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3.통일문제

남과 북 : 우리, 함께 살수 있을까?

동방박사님 2022. 1. 1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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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으로 엮은
남과 북 소통 매뉴얼

‘북한’ 하면 인권 탄압, 아오지 탄광이나 떠올리던 우리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2018년 화해의 봄. 오해와 무지의 대상이던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다. 바로 그 이야기를 정리했다. 북한을 떠올리면 머릿속 지도에서 뻥 뚫린 검은 공간으로 존재한다는 20대 청년들의 거침없는 질문에, 북에서 살다 온 대구 출신 북한학자 김진향이 진짜 북한을 말한다.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해? 북한을 어떻게 믿어? 통일되면 뭘 할 수 있는데? 우리 정말 함께 잘 살 수 있을까?

굵직한 테마 속 21가지 문답에서 저자는 분단체제 속 남과 북의 상황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시대에 이른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로 초점을 옮겨, 평화롭게 공존하되 함께 잘 살 방안을, 앞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남북평화 문제를 해결한 개성공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한다.

세계 모든 국가 사람들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이지만 유독 우리만 못 가는 나라 북한에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살아본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해?”
1. 2018년 대한민국에선 무슨 일이?
2. 통일하면 우리 손해잖아요
3. 북한이 평화를 원한다고요?
4. 중국과 대만은 하고 남과 북은 못 한 것
5.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이유

“북한을 어떻게 믿어?”
6. 핵부터 내려놓고 말해
7. 스물여덟 김정은, 어떻게 최고지도자가 됐을까?
8. 조선노동당은 1984의 빅브라더?!
9. 개성공단에 관한 몇 가지 오해
10. 실수하면 아오지탄광에 간다?
11. 탈북자가 탈북하는 진짜 이유
12. 사상교육? 세뇌교육? 북한 청소년의 학교생활
13. 그들의 평범한 일상 로그
14. 김정은 체제, 달라지는 북한 청년들의 고민

“통일되면 뭘 할 수 있는데?”
15. 남북한 평화의 유니콘, 개성공단
16. 서울역이 국제역이 된다면?
17. 통일하면 ‘존버’ 그만해도 됩니다

“우리 정말 함께 살 수 있을까?”
18. 통일은 생각하지 마
19. 너와 나의 연결고리, 판문점선언
20. 상호존중, 이거 하나면 함께 살 준비 끝
21. 한반도 평화시대, 내가 하드 캐리 한다!

나가며. 평화가 곧 통일입니다
부록] 문재인 대통령 평양 5·1경기장 연설문
 

저자 소개 

저 : 김진향
 
북한 · 통일 문제를 전공한 학자로,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5년간 대북정책을 수립 · 집행했다. 이후 개성공단에서 대북협상을 담당, 북에 장기체류하면서 북한사회의 구조와 민낯을 속속들이 들여다 본 유일한 북한학자로 평가된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에 개성공단 전면중단 과정을 지켜보면서 북에 대한 무지, 즉 북맹이 만든 참사 · 정책실패로 규정하고 우리 사회의 북에 대한 거짓과 왜곡을 바로잡고자 대중...

편 : 차민지

한때 헬조선 탈출을 꿈꾸었던 청년. 김진향 교수를 만나 그 꿈을 접고 동북아평화시대의 주인공이 되고자 열렬히 고민 중이다. 여행학교 로드스꼴라 · 한양대학교(문화인류학 전공)에서 공부하고, 2년간 미래식품을 연구하는 스타트업계에서 일하다 ‘큰물’에서 ‘내 목소리 내며’ 놀아보고자 퇴사했다. 현재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성 기획자를 위한 오픈형 기획플랫폼 「워뉴얼」 · 조직문화 개선 ...
 
편 : 황지은
 
좋아하는 일로 밥 먹고 살기를 꿈꾼 청년. 남북의 청년을 연결하고, 유라시아를 넘나들며 동서를 잇고 고금을 통하게 하는 일에 관심이 깊다. 여행학교 로드스꼴라 · 숙명여대(한국어문학 전공)에서 공부하고 로드스꼴라의 길잡이별(담임교사)이 되어 잘 살고 있다. 공공公共하는청년을 결성 「남·북한 교사를 위한 수학여행 로드맵」을 제작해 통일부장관상을 수상했고, ‘서울역을 국제역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청년·청소년들과...
 

책 속으로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갑자기 살게 되는 통일’은 없어요. 자고 일어나면 통일이 되어있다는 말은 거짓말이에요. 그런 통일은 전쟁밖에 없어요.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통일을 해서는 안 되죠. 통일은 평화의 수십 년 과정으로 존재하는 거니까요. 평화 그 자체가 통일이에요. --- p.27

만약 분단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야말로 엄청날 겁니다. 통일비용 자체가 허구적 개념이지만, 평화와 통일의 과정에 필요한 비용을 분단비용과 비교한다면 극히 미미할 거예요. --- p.32

제2차세계대전에서 핵무기가 사용된 후 아인슈타인은 핵무기의 위력과 인류적 참상을 경고하는 유 명한 말을 남겼어요. “만약 인류가 3차 대전을 치르게 된다 면 인류는 4차 대전에서 막대기와 돌을 가지고 싸우게 될 것 이다.” 즉 인류가 다시 핵무기를 사용하면 전 인류가 멸망한다는 거예요. 그런 상황이 될 텐데 북측이 핵전쟁을 일으킨다고요? 북측이 정말 전쟁과 전 세계가 멸망하기를 바랄까요? 아니에요.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 북측이 원하는 건 간단해요. 그들도 우리처럼 진실로 평화를 원합니다. --- p.38

놀라운 사실을 하나 더 알려드릴게요. 당시 북측이 공단용지로 제공한 곳은 북측의 서부전선주력군부대가 있던 군사지역이었어요. 6만 명 규모의 군 병력이 주둔해있었죠. 그런데 남측 기업의 물류 시간이나 철도·도로 건설 입지 등을 고려하여 이 부대들을 송악산 뒤쪽으로 약 10~15킬로미터 물리고 그 자리에 개성공단을 만든 겁니다. 바꾸어 생각해보세요. 우리라면 파주 지역 최전선부대를 물리고 남북 공동의 공단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 p.41

언젠가 북측 관료가 이렇게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남측에서는 투표율 50퍼센트를 간신히 넘겨서 그중 50퍼센트의 지지로 서울시장이 된다고 하면,전체 시민중에서는 약 25퍼센트의 지지만으로 선출된 건데, 그런 걸 진짜 민주주의 제도라고 할 수 있는 겁니까?” --- p.73

요즘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죠? 일상의 문제를 전에 없는 창의적인 방식과 경제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기업들이요. 남북평화 문제를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개성공단이 바로 최초의 남북 공동 스타트업입니다. 남북이 경제적으로 협력하며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가다보면 남과 북 모두 엄청난 번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계의 유니콘 기업들이 그렇듯 말입니다. 평화롭게 공존하되 서로 만나고 놀고 함께 일하며 잘 살아가는거죠. --- p.132

이렇게 다른 두 세계가 만나니 개성공단 초기에는 당연히 불협화음이 생겼어요. 서로 몰랐기 때문에요. 하지만 조금 지나면 서로를 알게 되고, 몰라서 오해한 것을 이해하면서 공존하게 됩니다. 사실 우리는 개성공단에서 북측 사람들과 생산과 관련된 말만 했지, 통일이나 평화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어요.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생길 때도 우리는 기업의 생산만 보고 일만 하자고 했었죠. 그렇게 생산에만 집중했는데도 개성공단에는 평화가 이미 와있었습니다. --- p.138

약 80년 전에도 부산역·서울역을 거쳐 대륙으로 기차를 타고 갔어요. 독립운동가들이 기차를 타고 만주와 러시아 대륙으로 이주해서 항일독립운동기지를 구축했고, 조선 말 일제 치하에서 먹고살기 어려웠던 사람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대륙으로 나아갔어요. 북으로 가는 철도와 도로를 복원하는 일은 한반도가 오랜 시간 바라온 대륙과의 연결망을 복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 pp.150-151

앞으로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면 새로운 미사일을 사들일 이유가 없겠죠. 군비를 줄이고 사회복지비를 늘임으로써 우리 사회가 더욱 풍요로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겁니다. 사회안전망의 보호 속에서 누구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복지국가 말이에요.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주택을 더 마련할 수도 있고, 통일한반도의 국민소득이 껑충뛴다면 북유럽처럼 기본소득 제도를 실험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평화는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겁니다. --- p.159

이제는 북측이 이상하고 특이한 나라가 아니라 우리와 조금 다른 사회라는 걸 알게 됐죠? 그렇다면 저와 나눈 이야기로 만약 내가 개성공단에 근무한다면, 내가 만약 평양의 학교로 전학을 간다면, 북한이탈주민인 내 짝꿍과 첫 대화를 시작한다면? 이런 구체적인 상상을 해보세요.
--- pp.196-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