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대한민국 현대사 (책소개)/5.대한민국대통령

김대중을 생각한다 (2011)

동방박사님 2023. 6. 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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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대중, 그가 서거한지 2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가 서거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이제는 서서히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활시위를 당길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 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단순한 회고를 넘어 그의 궤적을 찬찬히 검토하고 그 공과 과를 짚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책이다. 보수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대로 커졌으며, 다가오는 대선에서 대안 세력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절실한 이 시점이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필요한 상황이다. 또 김대중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인에서부터 그와 다소 거리를 두었던 학자와 사회운동가, 그리고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명인사들이 등장한다. 저자들의 다양한 면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투영이 되어있다.

 목차

머리글

1부

"우리는 아직 김대중의 '진가'를 모르고 있다"
- 김성재 김대중 도서관 관장

정치인 김대중을 다시 보게 된 한 번의 연설
- 하승창 씽크카페 코디네이터

길고 지루한 기다림, 그 끝은 전무후무한 진전: 김대중과 인권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농민과 농촌을 사랑한 마지막 대통령: 오늘의 농촌을 본다면......
- 김성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 환경정의 이사장

"아마 천사라도 악마로 변해 있을 수밖에........."
- 이해동 목사 ? 행동하는 양심 이사장

DJ가 정치적 거목인 이유
- 정두언 국회의원

피스키핑에서 피스메이킹으로: 그의 외교 철학을 다시 본다
-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마침내 봉황새가 된 그 장닭: 노년에 얻은 대의
- 청화 스님

2012 정권 교체, DJ가 있었다면......
- 김근태 전 국회의원

서자 김대중, 민주주의의 적통을 열다
-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2부

"DJ는 이미 1987년에 강력한 노벨 평화상 후보였다"
- 박경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 전 인권 대사

"40대 이상이 결정한 전쟁, 왜 20대가 나가야 하죠?"
-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한일국교정상화를 지지한 그 용기의 비밀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삶
- 박승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전교조 넘었으나 보안법은 넘지 못한......: 보수적 자유주의의 성취와 한계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수

망명, 그 고난의 불길 속에서
- 김민웅 성공회대학교 교수

"DJ는 국가 지도자라기보다는 정치 지도자였던 편"
- 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

1970년의 김대중을 만나다: 그가 '준비된 대통령'인 이유
- 박선숙 국회의원

신의 고마움을 모르는......
-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

3부

한국 민주화 과정의 수난자요 승리자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DJ가 연 지방자치 길 따라 이장에서 도지사까지
- 김두관 경상남도 도지사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진전 없었다: 민주화의 상징, 그러나 제왕적 정치인
- 강원택 서울대학교 교수

"김대중 평가요? 그런 쓸데없는 짓을......": '빈곤시대 젊은이들에게 김대중은?'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내란 공범에서 평화적 정권 교체 주역까지: 기적과도 같은 30년의 기쁨과 보람
- 이해찬 전 국무총리

준비된 대통령, 김대중
- 김기식 내가꿈꾸는나라 공동준비위원장

그가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면...... : '선생님'에 관한 작은 이야기들
- 라종일 전 영국 대사

정치든 종교든 모든 권력에는 악성이 있으니...... : 그분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 함세웅 가톨릭 신부

'여성의 시대 21세기'를 내다본 통찰과 혜안: '차별 없는 사회'를 천명처럼 받들어
- 한명숙 전 국무총리

한국인의 지혜와 용기를 대표하는 정치인: 그가 연 '남북화해의 문' 닫혀선 안 돼
- 와다 하루키 도쿄 대학 명예교수

글쓴이들
 

저자 소개

저자 : 강원택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영국 런던정경 대학(LSE)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거쳐 2010년부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한국정당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정치학회 총무이사,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책 속으로
현재 서민과 빈민들의 고통이 김대중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에 근거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다. 보수 정권과 보수 세력도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데, 일부 진보 진영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김성재 김대중 도서관 관장」중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두 명의 대통령을 만난 지금에 와서 보면, 김대중 대통령이 인권 분야에서 이룬 성과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현실 정치의 한계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그가 고맙다.---「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중에서

평소 ‘선진국이란 도시나 농촌 어디에서 살던 국민들이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복지 면에서 차이가 없고 차별을 받지 않는 나라’라는 신념을 피력해 오시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셔 최근 날로 쇠퇴해가는 오늘의 농촌?농업? 농민의 비참한 몰골을 본다면 무어라 말씀하실까 송구할 뿐이다.---「김성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환경정의 이사장」중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사회적 양극화의 씨앗이 뿌려졌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외환 위기의 극복 과정에서 당시 정부는 IMF의 요구를 과도하게 수용하였고 무분별한 금융 개방 정책으로 우리 금융 시장은 무방비 상태로 해외 자본에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DJ가 정치적 거목인 이유 - 정두언 국회의원」중에서

‘준비된 대통령’ 그것은 빈 말이 아니었다. 정책의 시행착오나 실기가 없었다. 그야말로 미리 다 알고 준비한 물건을 하나하나 때 맞춰 꺼내듯, 시의에 맞는 시책과 결단은 참으로 노련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보았다.---「마침내 봉황새가 된 그 장닭: 노년에 얻은 대의 - 청화 스님」중에서

그의 경제 정책이나 대미, 대일 정책에 대한 비판 역시 김대중 개인의 한계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김대중 개인이 초인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분단 이후 50년이 넘는 냉전 기간을 통해 고착된 구조를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중에서

요약하자면, 햇볕 정책이나 사형 집행 중지, 전교조 합법화 등을 위시한 일부의, 물론 큰 의미를 지니는 진척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적’ 정치인으로서의 김대중은 크게 봐서 반(半) 이상 실패했다.---「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 교수」중에서

저는 DJ는 국가 지도자라기보다는 정치 지도자였던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총평하자면 그렇다.---「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중에서

나는 김대중을 수십 년간 알고 지냈지만 내가 대학 교수로서 하는 일 외에 그가 내게 뭔가를 해달라고 부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그에게 단 한 번도 청탁을 해본 일이 없다. 나와 그의 관계는 그저 때때로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뿐이었다.---「브루스 커밍스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중에서

통치 스타일로 볼 때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과거의 통치 방식을 반복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것 같다.---「강원택 서울대학교 교수」중에서

한국의 원로는 좌우 막론하고 10대와 20대의 무관심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 싸움은, 아무래도 할아버지들이 질 것 같다. 김대중 시절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할아버지들은 지금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도통 감을 잡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우석훈 2.1 연구소 소장」중에서

저의 개인적 염원은 그분이 사형수로서 감옥에 계셨을 때의 그 순수한 지향으로 대통령 시절에 그보다 훨씬 더 잘하실 수 있었고 또 마땅히 더 잘하셨어야 했는데 그 점에 미치지 못한 큰 아쉬움을 늘 마음에 안고 살고 있어 지금도 안타깝습니다.
---「함세웅 가톨릭 신부」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 현대사 초유의 정치 거인, 김대중을 돌아본다

김대중.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가 서거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이제는 서서히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활시위를 당길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신간 [김대중을 생각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단순한 회고를 넘어 그의 궤적을 찬찬히 검토하고 그 공과 과를 짚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책이다. 보수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대로 커졌으며, 다가오는 대선에서 대안 세력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절실한 이 시점이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필요한 상황이다.

이 책에는 김대중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치인에서부터 그와 다소 거리를 두었던 학자와 사회운동가, 그리고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저명인사들이 등장한다. 저자들의 다양한 면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투영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점에 입을 모은다. 헌정 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 교체에서부터, IMF 위기의 성공적 극복,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성사, 노벨 평화상 수상 그리고 인권, 환경, 복지, 여성 등 각 분야에 두드러진 업적을 남겼으며,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설령 한계가 있었다고 한들, 그것은 자민련과의 연립 정부라는 한계 속에서 전임 대통령들의 실정을 수습해야만 하는 상황 논리가 작용한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말하곤 했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의 모범을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 자신이 보였다는 것이다. 김대중과 함께 정치 활동을 한 정치인들, 국민의 정부 시절 정부 관료를 역임한 사람들이 주로 이러한 긍정적 평가의 대열에 서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사회운동가와 몇몇 학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정한 한계는 그저 상황 논리로 돌리기에는 근본적이며 치명적인 성질의 것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흔히 그의 치적으로 꼽히는 IMF 구제금융 위기 극복도 사실 현재 점증하는 빈부격차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의 양산과 실업과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씻을 수 없는 짐을 국민들에게 지웠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현실 정치'라는 변명으로 치장한 여러 보수적 행보도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배반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먹고 살기에 바쁜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관심사도 아니며, 그에 대한 평가는 한가로운 신선놀음에 불과한 것이라는 혹평도 등장한다. 이러한 비판의 배경에 있는 진보적 관점과는 정반대의 보수 진영에 있는 저자들 역시 한결같이 부정적 평가를 하면서 "경세가라기보다는 정치인이었다"는 비아냥도 서슴치 않는다.

물론 단지 긍정과 부정이라는 이분법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의 다양한 이력은 글에도 투영이 되어, 여러 관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환경과 농촌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을 한 경험을 찬찬히 술회하고 있다. 지금은 대중에 잘 기억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대통령이었으며, 농촌에도 애정이 많은 대통령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한편,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의 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대한 어떻게 대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오창익 사무국장의 평가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비록 당시 정치적 환경 때문에 시원하고 신속하게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았지만, 결국은 신중하게 하나하나 약속을 지켜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여성 문제를 대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상기시키며 여성 문제에 있어서 선도적인 대통령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김두관 경남 도지사는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와 와다 하루키는 통일 정책의 측면에서, 박노자 오슬로 대학 교수와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은 진보적인 관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수적 행보를 해부하고 있다. 그 밖에 라종일 전 영국 대사나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그의 면모를 새삼 재인식하게 해주고 있다.

독자들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이렇게 다양한 평가의 편차는 역설적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 자를 빼면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단지 '무게감'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무게감은 이른바 독재 시대의 대통령들이 갖는 그런 류의 무게감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김대중은 한국 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정치 거인 중 한 명이면서, 그 거인들 중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볼 가치가 있고, 그가 남긴 여진(餘震)이 가장 먼 미래까지 진동하는, 바로 그런 정치인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