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1.한반도평화

평화학과 평화운동

동방박사님 2021. 11. 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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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평화가 배척당하고 폭력이 더 친근한 한반도에서
평화학과 평화운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진입한 한국의 평화학과 평화운동에 대한 총체적인 해설서이다. 평화학이란 어떤 학문이며,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한국의 평화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고 또 전개되어야 하는지, 평화학과 평화운동은 어떤 관계에 있으며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살핀다. 이 책은 평화가 배척당하고 폭력이 친근한 한반도에서 평화를 연구하고 평화운동을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쉽지 않은 기회를 마련해 준다.

목차

Ⅰ부 평화학과 평화운동의 이해
제1장 평화학이란?
- 평화, 동질이형?
- 평화시장과 평화 시장
- 평화학의 정의
- 평화학의 기본 용어들
- 평화학의 영역
- 평화학의 특징
- 평화학의 방법
제2장 평화운동이란?
- 평화운동의 개념
- 세계 평화운동의 역사
- 평화운동의 방식과 특징
제3장 평화학과 평화운동은 일촌

Ⅱ. 한국의 평화학과 평화운동
제1장 한국의 평화학
- 한국 평화학의 태동과 현황
- 한국 평화학의 영역과 특징
- 한국 평화학의 방향과 과제
제2장 한국의 평화운동
- 한국에서 평화운동이란?
- 한국 평화운동의 태동과 현황
- 한국 평화운동의 특징과 과제
제3장 한국 평화학과 평화운동의 동행
에필로그 - 한반도발 세계 평화를 꿈꾸며

저자 소개
저자 : 서보혁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다. 현대북한연구회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하였고 근래 연구 관심사는 분단체제의 장기화, 군사주의, 이행기 정의 등이다. 최근 저서로『인간안보와 남북한 협력』,『유럽의 평화와 헬싱키 프로세스』,『남북교류협력의 재조명』(공저),『1970년대 북한의 재조명』(공편), Asia-Pacific between Conflict...
 
저자 : 정욱식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기획위원이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분과 자문위원, [한겨레]언론비평위원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MD본색』,『핵의 세계사』,『글로벌 아마겟돈』,『21세기의 한미동맹 어디로』등이 있다.

 
책 속으로
평화시장은 구로공단과 함께 저임금에 기초한 한국의 급속한 산업화를 상징하는 노동현장이다. 전태일은 그곳에 찾아온 예수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루 14~16시간의 작업시간을 10~12시간으로 단축하고, 1개월에 이틀은 휴일로 쉬도록 해주고, 건강진단을 받도록 해주고, 15세 안팎 ‘시다공’들의 수당을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늘날에는 당연한 권리로 생각할 수 있는 주장이 당시에는 노동자들을 옥죄던 사슬이었다. --- p. 21

평화를 가장 많이 말하지만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미국이다. 핵무기를 만든 북한의 지도자들도 핵무기 덕분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된다고 강변한다. 일본은 평화헌법을 허물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면서 이를 ‘적극적 평화주의’라고 주장한다. 한국은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북한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군사비를 쓰고 있다. 이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힘에 의한 평화’이다. --- p. 65

오늘날 인류사회는 이슬람국가(IS)라는 거대 테러조직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느냐는 절박하고도 골치 아픈 질문에 직면해 있다.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는 ‘칼리프국가’를 자처하고 있다. 수십 개 국가에 수백 개 조직을 갖춘 국제 조직이고, 이슬람 청년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의 많은 청소년들이 조직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IS와 직접적인 연계가 없는 자생적인 IS 추종자들도 있다. 테러 방식 역시 집단 참수와 관련 영상 공개, 여성 노예화 및 집단 강간,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 등 야만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 p. 88

평화운동의 기본은 전쟁을 막는 데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평화운동은 백범 김구 선생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1948년, 남북한이 분단정권 수립의 길로 들어서자 ‘동족상잔의 비참한 내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단독정부 수립 반대, 통일국가건설운동에 나섰다. 이러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평화운동은 통일운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 p. 166

오늘날 한반도는 미국 핵무기와 북한 핵무기가 공포를 확대재생산하는 핵 분단정전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이렇듯 소극적 평화마저 위태로운 상태에서 남북한 내부에서는 구조적, 문화적 폭력도 만연해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국가라는 오명을 들은 지 오래되었다. 민주주의와 인권 선진국이라던 한국에서도 ‘헬조선’,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일상의 평화를 잃거나 생존의 위기에 처하거나 탄압당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 p. 195
 

출판사 리뷰

평화가 증발해 버린 이 시대에
왜 평화학과 평화운동을 얘기하는가?

오늘날 세계정세는 평화와 가까워지기는커녕 점점 멀어져 가는 듯 보인다. 유럽의 경제 위기,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지속되는 내전과 대규모 난민 사태, 우크라이나·크림 반도에서의 위기, 동아시아에서의 군비경쟁과 긴장 고조,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 간 갈등과 대결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남북 간 휴전선 총격, 국가권력에 의한 각종 인권 침해,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불통,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무대책, N포세대·흙수저 등 청년세대의 불안으로 말미암아 평화는 우리 곁에서 증발한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화를 고민하고 평화를 얘기하고 평화운동을 펼쳐나가야 하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두 필자는 평화학과 평화운동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독자들과 함께 이 땅의 평화에 대한 담론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분단정전체제하에서 의심과 미움만 키워 온 우리,
과연 우리 가슴속에 평화에 대한 갈망은 있는가?

평화의 부재가 비단 국가권력과 정치권만의 문제일까? 두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우리의 가슴속에서조차 평화가 실종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불공정한 현실, 불안한 미래, 평화·민주·인권 문화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우리, 분단정전체제 속에서 어느덧 의심하고 미워하고 배척하고 이겨야 안전해 보이는 군사주의 문화에 길들여진 것이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 아니던가? 필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평화가 실은 폭력의 위장이거나 폭력과 쉽게 바꿔치기 하기에 쉬운 것들이라고 지적한다. 어디 이뿐인가? 인간이 평화를 위협하는 오랜 관행은 우리 자신은 물론 자연까지 위협하기에 이른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필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떠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또한 특정한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그보다는 이 책이 한국에서의 평화학과 평화운동에 관심을 갖고 비전을 그려 가려는 지성들에게 사유의 창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평화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평화를 준비하라

이 책은 평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다양한 실천 방향을 다루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평화학 학자들이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공감을 조화시켜 더 많은 이들과 평화에 대한 생각과 감성을 나누고자 마련된 ‘평화교실’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다. 오늘날 한반도는 세계가 공감할 만한 평화론을 다질 수 있는 최적의 실험실이다. 세상이 왜 폭력으로 점철되고 있는지, 한반도적 상황에서 그 조건과 원인을 분석하는 일은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갈등을 줄여 평화로 나아가는 길을 열고 평화를 문화적 차원으로까지 심화시키는 작업은 현 시점에서 너무나 절실하고 의미 있는 과제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차원에서 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을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다.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