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2.일본문화

일본 대중문화의 원형

동방박사님 2021. 12. 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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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애정을 받는 것은 그려진 대상이 산수가 아닌 사람들, 즉 서민의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선비들의 문인화는 그 당시의 이념과 사상을 살피는 데는 적합할지 몰라도, 서민의 삶을 살피는 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일본 대중문화의 원형』은 박물관에서 한 폭의 풍속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일본 근세의 서민들의 삶을 전달한다.

일본 근세 서민문화를 생생하게 살피다

『일본 대중문화의 원형』은 일본 근세사 연구자 아오키 미치오[?木美智男]의 『일본문화의 원형(日本文化の原型)』(小?館, 2008)을 완역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 일본의 대중문화에 직결되는 일본문화의 원형을 근세에서 구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 근세 서민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살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문화가 향수된 측면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당시의 사람들이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수용하는 양상이 ‘문학’과 ‘미술’을 통해 포착된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의식주(1, 2, 6장)를 비롯해 교육(3, 4장), 출판산업과 독서생활(5장), 가부키를 단서로 한 지역문화(7장), 관광을 통해 본 타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를 통한 자타인식 등을 살폈다. 폭넓은 주제를 하나씩 세세하게 들여다봤다. 그 당시의 사람들이 어떻게 정착하였는지부터 논의를 시작해 어떻게 생활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드는지 살핀다. 먹고 입는 것과 같은 기초적인 것부터, 배움, 여행, 또 ‘문학’과 ‘미술’에 집중한 만큼 그에 관련한 용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것들이 어떻게 향유되었는지를 다양한 도표·사진자료들과 함께 보여준다.

목차

시작하는 말 : 에도 시대 서민의 생활문화

『겐지 이야기』 천 주년
『겐지 이야기』는 에도 시대에 보급되었다
일본문화의 원형 형성
문화사의 새로운 방법
향수하는 입장에서 묘사하는 사례
서민의 눈높이에서 묘사하는 문화사

프롤로그 : 평화로운 사농공상의 세상

평화로운 세상
『게이초 견문집』
문아文雅의 세상 시작
겐로쿠 문화를 만든 사람들은 전후 출생자
전쟁이야기가 오락화되는 시대
서민이 꽃피운 가세이 문화
신불에 의지하다
평화는 이익이다
정주사회
가족이 같은 마을에서 생활하다
매년 반복되는 사계의 풍경
거대 소비도시의 탄생
각지에 탄생한 거대 소비도시
소비도시가 문화의 발신지로
직분제 국가
‘동’이라는 문자가 사용되지 않은 시대
민간 사회에 집중된 지와 부
가업의 발전에는 읽고 쓰기·주산
문인문화의 시대

제1장 : 정착생활을 하다

굴립식에서 초석식으로
무라비토의 가옥은 굴립식
에도 후기에도 굴립식 주택에서 생활하다
짚으로 만든 요 속에서 잠자다
분카·분세이에 초석식으로
‘누에님’ 덕분에 도조가 세워지다
기와지붕의 집
다량의 판자를 사용한 가옥
장자가 있는 가옥
주거를 풍요롭게
분초의 그림으로라도 장식할까
풍아와 안정감이 있는 사랑방
족자와 병풍화의 문화

제2장 : 생활을 윤택하게 하다

생활에 윤기를 더하는 회화
회화의 영역
목판인쇄로 확장되는 애호가
병풍에 그려지는 것은 서민의 생활
안으로 향한 미술
교토 문화를 동경하는 에도의 호상
고린의 에도 진출과 [겨울나무 고소데]
에도가 만들어 낸 우키요에
마음을 표현하는 회화
『본조근세화공감』
마음을 표현하는 화가들
니시키에의 시대
호쿠사이와 히로시게

제3장 : 배우다, 알다

외국인이 놀란 식자력
읽고 쓰는 것은 문화의 척도
미국 청년이 놀란 일본인의 식자력
페리가 놀란 식자력
일본의 여성관을 재고하다
어릴 때부터 읽고 쓰기·주판
병농분리가 문자사회를 만들다
무라에는 반드시 데라코야를
전문직 선생의 등장
이로하를 읽고 쓸 줄 알면 된다
산수와 주산 학습
사숙에서 공부하다

제4장 : 문구를 만들다, 문장을 쓰다

교육산업의 성립
전국 통일된 문어
전국 통일된 교재
무라에도 문방구 상인
문방구의 유통
문방사보
종이는 미노지
붓은 구마노
묵은 야마토의 고바이엔
벼루는 단계
오쓰 주판과 반슈 주판

제5장 : 지와 미를 보급하다

출판기업의 성립
서적상은 전통문화의 도시인 교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출판업의 중심이 오사카로 옮겨지다
서적업의 분업화
삼도서적상조합의 시대
막부의 출판 통제
삼도서적상조합의 성립과 출판 통제
서적상은 에도로
에도의 서적상조합
가세이 문화를 만들어낸 지혼야
세책상이 서적상과 독자를 연결하다
세책상이 독자층을 넓히고 출판에도 개입
오와리 나고야의 다이소
지를 보급하는 지방의 서적상과 무라의 장서가

제6장 : 먹다, 입다

평화로운 세상의 식문화
밥 먹자
쌀만 먹는 나라
다양한 요리법
외식산업의 번영
요리집의 증가
‘화식’의 완성
식생활의 혁명-간장·청주·다시의 보급
전통적인 조미료인 식초와 된장의 특산화
에도의 빨간 된장
술 없이는 못 살아
술은 간즈쿠리로
이타미의 모로하쿠, 나다의 기잇폰
간토고멘조슈 제조의 좌절
가미가타 술의 에도 시장 독점
신주와 탁주
간자케는 계절 한정
마에서 목면으로
『목면 이전』과 『신 목면 이전』
목면의 시대
국산 생사와 특산의 견직물
여름의 청량 의료 지지미

제7장 : 우키요의 즐거움

기제와쿄겐
가오미세 흥행
가부키
기제와카부키
무라시바이의 융성
미야치시바이의 번영
모든 무라에 무라시바이
백분을 바르고 에도를 느끼다

제8장 : 여행으로의 유혹

사사 참배의 여행으로
사사에 참배하다
교토와 에도로 가보고 싶어라
동경해 마지않는 유랑여행
견물유산의 여행
유랑을 동경하다
순례여행 붐
명소도회의 시대
『미야코 명소도회』
『산해명산도회』의 등장
산업 현장에 대한 관광 차원의 관심
생산공정 구경에 대한 유혹
산업관광 문예의 등장
산업에 관심을 갖는 여행
제니야 고헤에도 산업의 현장에 주목
산업관광 문예의 출현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

에필로그 : 『여우 곤』과 환경역사학

작은 동물과의 공생 이야기
『여우 곤』의 모델이 된 민화
지타 반도는 소나무산이었다
오와리번이 인공연못 조성을 장려하다
인공연못을 위협하는 소나무산
인공연못의 뒷산에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다
다시 출현하는 여우 곤
마음의 응어리

맺는말
역자 후기
참고문헌
도판 소장처 일람
색인
 

저자 소개

저자 : 아오키 미치오
?木美智男, Aoki Michio, 1936~2013
도호쿠 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센슈 대학교 교수 역임, 2007년 퇴직.
저서:『近世非領地域の民衆運動と郡中議定』(ゆまに書房, 2012), 『藤周平が描ききれなかった史-『義民がける』をむ』(柏書房, 2009), 『一茶の時代』(校倉書房, 1999), 『系 日本の史 11-近代の予兆』(小館, 1993) 외 다수.
역자 : 허은주
오차노미즈 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취득(국제일본학, 인문박사). 현재 명지대학교 국제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출판사 리뷰

현대적인 근세 일본

근세 일본은 너무나 ‘현대적’이이었다. 저자가 다룬 근세문화는 근세 지식인들의 세계가 아닌, 조닌[町人]이라 불리는 서민의 문화였는데, 그 당시 서민들의 감각은 대중소설에 탐닉하고, 영화와 영화배우에 열광하는 오늘날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문화를 지탱해주는 시스템 역시 현대를 방불케 한다. 거기에는 근세적 대중문화라 할 만한 것이 형성되어 있었으며 그 중심에는 출판문화와 가부키가 있었다. 비서구권에서 근대성의 문제는 흔히 서구화의 맥락에서 이해되지만, 일본의 경우 이를 근세와의 맥락에서 파악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또한 근세 서민문화의 발달은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멀지만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기에, 이 책은 그러한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국내에서는 근세 일본이라 하면 주로 ‘지식인들’에 관심이 많다. 일본문학 분야에서 근세 서민문학이 다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작품론이나 작가론 등 문학의 영역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근세문화라는 측면에서 당시의 사람들이 호흡하는 단면이 포착된 경우가 드물다. 『일본 대중문화의 원형』은 국내에 일본 근세 서민문화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이 책에서는 도시에 거주하는 상공인인 조닌보다도 사회·문화적으로 한층 소외된 무라비토[村人], 즉 농민 계층을 중심으로 해서 근세 일본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중이 이루어낸 근세판 대중문화가 형성·전개되는 과정을 다룬다. 이러한 성격의 연구는 아직 자료화되지 않은 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발굴해 읽어내야 하는 지난한 과정에 비해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지극히 소박한 연구이지만, 정치·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거시적 관점에서 벗어나 대중·일상·심성의 미시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근년의 인문학적 시각을 반영한 시도의 하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선행연구를 기초로 하고 수많은 회화 자료와 문학작품도 아우른 방대한 자료를 섭렵하면서 일본 근세 대중문화의 주체인 서민이 문화를 향수하는 측면에서 당시의 감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자 했다.

전쟁이 사라져버린 평화로운 시대에 서민들이 향수한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이 책은, 비단 연구자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읽을거리로서 국내의 독자들에게 근세 일본문화의 매력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같은 시기의 동아시아에 있어 서민문화를 비교하는 데도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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