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한국역사의 이해 (책소개)/2.한국사일반

한국사 간신 열전

동방박사님 2021. 12. 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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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치격변기 간신감별법 최대 화두
나라 경제 찜쪄먹고 사회 망칠 간신 매의 눈으로 찾아내야
간신 본질 현대 시각에서 재조명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치러지는 2022년을 앞두고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코로나 복합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갈 인물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전 세계적 패러다임 전환기에 유독 한국 정치권이 무능과 분열 리더십에 포획당한다면? 숙주의 생리작용을 맘껏 활용하며 정부를 느림보로 만드는 기생충 간신들이 활개를 친다면? 망한 조직에 멍한 리더가 있고, 멍한 리더를 부추기는 간신이 있다. 간신은 기업이나 국가를 패망의 길로 이끈다.

대선 국면에서 ‘간신 감별법’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나라 경제를 찜쪄먹는 간신과 통찰력이 뛰어난 진정한 리더를 매서운 눈길로 가려내고, 미미한 간신의 싹이라도 단호하게 잘라내는 ‘辨奸(변간·간신을 구별함) 능력’이 중요해진다. 지독한 갈등과 위기가 닥치더라도 비유컨대 대통령에 세종대왕, 국무총리에 정약용, 경제부총리에 정도전, 국방부 장관에 이순신을 기용한다면 국가는 성공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이와 달리 주변 국제정세에 깜깜했던 인조 대통령에 조선시대 대표적 간신으로 꼽혔던 윤원형 국무총리, 원균 국방장관, 이이첨 경제부총리가 원팀이 된다면 나라를 금방 거덜 내고 말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간신을 감별하지 못하면 기업도 나라도 망한다 · 5

‘왕의 남자’, 측근이 나라를 망친다

백제 멸망 불러온 간신 ‘공작원’ 도림 · 14
서경 천도·칭제건원의 주인공 묘청 · 26
무신의 난을 불러온 내시 김돈중 · 38
공민왕까지 중독시킨 희대의 간신 김용 · 48
지나친 충신은 간신이 된다 홍국영 · 60
헌정사 초유의 국정농단 스캔들 일으킨 비선 최순실 · 82

실세 간신, 권세에 취해 왕권까지 넘본다

권력자의 부채의식이 낳은 간신 이자겸 · 94
개혁세력에서 돈벌레가 된 간신 염흥방 · 104
철혈鐵血의 승부사 한명회 · 114
이보다 더 썩을 수는 없다 윤원형 · 134

역사의 승자가 그들을 간신으로 몰았다

개혁가와 간신의 갈림길에 선 인물 신돈 · 158
역사에 버림받은 사람 임사홍 · 170
‘수구 꼴통’이 되고 만 ‘온건 개혁’ 남곤 · 190
시대가 만든 ‘간신’ 원균 · 212
오직 나만이 ‘왕의 남자’다 이이첨 · 234

모든 기준은 ‘대세’, 부귀영화만이 길이다

위기관리와 변화경영의 귀재 송유인 · 256
원 간섭기는 간신들의 전성시대 홍복원 3대 · 268
“고발은 나의 힘” 유자광 · 278
시대의 어릿광대 김자점 · 298
최후의 인간 이완용· 318

에필로그 간신이란 무엇인가 · 339
 

저자 소개 

저 : 함규진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 『리더가 ...

저 : 최용범

 
이제 기자보다는 역사작가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저자로 출판계가 불황이던 시절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한국의 부자들』을 기획해 세인의 이목을 끌기도 한 출판기획자이다. 그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 후 처음으로 다녔던 회사가 월간 『사회평론 길』이었다. 기자생활을 한 덕에 사람을 만나는 직업에 익숙한 그는 더난출판사 기획팀장을 지내면서 출판기획에 관심을 갖...
 

책 속으로

국민의 손으로 뽑힌 대통령이 권력 서열 3귀이고, 한낱 ‘강남 아줌마’가 서열 1위로서, 정부 부처의 과장 인사에서 기관장. 장관급 인사까지 좌우한다니…. ‘비선’이 청와대 수석을 심부름시키고, 재벌 돈을 갈취하거나 혹은 자발적인 상납을 받아 공익재단이란 곳에 예치시키는 동안, 대통령은 가끔 나와 ‘인쇄물’을 읽을 뿐이었다.
---「헌정사 초유의 국정농단 스캔들 일으킨 비선 - 최순실」중에서

‘간사모략.’ 간첩을 파견해 최고권력자에게 한껏 아첨을 떨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계책에 개로왕은 당했던 것이다. 일생의 취미인 바둑 친구가 되어 달콤하기 그지없는 ‘충언’을 읊조리니, 성질 급하고 과시하기 좋아하는 개로왕으로서는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것도 진심으로 백제와 개로왕을 위하는 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으니 그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파이로서 간신의 전형적 행태를 훌륭하게 연기한 도림은 백제의 국력이 피폐해진 것을 확인하고 고구려로 탈출했다. 장수왕은 도림의 보고를 받고 크게 기뻐하면서 곧 출정을 준비했다.
---「백제 멸망 불러온 간신 ‘공작원’ - 도림」중에서

이때 모략의 대가였던 김용은 자신이 반군의 배후에 있으면서도 반군 진압에 앞장섰다. 그는 재상들에게는 행궁으로 가라고 하면서도 자신은 흩어진 병력을 수습해 곧 가겠다며 공민왕에게 가는 것을 미루었다. 그러고는 잡혀오는 반란군을 그의 문객인 화지원과 눈짓을 맞춰가며 즉석에서 죽여서 입을 막아버렸다. 사건의 추이를 재빨리 읽어 생존을 도모하는 무서운 음모가였던 것이다.
---「공민왕까지 중독시킨 희대의 간신 - 김용」중에서

여러 가지 정황을 보나, 그가 남긴 말에 구구절절 맺혀 있는 마음을 보나, 홍국영이 정조에 대해 ‘역모’를 꾸몄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는 ‘지나치게’ 충성스러웠다. 그는 자기 자신을 지키듯 정조를 지켰고, 그러다 보니 자신과 정조를 구분하지 못했다.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정조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 하지만 결국 홍국영이 정조보다 오래 남았다. 정조의 탕평정치는 정조 자신만큼 비범한 군주가 없는 한 유지되기 어려웠고, 홍국영이 제시했던 세도정치의 모델이 발전되고 정착되었다. 끝내 힘을 합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비극, 그것은 곧 한국사의 비극이 아니었을까?
---「지나친 충신은 간신이 된다 - 홍국영」중에서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들조차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던지, 이전의 간신들을 표현할 때는 “음흉하다”, “간사하다” 정도였던 것이 윤원형에 이르러서는 “개만도 못하다”, “벌레나 다름없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요즘 뭐든지 다 “~때문이다”라고 하는 말이 농담으로 유행한다지만, 당시의 사관은 진지하게 그렇게 썼다. 우박만 와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흉년이 들어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대도 임꺽정이 나타나 황해도를 휘젓자, “조정에 더 큰 도둑이 버티고 있는데 뭐 대수인가.” 이 믿을 수 없는 시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
---「이보다 더 썩을 수는 없다 - 윤원형」중에서

또한 원균이 이순신에게 강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여러 사람들에게 이순신을 폄하하고 다녔다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실록은 물론 여러 기록을 종합해 볼 때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지만, 이순신이 마냥 순교자처럼 원균의 비방을 견디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 확실한 것은 이순신이 전쟁 수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문제를 놓고 원균을 비판하는 보고를 올렸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결국 “근거 없는 모함”으로 해석되어, 이순신이 통제사에서 해임되는 한 가지 이유가 되었음도 사실이다.
---「시대가 만든 ‘간신’ - 원균」중에서

나라가 망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변절을 하고, 대세에 순응했다. 그러나 막상 총대를 메게 될 때는 머뭇거렸다. 언제나 냉정함을 잃지 않고, 대대로 악명을 떨치게 되리라는 예측 속에서도 앞장서서 악역을 떠맡은 장본인은 이완용이었다. 을사조약, 고종 퇴위, 한일병합, 그리고 어쩌면 고종 암살까지…. 그는 천인공노할 일을 주저 없이 척척 해치웠다. 그것은 그에게 영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후의 인간 - 이완용」중에서

출판사 리뷰

간신 연구는 정치적 백신이다

코로나 백신이 전염병 위기 탈출의 키를 쥐고 있듯, 손바닥 비비기에만 능숙한 간신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간신의 양상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은 ‘정치적 백신’을 맞는 일이다. 국가적 체제까지 동원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간신들이 바이러스처럼 사회 곳곳에 퍼지면 국가가 치명적 파국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크게 국가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을 돌아보자. 능력도 없으면서 사장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말재주와 아부로 출세와 승진을 노리는 예스맨, 독하고 치밀한 계략으로 열 일하는 인재를 밀어내는 ‘간신형 회사원’이 차고도 넘친다. 간신구별법 연구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한국사 간신열전’의 특징은 간신을 기존의 시각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현대의 시각으로 재조명해 인물들의 객관적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져 온 역사 상식 중에 잘못된 점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남곤의 ‘주초위왕’사건은 날조된 것이고, 한명회는 살생부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첨꾼 수준을 넘어 왕권까지 유명무실하게 만든 간신이 윤원형이다.

실록을 기록하는 사관들조차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던지, 이전의 간신들을 표현할 때는 “음흉하다”, “간사하다” 정도였던 것이 윤원형에 이르러서는 “개만도 못하다”, “벌레나 다름없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당시의 사관은 진지하게 이렇게 썼다. 우박만 와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흉년이 들어도, “이게 다 윤원형 때문이다”. 이 믿을 수 없는 시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 -책 속에서

1545년 을사사화를 일으킨 윤원형은 훈척정치의 대미를 장식한 인물로 꼽힌다. 지방관리가 뇌물로 누에고치를 잔뜩 바쳤는데 벼슬을 정하는 자리에서 윤원형이 졸다가 “이 자리는 누구에게 줄까요?”하는 말에 “고치다, 고치”라고 중얼거렸다. 그래서 고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엉뚱하게 벼슬을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간신의 뿌리를 짚는다... ‘퍼펙트 스톰’ 속 간신감별 나침반

책은 한국사에서 과연 대의에 충실했는가를 놓고 충신과 간신의 변별점을 파악, '왕의 남자'가 된 간신들, 왕보다 더한 독재적 권력을 추구한 세력가, 격변의 상황에서 대의를 잊고, 일신의 이익을 위해 이리 붙고 저리 붙고 하는 소인배 등으로 구분했다. 권력자의 측근으로 국정을 농단한 인물들은 도림, 묘청, 김돈중, 김용, 홍국영, 최순실 등이다. 무신의 난을 가져온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 공민왕을 끝까지 현혹한 김용, 정조 즉위를 위해 목숨을 다해 충성했지만, 비대해진 권력 탓에 정조 측근에서 축출된 홍국영, 헌정사상 초유의 비선농단 스캔들을 일으킨 최순실 등은 권력에 지나치게 밀착된 측근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철혈의 승부사’ 한명회는 자기 사위인 성종이 임금이 되고 훈구대신이자 외척 수장이 된 뒤에는 임금을 압도하는 권력을 행사했다. 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며 나라의 미래보다 자신의 안위에만 급급했던 간신군도 존재했다. 나라를 팔아먹은 일제 앞잡이 이완용. 그는 철새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권력 향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뇌물을 쓸어 담았던 고려시대 송유인은 출세의 발판으로 활용했던 재산가 아내를 헌신짝처럼 버렸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왜 간신을 연구해야 하는가. 간신은 기생충처럼 나라의 건강한 세포를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권력 독점에 급급한 나머지 통합이 아닌 분열과 파괴의 리더십을 표출한다. 간신의 뿌리를 짚은 이 책은 ‘퍼펙트 스톰’(완벽한 폭풍)이 몰아치는 정치의 계절에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간신들이 소인배들을 끌어 모아 형편없는 당을 만든다는 점은 지금 정치 풍토와도 통하는 대목이다. 간신은 끼리끼리 친위세력을 만든 뒤 국가의 실무조직까지 장악하고, 자신과 뜻이 맞지 않은 이들을 얽어매어 제거하는데 골몰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도 정치의 바깥에 서 있을 수는 없다. 저자들은 높은 봉우리에 올라 역사를 조망하는 것처럼 넓은 역사의 시간과 공간을 바라보면서 간신 계보의 오랜 흐름을 꿰뚫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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