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카인의 후예 (황순원)

동방박사님 2022. 2. 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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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15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2000년 타계한 황순원의 85년 생애는 파란과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통과한 격랑의 시간이었다. 황순원은 평생 발표한 7편의 장편소설과 1편의 중편소설, 104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그가 겪은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식민지, 전쟁, 분단, 전통, 현대 사회의 윤리 등 굵직한 문제들을 파헤쳤다.

표제작인 『카인의 후예』는 1953년부터 《문예》에 연재한 작품으로 195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실제로 평양에서 지주로 살던 작가 집안이 북한 공산주의 체제 수립 과정에서 내쫓기는 과정을 실화에 근거해 형상화했다. 『카인의 후예』를 통해 황순원은 공산 정권이 주도하는 토지 개혁의 혼란기에 전통 문화와 이념의 수호자들이 새로운 질서를 거부하거나 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러지는 필연적인 과정을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형상화를 통해 보여준다.

황순원은 불행과 비극의 현실을 절제된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하나의 논리로 정립할 수 없는 삶의 입체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황순원의 소설은 간결함과 섬세함, 시적 지향성과 서사적 스케일이 공존하는 특유의 스타일과 성찰의 깊이를 획득한다.

목차

해설 | 아름다운 늙음’과 ‘윤리적 인간’의 길 ? 김수이

카인의 후예
목넘이 마을의 개
독 짓는 늙은이
소나기

인상기 | 내 일생에 아주 드문 사람 - 서정주
부드러움과 단호함 - 전상국

저자 소개

저 : 황순원 (HWANG,SUN-WON,黃順元)
 
교과서에 실린 소설 소나기의 작가. 그는 원래 시인에서 출발하여 소설로 정착하였으며, '시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형 문장을 사용하고 직접적 대화보다는 감각적 묘사와 서술적 진술, 그리고 옛날 이야기나 전설을 현재의 사건과 융합시키는 환상적인 수법을 통해 소설에 설화적 분위기를 부여했다. 1915년 3월 26일, 평양에서 가까운 평안남도 대동군 재경면 빙장리에서 태어났다. 황순원의 나이 만 ...

편자 : 김수이

1997년 《문학동네》로 등단하여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정은 진화한다』『풍경 속의 빈 곳』『환각의 칼날』 등의 평론집과 『문학연구와 문학교육의 소통』 등의 연구서를 펴냈으며,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있다.
 
 

출판사 리뷰

시련과 고통의 역사에 대한 문학적 투쟁의 결정체!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인간 삶을 형성화한 작가 황순원을 다시 만나다.


새로운 현실이 요청하는 새로운 문학전집을 위해 현대문학에서 출간하고 있는 「한국현대문학전집」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차분을 기획하면서 그 첫 번째 작가로 황순원을 선정했다.
1915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2000년 타계한 황순원의 85년 생애는 파란과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통과한 격랑의 시간이었다. 황순원은 평생 발표한 7편의 장편소설과 1편의 중편소설, 104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그가 겪은 삶의 체험을 바탕으로 식민지, 전쟁, 분단, 전통, 현대 사회의 윤리 등 굵직한 문제들을 파헤쳤다.

이번에 펴내는 황순원 작품선의 표제작인 『카인의 후예』는 1953년부터 《문예》에 연재한 작품으로 195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실제로 평양에서 지주로 살던 작가 집안이 북한 공산주의 체제 수립 과정에서 내쫓기는 과정을 실화에 근거해 형상화했다. 『카인의 후예』를 통해 황순원은 공산 정권이 주도하는 토지 개혁의 혼란기에 전통 문화와 이념의 수호자들이 새로운 질서를 거부하거나 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러지는 필연적인 과정을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형상화를 통해 보여준다.
이처럼 다른 민족의 침략과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현대사는 황순원 소설 세계의 무게중심을 이루는 주제다. 이 계열의 작품들은 ‘선의의 수난자’들이 겪는 시련과 극복의 서사를 전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목넘이 마을의 개」에서 떠돌이 개 ‘신둥이’는 시련의 역사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힘찬 생명력을 상징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황순원은 선의와 진실을 갖고 있음에도 삶에서 패배하거나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도 깊은 애정을 갖는다. 「독 짓는 늙은이」의 ‘송 영감’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끼니마저 구걸로 연명할 만큼 마지막 자존심까지 잃어버리게 된 상황에서 결국 어린 아들을 남의 집에 양자로 보내고 독을 굽는 가마에 들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러한 죽음과 몰락은 예고 없이 찾아와 이해 못할 운명의 잔혹한 힘으로 사람들을 압도한다.

황순원의 소설에는 삶과 밀착된 ‘죽음’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황순원의 단편소설 중 가장 유명한 「소나기」는 두 소년과 소녀를 통해 순수한 사랑과 낭만적인 열정을 보여주지만 그 결말은 잔인하고 허망하다. 소녀의 죽음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의 풋사랑이 부딪힌 현실로는 지나치게 혹독하다. 그러나 ‘죽음’은 순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비속한 현실 세계에서 훼손 없이 보존될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황순원은 불행과 비극의 현실을 절제된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써 하나의 논리로 정립할 수 없는 삶의 입체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황순원의 소설은 간결함과 섬세함, 시적 지향성과 서사적 스케일이 공존하는 특유의 스타일과 성찰의 깊이를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