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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인공만 모른다 (2019 듀나) - 재미있는 영화 클리세 사전

동방박사님 2022. 11. 1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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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악당은 항상 자기 계획을 털어놓고,
주인공은 쉽게 기억상실증에 빠지며,
호기심 많은 조연은 꼭 목숨을 잃는다!

영화 속 반드시 되풀이되는 그것, '클리셰'
영화 평론을 쓰는 한국의 SF 작가 듀나가
20년간 채집해온 영화 클리셰 이야기

누구보다 대중문화를 즐기고 사랑하는 SF 작가 듀나가 20년간 기록한 클리셰 이야기들. 이중 약 90개에 달하는 클리셰를 엄선해 다듬고, 또 새로이 추가하여 사전으로 엮었다. 한때는 나름 독창적이고 진지한 의미를 지녔었지만, 지금은 생각 없이 반복되고 있는 영화, 드라마 속 진부한 아이디어와 상황들. 이 클리셰들은 너무 뻔해서 한편으로는 웃음을 주기도 한다. 때문에 클리셰는 보통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모든 클리셰가 다 그렇지는 않다. 좋은 예와 나쁜 예, 처음 시작된 계기와 재치 있는 변형, 특정 클리셰가 선호되는 이유 등 풍부하고 사려 깊은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작가가 차분하게 클리셰들을 정리하고 해체하는 모습을 글로 만나보자.

목차

- 서문 : 클리셰라는 것
- 일러두기 : 표기법
- 추천사 : 곽재식, 이다혜



감동적인 연설 / 게이 친구 / 고개 돌리기 / 고아들 / 고장 난 차 / 교통사고 / 그냥 오락영화로 봐주세요 / 그래도 개는 산다 / 기억상실



날짜와 시간 / 나는 네 엄마(아빠)다 / 내기에서 애정으로 / 누가 죽었지 / 눈빛 연기



도대체 웬 놈의 아파트가 이리 큰 거야 / 두 글자 제목을 선호하는 한국 영화계 / 등에 꽂힌 칼



마지막 웃음 / 마지막 화재 / 망가지는 연기 / 매력 없는 남자 주인공에게 달려드는 여자들 / 먼 산 보기 / 모두 박수! / 몰래 데이트 / 못생긴 예쁜이 / 미친 과학자 / 밀실 안의 괴물



바뀐 선물 / 반전 / 발표회 결석 / 방사능 오염 돌연변이 / 방탄 선물 / 버스 커튼 / 번개 / 부활 / 분명히 저기 있었는데! / 불치병 / 비밀통로, 비밀공간 / 빨간 셔츠의 죽음



살인마의 마지막 기회 / 살인마의 클리핑 / 설정집 / 성급한 (또는) 덜 익은 화해 / 수다스러운 죽음 / 수다쟁이 악당 / 스톰트루퍼 / 시간 절약 방송 / ...시작된다 / 신분을 숨긴 사랑



아이들만 보고 있다 / 악몽에서 깨어나기 / 안경을 벗어봐 / 액션 요법 / 야마무라 사다코 / 여고괴담 / 여기서 나가자 / 여자 주인공만 모른다 / 여행지 로맨스 / 위기일발! / 윌헬름 스크림 / 유창한 영어를 하는 외국인들 / 음주 후 기억 상실 / 이건 할리우드의 뻔한 미국식 영웅주의야 / 이성애 연애 중심은 당연하다



자기 연민을 속죄라고 착각하는 남자들 / 자포자기 자백 / 자폭 장치 / 잘못 엿듣기 / 잠자는 미녀 키스 / 저럴 줄 알았어! / 조심하게 / 죽어가는 SF 클리셰 / 준비된 악당



처음으로 만나는 악당 / 총알 / 추락하는 악당 / 침대의 시체



카산드라 신화 / 커플 위장 탈출법 / 코믹한 음악 / 쿨가이는 폭발을 보지 않는다 / 클랙슨 진혼곡 / 클리프행어



파리 어딜 가도 에펠탑은 보인다 / 프라이팬 무기



할리우드 살생부 / 험난한 결혼식 / 홀연 나타난 덩치 큰 악당 / 회심의 미소

 

 

저자 소개 

저 : 듀나 (Djuna)
 
소설 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SF 작가. 1992년부터 영화 관련 글과 SF를 쓰며, 각종 매체에 대중문화 비평과 소설을 발표하고 있다.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소설집 『구부전』, 『두 번째 유모』,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연작소설 『아직은 신이 아니야』, 『제저벨』, 영화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
 
 

책 속으로

"그렇다고 해서 클리셰가 쓸모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진부함에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니까요. 많은 장르 영화 관객들은 클리셰를 오히려 매력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에게 그것은 일종의 제식입니다. 많은 뛰어난 장르 작가들에게도 클리셰는 매력적입니다. 그들은 이 사랑스럽게 진부한 공식들을 멋대로 뜯어고치거나 아니면 극단적으로 충실하게 따라가며 즐깁니다. 놀이터는 충분합니다!
--- p.11

"호러 영화나 서스펜스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는 클리셰입니다."
주인공이 시체나 흉기처럼 끔찍한 걸 발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는데, 나중에 다시 와서 보니 그 끔찍한 건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없다는 거죠. 이런 식의 증발이 반복되면 주인공은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이 되고 결국 시체나 흉기가 증발되지 않는 동안에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악당들과 혼자 싸워야 합니다.
--- p.107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려고 합니다!"
수 세기 동안 휴화산이었던 뒷산이 폭발하려 합니다! 존경받는 시장이 악마의 앞잡이입니다! 다행히도 우리의 주인공은 이 모든 끔찍한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젠장, 왜 아무도 안 믿는 거죠?
--- p.232

"아무도 널 도와줄 수는 없다"
"테러리스트들은 15분 만에 몽땅 죽어야 한다. 인질이 털끝 하나라도 다치기만 하면 넌 모가지다.” 따위의 뻔한 소리를 늘어놓은 후 보스는 주인공을 내보냅니다. 주인공이 막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 양반이 그를 불러 세우죠. 또 잔소리를 하려니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 주인공. 그러나 보스가 하는 말은 뜻밖에 자상합니다. “조심하게.”
--- p.213

괴물, 버닝, 명당, 창궐, 마녀, 공작, 염력, 디워, 협상, 쉬리, 리얼, 친구, 옥자, 곡성, 밀정, 럭키, 암살, 협녀, 명량, 해적, 군도, 타짜, 관상, 광해, 써니...
--- p.58
 

출판사 리뷰

지금껏 즐겨왔던 '그 영화, 그 드라마들'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가려진 재미를 찾아주는 책

우리가 영화와 드라마를 볼 때면, 저절로 다음 상황을 예상케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공포 영화에서 겁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는 얼마 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악당에게 드디어 주인공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면? 악당은 한심하게도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위대한 계획을 술술 털어놓는다. 또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억상실증은 영상 매체 속에서는 왜 이리 흔할까?

누구나 영화를 보며 "다음 장면에서 이렇게 되겠군!"이라고 예측하게 만드는 영화의 양식이 바로 '클리셰'이다. 90년대부터 20년간 이 클리셰들을 정리하여, 이제는 해당 분야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듀나의 클리셰 사전'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홍세화가 한국에 '똘레랑스'를 소개했다면, 이제는 보편적 단어가 된 '클리셰'의 전파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은 듀나가 아닐까? 1930년대 '프랭크 카프라' 영화와 90년대 미드 [프렌즈]를 인용하며, 동시에 넷플릭스 시대의 수퍼히어로 영화를 논할 수 있는 작가가 바로 듀나이다. 이처럼 해박한 지식과 장르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냉철한 생각을 편안한 문체로 쓰는 것이 그의 특기이다.

여러 사례와 인용을 통해 재미있게 봤던 명작의 내용을 되새기게 하여 독자를 미소 짓게 만들고, 옛글에는 20년이 흐른 현재의 후일담이 함께해 시대에 따라 변천한 대중문화의 흐름까지 돌이켜보게 만드는 깊이까지 갖추고 있다. 클리셰를 소개하고 사정없이 해체하는, 소설가라기보다 과학자에 가까운 그의 논리적인 가혹함이 오히려 이 책을 너무나 즐겁게 만드는 이유이다.
 

추천평

“웃음에 자지러지며 끝없이 읽게 되면서도,
돌아볼수록 심오하고 감동적이다.”
- 곽재식(작가)

“이렇게나 재미있는 사전이라니.”
- 이다혜([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