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1.서양고전문학

12.적과 흑 (스탕달)

동방박사님 2022. 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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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낭만주의가 팽배하던 시대에 사실주의 문학의 문을 연 작품이자 탁월한 연애 심리 소설
19세기 프랑스 문학이 산출한 탁월한 걸작으로, 낭만주의적 목가가 판치는 시대에 한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며 리얼리즘 문학의 장을 연 스탕달의 대표작이다. 19세기 프랑스 왕정복고기라는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반동 체제 말기의 여러 양상과 의미를 포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력적인 주인공 쥘리엥 소렐의 삶과 사랑을 통해 연애 심리 묘사의 절정을 보여준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그는 이 책을 통해 대혁명이 형성해 놓은 사회에서 행위의 은밀한 동기와 영혼의 내면적 성질에 관한 한 발자크의 총서 『인간 희극』전체와 맞먹는 통찰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저자 소개

저 : 스탕달 (Stendhal,마리 앙리 벨(Marie Henri Beyle))
 
발자크와 함께 프랑스 근대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스탕달은 1783년 프랑스 그르노블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자신과는 성향이 매우 달랐던 가족과의 불화 속에서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소설 외에 문예평론·여행기·평전을 남겼다. 문필활동 말고는 나폴레옹시기에 군인·군무원을, 7월혁명 이후에 외교관을 지낸다. 1800년 용기병 소위로 임관받아 이탈리아로 떠난 이후 스탕달은 나...
출판사 리뷰
스탕달의 섬세한 펜 끝에서 빛나는 특이한 사랑 이야기

“수많은 세월과 사건 후에도 나에게 기억되는 것은 사랑했던 여인의 미소뿐이다.” 말년에 이렇게 털어놓았던 스탕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인과의 사랑이었다. 이 사랑의 추구자는 『적과 흑』의 가장 많은 부분을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에 할애하며 놀라운 심리 묘사와 독특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적과 흑』은 현대에 와서 뛰어난 리얼리즘 소설로 부각되기 전에, 먼저 예리하고 섬세한 연애 심리 분석으로 그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하류 계급 출신의 한 남자와 상류 계급 출신의 두 여자 사이의 사랑’이라는 줄거리 때문에 통속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대조적인 두 여주인공, 드 레날 부인과 마틸드 드 라 몰이 쥘리엥 소렐과 애정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스탕달은 그 어떤 심리학자 이상으로 명석하게 주인공들의 사랑의 심리를 분석해 보여주는데, 이는 작품의 가장 큰 재미 가운데 하나이다.

이 사랑의 우여곡절은 작품 말미에 이르면 쥘리엥의 본질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개념과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며, 시대적 현실과 복잡하게 얽혀 든다. 『적과 흑』의 다양성은 사랑 이야기와 시대 현실이 교묘하게 뒤얽혀 있는 구조에서 유래한다. 레날 부인의 다정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쥘리엥이 왜 죽음을 앞둔 순간에서야 깨닫게 되는가, 화려한 귀족 청년들의 구애를 물리치고 가난한 하층민을 사랑하게 되는 마틸드의 기이한 사랑의 심리는 무엇인가 하는 등의 의문은 작품에 등장하는 시대 현실을 배경으로 스탕달의 예리한 필치 아래 술술 풀려나간다.

한 시대를 고발하는 리얼리즘 소설의 진수

‘1830년의 연대기’라는 작품의 부제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그리고 오늘날 많은 스탕달 연구자들이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적과 흑』은 프랑스 왕정복고기를 다룬 정치적 연대기이다. 스탕달은 이 작품에서 불안정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왕정복고라는 반동 체제 말기의 여러 양상을 포착하여 그 의미를 밝히고 또 신랄하게 비판한다. 발자크나 플로베르가 작품 속에서 정치 문제를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다루는 반면에 스탕달은 『적과 흑』에서 자기 시대의 정치, 사회적 현실을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적과 흑』이 쓰인 것이 현실 도피 경향의 낭만주의 문학의 전성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작품의 선구적 성격은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그는 낭만주의식으로 현실을 이상화하는 법 없이, 짧고 명쾌한 문장으로 고전주의 문학과 같은 분명하고 탁월한 분석과 묘사를 보여주었다. 스탕달은 낭만주의의 극성기에 사회의 권태로운 실상을 아무런 환상 없이 그려낸 작가였다.

현대적인 감성이 살아 있는 불후의 명작

『적과 흑』이 20세기 수많은 독자의 애독서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작품이 현대인의 고뇌와 아픔을 공유하며 현대인의 감수성에 호소할 수 있는 많은 요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비극적 주인공의 드라마는 그의 참수와 더불어 끝장난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드라마이다. 그가 그토록 희망하고 기원했던 사회, 즉 사회적 구분이 인간 개개인의 가치와 능력에만 근거하는 그 정당하고 공정한 질서는 아직도 도래하기를 기다려야 할 형편인 만큼, 그가 통렬하게 비판한 사회적 메커니즘은 지금도 충분히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
스탕달이 그린 19세기의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은 흘러간 시대의 것이지만, 그 구체적 사실을 통해 밝힌 역사와 사회와 삶의 원리는 현재에도 유효하여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스탕달은 자신의 시대 현실을 직시하고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에 천착함으로써 『적과 흑』이란 한 권의 소설을 오늘날까지 조금도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 보편적인 작품으로 만들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추천평

소설이란 큰길가를 돌아다니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때로 그것은 푸른 창공을 비춰 보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도로에 파인 수렁의 진흙을 비춰 보이기도 한다. -스탕달

스탕달의 작품에는 한 장 한 장마다 번쩍이는 섬광이 비친다. -발자크

중죄 재판소의 한 평범한 사건을 가지고 스탕달은 역사적 심리와 역사 철학에 관한 깊은 연구를 이루어놓았다. 대혁명이 형성해 놓은 사회에서 행위의 은밀한 동기와 영혼의 내면적 성질에 대해 그는 『적과 흑』 한 권으로 발자크의 총서 『인간 희극』 전체와 맞먹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랑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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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야망과 정열이 불러온 한 인간의 비극
섬세하고 예리한 연애심리 묘사가 빛나는 19세기 근대소설의 걸작


뚜렷한 계급 의식을 그린 작품으로, 프랑스 소설사 상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스탕달의 대표작이다.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난 뛰어난 청년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야심과 정열로 말미암아 파멸해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묘사한 프랑스 근대소설의 걸작이다. 프랑스 왕정복고 시대의 암흑기를 묘사한 작품으로 사실적인 서술묘사와 비연속적인 수법으로 사실주의와 심리주의 소설의 걸작을 평가받고 있다. 이 소설의 제목인 적(赤)은 제정시대의 영광을, 흑(黑)은 왕정복고시대 암울을 상징하여 프랑스 혁명 이후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쥘리앵 소렐은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의 안주인 레날 부인과 정을 통한다. 그러던 중 신학교로 거처를 옮긴 쥘리앵은 얼마 뒤 파리로 나가 라몰 후작의 비서가 되어 부귀영화를 꿈꾸면서 후작의 딸 마틸드와 애정문제를 일으킨다. 두 사람의 결혼이 성사되려고 하는 순간 레날 부인의 폭로로 일은 무산되고 쥘리앵은 부인을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옥중에서 그는 부인의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묵묵히 단두대에 오르게 되는데…….
  • 목차
1장 시골의 즐거움
2장 사교계 입문
3장 첫걸음
4장 라 몰 저택
5장 감수성과 독실한 귀부인
6장 발음하는 방법
7장 통풍 발작
8장 눈에 띄는 장식이란 무엇인가?
9장 무도회
10장 마르그리트 왕비
11장 처녀의 왕국
12장 당통이 될 것인가?
13장 음모
14장 어느 처녀의 생각
15장 이것은 음모인가?
16장 새벽 한시
17장 오래된 칼
18장 잔인한 순간들
19장 희가극
20장 일본 꽃병
21장 비밀 각서
22장 토론
23장 성직, 삼림, 자유
24장 스트라스부르
25장 덕성의 임무
26장 도덕적 사랑
27장 교회의 가장 좋은 자리
28장 마농 레스코
29장 권태
30장 희가극 극장 칸막이 좌석
31장 그녀를 두렵게 하라
32장 호랑이
33장 무력함의 지옥
34장 재사(才士)
35장 폭풍우
36장 서글픈 일들
37장 성탑
38장 세력가
39장 음모
40장 평온판결
41장
42장
43장
44장
45장

해설 ㅣ 타락한 사회가 처단한 강렬한 젊음
스탕달 연보
 

역자 : 이규식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4대학에서 연구했고, 문학평론가로 활동중이며 대전문인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남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론』 『프랑스 시인들 - 비용에서 보들레르까지』 『빅토르 위고 - 시대의 우렁찬 메아리』 등이 있고, 역서로 『프랑스 문학 - 역사와 작품』(공역) 『40명의 프랑스 작가들』...
책 속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없이 끊으면서 마침내 그들은 그 동안 서로 몰랐던 것에 대해 무척이나 힘겹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부인이 라 몰 씨에게 보낸 편지는 레날 부인의 젊은 고해사제가 쓰고 그녀가 나중에 베낀 것이었다.
“종교가 내게 얼마나 끔찍한 일을 저지르게 했는지! 그래도 난 그 편지의 아주 지독한 대목들은 완화시켰어요……”
쥘리앵의 열광과 행복은 그가 그녀를 이미 용서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일찍이 그가 이처럼 사랑에 미친 적은 없었다.
한동안 대화를 나눈 끝에 레날 부인은 쥘리앵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독실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진심으로 하느님을 믿어요. 또한 당신이 내게 권총 두 발을 쏘았는데도, 당신을 보자 내가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알겠어요……” --- pp.424~425

“저는 여러분의 계급에 속하는 영예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보시듯이 저는 자신의 비천한 운명에 반항한 농부일 뿐입니다.
(……) 저는 제 젊음이 동정할 만하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고 도리어 저를 통해 저와 같은 하층민으로 태어나 어떻게 보면 가난에 짓눌리면서도 운 좋게 좋은 교육을 받고 부유한 사람들의 오만이 사교계라고 부르는 곳에 대담하게 끼어들려 한 저 같은 하층계급 젊은이들의 용기를 영원히 꺾으려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배심원 여러분, 그 점이 바로 저의 죄입니다. 그러니 저는 저와 같은 계급의 동료들로부터 판결을 받지 못하는 만큼 더 가혹하게 벌을 받을 것입니다. 저의 눈에는 배심원석에 부유한 농민은 보이지 않고 오직 분개한 부르주아들만 보입니다……”
--- p.410
 

줄거리

쥘리앵 소렐은 베리에르의 목재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마을 신부에게 라틴어를 배우고 퇴역 후 베리에르에 은거중인 늙은 군의관에게 책을 빌려 읽으면서 지식과 야망에 눈뜬다. 쥘리앵은 특히 나폴레옹을 숭배한다. 나폴레옹 시절처럼 군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음으로써 출세하고픈 마음에 군인을 꿈꾸기도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어 비천한 신분을 타고난 사람이 출세할 수 있는 길은 성직자가 되는 길뿐임을 알고 별로 마음에도 없는 성직자가 되고자 한다. 그는 뛰어난 라틴어 실력을 인정받아 베리에르 시장인 레날 씨 집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고, 레날 부인과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데……

출판사 리뷰

프랑스 대혁명이 형성해놓은 사회에서 행위의 은밀한 동기와 영혼의 내적 본성에 대해 스탕달은 『인간극』 전체와 맞먹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 귀스타브 랑송

『적과 흑』은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왕정이 복고되고 낭만주의가 만개하던 1830년대를 배경으로 출신이 비천하지만 큰 야심을 지녔던 한 청년이 맞닥뜨린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탕달은 당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했던 두 건의 치정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소설을 집필했다. 스탕달은 어쩌면 그저 통속적인 치정사건일 수도 있는 이 사건들에서 남다른 정열의 분출을 엿보고는 『적과 흑』이라는 걸작을 탄생시켰다. 또한 스탕달은 낭만주의적 목가가 판을 치던 시대에 자유주의자와 복고주의자 간의 대립 양상 등 당대의 시대상을 소설 속에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써 사실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적과 흑』은 사회소설, 성장소설인 동시에 뛰어난 심리소설이기도 하다. 야심을 따라 사는 것, 타인의 욕망을 나도 욕망하는 것은 쥘리앵이 살았던 19세기 프랑스의 조류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욕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강렬한 시사점을 남긴다.

2004년 한국 문인이 선호하는 세계명작소설 100선
서머싯 몸이 뽑은 ‘최고의 작가 10명과 그 작품들’


『적과 흑』은 비천한 집안에서 태어난 뛰어난 청년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야심과 정열로 말미암아 파멸해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묘사한 프랑스 근대소설의 걸작이다. 청년은 신분 높은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면서 점차로 파멸해간다. 스탕달은 주인공 쥘리앵 소렐이 여인들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겪는 연애심리를 매우 섬세하고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실제로 스탕달은 『연애론』을 펴냄으로써 연애심리에 대한 탁월한 혜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스탕달은 줄곧 ‘소설은 사회의 거울’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낭만주의 사조의 한복판에서 사실주의적 미학을 내세웠던 스탕달은 그런 의미에서 선각자라 할 만하다.

“내 소설은 백 년 뒤의 독자들이나 이해할 것이다.” --- 스탕달

스탕달은 역사적 사실들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 ‘연대기’라는 부제를 쓰면서도 “내 소설은 백 년 후의 독자들이나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탕달의 소설은 소설 발표 당시나 그가 죽은 후에도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세기 후반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소설의 제목 ‘적과 흑’은 당대 젊은이들의 야심의 목표였던 군인과 성직자의 신분을 상징한다.
야망을 가진 한 개인이 견고한 사회의 틀 안에 존재하는 여러 장벽에 부딪혀 파멸하고 스러져가는 이야기는 동서를 막론하고 현대 문학과 연극, 영화 등에서 하나의 보편적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주제는 근대 이전의 문학에 존재하지 않았다. 부르주아 계급이 부와 지식을 얻고, 낭만주의가 만개하고, 옛 신분제도가 와해하면서, 다시 말해 근대로 진입하면서 새로 등장하게 된 주제이다. 스탕달의 『적과 흑』은 이 주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