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겨울의 환 (1989: 김채원) : 밥상을 차리는 여자

동방박사님 2022. 2. 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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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89년도 한국 소설문학의 큰 흐름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 작품을 포함한 4편의 우수작상이 지닌 각기 다양한 작품세계가 이 한 권 속에 펼쳐져 있다. 1989년도 제13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김채원 씨의 소설 <겨울의 환幻>이 선정되었다.
고향의 상실, 부성(父性)의 부재, 전쟁의 고통 등으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체험 영역은 개인의 운명성만을 뜻하지 않고, 그러한 개인적 운명을 낳게 한 역사의 운명을 함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1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겨울의 환>이 결정된 것은, 이념의 잣대로 모든 것을 마름질하려는 오늘의 풍토에서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문학사적 요구와 다름 아님을 밝히며, 기존의 작품 세계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준 이 작가에게 수상의 영예를 드린다.

대상 수상작
김채원 <겨울의 환幻>

우수상 수상작
김향숙 <얼음벽의 풀>
최수철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하루>
김영현 <멀고 먼 해후>
고원정 <비둘기는 집으로 돌아온다>

저자 소개

저 : 김채원 (金采原)
 
1946년 경기도 덕소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1975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밤 인사」가 추천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삶과 내면을 차분히 천착하는 그만의 문체미학으로 한국문학사의 고유한 자리를 일구어왔다. 1989년 중편소설 「겨울의 환幻」으로 “인간의 운명적 쓸쓸함, 어쩔 수 없는 삶의 허망함”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단편소설 「베를린 필」로 현...
책 속으로
홀시아버님이 돌아가시던 때의 눈, 그 눈의 아우성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현관 가득히 벗겨져 있는 문상객들의 구두를 차례로 정돈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을 들었을 때, 현관문 하나 가득히 새까많게 떨어져내리고 있는 눈을 보았습니다.

추운 엄동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그 사이로 눈은 내려오기에 고심하면서 비집을 틈이 없는 공간 속으로 새까맣게 떨어져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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