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한일관계사 연구 (책소개)/2.한일과거사

제국 일본의 한국 인식 그 왜곡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1. 12. 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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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국 일본의 한국 인식, 그 왜곡의 역사』는 일본의 왜곡된 한국 인식을 이야기하는 차원을 넘어서, 동아시아 차원에서 새로운 평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책이다. 제국 일본의 한국 인식을 규명하여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어떻게 합리화했고, 지금 그 과거사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드러내고자 하고 있다.

책은 세 개의 핵심 주제를 설정하여 내용을 구성해나가고 있다. 첫째, 근대 일본은 어떻게 식민 정책을 구상했을까? 둘째, 정책 담당자와 언론 매체는 식민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으며, 침략 행위를 어떻게 합리화했는가? 셋째, 지금 동아시아 역사 분쟁 속에서 일본은 과거 식민지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등을 통해 일본의 한국인식을 바라보고 있다.

책의 구성상 1부에서는 일본의 식민 정책의 구상과 한국 인식의 특징을 살펴본다. 국수주의자로 알려진 시가 시게타카(志賀重昴)와 통감부 임시간도파출소 직원이었던 시노다 지사쿠(篠田治策)의 여행 기록과 보고서를 중심으로 한국강점을 전후한 식민 정책의 추이를 파악했다. 또 일본 지식인의 식민지 인식에 대한 사례 분석으로 ‘시민적 식민정책론’을 주창한 야나이하라 다다오(失內原忠雄)를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식민자의 식민지 기억이라는 주제로 한국강점을 전후한 시기와 3 ·1운동에 대한 일본 언론계의 보도 내용을 살펴본다. 당시 발행된 신문과 잡지는 일본의 한국 지배를 어떻게 합리화했는지, 3 ·1운동이라는 한국인의 저항에 대해 사태를 어떻게 왜곡 보도했는지를 살펴보았다. 또 치안관계자의 한국 인식의 기억을 살펴보기 위해 3 ·1운동 이후 부임한 지바 사토루(千葉了)의 육성 증언을 통해 식민자의 기억을 재조명하였다.

3부에서는 최근 문제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다룬다. 후소샤(扶桑社)가 간행한 역사교과서와 공민교과서의 내용을 비판하고,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의미하는 바를 살펴본다. 네오내셔널리즘의 상징인 ‘자유주의사관연구회’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주장은 2부에서 밝힌 식민지 시기 통치 당사자의 한국 인식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장

1부 식민정책의 구상과 한국 인식

1 한국 속의 ‘소일본’ 건설
시가 시게타카(志賀重昴)의 한국 인식
2 통감부 임시간도파출소의 간도 인식
시노다 지사쿠(篠田治策)의 조사를 중심으로
3 일본 지식인의 식민지 인식과 한국
야나이하라 다다오(失內原忠雄)의 ‘시민적 식민정책론’

2부 식민자의 식민지 기억

1 한국강점과 일본 지배계층의 한국 인식
지식인의 식민지 지배론
2 3 ? 1운동에 대한 일본 언론의 인식
보도의 실상과 기억의 왜곡
3 조선총독부 치안관계자의 한국 인식
지바 사토루(千葉了)의 녹음기록 분석

3부 왜곡된 한국 인식의 부활

1 일본중학교 교과서의 ‘보통 일본인’ 만들기
후소샤(扶桑社) 간행 역사교과서 비판
2 일본의 공민교과서 왜곡 구도와 우경화
‘종축(縱軸)의 철학론’ 비판
3 야스쿠니 신사참배 논란과 동아시아 근대사 인식
우경화의 뿌리, 야스쿠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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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이규수 (李圭洙)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사회학연구과에서 지역사회연구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근대 일본 및 일본인의 한국 인식과 상호 인식을 규명하기 위한 글쓰기에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지은 책으로는『근대 조선의 식민지 지주제와 농민운동』(일본어판),『식민지 조선과 일본, 일본인』,『근대전환기 동아시아 속의 한국』(공저),『근대전환기 동아시아 삼국과 한국』(공저),『역사, 새로운 질서를 향한 제국 질서의 해체』(공저),『충돌과 착종의 동아시아를 넘어서』(공저) 등 있다.

옮긴 책으로는『서양과 조선』,『내셔널 히스토리를 넘어서』,『기억과 망각』,『동아시아 근현대사』(공역),『일본의 전후 책임을 묻는다』,『일본인이 본 역사 속의 한국』,『해협』,『국민주의의 포이에시스』,『난민과 국민 사이』(공역),『조선통신사의 일본견문록』,『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등이 있다.
 

책 속으로

최근 일본의 동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평화헌법의 개헌과 교육기본법의 개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평화를 추구한 전후 교육의 이념 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對)북한 강경책을 바라보면 일본 군국주의가 다시 부활할 조짐도 엿보인다.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받아들이는 ‘보통 일본인’과 이를 조직적으로 선동하는 ‘보통국가’ 일본의 출현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본이야말로 과거에 대한 반성은커녕 ‘과거회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국가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지금의 추세라면 일본은 동아시아의 ‘역사적 고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를 직시하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많다. 그 중에서도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침략하여 지배하거나, 개인이 개인을 사회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역사의 부정적 측면을 서술하는 일은 네오내셔널리스트들이 항변하듯이 결코 자민족을 ‘자학’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가치 기준으로 과거를 검증하면서 역사를 재조명하는 일이야말로 미래의 역사 행로를 밝히는 작업과 연결된다.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기억하기’가 자주 비교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일본의 조사보고서는 외무성이나 농상무성 등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와 경제단체 등에 의해서도 발행되었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한국으로의 진출을 선동하는 것이었다. 조사항목은 거의 공통적으로 한국의 농업과 상업 등 산업일반조사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의식주 생활까지 포함되었다. 한국의 미개와 후진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이것은 일본이 직접 한국의 지도와 개발에 나서야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한국강점 당시의 일본 언론계에는 일본의 조선 지배를 지지하고 이에 대한 반대나 이의를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 각종 논설과 담론을 통해 한국강점을 필연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동화정책과 다양한 식민정책론을 활발히 게재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국내에는 한국강점의 침략적 본질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침략적 민족주의 담론이 유포되면서 일본인 대중 또한 침략정책에 맹종하게 되었다.

일본 사회의 격변이라는 위기상황에 대처하여, 자국사상의 ‘재조명’, 자국 역사를 ‘재고’해야 한다는 기류에서 배태된 ‘자유주의사관’ 그룹의 활동 역시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는 맥락에 결부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유주의사관’파는 일반 민중의 불만을 포착하여 상식을 뛰어 넘은 사고방식을 제시하고 기존의 상식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지금이야말로 고쳐야할 때라고 주장한다. ‘자유주의사관’파의 이데올로기, 그것에 영향을 받은 대중의 감정적인 동의, 그리고 매스 미디어의 자유주의에 대한 상업적 선전 등이 결국 일본의 보수화나 군사적 재구축화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봉사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제국 일본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근대 일본은 식민정책을 어떻게 구상했을까? 정책담당자와 언론매체는 식민지를 어떻게 기억하고, 침략 행위를 스스로 합리화시켰는가? 또한 지금 동아시아 역사분쟁 속에서 일본은 과거의 식민지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왜곡된 역사인식을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이게 될 ‘보통 일본인’과 이를 조직적으로 선동하는 ‘보통국가’ 일본의 출현이 현실화되고 있다.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동아시아인 모두에게 특히 일본인 스스로에게 가장 커다란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제국 일본의 식민정책의 구상과 한국인식의 허상과 실상, 그리고 역사왜곡의 연원과 그 모순점을 파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