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기독교-개신교 (책소개)/2.한국기독교역사

미국 남장로교의 한국선교

동방박사님 2021. 11. 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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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장로교의 한국 선교 - 송현강

아무리 냉철한 이성으로 사물과 세계에 접근하는 게 몸에 밴 유형이라 해도, 인간인 이상 누구나 자신의 환경, 조건의 제약을 받은 선입견, "느낌" 따위에 판단이 좌우될 수밖에 없지 않다는 점 절감하는 요즘입니다. 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의 압도적 다수가 (한국의 현실에서) 장로교이니 전세계적으로도 당연히 그렇겠거니 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꽤 거리가 먼 편입니다.


십여 일 전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팀의 감독이 경질(대외적으로는 "자진 사퇴"라며 모양새를 취함)되었는데, 38년 리그 역사상 한 시즌도 못 채운 경우가 이번 일이 처음이라서 더 충격을 주었습니다(그의 성과나 리더십에 찬성이었건 반대건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후임자로 거론된 인사들 중 한 사람이 힐만 전 SK 감독이었는데, 이분의 고국인 미국에서는 침례교인이 최대 교파이고 인터뷰에서도 아니나다를까 그 점이 다시 피력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사정이야 어떠하든 간에 한국에서는 장로교인이 프로테스탄트 내에서 압도적 다수이며 종교인 전체를 pool로 삼아도 그 수가 매우 많습니다. 한국에 개신교가 전래된 건 아직 150년이 채 되지 않으니, 유독 동아시아 3국 중에 한국만 이처럼 해당 교파가 크게 성행하는 현상은 역사적, 사회학적으로도 당연히 관심의 대상이며, 그 먼 뿌리를 캐는 작업은 여러 모로 의의가 큽니다.

미국 장로교도 남/북의 양 갈래가 있었으며, 흥미로운 점은 19세기 당시 제 교파가 과잉 경쟁, 불미스러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조선의 각 지역을 구분하여 특졍 교파가 전담하도록 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명문대(설립 당시에는 4년제 대학이 아니었으나)들 중 몇몇 군데가 채플 학점을 요구하고 명목상으로나마 기독교 이념을 내세우는 게 다 이런 배경에서인데, 예컨대 연세대는 장로교(중에서도 이후 예장통합으로 분립한 곳), 이화여대는 감리교 기반이라는 점이 매우 눈에 띕니다. 이 외에도, 숭실대 같은 곳은 또 예장 통합 연계 학원이며 그 입구에 "안익태 기념관", 좀 깊숙이 들어가서 "고당 조만식"을 기린 경영대(대학원) 건물이 위치한 것도 다 이런 배경을 감안해야 충분한 이해가 가능하죠.

이 책은 여러 "스테이션"의 설치 후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건실한 선교 활동을 펼쳐 나간 저간의 사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감리교 등에 배정된 타 지역에서 해당 교파는 물론 개신교 자체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성취에 그친 걸 감안하면, 확실히 당시 미국 남 장로교 교단의 정성, 열의,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130여년이 지난 지금, 해당 교파의 다소 복잡한 사정, 초기 선교사 가문 그 후예들의 미묘한 입장을 지켜 보면 여러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인데 이 리뷰에서는 그런 제 개인적 느낌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