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미술의 이해 (책소개)/3.서양미술사

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

동방박사님 2021. 12. 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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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성 미술가는 살아남아
어떠한 역사를 만들어가는가
기울어진 예술계를 바로 보기 위한 여성 미술사 입문서


“남자들은 나를 최고의 여성 화가라고 생각하고 싶어했다.
나는 내가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_조지아 오키프

역사 속 가려진 절반의 여성 미술가들을 차례로 호명하는 책,『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는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250여 명에 이르는 여성 미술가를 미술사의 중심에 세운다. 이해하기 쉽고 간결한 설명과 선명하고 풍부한 도판이 입문자의 시야를 단번에 틔워주고, 다양한 시대, 미술가, 양식, 작품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밝히는 입체적인 구성은 미술사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여태껏 주류 미술사가 ‘위대한 거장’ 남성 미술가를 빠짐없이 칭송하는 가운데 여성 미술가를 드문드문 소개해왔다면, 이 책은 그러한 미술사를 전복해 여성 미술가가 주도적으로 쌓아온 실력과 명성, 그들의 노력과 투쟁, 그리고 혁신을 따라가며 미술사를 올바로 보게 한다. 충실한 아카이브인 이 책은 어떻게 여성 미술사에 접근해야 할지 막막했던 독자들에게 단단한 첫 단추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머리말
이 책의 활용법

사조
작품
비약적 발전
테마

옮긴이의 말
미술관
찾아보기
이미지 협조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수지 호지 (Susie Hodge)
 
미술사학자, 역사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에서 미술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국 왕립미술협회의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사치앤드사치, JWT 등 영국의 대형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글에 대한 감각을 익힌 그는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포함한 10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예술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전달해왔다. 저술뿐만 아니라 ...

역 : 하지은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 후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려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홍익대 등에 출강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 평생교육원에 출강중이며 미술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서양미술사전』(2015, 공저)과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근세 유럽의 미술사』(2010, 공저)가 있으며, 『인상주의』(2009), 『르네상스 미술』(2...
 

책 속으로

화가가 되려는 여성들은 여전히 장애물을 마주해야 했다. 여성은 대형 종교화에 필수적인 해부학을 공부할 수 없었고, 화가들의 작업장은 여성을 고용하지 않았다. 그러한 까닭에 화가가 된 여성은 대다수가 수녀이거나 아버지가 화가였다.
--- p.16, 1장 「르네상스」 중에서

페미니즘미술운동은 1960년대에 시작되었지만, 이 책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처럼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다른 여성 미술가들을 위해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수많은 여성이 있었다. 성차별과 억압을 종식하려고 했던 페미니즘 미술가들은 회화, 퍼포먼스, 그리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로 폄하된 자수와 아플리케 같은 공예 등을 비롯해 광범위한 재료와 방식으로 작업했다. 페미니즘미술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새로운 세대의 미술가들은 오래된 관심사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고찰하고 있다. 지금은 여기에 인종, 계급, 성정체성과 성 유동성 등이 자주 포함된다.
--- p.41, 1장 「페미니즘 미술」 중에서

아프 클린트는 바실리 칸딘스키, 카지미르 말레비치, 피트 몬드리안 같은 화가보다 몇 년 앞서 구상미술을 버리고 색채와 형태의 관계를 탐구한 화가들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생전에 그림을 거의 전시하지 않았던 데다 사후 20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아프 클린트의 작품은 20세기 말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 p.94, 2장 「가장 큰 10점, No. 2, 유년기, 그룹 Ⅳ」 중에서

시카고는 바느질 같은 전형적인 여성의 기술과 용접과 파이로테크닉 같은 남성의 일을 통합하고 여성 지향적인 주제들에 특별히 주목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그중에서 역사 속 여성들의 업적을 찬양하는 「디너 파티」가 가장 유명하다. 시카고는 이 작품을 위해, 도자기 장식과 자수 등의 장인들-장인 400명과 6년 이상-과 함께 작업했다. 그러나 완성된 후 이 작품은 곧바로 비평가들뿐 아니라 수많은 여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시카고가 가장 중요하게 재현한 여성의 업적이 성기였다며 그녀를 비난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거의 30년 동안 창고에 처박혀 있었다.
--- p.140, 2장 「디너 파티」 중에서

2017년에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은 엘리자베스 캐틀렛, 로이스 마일루 존스, 로레인 오그레이디, 페이스 링골드를 비롯한 작가 40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는 혁명을 원했다-급진적인 흑인 여성들 1965~85〉 전시회는 수많은 여성이 적극적으로 서로를 지지했던 1960년대에 부상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페미니즘미술운동의 뒤를 이었다.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1974~79)는 여성 미술가가 다른 여성을 후원한 방식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예다.
--- p.190, 3장 「다른 여성 미술가들을 후원하기」 중에서

모든 미술은 주관적이다. 남성 화가가 여성을 그릴 때 자신의 딸, 아내, 어머니, 연인, 친구 혹은 여신을 생각하든 아니든 그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남성의 관점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많은 여성 미술가들도 당연히 여성들-그 자신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여성의 관점으로 묘사하며 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다.
--- p.191, 3장 「여성의 관점」 중에서

오래전부터 성은 여성 작가들에게 걸림돌이었다. 일부 여성들은 그것을 무시하려고 노력했고 또다른 이들은 성을 둘러싼 복잡한 개념들을 탐구했다. 프리다 칼로는 순수한 민속미술양식으로 정체성, 성, 계급, 인종 등을 다루었다.
--- p.208, 4장 「젠더」 중에서
 

출판사 리뷰

250여 명 여성 미술가의 열정과 성취를 한눈에
세계적인 예술 저술가가 쓴 여성 미술사 에센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프리다 칼로, 수잔 발라동, 조지아 오키프…… 알고 있는 여성 미술가의 이름을 한번 열거해보라. 다섯 명의 이름을 채 쓰기도 전에 머릿속에 새하얘졌다면, 이제는 여성 미술사를 접해야 할 때다. 『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는 여성 미술가에 대한 상식을 다지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독자를 위한 책이다.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역사 속에서 잊힌 여성 미술가와 현재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 미술가 250여 명의 이름을 한곳에 모으고, 간결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여성 미술가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싶은 독자에게 충실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 책을 쓴 수지 호지는 『어쩌다 현대미술』 『서양미술 핵심노트』 『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디테일로 보는 서양미술』 등을 포함해 100여 권이 넘는 예술 분야 책을 발간한 예술 전문 저자이자 예술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아트 커뮤니케이터다. 『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에는 그러한 지은이의 노하우가 농축되어 있다. 124개 올컬러 도판과 함께 여성 미술가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대표 작품 60점에서 볼 수 있는 기법상의 지식과 일화를 전하며, 여성 미술가가 이룩한 미술사적 발전과 주제의식의 상호작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느 곳을 펼쳐도 미술사 한 장면이 바로 보이는
간결한 구성, 풍부한 정보, 생생한 도판


이 책은 사조, 작품, 비약적 발전, 테마,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장을 펼쳐 읽든 미술계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얽히며 어떻게 개념과 변화가 전개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정보가 배치되어 있다. 각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 「사조」에서는 르네상스, 바로크 등을 포함한 28개 미술사조를 여성 미술가를 중심으로 조명한다. 대부분의 미술사조에서 주축은 남성 미술가들이었다. 사조는 일군의 미술가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미술사학자들에 의해 명명되거나,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가운데 한 사조에서 연쇄적으로 다음 사조가 나타나는 등 명확하게 사조의 연대와 그 사조에 해당하는 작품과 작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미술사에서 두루 통용되는 사조를 토대로 삼되, 여성 미술가들의 작업과 미술사적 기여를 고려해 사조를 세분화하거나 해당 사조의 특징을 다시 탐구한다.

2장 「작품」에서는 16세기부터 21세기까지 여성 미술가의 주요 작품 60점을 들여다보고 그 작품을 탄생시킨 여성 미술가들의 생애와 그들의 삶에 놓인 과제와 장애물, 그것을 돌파하는 방법 등 해당 작품을 둘러싼 더욱 폭넓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와 더불어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테마와 표현 기법 등도 소개한다. 제한적인 미술교육을 받았음에도 제도적?문화적 한계에 맞서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렸던 16~18세기 여성 미술가들, 변혁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테마와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한 19세기 여성 미술가들, 1950년대에 태어나 70년대 들불같이 일어난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작품활동을 한 2세대 여성 미술가들, 과거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쟁취했지만 빈번하게 남성 미술가보다 저평가받는 현실에서 더욱 맹렬하게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킨 70년대 이후 출생 여성 미술가들을 고르게 소개한다.

3장 「비약적 발전」에서는 당대의 역사적 상황에 적응하거나 맞서면서 여성 미술가들이 이룩한 비약적 발전을 14개 키워드로 살펴본다. 그 사례에는 왕립미술아카데미와 왕립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회원들에 관한 일화, 최초의 추상화를 그리거나 최초의 누드화를 그린 미술가, 미술로서 가장 역할을 했던 여성, 이른바 전통적인 ‘여성의 공예’를 순수미술로 전환한 작가 등 여성 미술가의 다양한 성취가 포함된다.

4장 「테마」에서는 여성 미술가들이 천착해왔던 주요 테마 20개를 다룬다. 이 장에서 주목할 것은 여성 미술가들이 젠더, 섹슈얼리티, 환경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요한 화두를 앞서서 던지고 그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이다. 이 테마들은 향후 미술계의 동향을 한발 먼저 생각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미술 서적에는 여성 미술가가 왜 이렇게 적을까
기울어진 미술사를 올바로 보기 위한 길잡이 책


1971년, 미술계에 혁명을 가져온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의 논문「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이후 미술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각계의 노력 덕분에 많은 여성 미술가가 탁월하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일례로 최근 국공립 미술관에 남성보다 여성 관장이 더 많이 취임해 있으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오늘의 작가상’ 등 대표 미술상에도 여성 미술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통계 너머를 보면, 여전히 국제 아트페어에 초청되는 작가의 성비, 세계적 미술관 소장품의 작가 성비, 미술시장에서의 평가 등 아직 많은 영역이 기울어 있다. 교양 수준에서의 미술사 교육도 마찬가지다. 조르조 바사리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이후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서양 미술사의 흐름에서 H. W. 젠슨, 니콜라우스 페브스너, 에른스트 H. 곰브리치 등이 집필한 미술사가 고전의 반열에 오르면서 ‘위대한’ 백인 남성 화가를 중심으로 한 미술사가 반복되었다. 오늘날 발간되는 미술 교양서도 그를 답습하는 까닭에 우리는 역사에 기록된 다수의 남성 미술가의 작품과 삶에 더 많이 친숙함을 느끼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사 속 여성 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공시적?통시적으로 꿰는 작업은 기존의 미술사를 전복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하나의 시도다. 여기에 실린 250여 명의 여성 미술가 중에는 이름만 언급된 작가도 있는데, 이 한 번의 언급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아카이브의 가치가 빛난다. 이 책을 통해, 미술사 입문자는 하루 한 장 그림을 감상하는 가벼운 독서만으로도 새로운 작가들을 접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며, 미술사에 관심을 두고 관련 책을 읽어온 독자라면 이 책에서 제공하는 작가, 작품, 미술사조, 주제 간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관심사를 넓혀갈 수도 있다. 미술사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곁에 두고 바로 연구에 참고할 수도 있다.

이처럼『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는 여러 독자층의 관심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미술 감상자의 기울어진 시선을 바로잡아, 보다 풍성한 미술사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