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교육의 이해 (책소개)/2.교육문제비평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 (2023)

동방박사님 2023. 3. 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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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누구의 것이고, 가르치지 않는 지식은 또 누구의 것인가?
학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학교는 무엇을 하지 못하는가?
학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교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세계적인 ‘실천교육학’의 석학이자 커리큘럼 전문가로서, 지난 100년 동안 교육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작가로 꼽히는 마이클 애플 교수. 그가 쓴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은 1979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교육에서 문화적?경제적 권력 관계를 다룬 획기적인 저술로 20세기 교육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책 20권에 선정된 교육 명저이다.

이 책에서 애플 교수는 신마르크스주의에 바탕을 둔 비판적 관점에서 교육과 경제구조의 관계, 지식과 권력의 연계를 파악하고, 학교교육이 불평등한 사회에서 경제적·문화적 재생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또한 지배집단이 굳이 지배 메커니즘을 드러내지 않고도 사회통제를 지속하기 위해 학교를 이용해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어떻게 끊임없이 조직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학교 커리큘럼을 파헤쳐 그 안에 잠재된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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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 독자 여러분에게
저자 서문 : 제4판에 부쳐
역자 서문

프롤로그
헤게모니 분석 · 23
On Analyzing Hegemony
헤게모니 분석 | 중립과 정의 | 교육학의 전통과 ‘자리매김’
이데올로기의 본질 | 책의 구성

1장
이데올로기와 문화적·경제적 재생산 · 67


Ideology and Cultural and Economic Reproduction
문화적·경제적 재생산 | 성취와 사회화의 전통
학교지식의 사회학과 경제학 | 지식의 상대적 지위
헤게모니와 재생산 | 결론을 대신할 몇 가지 질문

2장
학교 일상에서의 경제와 통제 · 97


Economics and Control in Everyday School Life
학교교육과 문화자본 | 커리큘럼의 역사로 본 의미와 통제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의 활용 | 수사적 휴머니즘을 넘어서

3장
커리큘럼의 역사와 사회통제 · 127


Curricular History and Social Control
농업자본에서 산업자본으로 | 역사의 눈으로 본 현재 | 권력과 문화 |
도시화와 학교교육의 역사적 기능 | 커리큘럼의 사회적 기능 | 사회 동질성과 사회 문제
사회통제와 사회 문제 | 커리큘럼과 사회 문제 | 커리큘럼의 차별화와 사회 이슈 | 민족, 지능, 사회 | 결론

4장
잠재적 커리큘럼과 갈등의 본질 · 165


The Hidden Curriculum and the Nature of Conflict
갈등과 잠재적 커리큘럼 | 기본 규칙과 암묵적 전제
과학 커뮤니티에서의 갈등 | 사회 교과에서의 갈등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결론

5장
시스템경영과 통제 이데올로기 · 203


Systems Management and the Ideology of Control
커리큘럼 분야의 상황 | 시스템과 기술적 통제
시스템적 방법의 수사적 언어 | 시스템, 과학, 합의 | 대안 탐색

6장
상식 범주와 낙인의 정치학 · 237


Commonsense Categories and the Politics of Labeling
윤리, 이데올로기, 이론 | 비판의식의 필요성
사물은 보이는 그대로인가? | 제도적 언어와 윤리적 책임
권력과 낙인찍기 | 임상언어, 전문가, 사회통제 | 상식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7장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을 넘어서 · 293


Beyond Ideological Reproduction
진정한 지식과 진정한 권력 | 재생산을 넘어서 | 커리큘럼은 어디로?

에필로그
9.11 이후의 이데올로기와 교육 · 317
Ideology and Education after September 11
9.11 공포 이후 | 애국심, 국기, 학교통제

역자 후기를 대신하여 : 독일 관념론과 이데올로기 _ 박부권
해제 : ‘문화적 재생산’과 ‘수저계급론’_ 함영기

주석 · 380
 

저자 소개

 
세계적인 ‘실천교육학’의 석학이자 커리큘럼 전문가.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학교의 커리큘럼과 교수 및 교육 정책 연구 명예교수이며, 로완대학교의 교육 석좌교수로 커리큘럼 이론, 개발 및 연구 과정과 커리큘럼 사회학을 가르친다. 주요 관심사는 교육에서 문화와 권력의 관계, 교육 정책 및 실천의 민주화다. 국내에 소개된 주요 저작으로는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문화 정치학과 교육》등이 있으며, 최신 저작으...
 
해제 : 함영기
 
중학교에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쳤다. 1997년 온라인 네트워크 ‘교실밖선생님’의 운영자로 자발적 교사공동체 활동을 시작하였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두루 거치며 서울혁신미래교육과정의 개발과 미래교육준비협의체를 이끌었고, 2022 개정교육과정 개발을 총괄하면서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자율성 확대에 힘썼다. 『통하는 학교 통하는 교실을 위한 교사 리더십』, 『교육 사유』,...

역 : 박부권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 명예교수. 서울대 교육학과 및 동 대학원(교육사회학)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교육정책학 박사.
 
 

책 속으로

존 롤스에 따르면,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원칙과 행동이 최약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즉, 사회의 구조적 관계는 문화, 사회, 특히 경제 제도에 대한 접근 기회뿐만 아니라 제도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도 평등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 제도를 재구성하고, 사람들을 옭아매는 사회적 계약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프롤로그 헤게모니 분석」중에서

부르디외는 이른바 ‘중산층 문화’를 대하는 학생들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학교가 축적하는 문화자본은 효과적인 필터가 되어 위계적인 사회구조를 재생산한다. 예를 들어, 학교는 겉보기에 중립적인 선택과 교육이라는 과정에서 사회적·경제적 위계질서를 부분적으로 재창조한다. 중산층의 문화자본인 아비투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마치 모든 아동이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처럼 가르친다.
---「1장 이데올로기와 문화적·경제적 재생산」중에서

학교를 집단적 전통과 인간의 의지를 구현하는 기관이라고 볼 때, 학교는 사회·경제적 이데올로기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논의의 출발점은 다음 질문이 적절하겠다. “누구의 의미가 학교의 명시적·잠재적 커리큘럼을 통해 수집되고 분배되는가?”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실재는 꼬리표를 달고 배회하지 않는다. 학교 커리큘럼은 어딘가에서 온 이데올로기와 문화자본을 대표하고 대변한다. 그러나 모든 집단의 비전을 대표하지도, 모든 집단의 뜻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학교는 이 문화자본을 분배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누구의 실재가 학교의 복도와 교실을 ‘배회하고’ 있는가?
---「2장 학교 일상에서의 경제와 통제」중에서

학교가 헤게모니 유지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학교가 수행하는 다음 두 가지 기능에서 분명해졌다. 하나는 문화적·경제적 가치와 성향을 가르치는 기능으로, 학교는 당연히 이를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경제가 요구하는 기술지식의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여기는 한정된 수의 학생들만 선택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보장’하는 기능이다.
---「3장 커리큘럼의 역사와 사회통제」중에서

학교의 지배적인 관점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 즉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우편배달부와 소방수에서부터 고등학교 민주시민 과정에서 다루는 불완전한 기관에 이르기까지 기능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각 요소는 사회 유지에 공헌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이 관점은 사회의 내적 불화와 갈등이 본질적으로 사회질서의 원활한 작용을 방해한다고 본다. 이러한 경향은 교육 경험에서 학생들을 암암리에 가치 창조자가 아니라 가치 전수자와 가치 수용자로 강조하고 있는 데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4장 잠재적 커리큘럼과 갈등의 본질」중에서

시스템경영기법이 추구하는 근본적이면서도 변함없는 목적은 인간 행동에 규칙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개인차’를 존중한다면서 실은 그 반대로 무시한다. 엄연히 존재하는 개인차를 마치 없는 것처럼 다루는 것은 본질적으로 억지 조작에 불과하다. 인간 행동을 조작할 필요가 있다는 이 생각은 확실성을 추구할 때 이미 내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조작 속에서 추상적 개인이 탄생한다.
---「5장 시스템경영과 통제 이데올로기」중에서

학생들에게 이런저런 낙인을 찍는 것은 특정 사회집단이 다른 집단의 행동에 대해 적절하다, 혹은 적절하지 않다는 가치판단을 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관점이 옳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는 윤리적·정치적·사회적으로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는 사회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적·헤게모니 구조가 학교에 강요될 때, 학교는 학생들을 계급, 인종, 젠더에 따라 분류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
---「6장 상식 범주와 낙인의 정치학」중에서

마르크스가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분명히 밝힌 바에 따르면, “지배계급은 자신의 관념에 보편성을 부여하고, 그 관념이 유일하고 합리적이며 누구에게나 타당한 것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을 지식, 이데올로기, 권력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분석이 아무리 복잡하다 해도, 그러한 탐구를 이끄는 기본 원리는 사회의 지배적인 관념이 특정 계급 및 집단의 이해관계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7장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을 넘어서」중에서

우리는 새로운 역사적 현실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배- 종속의 관계가 놀라운 방식으로 다시 구축되고 있다. 9.11로 인한 끔찍한 사건들, 새로운 버전의 국가안보 체제 구축,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시민권 투쟁의 위축, 대다수 국가의 반대에도 UN의 제재 없이 이루어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명백한 잘못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억압, 오만한 아메리카 제국의 구축 등등.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 목록의 모든 것은 서로 강력하게 관련되어 있다.
---「에필로그 9.11 이후의 이데올로기와 교육」중에서
 

출판사 리뷰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누구의 것이고, 가르치지 않는 지식은 또 누구의 것인가?
학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학교는 무엇을 하지 못하는가?
학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교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세계적인 ‘실천교육학’의 석학이자 커리큘럼 전문가로서, 지난 100년 동안 교육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작가로 꼽히는 마이클 애플 교수. 그가 쓴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은 1979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교육에서 문화적 ?경제적 권력 관계를 다룬 획기적인 저술로 20세기 교육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책 20권에 선정된 교육 명저이다.

이 책에서 애플 교수는 신마르크스주의에 바탕을 둔 비판적 관점에서 교육과 경제구조의 관계, 지식과 권력의 연계를 파악하고, 학교교육이 불평등한 사회에서 경제적?문화적 재생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또한 지배집단이 굳이 지배 메커니즘을 드러내지 않고도 사회통제를 지속하기 위해 학교를 이용해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어떻게 끊임없이 조직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학교 커리큘럼을 파헤쳐 그 안에 잠재된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밝히고 있다.

교육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미셸 푸코는 학교를 군대, 병원, 감옥 등과 같이 근대 특유의 권력 장치라고 보았고, 루이 알튀세르는 학교교육이 근대사회에 지배적인 국가의 이데올로기 장치라고 보았다. 피에르 부르디외, 바실 번스틴, 새뮤얼 보울스, 허버트 진티스 등은 교육이 문화적, 계급적, 사회적인 불평등이나 격차를 재생산 또는 고정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하였다. 마이클 애플 역시 계급사회에서 학교가 경제적·문화적 계급관계를 재생산하는 강력한 기관이며, 이데올로기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역할을 규명한다.

교육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교육제도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교육자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정치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교육활동을 선진산업경제의 지배적인 의식과 불평등한 제도로부터 완전히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 교수가 밝힌 신념이다.

그는 이 책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이 출간 40주년을 맞아 2019년에 제4판을 펴내며 서문에서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세계가 정치적?이데올로기적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썼다. 그리고 오랜 세월 민주주의라는 강물이 끊임없이 흐르도록 애써온 교육계 안팎의 사람들이 철저히 경멸당했다고 느껴 현 상황에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비판적인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끈질긴 투쟁의 역사가 있고, 교육의 역사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교육 부문을 찾아 이를 없애려고 했던 끈질긴 노력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러한 장애물을 거둬내기 위해 행동한 사람들의 어깨 위에 서 있고, 바로 이 장애물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일관되게 유지해온 이 책의 초점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왜, 어떻게 특정 집단의 문화만이
객관적이고 정당한 지식이라고 가르치는가?’


마르크스는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지배계급은 자신의 관념에 보편성을 부여하고, 그 관념이 유일하고 합리적이며 누구에게나 타당한 것으로 표현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애플 교수는 이러한 관점을 지식, 이데올로기, 권력 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았다. 사회의 지배적인 관념이 특정 계급 및 집단의 이해관계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밝혀내기 위해서다.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 이데올로기와 교육논쟁의 상호연관성 연구는 커리큘럼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이론과 정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이 책 전체에 걸쳐 ‘학교에서 왜, 어떻게 특정 집단의 문화만이 객관적이고 정당한 지식이라고 가르치는가?’ 하는 질문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이 어떻게 사회 지배집단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이데올로기적 구성물이 되었는지, 학교는 어떻게 한정적이고 부분적인 지식을 진리처럼 정당화하는지 ‘비판연구’와 ‘관계 분석’을 통해 낱낱이 밝혀내고 있다.
 

추천평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때 교사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책이 바로 마이클 애플의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이다. 이 책을 접한 1980년대 중반은 미국에서는 보수 회귀의 바람이 불고, 우리나라에서는 군부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문화적 재생산’이라는 충격적이면서도 무거운 주제를 다룬 애플의 이 책은 그 시절 한국 교육운동 세대의 필독서였다.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사회과학 서적을 내던 출판사와 서점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애플의 저항 담론 역시 한국에서 서서히 잊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계급 담론의 한국 버전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바로 금수저 흙수저 이야기인 ‘수저계급론’이 그것이다. 계급을 나누는 수저계급론은 애플이 말하는 ‘문화적 재생산’과 많이 닮아 있었다. 애플은 비판교육학자이자 현실 참여를 소홀히 하지 않는 실천적 지식인이기도 하다. 교육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계급해방 지향성을 분명히 한 애플은 예나 지금이나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다. 누군가는 요즘 시대에 저항 담론이 설 자리가 있냐고 말하겠지만, 애플이 주는 지적 자극은 당장의 쓸모에 집착하는 우리의 기능적 삶에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 함영기 (전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