재원과 미래 비전까지 한국 언론학의 성과를 집대성했다. 둘째, 왜 공영방송 저널리즘이 제 역할을 못하는지, 진정한 국민의 방송이 되기 위해서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40년 동안 정체된 수신료 문제는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지 등 그동안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었던 공영방송과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과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점들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셋째, 각 장마다 공영방송이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안해 공영방송 종사자나 미래 저널리스트들에게 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좌표를 제시하고자 했다.

공영방송의 정의, 역할과 필요성, 위기를 극복할 현실적 제안까지
공영방송의 모든 것을 아우른 필독서!


이 책은 「여는 글」을 비롯해 4부 9장의 본문과 「2021 에필로그」로 구성했다. 최영묵은 「여는 글」에서 공영방송의 본질을 통시적으로 분석했다. 제1부 ‘공영방송의 역사와 정체성’에서 정용준은 해외 주요 공영방송사의 역사를 공익주의와 시장주의 패러다임으로 설명함으로써 공영방송 제도의 거시적 이해를 돕고자 했다. 조항제는 한국 방송의 역사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면서 한국 공영방송의 정체성 성립과 발전 과정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뤘다.

제2부 ‘공영방송의 공공서비스’에서 심석태는 공영방송 저널리즘의 차별적 가치를 중심으로 책임 윤리 강화와 탁월한 저널리즘 제도화를 제안했다. 주창윤은 공영방송 프로그램 50년사를 ‘일상과 기억의 공동체’라는 차원에서 분석하면서 그 차별적 가치와 의미를 발굴했다. 배진아는 공영방송이 적극적으로 시청자와 소통하고 참여를 극대화하는 일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전략임을 강조했다.

제3부 ‘공영방송의 제도와 거버넌스’에서 최선욱은 유럽 국제기구가 합의하여 운영하고 있는 공영방송의 원칙과 표준에 초점을 맞추었다. 유럽연합 47개국이 인권, 문화 다양성, 민주주의라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영방송 시스템을 끊임없이 발전시킨 모델을 소개했다. 정영주와 홍종윤은 기존 공영방송 거버넌스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민 참여의 강화, 차별화된 공적 책무 시스템 구축, 투명하고 개방적인 제도 운영 방안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제4부 ‘공영방송의 재원과 미래’에서 김성철은 공영방송 재원의 특성과 조건을 검토하고, 세계 주요 공영방송의 재원 위기 대응과 함께 한국 수신료 제도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정준희는 OTT 시대에 공영방송이 추구해야 할 미래 비전과 혁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석민은 「2021 에필로그」에서 공영방송의 사회적 의미와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