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서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서양철학사상

헤겔 미학 개요 (헤겔)

동방박사님 2021. 12. 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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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학의 고전『미학강의』 [서론]에 대한 해설서이자 헤겔 미학 입문서

헤겔의 미학은 서양 미학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업적들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의 미학 사상의 결정판인 『미학강의』는 체계적인 이론서와 체계적인 예술사의 면모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미학강의』는 미학 이론에 대한 관심을 갖는 독자와 예술사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 모두가 필요로 하는 미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미학강의』 전체가 아니라 [서론]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헤겔 미학을 이해하는 데에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서론]은 우리가 흔히 보는 서론들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상세할 뿐 아니라, 헤겔이 예술의 본질과 미에 대해 그리고 예술의 역사에 대해 어떤 기본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는지, 또 당대의 주된 미학적 사상가들과 어떤 이론적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가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론]은 그의 미학 이론과 여타의 철학적 분과들 사이의 연관성을 알려주는 대목들을 포함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의 미학 전체에 대한 밑그림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서론]에 대한 해설서이자 헤겔 미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목차

머리말
약어표
해제 | 헤겔 미학에 대하여
일러두기

번역: 헤겔의 『미학강의』 서론
Ⅰ. 미학의 범위 설정 및 예술철학에 반대하는 몇 가지 반론들에 대한 반박
Ⅱ. 미와 예술을 학문적으로 고찰하는 방식들
Ⅲ. 예술미의 개념
[Ⅲ-1] 예술에 대한 통념들
1. 인간 활동의 산물로서의 예술작품
2. 인간의 감각을 위해 감각적인 것에서 도출된 예술작품
3. 예술의 목적
[Ⅲ-2] 참된 예술 개념의 역사적인 연역
1. 칸트 철학
2. 실러, 빙켈만, 셸링
3. 반어(反語, Ironie)
[Ⅳ] 주제의 구분
미주

장별 해설
Ⅰ. 미학의 범위 설정 및 예술철학에 반대하는 몇 가지 반론들에 대한 반박
1. 예술철학으로서의 미학과 그 대상
2. 예술, 학문적 고찰의 대상
1) 학문적 고찰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견해들
2) 헤겔의 답변
3. 예술의 지위 및 예술의 과거성 테제
Ⅱ. 미와 예술을 학문적으로 고찰하는 방식들
Ⅲ. 예술미의 개념
[Ⅲ-1] 예술에 대한 통념들
1. 인간 활동의 산물로서의 예술작품
2. 인간의 감각을 위해 감각적인 것에서 도출된 예술작품
3. 예술의 목적
1) 자연의 모방
2) 모든 인간적 경험의 표현
3) 욕망과 열정이 지닌 야만성의 완화, 열정의 정화 및 도덕적 개선
[Ⅲ-2] 참된 예술 개념의 역사적인 연역
1. 칸트 철학
1) 칸트 철학 전반에 대한 헤겔의 고찰 및 평가
2) 칸트 미학에 대한 헤겔의 해석과 비판
2. 실러, 빙켈만, 셸링
3. 반어
[Ⅳ] 주제의 구분
1. 예술미의 이념으로서의 이상(das Ideal)
2. 특수한 예술형식들로의 전개
1) 상징적 예술형식
2) 고전적 예술형식
3) 낭만적 예술형식
3. 개별적 예술들의 체계
1) 건축
2) 조각
3) 회화, 음악, 시문학

용어설명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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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총서 발간사

 

저자 소개

저자 : 박배형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같은 대학교 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Universitat Bielefeld)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근대 독일철학을 중심으로 하여 주로 형이상학과 인식론, 미학과 사회철학의 주제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칸트의 라이프니츠 비판」, 「칸트의 인식론적 이원론에 대한 헤겔의 비판」,「이성적인 것...
 

책 속으로

모든 단어라는 것도 하나의 의미를 지시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 유효한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눈, 얼굴, 살, 피부, 전체적 용모는 자신을 통해 정신과 영혼을 발현케 하며, 항상 여기에서의 의미는 직접적 현상에서 나타나는 것 이상의 것이다. 예술작품은 이런 식으로 의미를 지녀야 하며, 또한 단지 이 직선, 곡선, 표면, 구멍, 돌의 양각이나, 이 색, 음조, 음향 혹은 여타의 사용된 질료 속에서만 그것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오히려 내적 생명성, 느낌, 영혼 그리고 우리가 예술작품의 의미라고 부르는 내용과 정신을 펼쳐보여야 한다. --- p.79

아무리 보잘것없는 기술적 제작물이라 할지라도 인간 자신이 고안한 것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니며, 그래서 인간은 모방의 재주를 부리는 것보다 망치, 못 등을 고안한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다. 왜냐하면 이렇듯 추상적 모사에 열중하는 것은 불콩을 실패 없이 작은 구멍 속으로 던져 넣는 법을 익혔던 사람의 재주부리기와 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알렉산드로스 앞에서 이러한 솜씨를 선보였으나, 알렉산드로스는 아무런 쓸모도 내용도 없는 이 기술에 대해 보상으로 불콩 한 말을 선사했던 것이다. --- p.116-117

헤겔이 말하는 자연이란 필연성의 법칙에 지배되는 외적인 자연과 그 현상들을 뜻한다. 그렇기에 자연의 산물들 역시 그러한 법칙에 지배된다. 이에 반해 예술이란 정신의 산물로서, 정신은 필연성에 지배되지 않으며 자유를 그 원리로 삼는다. 그렇기에 예술은 단지 필연성에 의해 생겨나고 자연법칙에 지배되어 기계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정신의 활동으로부터 산출된 것으로서, 그 속에는 자유가 구현되어 있다. 헤겔은 자연보다 정신이, 필연성보다 자유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이 주장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면, 이로부터 자연의 산물보다 정신의 산물이 우월하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 p.210-211

자연 그 자체의 미는 외적 현상에 근거하지만 예술에서는 외적인 것 외에 내적인 것, 풍부한 느낌과 사상이 표명된다. 즉 자연이 그것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드러낼 수 없는 것을 예술은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예술미를 고찰하면 그 속에서 자연미도 역시 함께 고찰될 수 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예술미에는 자연미의 요소도 포함될 수 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자연미에 대한 예술미의 우위를 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왜 헤겔 미학의 본래적인 대상이 예술미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 p.214

헤겔 미학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미와 진리를 결합한다는 점에, 즉 그가 미를 진리의 한 양태로 간주한다는 점에 있다. 즉 헤겔에 따르면 예술 속에서 진리는 미라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렇기에 그는 예술의 목적이 “진리”를 감성적?감각적 형상화 속에서 현시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그렇게 현시된 진리가 곧 미에 다름 아니다. --- p.216-217

“판타지”라고 헤겔이 부르는 것은 생산적인 상상력을 뜻한다. 우리의 맥락에서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자면, 우선 “생산적” 상상력은 그 성격상 대조적인 것인 “재생산적” 상상력과의 비교를 통해서 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재생산적 상상력이 이미 수용된 이미지나 표상을 머릿속에 다시 떠올려 만들어내는 능력을 뜻한다면, 생산적 상상력이란 이미지와 표상들을 자유롭게 결합하고 형상화하며 보편적인 것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내는 상상력을 뜻한다. 헤겔은 판타지의 활동 속에서 정신에 고유한 것과 외적으로 주어진 것, 내적인 것과 외면적인 것이 하나로 통일되어 산출된다고 말한다.
--- p.259
 

출판사 리뷰

헤겔은 베를린 대학 교수 시절 [미학 또는 예술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강의하였는데,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죽자, 그의 제자인 호토가 헤겔의 강의노트,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의 필기노트, 호토 자신의 노트를 모아 편집하여 총 세 권의 『미학강의』를 발간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헤겔의 미학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체로 이 강의에 담긴 그의 미학적 사상을 뜻한다. 헤겔 미학은 체계적 이론의 면에서나 예술사적인 면, 예술비평의 측면에서 미학사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고전으로서 오늘날의 예술현상을 설명하는 데에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므로 서양 미학사와 예술사 및 현대의 예술현상에 관심을 지니고 공부해 보고자 하는 독자라면 당연히도 헤겔 미학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헤겔 텍스트의 일반적인 난해성뿐만 아니라 그의 미학 텍스트가 갖는 특유한 어려움 때문에 곤란을 겪기 쉽다. 헤겔 철학 전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헤겔 미학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좀더 수월하게 넘어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학강의』 [서론]이 지니는 특수한 성격을 고려해 보면 왜 이 주해서가 독자에게 헤겔 미학의 이해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 미학 강의 [서론] 우리가 흔히 보는 서론들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상세하다. 또 여기에는 헤겔이 예술의 본질과 미에 대해 그리고 예술의 역사에 대해 어떤 기본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으며 당대의 주된 미학적 사상가들과 어떤 이론적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게다가 여기에는 그의 철학 체계에서 미학 이론과 여타 철학적 분과들 사이의 연관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들이 상당 부분 들어 있다. 그러므로 [서론]의 분량 자체는 『미학강의』 전체와 비교해 보면 적은 분량이지만, 그 내용과 포괄 범위로 친다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미학강의』[서론]은 내용상 크게 보아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를 편의상 제1부와 2부라고 한다면, 제1부의 1장은 미학이라는 학문의 기본적인 성격과 그 대상을 명시하고, 예술철학으로서의 미학에 반대하는 견해들을 논박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미와 예술을 학문적으로 고찰하는 방식들을 서술하고 있다. 제3장은 [서론]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장으로 그 제목에서처럼 “예술미의 개념”을 논하고 있는데, 이는 내용상 다시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 “예술에 대한 통념들”에서 헤겔은 사람들이 대개 예술의 개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막연한 생각, 관념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설명하며 또 비판하는 과정을 거쳐 우리를 진정한 예술 개념으로 이끈다. 두 번째 “참된 예술 개념의 역사적 연역”에서는 헤겔 자신이 말하는 진정한 예술 개념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도출되고 있는가를 서술하면서 앞서의 칸트 및 실러, 빙켈만, 셸링 등의 예술철학적인 입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제1부가 미학이라는 학문과 미 개념을 둘러싼 전반적인 논의, 이에 대한 역사적 고찰 및 헤겔 자신이 생각하는 미와 예술 개념에 대한 서술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면, 제2부는 이러한 미와 예술의 개념에 따라 『미학강의』 전체의 구조를 요약해서 제시하고 있다. 즉 2부로 칭하는 제4장은 그의 미학 전체의 설계도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헤겔은 예술미의 개념 또는 이념으로부터 어떻게 특수한 예술형식들이 전개되며 그것이 또 어떻게 개개의 예술장르들을 규정하는 근거로서 작용하는지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미학의 대상이자 주제가 결국 예술미의 이념이며 그의 『미학강의』가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헤겔 미학 전반을 『미학강의』[서론]을 토대로 조망하고 있는 이 책 『헤겔 미학 개요』는 저자의 해제 및 『미학강의』[서론]의 꼼꼼한 번역과 주석 외에도 친절한 장별 해설 및 용어설명이 들어있다.
헤겔 미학에 입문하는 독자는 우선 해제를 읽어 헤겔 미학 전반을 조망해 봄이 좋을 것이며, 만약 헤겔 철학 전반과 미학에서 사용되는 헤겔 특유의 개념들을 먼저 이해하고 싶다면, 책의 말미에 마련된 용어설명란에서부터 이 책의 독서를 시작해 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