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3.일본근대사

메이지 이야기 3

동방박사님 2021. 12. 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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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의 근대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다. 모두 3권의 시리즈로 구성된 《메이지 이야기》의 제3권은 시기적으로 청일전쟁 이후부터 메이지 시대가 끝날 때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러일전쟁이 끝난 이후 제국주의 국가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제2권과 마찬가지로 정치사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경제사의 비중을 높인 이 책은 전쟁에 승리하면서 새롭게 식민지로 획득한 대만이나 한반도에 관한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일본 특유의 현상으로 메이지 말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재벌’에 관해서 따로 항목을 설정하여 기술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 번벌과 정당정치

1 제2차 마쓰카타 내각
2 대만 통치의 시작
3 제3차 이토 내각과 헌정당
4 전후 경영
5 정당내각의 출현
6 학벌사회의 형성
7 제2차 야마가타 내각
8 입헌정우회와 제4차 이토 내각

제2장 불곰사냥

1 가쓰라 내각의 탄생과 영일동맹
2 러일전쟁의 발발
3 여순 공방전
4 만주의 지상전투
5 운명의 발트함대
6 쓰시마 해전
7 전시체제와 포츠머스 강화조약

제3장 정략결혼

1 전후처리와 사이온지 내각의 출범
2 사회주의운동과 사이온지 내각 독살사건
3 재벌의 등장
4 제2차 가쓰라 내각
5 러일전쟁 이후의 경제동향
6 제2차 가쓰라 내각의 대외정책과 내치

제4장 패망의 씨앗

1 만주 침략의 시작
2 제국국방방침과 군부의 팽창
3 정당정치의 타락과 변천
4 한반도 식민지화 작업
5 제2차 사이온지 내각과 메이지 시대의 종말


제3권 관련 연표
주요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자 : 최승표
대학 졸업 후 일본 근대사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를 다루고 있는 책을 구해서 읽고 싶어도 읽을 만한 변변한 서적이 없다는 사실을 통감하고 직접 집필을 결심했다.
작가는 “모두 3권으로 출간된 이 시리즈를 끝까지 읽으면 일본 근대사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책 속으로

3. 여순 공방전

1852년에 프티아틴이 일본을 개국시키기 위해 크론슈타트를 출항해 나가사키로 향했다. 그로부터 불과 50년 정도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 러시아의 주력 함대가 같은 항구를 출발한 것이다. 1852년 당시 일본에는 증기선은 물론이고 변변한 범선 한 척 없는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발트함대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해군력을 가지고 있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어느덧 여순은 군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차원에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러시아의 국민들에게 여순은 승전에 대한 희망의 등불과 같은 존재로 떠올랐고, 발트함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기만 한다면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안겨다 주었다. 유럽의 언론들도 여순을 극동의 세바스토폴이라고 부르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만약 일본군이 여순을 함락시킨다면 러시아의 전쟁수행 의지를 꺾는 것은 물론, 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거라는 사실이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게 보였다.

해군은 203고지에 주목하고 이곳의 공략을 3군에게 요구한다는, 육군의 작전에 대한 간섭에까지 나섰다. 그 정도로 해군의 심정은 절박했다. 203고지는 표고가 203미터이어서 붙은 명칭인데 여순을 둘러싼 구릉지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그래서 유일하게 여순의 시가지가 완전히 내려다보이고, 이곳을 점령하면 여순의 시가지를 향해 포병의 포격을 유도하는 게 가능했다.
결국 203고지를 일본군이 점령하면 러시아 함대는 일본군의 포격을 고스란히 받든지, 아니면 항구 밖으로 나와 대피해야만 하는 궁지에 몰린다. 일단 항구 밖으로 나오면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며 여순 주변을 배회하던 우세한 일본 함대의 밥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웃기는 사실은 이미 여순의 러시아 함대는 전투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일본 해군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 있었다는 점이다. 노기가 제1차 총공격 준비를 할 무렵 상황을 우려한 러시아 황제가 여순의 러시아 함대를 보다 안전한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기라고 명령했다. 일본 해군의 요청을 받아들인 노기가 여순 시가지의 대부분을 관측할 수 있는 대고산(大孤山)을 점령했고, 이를 발판으로 중포를 동원해 러시아 함정을 포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약한 일본군의 포격이 러시아 함정에 실제로 준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는 러시아 황제가 과민반응을 한 것이다.

항구 밖에 진을 치고 기다리는 일본 해군을 피해 무사히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황제의 직접명령이므로 일단은 항구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당초 태평양함대를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니라 여순에 배치한 게 러시아 해군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만약 블라디보스토크에 배치한다면 그 항구가 부동항이 아니어서 겨울에 작전을 할 수 없다는 점과 여순이 함대방어에 유리하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이지만, 전력상 우위에 있는 일본 해군이 선제공격을 하고 여순을 봉쇄한다면 항구 밖으로 나오기 어렵게 된다.
는 사실이 뻔했다. 결국 꼼짝없이 발이 묶여 별다른 역할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러시아 황제의 숙부에 해당하는 극동 총독 알렉세예프였다. 그는 군사적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없으면서도 극동에 주둔하는 러시아 해군의 지휘권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황제의 숙부이므로 러시아 해군 수뇌부는 그의 어리석은 결정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세예프는 여순과 운명을 함께 하지 않고, 일본군이 3군을 배치해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뻔뻔스럽게 여순을 탈출했다.
---「제2장 불곰사냥」 중에서
 

출판사 리뷰

메이지(明治) 시대의 복잡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다시 읽는다

일본의 근대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다.
페리 제독의 내항에서부터 메이지(明治) 천황이 사망한 시점까지 대략 60년 정도를 다루고 있는 《메이지 이야기》는 일본인들이 말하는 일본 역사상 가장 격동적이고 파란만장한 시대인 메이지 시대의 복잡한 이야기가 숨 가쁘게 전개된다.
이 책은 일본 근대사의 진면목을 사실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사건을 체계적으로 정리, 구성하였으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알기 쉬운 용어와 문체로 서술돼 있다.

제3권, 청일전쟁 이후부터 메이지 시대가 끝날 때까지를 다뤘다

모두 3권의 시리즈로 구성된 《메이지 이야기》의 제3권은 시기적으로 청일전쟁 이후부터 메이지 시대가 끝날 때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러일전쟁이 끝난 이후 제국주의 국가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이 책은 제2권과 마찬가지로 정치사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경제사의 비중을 높였으며, 전쟁에 승리하면서 새롭게 식민지로 획득한 대만이나 한반도에 관한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일본 특유의 현상으로 메이지 말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재벌’에 관해서 따로 항목을 설정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조약개정을 달성하고 일본 역사상 최초로 외국과 맺은 동맹이라 할 수 있는 ‘영일동맹’으로 인한 새로운 전환점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게 적고 있으며, 일본이 식민지 획득에 만족하지 않고 제국주의적인 침략야욕을 위해 좀 더 많은 이권을 노리고 중국을 주시한 점도 언급했다.

본격 싹을 피우기 시작한 정당정치의 발전과 타락에 대해서도 지적
메이지 시대가 끝나기도 전에 나타나는 패망의 밑그림 생생히 그려


본문을 보면 정치적으로는 제3권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져 메이지 3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고 번벌 2세들이 새롭게 등장하는 모습도 다루고 있으나,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메이지 이야기 3》은 메이지 2세대의 실력자들이 여전히 국가운영의 핵심을 좌우한 점도 서술하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싹을 피우기 시작한 정당정치의 발전과 타락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메이지 정권은 러일전쟁을 계기로 국제정치의 무대에 강대국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메이지 시대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제국 일본의 패망의 밑그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러일전쟁의 승리로 발언권과 영향력이 비대해진 군부가 정치권을 어떻게 압박했고, 전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군비증강에 혈안이 되어 광분하는 모습은 어떠했는지 역시 이 책은 생생하게 그렸다.
제3권은 2권처럼 지조개정이나 질록처분처럼 역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정책적인 이슈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준비와 전쟁이 끝났음에도 계속되는 군비증강을 위한 ‘증세’가 정책적인 이슈의 핵심으로 드러나는데, 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그들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에게 있어 아직도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그러나 우리는 일본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일본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상대방의 가장 빛나는 시대를 탐구하고, 일본 메이지 시대가 과연 어떠한 시대였는지 《메이지 이야기》를 통해 담담하게 추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