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국제평화 연구 (책소개)/1.국제관계

헨리키신저의 세계질서

동방박사님 2022. 1. 19. 08:58
728x90

책소개

시진핑, 마크 저커버그, 힐러리의 서가에 놓인 책
“세계 질서가 개편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국제 질서를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현대 최고의 외교가 헨리 키신저가 역사에 대한 진지한 연구 결과와 미 대통령 안보보좌관 겸 국무 장관을 지내며 얻은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에 비추어 21세기의 중대 과제인 ‘세계 질서 구축’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한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가 (주)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최근 브렉시트 여파로 반세계화와 세계 경제 질서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 책은 수세기 전부터 현재까지 세계 역사의 결정적 사건을 분석하는 가운데 국제 질서의 탄생을 이끈 역사적 사실과 사상을 검토하며 현시대의 세계 질서를 위한 필수요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계의 역사, 국가 전략, 국정 운영기술에 대한 저자의 오랜 연구와 고민을 집대성한 책이다.

목차

서론 세계 질서라는 문제
여러 가지 세계 질서│정당성과 힘

1 유럽: 다원적 국제 질서
유럽 질서의 독특함│30년 전쟁: 정당성이란 무엇인가?│베스트팔렌 평화 조약│베스트팔렌 체제의 운용│프랑스 혁명과 그 여파

2 유럽의 세력 균형 체제와 그 종말
러시아라는 존재│빈 회의│국제 질서의 전제들│메테르니히와 비스마르크│세력 균형의 딜레마│양 대전 간의 정당성과 힘│전후의 유럽 질서│유럽의 미래

3 이슬람교와 중동: 혼란의 세계
이슬람교의 세계 질서│오스만 제국: 유럽의 병자│베스트팔렌 체제와 이슬람 세계│이슬람교: 혁명의 물결- 두 가지 철학적 해석│아랍의 봄과 시리아의 격변│팔레스타인 문제와 국제 질서│사우디아라비아│국가의 몰락?

4 미국과 이란: 질서에 대한 접근법
이란의 국정 운영 기술 전통│호메이니 혁명│핵 확산과 이란│비전과 현실

5 아시아의 다양성
아시아와 유럽: 세력 균형의 다른 개념│일본│인도│아시아의 지역 질서는 무엇인가?

6 아시아의 질서를 향해: 충돌이냐 협력 관계냐?
아시아의 국제 질서와 중국│중국과 세계 질서│더 장기적인 관점

7 “모든 인간을 위한 행동”: 미국과 미국의 질서 개념
세계 무대에서의 미국│시어도어 루스벨트: 세계 열강으로서의 미국│우드로 윌슨: 세계의 양심으로서의 미국│프랭클린 루스벨트와 새로운 세계 질서

8 미국: 양면적인 초강대국
냉전의 시작│냉전 질서의 전략들│한국 전쟁│베트남 전쟁과 국민적 합의의 실패│리처드 닉슨과 국제 질서│부활의 시작│로널드 레이건과 냉전의 종식│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아프가니스탄│이라크│목적과 가능성

9 기술, 균형, 그리고 인간의 의식
핵시대의 세계 질서│핵 확산의 문제│사이버 기술과 세계 질서│인적 요소│디지털 시대의 외교 정책

결론 우리 시대의 세계 질서
국제 질서의 진화│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감사의 글

저자 소개

저 : 헨리 키신저 (Henry Kissinger)
 
1923년 독일에서 태어나 나치의 유태인 학대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버드 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동 대학 정치학 교수로 재직했다. 닉슨 행정부와 포드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 보좌관과 국무 장관을 역임했으며, 1972년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데 이어 1973년에는 베트남전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레알폴리틱(현실 정치)’을 신봉했던 그는 196...
 
역 : 이현주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사 편집국에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는 『감정의 재발견』,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당신 은 전략가입니까』, 『매력 자본』,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그림자 노동의 역습』, 『대중의 직관』, 『펭귄과 리바이어던』, 『넥스트 컨버전스』, 『증오의 세기』, 『위닝포인트』, 『상식의 실패』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유럽 연합의 형성 과정(브렉시트를 예견하듯 배경을 설명) 유럽은 스스로 세계 탐험을 시작했고, 전 세계에 유럽의 관습과 가치를 퍼뜨렸다. 세기마다 유럽은 내부 구조를 바꾸어 국제 질서의 특징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고안했다. 이제 한 시대의 정점에 이른 지금, 유럽은 그 질서에 참여하기 위해 350여 년 동안 유럽 내 문제를 처리할 때 이용한 정치 기구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부분적으로 새로 통일된 독일의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바람이 작용하여 탄생한 유럽 연합은 2002년에 단일 통화를 도입했고, 2004년에는 공식적인 정치 조직까지 수립했다. 유럽 연합은 평화적인 기구를 통해 차이를 조정하는 완전하고 자유로운 통합 유럽을 선언했다. 유럽 연합은 회원국의 주권과 통화 관리, 국경선 통제와 같은 전통적인 정부 기능을 축소한다. 한편 유럽 정치는 기본적으로 국가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여러 국가에서 유럽 연합의 정책에 대한 반대가 주요한 국내 문제로 대두되었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금도 국가별 민주 절차에 의해 인정을 받거나 거부를 당하기 때문에 국가에 이익이 되는 정책을 실시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유럽의 여러 지역 간에는 대개 경제 문제를 두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09년에 시작된 위기에서처럼 유럽 체제는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점점 더 개입 폭을 넓히는 비상조치 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러나 대중에게 ‘유럽의 계획’을 위해 희생하겠냐고 물으면 그 의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 지도자들은 국민의 뜻을 무시할 것인지, 유럽 연합의 브뤼셀 본부에 반대하며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지 선택에 직면한다. --- p.108-113

이슬람교와 중동 순수한 형태의 이슬람교에서 국가는 국제 체계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국가는 세속적이어서 정당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국가는 더 큰 규모의 종교적 독립체로 옮겨 가는 도중에 일종의 일시적인 지위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진정한 믿음으로부터의 일탈을 의미하고, 지하드 전사들은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세계인 다르 알 하르브를 바꿔 놓아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 질서 개념의 지도 원리는 안정성이 아니라 순수성이다. --- p.142-143

사우디는 미국이 중동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이면 중국이나 인도, 심지어는 러시아 같은 다른 외부 열강이 참여하는 지역 질서를 추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21세기의 첫 20년 동안 중동 지역에 괴로움을 안기고 있는 긴장과 소란, 폭력 사태는 그 지역이 다른 더 큰 세계 질서 개념과 관계를 맺을지, 맺는다면 어떻게 맺을지를 결정하는 경합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내전과 종교 갈등으로 이해해야 한다. --- p.164

아시아의 다양성 ‘아시아’라는 말은 이질적인 국가들로 이루어진 한 지역이기 때문에 기만적인 일관성을 지닌다. 근대 서양 열강들이 출현하기 전까지1 어떤 아시아 언어에도 ‘아시아’라는 단어는 없었다. 현재 50개국에 가까운 아시아의 주권 국가들 중에서 자신들이 단일한 ‘대륙’에 살고 있다거나 다른 모든 민족들과의 연대감이 필요한 지역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민족은 하나도 없다. 아시아는 ‘동양’으로서 ‘서양’에 대등하게 위치한 적이 결코 없었다. 공통된 종교도 없었고, 서양 기독교처럼 여러 지류로 갈라진 종교조차 없었다.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모두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번창한다. 그리고 로마 제국에 대한 기억과 비교할 만한 공통 제국에 대한 기억도 존재하지 않는다. --- p.198

새로운 역할을 찾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성장, 한국의 발전, 그들이 일본 안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서 물질적, 심리적 요인들의 균형을 다시 한 번 신중하고 냉정하고 겸손하게 평가할 것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는 물론 광범위한 상호 이익을 충족시키는 데 크게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지 평가할 것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을 계속 중요시한다, 중국의 등장에 적응한다, 점점 더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띠는 외교 정책에 의존한다, 이 세 가지 폭넓은 선택권의 관점에서 분석을 실시할 것이다. --- p.218

미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은 세계 질서에서 없어서는 안 될 두 기둥이다. 놀랍게도 두 나라 모두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현재 안착한 국제 체계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여 주었다. 중국은 21세기 질서의 핵심 국가로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받은 선례가 없다. 미국 역시 확실하게 다른 모델의 국내 질서를 받아들인 국가지만, 덩치나 영향력, 경제적 성과가 비슷한 국가와 지속적으로 상호 작용을 한 경험이 없다. 양측의 문화적, 정치적 배경은 중요한 부분에서 현저히 다르다. 정책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은 실리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국의 접근 방식은 개념을 중요시한다. 미국은 한 번도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강력한 국가를 이웃으로 둔 적이 없었다. 반대로 중국은 국경선 주변에 강력한 상대가 없었던 적이 없다. 미국은 모든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모든 해결책은 새로운 문제의 입장권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당장의 상황에 맞는 결과를 추구하지만, 중국인들은 발전적인 변화에 집중한다. 미국인들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항목들로 의사 일정을 세우지만, 중국인들은 일반 원칙을 찾아낸 뒤 그 원칙들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분석한다. 중국식 사고는 부분적으로 공산주의에 의해 형성되지만, 전통적인 중국식 사고방식 또한 점점 더 많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두 사고방식 모두 미국인들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지 않다. 문화도, 전제도 다른 이 두 거대한 사회는 둘 다 대내적으로 근본적인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것이 경쟁 관계로 바뀔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협력 관계로 바뀔지에 따라 21세기 세계 질서에 대한 중요한 전망이 형성될 것이다. --- p.257

한국 전쟁 일찍이 한 탁월한 중국 인사는 결국 한국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대만에 전념하게 되면서 중국의 통일이 100년이나 연기되었기 때문에 한국 전쟁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마오가 스탈린에게 주도권을 내준 것은 마오의 유일한 전략적 실수였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전쟁의 기원은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과 소련의 음모라기보다는 공산주의 국제 질서 내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삼자간의 작전이었다. 여기서 김일성은 정복 계획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호가를 높였고, 그의 정복 계획은 모든 주요 관계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 p.324

중국과 세계 질서 미중 관계의 긴장 상태에는 다른 두 가지 문제가 기여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질서가 자유민주주의의 확산으로 촉진된다는 주장은 물론, 국제 사회에 자유민주주의를 초래하고 국가 간의 행동으로 인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고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거부한다. 미국은 전략적 우선 사항과 관련하여 인권에 대한 태도를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역사와 미국 국민들의 신념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은 결코 이 원칙들을 모두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260-261 중국과 미국 지도자들은 양국 모두 건설적인 성과를 내는 데 관심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미국의 두 대통령(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은 각자의 상대가 된 중국 최고 지도자들(시진핑과 후진타오)과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인 협력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그것이야말로 그 지역에 내재한 군사적 위협을 축소하면서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지금까지는 공표된 의도에 맞는 구체적인 조치가 함께 이루어지지 않았다. --- p.263

아시아의 질서를 향해 세력 균형 전략과 협력자 관계의 외교술을 결합하면 대립 양상을 모두 없애 버리지는 못해도 그것들이 미치는 영향은 완화시킬 수 있다. 질서를 유지하려면 자제력, 힘, 정당성이 늘 미묘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아시아의 질서는 세력 균형과 협력자 개념을 결합시켜야 한다. 균형을 순전히 군사적으로 정의하면 대립 관계가 점점 더 변해 갈 것이다. 협력자 관계를 순전히 심리적으로 접근하면 패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것이다. 지혜로운 정치가라면 그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균형을 벗어나면 재앙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 p.265

미국의 질서 개념 현대의 세계 질서를 형성하는 데 미국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가는 없었다. 또한 그 작업에 참여하면서 그렇게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 준 국가도 없었다. 자신들의 방침이 인류의 운명을 형성한다는 확신에 찬 미국은 역사 내내 세계 질서에서 자기모순적인 역할을 해 왔다. 미국은제국이 되겠다는 구상은 포기하면서도 명백한 운명이라는 미명하에 대륙을 건너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그리고 국익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사건들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무력 외교를 행사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초강대국이 되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은 자신들의 국내 원칙이 명백하게 보편적이고 그 원칙들을 적용하면 항상 유익하다는 확신을 반영해 왔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자신들이 해외에서 하는 활동이 전통적인 의미의 외교 정책이 아니라 다른 모든 민족이 복제하고 싶어 할 가치를 퍼뜨리는 사업이라고 확신했다. --- p.266

미국: 양면적인 초강대국 이슬람 성전 운동이 보기에 베스트팔렌 체제의 국가 및 국제법 개념은 코란에 명확히 규정된 규칙을 근거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혐오스러운 존재였다. 민주주의 역시 이슬람법과는 별개로 법률을 제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불쾌한 개념이었다. 지하드 세력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세계적인 임무를 실행하려는 이슬람교도를 억압하는 국가였다. 그 위협은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되었다. 적어도 중동에서는 냉전의 종결이 민주적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이념적, 군사적 대립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 p.354

핵시대의 세계 질서 지난 반세기 동안 강대국 간의 충돌이 없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보면 세계가 핵무기로 인해 전쟁을 덜 하게 되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의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전쟁과는 다르게 분류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국가들이나 비국가 단체들이 자행한 폭력은 엄청나게 증가했다. 지극히 높아진 위험과 이념적 급진주의가 결합되면서 비대칭 전쟁이 발발하고 장기적인 구속력을 해치는 비국가 단체들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생겼다. --- p.380

외교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사이버 강대국 관계에는 비대칭과 일종의 선천적인 무질서가 자리 잡고 있다. 다수의 전략적 경쟁 관계는 물리적 영역에서 데이터 수집과 처리, 네트워크 침투, 심리 조종 등의 정보 영역으로 그 강조점이 옮겨 가고 있다. 국제적 행위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이 체계 내의 역학 관계로부터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p. 387-388

현재의 지점에서 결코 가 보지 않은 지점으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새로운 방침이 균형을 이룬 듯 보이는 장점과 단점 모두를 보여 준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길에서 여행을 시작하려면 강직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 선택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강직이 필요하고, 그 길이 처음에는 외로울 것이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다음 정치인들은 자기 국민들에게 그 길을 따라 가는 노력을 계속하라고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한다. 위대한 정치가들(처칠, 두 명의 루스벨트, 드골, 아데나워)은 비전과 결단력 같은 이러한 자질의 소유자들이었다. --- p.389

국제 질서의 진화 베스트팔렌 체제의 보편적인 타당성은 그 체제의 절차상의 특성, 즉 가치중립적인 특성에서 비롯됐다.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비롯하여 국경 불가침, 주권 국가, 국제법 장려 등 그 체제의 규칙들은 어떤 국가든 접근할 수 있었다. 베스트팔렌 체제의 약점은 그것이 갖는 강점의 이면이었다. 유혈 사태로 지친 국가들이 구상했지만, 그 체제는 방향 감각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힘을 분배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다루었을 뿐, 정당성을 만들어 내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지 못했다.405 ………조만간 모든 국제 질서는 그 질서의 응집력에 문제를 일으키는 두 추세에 직면할 게 분명하다. 바로 정당성을 다시 정의하려는 추세와 세력 균형의 중요한 변화이다. 질서의 두 측면인 힘과 정당성 사이에서 절충을 이루는 일은 정치가의 능력의 핵심이다. 도덕적 차원은 생각하지 않고 힘만 계산하면 모든 의견 충돌이 힘의 시험으로 바뀔 것이다. 야심은 쉴 줄을 모르고, 국가들은 변화하는 힘의 배치에 관한 힘든 계산을 하느라 고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편 균형 상태를 무시하는 도덕적 금지는 십자군이나 도전을 부추기는 무능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느 쪽이든 극단적 태도는 국제 질서 자체의 일관성을 위태롭게 만들 위험이 있다.--- p.408

결론 이제 우리는 세력 균형의 개념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세력 균형은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한 국가의 계산을 다른 국가들의 계산에 맞추고 공통으로 한계를 정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로 드러났다. 외교 정책을 수립할 때 입증할 수 없는 평가에 맞춰 행동을 정해야 한다는 점은 격변의 시기에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대체 질서가 구체화되는 과정이 매우 불확실한 가운데 구 질서는 계속 변화한다. 그러니 모든 것이 미래에 대한 구상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나 국내 구조가 달라지면 기존의 추세가 갖는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가 발생하면서 이 차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준이 충돌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딜레마이다. ……미국의 세계 질서 추구는 두 가지 차원에서 기능한다. 먼저 보편적인 원칙들을 찬양하려면 다른 지역의 역사와 문화 현실을 인정하는 작업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질서는 홀로 행동하는 한 국가에 의해서는 달성될 수 없다. 진정한 세계 질서를 성취하려면 그 질서의 구성 요소들이 각자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포괄적이고 체계적이며 법률적인 제 2의 문화를 습득해야 한다. 이 질서 개념은 어떤 지역이나 국가의 관점과 이상을 초월한다. 역사의 이 순간에서, 그것은 당대의 현실에 영향을 받은 베스트팔렌 체제가 현대화된 것이다.
--- p.415-416
 

출판사 리뷰

시진핑, 마크 저커버그, 힐러리의 서가에 놓인 책
“세계 질서가 개편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국제 질서를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올해 우리 나이로 94세(1923년생)인 키신저는 현존하는 인물 가운데 국제 관계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으며 고급 정보에 근접한 혹은 그것을 생산했을 인물로 여겨진다. 그는 우리 시대가 지속적으로 세계 질서 개념을 추구하고 있지만, 국제 체제에 대한 국가들 간의 합의 가능한 정의 혹은 무엇이 추구할 만한 가치인지에 대한 공통의 이해가 부재한 문제 상황임을 강조한다. 즉, 글로벌화로 모든 지역이 다른 모든 지역의 중요한 정책상의 문제에 관여하며,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곧바로 관여하는 경우가 흔함에도, 그러한 과정을 이끌어 가는 원칙이나 한계 혹은 최종 목적지에 대한 주요 행위자 간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기에 긴장감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별로 다른 역사적 관점, 테러와 같은 폭력적인 갈등, 극단적 이데올로기가 판치는 이 세계에서 공유된 국제 질서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 것인지가 이 책의 테마이며, 키신저는 그 해결책을 ‘힘의 균형’과 ‘정당성’ 위에 세워진 질서에서 찾고자 한다. 현대의 국제 질서를 떠받치는 양대 지주라 할 미국과 중국의 역할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과 미국, 문화도 전제도 다른 이 두 거대한 나라는 둘 다 대내적으로 근본적인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두 나라가 경쟁 관계로 바뀔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협력 관계로 바뀔지에 따라 21세기 세계 질서에 대한 중요한 전망이 형성될 것이다.“-책 속에서

키신저는 마치 세상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역사의 거대한 지판과 각국의 행위 동기를 검토하고 현재의 각종 국제 현안을 분석하면서 서로 다른 질서관들이 결국 화해 가능할 것이지 그것은 어떤 토대 위에 이루어져야 할지를 고민한다.

세계적인 외교 전략가 헨리 키신저가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은 대작
‘세계 질서’를 테마로 역사, 국가 간 외교 전략, 국정 운영 기술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 결과를 집대성하다

역사상 수많은 문명이 등장하여 저마다의 관점에서 세계 질서를 세우고자 했지만 모두 보편적인 동의를 얻지 못했다. 키신저는 이 책에서 역사상 네 개의 거대한 세계 질서, 즉 유럽, 이슬람, 중국, 미국에서 세워진 질서 개념이 존재했음에도 전 세계적 합의를 이끄는 원칙이나 최종 목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었기에 세계 질서에 대한 역사적인 개념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고 말한다. 키신저에 따르면 진정한 의미의 세계 질서는 아직까지는 결코 존재한 적이 없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각 문명은 자신만의 질서관을 가졌다. 각각의 문명은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간주했고, 자신의 원칙을 보편적인 것으로 여겼다.

가령 유럽에서 로마는 자신이 야만인들에 의해 포위되었다고 상상했다. 로마가 몰락한 이후, 유럽인들은 주권 국가들 간의 균형 개념을 고안했는데, 특히 1648년에 베스트팔렌 평화 조약이 체결된 이래 유럽인들은 처음에는 유럽 대륙 내에서, 그리고는 전 세계에서 국제관계상의 균형을 잡으려고 애써 왔다. (키신저에 따르면 베스트팔렌 원칙만이 거의 유일하게 일반적으로 국제 질서라고 인정할 만한 요소의 토대를 이루기에, 역사상 가장 의미 있고 성공적인 국제 질서로 거듭 언급된다.

19세기 영국 정치가 파머스턴 경은 이 원칙을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이익만이 영원하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슬람 국가들은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까지 세력을 확대하는 것이 자신들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또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국인들은 ‘천하’가 중국 황제의 속국이라고 생각했으며, 미국은 스스로가 ‘언덕 위의 도시’이자 세계의 등불로 여기며 자신들의 가치가 보편적인 타당성을 지닌다고 믿는다. 특히 민주주의 원칙의 보편적 확산에 대한 믿음을 탄생시켰고, 그 확신이 이후 미국의 외교 정책을 주도했다.

이렇듯 서로 다른 사고방식들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발전되어 왔으며, 어떻게 각자의 국가와 지역, 전 세계의 역사를 형성해 왔을까? 그들이 서로 접촉하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 그들은 시대에 따라 정당성과 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왔을까? 각각의 세계 질서는 지금 어떤 상태에 처해 있고, 국가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가고 있는가?

헨리 키신저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평생에 걸친 역사 연구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인 정치가로서의 경험에 의존한다. 이 책에는 역사적 변화가 발생하는 과정,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그렇게 하는 데 실패하는 지도자가 생기는 이유, 국가를 규정하는 이념으로부터 국가가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정책 입안자이자 외교가로 살아온 그의 역사적 통찰이 가득하다.

세부적으로는 유럽 연합의 형성과 브렉시트의 배경이 되는 문제점들,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 문제,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비롯해 레이건 대통령이 레이캬비크에서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벌인 긴장감 넘친 논쟁,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전 종전 문제를 놓고 하노이 정권을 상대로 벌인 협상의 진행 과정은 물론, 미중 관계의 미래와 유럽연합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설득력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한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충돌이 주는 교훈이나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아랍의 봄에 대한 서방세계의 반응, 우크라이나 문제로 인해 형성된 러시아와의 긴장관계까지, 우리 시대의 결정적인 사건들에 역사적 분석력을 적용한다. 이 책은 경험에 입각한 이야기와 분석, 위대한 역사적 행위자들의 초상화들로 이루어진, 헨리 키신저만이 쓸 수 있는 대작이다. 책 곳곳에 평생을 정책 입안자이자 외교 전략가로 살아온 그의 역사적 통찰이 가득하다.

키신저의 하버드대 정치학과 논문의 일부를 인용한 책의 결론 마지막의 ‘역사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뉴욕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서 정치인들이 키신저의 결론을 읽고 이해해야 하며 이에 세계 질서가 달렸다고 언급했다.

“젊은 시절에 나는 나 자신이 ‘역사의 의미’에 대해 공언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만만했다. 이제 나는 역사의 의미는 선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역사라는 것은 늘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고, 모든 세대는 인간의 조건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쟁점들을 직면했는지 여부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며,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알게 되기 전에 그들이 직면한 도전에 대한 결정은 정치인이 내려야 한다는 사실들을 인정하면서 최선을 다해 답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결론 중에서

해외 언론

“키신저의 최고의 작품이다. 그의 폭넓고 예리한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베스트팔렌 평화조약에서부터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속도까지, 중국의 손자에서부터 프랑스의 탈레랑, 트위터까지를 다룬다. 진정한 국가별 대화야말로 21세기의 위기와 약속을 책임지는 데 필요한 정치적 합의를 이뤄내는 유일한 방법임을,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는 우리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을 제시한다.”-힐러리 클린턴, 《워싱턴포스트》

“2016년 대선을 앞둔 모든 후보들은 키신저의 결론을 읽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세계 질서가 거기에 달려 있다.”-《파이낸셜 타임스》

“미국이 지금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곧바로 시 평론으로 넘어가라. 하지만 통제가 되지 않는 이 세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면,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가 제격이다. 이 책은 역사, 지리, 현대 정치는 물론, 상당한 열정까지 합쳐 놓았다. 열정을 언급한 이유는 유명한 회의론자의 진심 어린 호소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푹 빠진 한 노신사가 미래 세대에 전하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회의원을 한 방에 가둬두고 복무선서를 하기 전에 강제로 이 책을 읽게 해야 한다.” 존 미클스웨이트, 《뉴욕타임스》

“미국이 해외에서 선교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최근의 몇 해는 전혀 관대하지 않았다. 2001년의 테러 공격이 우리의 세계의식을 뒤엎어놓은 이래로, 미국은 미국의 가치를 중동 지역에 강요하려다가 비참하게 실패한 보수적 이상주의자와 새로운 겸허함과 상호 존중을 기초로 미국의 적대 세력들에게 협상을 요청했다가 낙담하고 만 자유주의적 이상주의자에 의해 통치되어 왔다. 한 마디로, 지금은 헨리 키신저의 순간이다. 그가 간결한 제목의 『세계 질서』라는 책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책이 지난 20세기에 미국의 수많은 외교 정책을 형성해 온 좌우 진영의 낭만적인 경건함을 약화시키려는 그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이어 준다는 점이다. 키신저는 자신을 싫어하는 많은 사람들보다 오래 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처음에 그가 미움받은 이유를 잊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제임스 트라웁, 《월스트리트 저널》

“키신저의 책을 통해 우리는 질서를 찾기 위한 눈부시고 유익한 세계 여행을 떠난다. 키신저의 현실주의 외교정책의 열쇠이자 그의 새로운 대작의 중심 테마는 국민들 뿐 아니라 국가들, 심지어 미국에게도 겸허한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는 말한다. “‘개인의 존엄과 참여 통치’를 기초로 한 세계 질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은 고상한 이상이지만, 그 질서를 향한 전진은 일련의 중간 단계를 통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월터 아이작슨, 《타임》

“현재의 중요한 국제 문제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빈틈없는 분석이다.”-《커커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