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한반도평화 연구 (책소개)/7.평화인권시민교육

기념의 미래

동방박사님 2021. 11. 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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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념의 시대는 벼락처럼 들이닥쳤다. 서로 엉킨 4중 과거사-동학농민혁명, 일제 치하 친일협력,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독재 시기의 인권유린-와 치열한 기억투쟁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최다의 과거사위원회 보유국이 되었다. 하지만 준비 없이 맞이한 기념의 시대는 기억의 불임을 동반했다. 전국 도처에 각종 기념시설이 세워졌지만, 기억에 대한 갈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실한 기념의 반복에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살아있는 기억을 맛볼 기회를 갖지 못한 젊은 세대가 아예 과거에 대해 무관심해질지도 모른다. 『기념의 미래』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구체적인 현장의 관찰과 분석을 통해 되짚고, 그 미래의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

이 책의 의도는 부제 “기억의 정치 끝에서 기념문화를 이야기하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기억의 정치가 이제까지 우리 사회 변화의 견인차였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억의 정치만으로는 앞으로 세상을 바꾸어갈 기억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한다. 기억정치의 역할은 예산과 부지를 확보하고, 큰 방향을 수립하는 데서 끝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문화의 역할이 본격화된다. 기억투쟁을 통해 마련된 기념 공간과 절차에 호흡을 불어넣어 생동하는 기억을 산출하는 것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목차

기념문화 이야기를 시작하며

I 우리 시대 기념의 붐을 진단하다

01 기념의 홍수, 기억의 갈증
02 박제화된 의례, 질식된 기억
03 개념 없는 기념 - ‘국가를 위한 죽음’과 ‘국가에 의한 죽음’의 혼동
04 정치의 과잉, 문화의 결핍 - 이제는 기억투쟁에서 기념문화로 이행할 때

II 우리 기억의 터를 거닐다

05 대한민국 기념문화의 최전선 - 제주 4·3평화공원과 기념관
06 화해와 상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 - 하귀리 영모원
07 팽나무와 올레 길의 말없는 증언 - ‘잃어버린 마을’
08 아름다운 풍광, 서러운 이야기 - 무명천 할머니 집
09 시멘트 벽 총흔의 증언 - 노근리 쌍굴다리
10 식지 않는 집단기억의 불가마 - 구 전남도청
11 등을 맞댄 두 묘역 -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동 묘지
12 작지만 견실한 기억의 터 - 5·18민주화운동기록관
13 자책의 사슬을 풀어준 포옹 - 제37주년 5·18 기념식
14 상설전보다 특별전이 더 좋은 곳 -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5 진부하지만 울림이 있는 공간 - 용산 전쟁기념관
16 질서 속의 무질서 - 동작동 국립 서울 현충원

III 바다 건너 기억의 터를 찾다

17 기억을 새기는 가해자의 방법
- 뮌헨 나치기록센터와 베를린 테러의 지형도
18 작은 전시, 큰 반향
- 베를린 안네 프랑크 센터
19 복원과 보존의 차이
- 아우슈비츠의 두 수용소
20 진묘의 문화, 가묘의 정치
- 예루살렘 올리브산과 베를린 홀로코스트 상기기념물
21 토포그래피에 새겨진 이스라엘 현대사
- 헤르츨기념관-야드바셈-국립묘지
22 애도의 미디어
-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둑과 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의 신발들
23 어린이를 생각하는 전시, 어린이가 이해하는 전시
- USHMM 다니엘 스토리
24 전쟁을 기억하는 미국인의 세 방식
- 이차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25 킹 목사가 살아있는 고향
- 애틀랜타 시민인권센터

IV 우리 기념문화를 전망하다

26 기념관의 혈맥, 스토리
27 주검으로 재현되지 않는 죽음의 의미
28 미래 기념의 답을 찾는 자, 온라인에 주목하라
29 교육을 염두에 둔 전시, 전시를 활용한 교육
30 글로벌 시대 한국발發 기념문화를 위하여
 

저자 소개

저 : 최호근
 
고려대학교 사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독일 빌레펠트(Bielefeld) 대학교 역사철학부에서 막스 베버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구 역사학의 전통 연구에서 시작된 그의 관심은 홀로코스트와 제노사이드를 거쳐 이제는 기억과 기념 문화의 비교 연구로 확대되고 있다. 『베버와 역사주의』(독문), 『독일의 역사교육』을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원치 않은 혁명 1848』,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공역) 등의 번역서가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