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3.일본근대사

메이지 이야기 1

동방박사님 2021. 12. 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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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의 근대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룬 책. 페리 제독의 내항에서부터 메이지(明治) 천황이 사망한 시점까지 대략 60년 정도를 다루고 있는 『메이지 이야기』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일본 역사상 가장 격동적이고 파란만장한 시대인 메이지 시대의 복잡한 이야기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일본 근대사의 진면목을 사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사건을 체계적으로 정리, 구성하였으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용어와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 개국
1 페리 제독의 일본 방문
2 아베 마사히로(阿部正弘)의 대응
3 미국의 아시아 진출과 개국 요구의 배경
4 프티아틴과 러시아의 접근
5 미일화친조약의 체결
6 영국과의 자발적 개국
7 해리스의 방일과 미일통상조약
8 네덜란드와 일본

제2장 웅번(雄藩)의 진출
1 아베(阿部)의 퇴진과 고메이(孝明) 천황의 등장
2 사쓰마(薩摩)번의 개혁과 나리아키라(彬)
3 요시노부(慶喜) 옹립운동
4 요시다 쇼인(吉田松陰)과 쇼카촌숙(松下村塾)
5 대로(大老) 이이 나오스케(井伊直弼)
6 죠슈(長州)번과 존왕양이(尊王攘夷)
7 히사미쓰(久光)의 상경
8 나마무기(生麥) 사건과 영국 함대의 가고시마(鹿島) 포격

제3장 교토(京都) 쟁탈전
1 아이즈(會津)번의 등장과 8.18 쿠데타
2 기병대(奇兵隊)의 창설
3 참여회의와 사이고(西鄕)의 귀환
4 이케다야(池田屋) 사건과 죠슈번의 교토 침공
5 시모노세키(下) 포격사건과 제1차 죠슈(長州)정벌
6 삿쵸(薩長)동맹

제4장 막부의 붕괴
1 제2차 죠슈(長州)정벌과 고메이(孝明) 천황의 사망
2 개국으로 인한 경제ㆍ사회 변동과 대외 위기
3 4후(四侯) 회의와 쇼군 요시노부(德川慶喜)
4 대정봉환(大政奉還)과 토막(討幕)의 밀칙(密勅)
5 왕정복고(王政復古)의 쿠데타
6 도바(鳥羽).후시미(伏見) 전투와 막부의 멸망
7 무진(戊辰)전쟁

제1권 관련 연표
세계사 관련 연표
주요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자 : 최승표
1972년 서울 출생. 대학 졸업 후 일본 근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를 다루고 있는 책을 구해서 읽고 싶어도 읽을만한 변변한 서적이 없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직접 집필을 결심했다. 전체 3권의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며, “이 시리즈를 끝까지 읽으면 일본 근대사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 속으로

1853년 6월 3일 오후 4시 무렵, 에도만(현재의 도쿄만)의 우라가(浦賀) 앞바다에 선체를 검게 칠한 4척의 배가 나타나서 닻을 내렸다. 미국의 페리(M.C. Perry) 제독이 이끄는 미국 함대의 출현이다. 1852년 11월 4일에 노포크항을 출항하고 7개월에 걸친 항해 끝에 오키나와를 거쳐서 마침내 목적지인 에도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당시의 표현으로는 "흑선(黑船)"의 출현이었다.

본래 페리의 구상에 의하면 12척의 대함대를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불과 4척의 함대 구성이 되었다. 그러나 4척 중에서 2척은 당시 세계 최대급의 최신예 증기선이었다. 2척의 증기선은 굴뚝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2척의 범선을 견인했다. 그러면서 증기선은 부착된 바퀴 모양의 외륜을 회전시켜 에도만을 질주했다. 초기의 증기선은 스크루 대신 커다란 바퀴를 배의 양쪽에 붙이고 여기서 추진력을 얻었다.

증기선은 기함인 서스케해나호(Susquehana)와 미시시피호(Mississippi)였으며, 범선은 프리마스호(Primas)와 사라토가호(Saratoga)였다. 미시시피호(1,692톤)는 페리가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기함으로 사용하던 군함이어서 그가 개인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큰 군함 서스케해나호(2,450톤)를 기함으로 삼았다. 4척의 군함이 막부 측의 제지를 뿌리치고 에도만에 강제로 진입하자 막부 측은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대포는 즉시 발포할 준비를 취했으며, 수병은 총을 들고 명령이 내려지면 즉시 전투에 임할 태세로 배의 가장자리에 늘어섰다.

일본을 방문하기 앞서서 페리는 단호한 결심을 했다. 개국을 계속 거부하는 일본을 개국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문명국이 문명국에 대해서 하는 외교적인 예절을 배제하고 강압적인 태도로 임한다는 것이다. 개국을 교섭하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흡사 전쟁을 하기 위해서 온 것처럼 행동하기로 미리 마음을 먹고 있었다. 미국 함대가 우라가(浦賀)에 닻을 내리자 즉시 일본 측의 작은 경비선들이 달려와서 함대를 포위했고, 이윽고 기함인 서스케해나호에 작은 배가 접근했다. 그 배에는 통역인 우라가 봉행소(奉行所) 소속의 호리 다쓰노스케(堀達之助)가 타고 있었다.

봉행소(奉行所)는 막부가 전국의 주요 지점에 설치한 일종의 출장소이다. 도쿠가와 막부는 일본의 모든 영토의 소유자가 아니다. 상당수의 영토는 봉건영주인 다이묘(大名)가 통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막부는 중앙정부로서 전국을 통치하기 위해 중요한 지점을 확보하고 직할 영토로 정하는 방법을 취했다. 그 중의 하나가 우라가(浦賀)이다. 우라가를 막부의 직할로 삼은 이유는 역시 에도만에 서양선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호리는 미리 소지한 식별표로 정체 불명의 함대가 미국 국적의 군함인 것을 알아챘다. 게다가 기함을 식별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곧바로 서스케해나호에 접근했다. 호리는 승선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 함대가 나가사키로 퇴거하는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두루마리 문서를 군함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그는 큰소리로 외쳤다. "I can speech Dutch", 즉 네덜란드어를 할 줄 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알린 것이다. 그러자 서스케해나호에서 한 사람이 모습을 나타내 그에게 응수를 했다. 미국 함대의 네덜란드어 통역인 포트만(Anton Portman)이었다.

일본을 방문하기 전에 페리가 고심했던 사항 중 하나가 통역 문제였다. 일본에 영어를 구사할 능력이 있는 통역이 있으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웠고, 미국에서는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을 출발할 당시에는 이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지만, 막상 중국에 도착하자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통역을 쉽게 구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깨졌기 때문이다. 페리가 중국에서 선발한 일본어 통역은 선교사인 윌리암즈(Samuel Williams)다. 그러나 윌리암즈는 표류하다가 구조된 일본인 어부에게서 일본어를 잠깐 배운 것에 불과했고,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잊어버린 상태였다. 고도의 외교교섭에서 일본어 통역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었으며, 기초적인 일본어 회화조차도 구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그는 다만 중국에서 선교활동에 종사한 경력 덕분에 중국어에는 능통했다. 결국 미국과 일본이 외교교섭을 하는 상황에서, 일본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할 줄 아는 통역이 없는 상태에서 엉뚱하게도 제3국어인 네덜란드어와 중국어로 교섭을 진행한다는 괴상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것이 나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야기했다.
--- pp.15~18 (제1장 개국 '페리 제독의 일본 방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친일적인 태도 속에서 작위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바로 잡는다

일본 역사에서 메이지 시대는 흔히 메이지 천황의 치세를 의미한다. 일본은 당시 급속한 근대화를 달성하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제국주의국가로 거듭나고 동북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시기였다. 연호로 따져서 메이지 시대는 형식상 메이지 천황이 즉위한 1868년(메이지 원년)부터 사망한 1912년(메이지 44년)까지를 의미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메이지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페리 제독이 내항하여 일본이 개국을 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개국한 시점이야말로 일본의 근대사가 출발하는 시발점이라고 했을 때 이 책은 일본이 과연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개국을 하게 되었으며, 어찌하여 도쿠가와 막부(幕府)가 멸망했는지를 상세하게 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일본이 서구 이외의 국가 중에서 어떻게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했으며, 왜 패망의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되었는지에 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그런 와중에 심지어 일본 근대사를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친일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일본 근대사를 작위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경향마저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이러한 점을 바로잡고, 일본 근대사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저자는 독자들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썼으며, 우리나라 독자들이 일본의 근대사에 관해 알고 있어야 할 사항만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역사소설의 범주에 속하다보니 허구적인 사항도 많이 들어 있어 전쟁이나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삼국지》에 비해 이 책은 정치와 국제외교도 고려하면서 사실을 토대로 정리한 역사서라는 점이 다르다.

개국에서 막부의 멸망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뤘다

모두 3권의 시리즈로 구성된 《메이지 이야기》의 제1권은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일본을 개국시킨 무렵부터 도쿠가와 막부가 멸망한 시점까지를 다루고 있다.

제1장 ‘개국’ 편에는 페리 제독의 일본 방문과 서구 열강들의 개국 요구에 대한 일본의 대응 전략 등이 공개되며, 제2장 ‘웅번(雄藩)의 진출’ 편에는 아베(阿部)의 퇴진과 고메이(孝明) 천황의 등장, 요시노부(慶喜) 옹립운동 등이 소개된다. 제3장 ‘교토(京都) 쟁탈전’ 편에는 교토를 차지하기 위한 쿠데타 및 정적간의 숨막히는 전투가 주류를 이루며, 제4장 ‘막부의 붕괴’ 편에는 제2차 죠슈(長州)정벌과 고메이(孝明) 천황의 사망, 대외위기와 막부의 멸망, 무진(戊辰)전쟁의 승리로 출현한 메이지 시대의 원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그들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에게 있어 아직도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그러나 우리는 일본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일본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의 가장 빛나는 시대를 탐구하고, 일본 메이지 시대가 과연 어떠한 시대였는지 이 책을 통해 담담하게 추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