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계사 이해 (책소개)/2.세계문화

기후변화 세계사 (2023) - 지구 생성부터 기후 재앙 시대까지

동방박사님 2024. 1. 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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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수만 년 역사에서 기후 재앙 시대의 돌파구를 찾다
밀리언셀러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의
과학과 역사를 융합한 거대하고 매혹적인 통찰

전 세계 200만 부가 판매된 『실크로드 세계사』로 대석학의 반열에 오른 피터 프랭코판. 그가 더욱 넓고 깊어진 통찰력으로 수만 년 세계사에서 기후 재앙 시대에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전작에서 ‘실크로드’와 ‘교류’라는 틀을 통해 통합적인 세계사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는 프랭코판은 이번 책에서 기후라는 주제로 거대한 시공간을 명쾌하게 묶어낸다. 이를 위해 역사적 자료만이 아니라 방대한 최첨단 고기후학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책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후 변화와 패턴이 세계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둘째, 인간과 자연계의 상호작용 이야기를 제시하고,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활용하고 틀 짓고 변형했는지를 살핀다. 셋째,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유한 나라들이 아닌 다른 대륙과 다른 종교의 역사는 흔히 부차적으로 치부되곤 했는데, 이처럼 과거와 우리 주변 세계를 보는 왜곡된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목차

서론

1장 태초 이후의 세계
- 대략 45억 년 전부터 대략 700만 년 전까지

2장 인류의 기원
- 대략 700만 년 전부터 서기전 12000년 무렵까지

3장 인간과 생태의 상호작용
- 서기전 12000년 무렵부터 서기전 3500년 무렵까지

4장 초기 도시와 교역망
- 서기전 3500년 무렵부터 서기전 2500년 무렵까지

5장 분수에 넘치는 삶의 위험성
- 서기전 2500년 무렵부터 서기전 2200년 무렵까지

6장 첫 연결의 시대
- 서기전 2200년 무렵부터 서기전 800년 무렵까지

7장 자연과 신에 대한 관심
- 서기전 1700년 무렵부터 서기전 300년 무렵까지

8장 스텝 변경과 제국들의 형성
- 서기전 1700년 무렵부터 서기전 300년 무렵까지

9장 로마의 온난기
- 서기전 300년 무렵부터 서기 500년 무렵까지

10장 고대 말의 위기
- 500년 무렵부터 600년 무렵까지

11장 제국의 전성기
- 600년 무렵부터 900년 무렵까지

12장 중세 온난기
- 900년 무렵부터 1250년 무렵까지

13장 질병과 신세계의 형성
- 1250년 무렵부터 1450년 무렵까지

14장 생태 지평의 확대
- 1400년 무렵부터 1500년 무렵까지

15장 구세계와 신세계의 융합
- 1500년 무렵부터 1700년 무렵까지

16장 자연과 인간을 착취하다
- 1650년 무렵부터 1750년 무렵까지

17장 소빙기
- 1550년 무렵부터 1800년 무렵까지

18장 대분기와 소분기
- 1600년 무렵부터 1800년 무렵까지

19장 공업, 수탈, 자연계
- 1800년 무렵부터 1870년 무렵까지

20장 격동의 시대
- 1870년 무렵부터 1920년 무렵까지

21장 새로운 이상향 만들기
- 1920년 무렵부터 1950년 무렵까지

22장 지구 환경의 재편
- 20세기 중반

23장 불안의 증폭
- 1960년 무렵부터 1990년 무렵까지

24장 생태 한계의 끄트머리에서
- 1990년 무렵부터 현재까지
 

저자 소개

저 : 피터 프랭코판 (Peter Frankopan)
옥스퍼드대학 세계사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옥스퍼드 비잔티움연구센터 소장, 동대학 우스터칼리지 선임 연구원,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의 유네스코 실크로드 연구교수이기도 하다. 왕립역사학회, 왕립문학회, 왕립아시아학회, 왕립지리학학회, 왕립예술학회, 왕립인류학연구소의 일원이며, 왕립아시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19년 《프로스펙트》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사상가’에 들었고, 여러 매체에서 ‘21세기의 가장 위대...

역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한국방송(KBS)·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역사와 언어·문자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재편집해 번역한 『태조·정종본기』, 『태종본기』(3권)를 펴냈으며,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한자의 기원에 관한 글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를 연재하고 『한자의 재발견』, 『가장 빨리 외워지는 한자책』, 『기발한 한자사전』, 『처음...

책 속으로

나는 우리가 이렇게 위험한 기로에 서 있는 이유가 과거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추세의 결과임을 깨달았다.
---「서론」중에서

이 책의 목표는 세 가지다.

첫째, 지구촌 역사의 토대를 이룸에도 불구하고 자주 간과되는 주제인 기후를 과거의 이야기에 다시 끼워 넣고 어디서, 언제, 어떻게 날씨, 장기적인 기후 패턴, 기후 변화가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자연계와의 상호작용 이야기를 제시하고,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자기 뜻대로 활용하고 틀 짓고 변형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셋째, 역사를 보는 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유한 나라들이 아닌 다른 대륙과 다른 종교의 역사는 흔히 부차적이라고 밀쳐지거나 완전히 무시됐다. 이처럼 과거와 우리 주변 세계를 보는 왜곡된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서론」중에서

도시가 어디서 나타났는지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나타나지 않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역시 가치가 있다. 특히 서유럽, 아마존강 유역, 북아메리카 동부 같은 곳 말이다. 커다란 광역 도시권이 시작된 곳은 토양 유형, 배수, 강우량, 기온, 심지어 고도도 모두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초기 도시들은 ‘국한된 곳’에서 생겨났다. 다시 말해서 그곳들 자체는 풍성한 지역이지만 적대적인 지세(사막, 산, 바다 같은)에 둘러싸인 곳이었다.

따라서 도시(그리고 따라서 ‘문명’)의 탄생을 추동하는 발동기는 주민들을 환경적으로 쾌적하고 생산적인 땅이라는 좁은 대역으로 밀어넣는 압력에 의해 동력을 얻어야 한다. 그곳은 생태 발자국을 확대하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 다시 말해서 초기 도시들은 필요의 산물로서 생존이 가능하려면 협력이 필수적인 곳에서 생겨났다.
---「4장 초기 도시와 교역망」중에서

도시 붕괴와 주민의 이주가 얼핏 불운의 지표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들은 공급 부족과 수요 과잉이라는 문제에 대한, 그리고 도로의 장애물을 극복하지 못한 중앙집권적 정부의 실패에 대한 논리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서기전 2200년 무렵의 상당한 기후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가 아니라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졌느냐다. 다시 말해서 중요한 것은 통치자, 지배층, 사제, 관료, 노동자가 적응(특히 커지는 환경 압박에 대해)을 할 수 있었느냐, 그리고 그 선택과 조치가 적절하고 효과적이었느냐다.

기후가 아카드 제국을 무너뜨렸다기보다는 아카드 제국이 스스로 무너져 새로운 도시국가 무리 속으로 쪼개져 들어갔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러 면에서 사르곤 왕의 통합 이전 시대로의 회귀였다. 그것은 사르곤의 자손과 그 측근들에게는 나쁜 소식이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지역 권력이 지역민들에게 되돌려진 것이다.
---「5장 분수에 넘치는 삶의 위험성」중에서

모든 재난에서 고통스러운 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편파적으로 지워진다.

현대의 연구는 사회경제적 압박과 기근에 대한 취약성의 결정적 요인은 구체적으로 자산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비율임을 입증하고 있다. 요컨대 가난한 사람의 비율이 높을수록 식량난, 기근, 국가 붕괴의 위험이 커진다. 그렇다면 균형이 깨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는 단지 극적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경우에 그것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9장 로마의 온난기」중에서

칭기스칸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육상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로 설명된다. … 그러나 성공의 연료는 1211년에서 1225년 사이의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시기가 제공했던 듯하다. 몽골에서 이 시기는 무려 1110년 이상 만에 가장 비가 많이 내린 시기였다. 이런 기후 조건은 환경의 수용력을 크게 증가시켜 풀이 더 많이 자라게 하고 가용 초지를 극적으로 확장했다. 이것이 가축 떼의 규모를 크게 늘리는 기반을 제공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말이었다. 칭기즈칸과 그 추종자 및 계승자들은 전술적으로 뛰어났겠지만, 몽골은 행운을 만난 덕분에 방대한 자원을 이용해 적들을 물리치고 제국을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아주 제때에 할 수 있었다.
---「13장 질병과 신세계의 형성」중에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야기는 한 가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유럽인들은 왜 애초에 본향 근처가 아니라 대서양 건너로 확장하고자 했을까? 즉 그들은 왜 서아프리카에서 같은 일을 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까? 그곳의 여러 조건이 대서양 건너편보다 훨씬 좋았는데 말이다.

서아프리카는 아메리카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기후 조건을 누리는 지역이었다. 이후의 노예무역에서 드러나듯, 노동력도 풍부했다. 게다가 유럽에 더 가까웠다. 따라서 운송 과정이 대서양을 건너는 것보다 더 빠르고 덜 위험했으며, 이에 따라 운송비를 줄일 수 있어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 조직이 매우 발달해 식민화를 고려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사실이다. 19세기까지 유럽인들은 해안에서 쏘는 대포 너머로 뚫고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콩고, 베닌, 오요 등의 왕국들은 외지인의 습격을 완벽하게 물리칠 수 있었다. 유럽인들은 금광을 장악하는 것은 고사하고 접근하는 데도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이 원했던 농장 개발도 할 수 없었다.

아프리카인들이 저항한 결과로 유럽인들은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프리카의 농장과 광산에서 노예로 일을 시키는 대신에 노예를 배에 싣고 다른 곳으로 간 것이다.

유럽이 아메리카와 접촉하던 시기의 현실은 분명하고도 뚜렷했다. 노예무역은 아프리카의 약함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강함이 드러난 것이었다.
---「14장 생태 지평의 확대」중에서

기후는 악화 요인일 뿐, 문제 자체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역사가는, 분수령이 되는 순간을 찾아내고 전환점으로 묘사될 만한 시간을 콕 집어내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유혹에서 멀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17장 소빙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수만 년 역사에서 기후 재앙 시대의 돌파구를 찾다

바야흐로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 시대다. 드디어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지구 기온이 섭씨 2도 이상 높아졌다는 관측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제 문제는 ‘어떻게 파멸을 피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과연 파멸의 시점이 언제인가’가 되어버린지도 모른다.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것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에 대한 맥락과 시각과 교훈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와 평단의 극찬을 받은 『실크로드 세계사』로 대석학의 반열에 오른 역사가 피터 프랭코판이 이 작업에 나섰다. 환경의 역사를 검토하고, 과거가 인간의 행동에 관해, 인위적 요인에 의한 자연계의 변화에 관해, 기상 이변과 장기적인 기상 패턴과 기후 변화가 역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충격을 주었는지에 관해 분명하게 이해하는 일 말이다. 그 오랜 천착의 결과물이 이 책 『기후변화 세계사』다.

“나는 우리가 왜 벼랑 끝에 몰려 인류(그리고 상당 부분의 동물계 및 식물계)의 장래가 위험에 처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내고 싶었다. … 지금 우리 모두에게 닥친 위기를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하려면 문제가 생긴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서론〉에서

프랭코판은 이 책의 목표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지구사의 토대인 기후를 과거의 이야기에 다시 끼워넣고 어디서, 언제, 어떻게 날씨, 장기적인 기후 패턴, 기후 변화가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수천 년에 걸친 인간과 자연계의 상호작용 이야기를 제시하고, 우리가 환경을 어떻게 자기 뜻대로 활용하고 틀 짓고 변형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셋째, 역사를 보는 지평을 넓히는 것이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부유한 나라들이 아닌 다른 대륙과 다른 종교의 역사는 흔히 부차적으로 치부됐다. 이처럼 과거와 우리 주변 세계를 보는 왜곡된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밀리언셀러 『실크로드 세계사』 피터 프랭코판의
과학과 역사를 융합한 거대하고 매혹적인 통찰


프랭코판은 역사적 기록만이 아니라 과학적 자료를 활용하고 분석했다. 라이다(LIDAR, 광학탐지측정기), 가시 근적외선 및 단파장 적외선 분광 데이터, 동위원소 자료, 나이테/광상(鑛床)/얼음시료/꽃가루 같은 자연기록 등등이다. 이런 기후 자료는 과거에 대한 새로운 사실뿐 아니라 미래의 장기적인 지구 기후 분석을 위해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처럼 실로 방대한 과학적·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랭코판은 기후와 환경 요인을 인류사의 중요한 토대로서 자리매김했다. 인간의 역사와 자연의 역사를 재통합하는 것은 기후 변화의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주위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기후 변화는 파멸의 원인이 아니라 악화 요인일 뿐,
문제 자체는 늘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프랭코판은 수만 년 동안 지구에서 일어난 수많은 기후 변동의 사례를 든다. 빙하기, 화산 활동, 태양 활동, 호우와 가뭄 등 극적인 사건들뿐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패턴과 변화의 추이와 그 영향 역시 놓치지 않는다. 동시대 세계 각지를 아울러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고, 또 장기 추이로 살피다 보면 몇 가지가 눈에 띈다. 무엇보다 기후 변동은 무조건적인 파멸의 원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핵심은 애초에 각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고 위기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큰가였다. 즉 기후는 악화 요소일 뿐, 문제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중요한 점은 예전에는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 변동의 동시대적인 추이가 지역적으로는 편차가 매우 컸는데, 산업화 이후 세계 전체의 동질성이 매우 뚜렷해졌다는 사실이다. 즉 산업화 이후로는 지구 전반의 기온 상승 추세가 명백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이 책에 담긴 거시적인 분석은 오늘날의 첨예한 환경 이슈와 관련해 여러모로 중요한 통찰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작금의 기후 위기를 타개할 대안 같은 것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이 책에서 무엇을 얼마나 얻어갈 수 있는지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제대로 된 빅히스토리와 세계사에서 마주하는
대석학의 사려 깊은 태도


이 책은 다루는 시간 범주상 ‘빅히스토리’이면서 공간적으로는 ‘세계사’이다. 그동안 빅히스토리 혹은 세계사를 표방한 경우는 많았지만, 대개는 명확하고 일관되게 꿰어지는 맥락 없이 그저 시간을 ‘빅뱅부터 현재까지’로 혹은 지리를 ‘세계’로 설정했을 뿐이었다. 『실크로드 세계사』에서 ‘실크로드’와 ‘교류’라는 틀을 통해 통합적인 세계사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는 프랭코판은 『기후변화 세계사』에서 더욱 넓고 깊어진 통찰력에 기반해 기후라는 주제로 시공간을 명쾌하게 묶어낸다.

그런 만큼 프랭코판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매우 중요시하며 글을 전개해가는데, 이는 요즘의 소위 ‘사이다’성 발언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얼핏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프랭코판은 “역사가는, 분수령이 되는 순간을 찾아내고 전환점으로 묘사될 만한 시간을 콕 집어내고 싶은 억누를 수 없는 유혹에서 멀리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역설한다. 어쩌면 바로 이러한 면모가 바로 기후 재앙 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덕목이 아닐까? 대책이라며 감축이니 재활용이니 대체니 하는 말들을 쏟아내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일견 비효율적이고 느릴지라도 주변을 신경 쓰고 배려하며 찬찬히 나아가는, 생산과 소비 구조의 전환일 테니 말이다. 어쩌면 프랭코판은 자신의 이 저술 태도를 기후 재앙 시대의 돌파구로서 은연 중에 제시한 것일지도 모른다. 작금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영웅적 한 방’이 아니라, 더디더라도 사려 깊게 내딛는 ‘모두의 한 발’이라고 말이다.
 
추천평
2023년 가장 주목할 책
- BBC, 《선데이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 《타임스》, 《뉴스테이트먼》
인류는 지구를 변화시켰다. 프랭코판은 역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킨다.
- 월터 샤이델 (《파이낸셜 타임스》)
태초부터 어제 오후 6시까지 내달리는 근원적인 서사시.
- 질 레포어 (《뉴요커》)
모든 것이 어떻게 상호 연관을 맺는지 보여주는, 방대하고 유의미하며 시의적절한 책.
- 댄 존스 (《선데이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